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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56475
    작성자 : 라케
    추천 : 5
    조회수 : 395
    IP : 114.199.***.6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12/02 00: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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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작/팬픽] 변신의 여왕은 낭만을 꿈꾸는가 2부 5화
    변신의 여왕은 낭만을 꿈꾸는가 


    1부


    2부








    “쳐라, 찢어! 갈기갈기, 저 씹어먹을 것들의 내장을 파해쳐! 저 빌어먹을 잡놈들에게 지옥을 맛보여줘라!”

    목이 찢어지라 외치며 퀴반은 하늘을 오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몇 번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계속해 창끝을 휘둘렀다. 체인질링 보다 도망치는 아군의 피를 더 많이 먹은 창이 다시 또 하나의 그리핀을 꿰뚫었다.

    그리핀은 거창한 비명을 내뱉으며 꾸루룩, 피를 쏟아냈고 순식간에 검은 몸의 체인질링이 되어 추락해갔다. 그렇게 대지로 추락시킨 그리핀이 이제 일곱. 퀴반은 그 수에 몸서리치며 다시 창을 들어 다른 그리핀을 향해 날았다.

    창은 어둠속에서 번뜩였고, 또 수많은 피가, 시체가 비가 되어 대지를 적셨다. 그 골육으로 이루어진 소낙비를 만들어내는 하늘의 전장은, 확실히 구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퀴반은 구름 사이를 오가며 비를 찢으며 경쾌하게 창을 들어올리고, 내렸다. 화려하게 빛나는 달 사이로 피가 튀었고 또다시 비가 되어 추락한다. 또다시 퀴반은 창을 들어올렸고, 자신을 밝게 비추던 달빛이 사라짐을 느끼며 절망했다.

    그의 두개골은 유명한 연쇄살인범을 맞이했다. 그리핀의 유명한 강철부리는 페가수스의 두뇌를 파헤치다 흥미가 가신 듯 조용히 두개골을 나왔다. 들어갈 땐 경쾌하게, 나갈 때는 신사적으로. 손님의 예의를 안다고 할 만한 부리였지만 집주인인 두개골은 그저 추락할 뿐이었다.

    케인데나는 피와 두뇌가 뒤섞인 부리를 닦지도 않고 가쁘게 날았다. 케인데나는 영광된 체인질링 군 그리핀 편대의 편대장이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깃털덮인 날개로 구름을 찢고,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적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자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었고 이런 생활이 자신이 죽을 때 까지 이어지기를 열망했었다.

    그런 살해의 꿈은 그녀가 원치 않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또 하나의 페가수스를 페가수스의 모양을 본뜬 고깃덩이로 만들어버린 순간 케인데나는 자신의 가슴에서 무엇인가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그 기분은 틀리지 않았다. 어느새 가시 돋친 나무가 자신의 가슴을 꿰뚫고 있는 것이었다.

    강철 같은 그리핀의 몸이 사라지고, 가시나무에는 천박한 체인질링의 시체가 덜렁거리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나무는 또다시 자신이 꿰뚫을 상대를 찾으며 하늘의 전장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나무가 대지에서 솟아난지는 얼마 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그 나무에 대한 공포와 충격만큼은 순식간에 체인질링 군을 덮쳐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대로 페가수스 군은 온몸에 희열이 퍼져만 갔다.

    페가수스 군의 군단장, 도렌 파시우스는 과거의 아군을 도륙하고 다녔었던 그 무참한 살해병기가 지금은 자신을 돕고 있음에 묘한 희열에 빠졌다. 적의 무기였을 때는 오죽 증오스러웠던 무기였던가.

    허나 지금 나무는 그리핀을 도륙하고 있다. 도렌 파시우스는 총사령관의 말이 사실이었음에 기쁨을 느끼며 목청을 다해 고함을 쳤다.

    “찢어, 죽여!”

    그리 외치고는 도렌은 자신 또한 창을 뽑으며 전장을 향해 날았다.




    얼빠진 목소리로 휴브리스는 중얼거렸다.

    “저, 저게...... 뭐야?”

    눈은 저것이 생명을 도륙하는 나무라며 강변했고 머리는 그것이 미친 소리라며 무시했다. 휴브리스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이 정신 나간 상황을 설명해줄 다른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지만, 모두가 그 모습을 보며 얼빠진 표정 일색임을 확인하고는 절망에 빠졌다. 그럴 수 밖엔 없는 노릇이었다. 식물이 거침없이 체인질링을 집어삼키고 있는 이 불가해한 광경에 어느 누구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물을 태우는 불을 보는 듯한 기괴함에 누구는 혼절을 하고파했고 누구는 꿈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꿈이 아니었다. 환상이 아니었다. 확실히 그림자가 있고 아픔이 있는 명명백백한 사실이고 현실이었다. 그 끔찍함에 휴브리스는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이미 그의 두 시선은 그 상식외적인 광경에 붙박이고 말았다.

    그의 정신은 몽롱해져갔고 영혼은 끝없이 추락했다. 가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던 그를 꺼낸 것은 다름 아닌 왕이며 아버지이자, 자신이 끊임없이 증오하는 루데셉툰의 목소리였다.

    “아둔한 것들, 겁먹지 마라! 이는 어스포니들이 쓰는 같잖은 수법일 뿐이다. 어차피 나무일 뿐이야! 저 나무들이 솟아난 곳으로 가, 불을 질러라!”

    루데셉툰은 그리 외치며 손수 진고(晉鼓)를 울렸다. 그에 비상식적인 나무에 혼이 팔렸었던 체인질링 몇몇이 바람같이 나무가 솟아난 곳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날아가려 했다.

    땅이 뒤집히는 듯한 굉음이 다시 대지를 울렸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또다시 체인질링들은 충격에 빠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쳐버리고만 싶었다. 부디 자신이 미치기를. 그렇다면 저 말도 안되는 일을 이해하려 할 필요도 없겠지. 더 나아가, 저 일을 책임질 필요도 없겠지.

    거대한 나무들의 열주(列柱)가 무심히 체인질링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벌써 2부도 끝나가네요.

    뭐? 벌써?!

    싶지만 이미 5주나 연재했으니...

    그나저나 요새 컴퓨터가 자주 푸른색 화면을 띄우고 있습니다.

    이것 참 thanks, Bill! 스러운 기분이군요.

    감사합니다, 세기의 부자님.

    곤란하게도 이미 써놓은 분량들도 자비없는 

    '현대 기술'의 권세 앞에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포니 시즌이 다시 찾아와서 기쁘군요.

    어찌됐든 재미있는 포니 시즌이 되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이거 언제까지 연재될려나.

    여튼 독자분들이 이런 글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 까지란 것은 분명하겠죠.

    독자가 잊어버린 글은 없어지는 게 마땅할 테니까요.

    이번에도 토요일에 올리지 못한 분량을 한번에 올립니다.

    갈수록 게재일이 늦춰지는 건 전부 빌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 빌을 욕하세요.

    으으 빌...

    이만 비루한 글쟁이는 물러나겠습니다.


    라케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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