<div>"욱... 머리야 "</div> <div> </div> <div>나는 어느새인가 침대로 옮겨져있었고<br />눈앞은 흐릿했고 목이 타들어가는듯했다.</div> <div> </div> <div>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침대 옆 테이블에 주전자에 손을 뻗었다.<br />하지만 눈앞에는 짧고 뭉툭한 발굽이 보였다.</div> <div> </div> <div> " 그래, 이젠 새삼 놀랄 일도 아니지 "</div> <div> </div> <div>목을 축이려던 시도는 관두고 나는 거울을 찾았다.<br />네발로 가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불편했다.</div> <div><br />침대에서 겨우 빠져나와 거울 앞으로 다가가 몸을 비추어보았다.</div> <div>거울에 비친 것은 흰 몸통에 녹색 눈과 갈기를 가진 페가수스였다.</div> <div> </div> <div> " 유니콘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쁘지 않네 "</div> <div> </div> <div>스스로의 모습에 만족하며 새로운 몸에 익숙해지려 했다.<br />발굽으로 물건을 집는다던가 날개를 사용해본다던가 말이다.</div> <div> </div> <div>발굽은 손목이 휘어지듯이 안으로 접히는데<br />완전히 안쪽까지 접혀 포개어져서 물건을 집을 수 있다 헌데<br />이러한 방법 말고도 발굽으로 물건을 집는다 어떻게?<br /> <br /> " 뭐, 좋아 일단 패스 다음은 날개인데 "</div> <div> </div> <div>날개를 사용한다? 사람한테는 원래 날개가 없다<br />아무리 페가수스가 되었다 해도 없었던걸 사용하는 법을 알 턱이 있나.</div> <div> </div> <div>일단 나는 날개를 어떻게든 펼치는 데에 성공했고<br />조심스럽게 위아래로 날갯짓을 했고 몸이 점점 떠올랐다.</div> <div> </div> <div> " 이제 페가수스 친구는 필요없...! "</div> <div> </div> <div>몸이 앞쪽으로 기울어져 천장과 바닥이 뒤바뀌었고<br />바닥에 쳐박혔다.</div> <div> </div> <div> " 다시 생각해보니 필요한 것 같아 아니면 좋은 선생이라던가 "</div> <div> </div> <div> " 그런거 같네 몸은 좀 어때? "</div> <div> </div> <div>언제 왔는지 메이플이 문 앞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br /> <br /> " 나쁘지 않아 "</div> <div> </div> <div> " 별로 놀라지 않네 몇 시간 전만 해도 죽을뻔했고<br /> 이제 원래 있던 곳으로는 못 돌아갈 거야 아무렇지도 않아? "</div> <div> </div> <div> " 충분히 놀랐거든 그리고 사실 돌아갈 생각도 없었어 "</div> <div> </div> <div>그녀는 갑자기 내 말에 격양되어 말했다.</div> <div> </div> <div> " 너도 거기에 가족들이 있잖아 못 만난다고<br />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는 거야 "</div> <div><br />그녀가 화를 내는 이유를 깨닫자 <br />갑작스레 눈물이 차오른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다.</div> <div> </div> <div> " 메이플 네 말이 맞아 나는 이제 고아야 <br /> 그래서 이제 어쩔까 차라리 먼지가 되어버리면 되니? "</div> <div> </div> <div> " 나는 그런 뜻으로 한말이.. "<br /> <br /> " 그래 아니겠지 나도 가족들이 걱정돼 내가 없어져서<br /> 걱정하고 있겠지 하지만 이미 늦었어<br /> 나는 더 이상 돌아갈 수도 없고 <br /> 시간이 지나면 가족들 얼굴도 잊어버릴 거야 "</div> <div> </div> <div>말을 끝 맞히고 우리는 긴 시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br />메이플은 내 곁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br /> <br /> " 미안해... "</div> <div> </div> <div>이래서야 나만 나쁜 놈이군 <br />그녀의 집에는 다른 가족도 다른 포니들에게 흔한</div> <div>가족사진이 담긴 액자조차 없었다.</div> <div> </div> <div>그녀가 보이는 반응은 납득할 수 있었다.</div> <div>나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div> <div> </div> <div> " 네가 사과할게 아니야 정말 미안해...<br /> 하지만 이 주제로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div> <div> </div> <div> " 응 알겠어 " </div> <div> </div> <div> " 이제 진짜 식사나 하러 가자<br /> 셀레스티아는 어디에 있어? "</div> <div> </div> <div> " 어... 그게 "</div> <div> </div> <div>메이플은 조용히 창밖을 가리켰다</div> <div> </div> <div> " 밤이야? "</div> <div> </div> <div> " 밤이지... "</div> <div> </div> <div> " 왜? "</div> <div> </div> <div> " 10시간 정도 기절해 있었거든 "</div> <div> </div> <div> " 내 밥은? "</div> <div> </div> <div> " 미안... "</div> <div> </div> <div>갑자기 피로가 몰려온다.</div> <div><br /> " 끔찍해 식사하러 가서 기절하고 <br /> 친구랑 싸우고 밥도 없다니! "</div> <div> </div> <div> " 진정하고 누워서 쉬어 피곤해 보인다 "</div> <div> </div> <div> " 여기 와서 잠만 자는 기분인걸... 내일 봐 "</div> <div> </div> <div>나는 침대에 몸을 뉘고 다시금 잠을 청했다.</div> <div><br />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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