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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불가필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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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3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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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28307
    작성자 : 불가필
    추천 : 5
    조회수 : 162
    IP : 115.140.***.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1/26 14:27:26
    http://todayhumor.com/?pony_28307 모바일
    [팬픽] 공허한 위장 2
    1. http://todayhumor.com/?pony_28214

     

     

     

     

     

     

     

    2.

     

      어느 괴수의 핏줄처럼 시가지 전체로 뻗은 반듯한 돌길 가에서 가느다란 가로등들이 줄지어 빛을 내었다. 마법이 빚어낸 빛은 창백한 유리막 안에서만 헤매어 돌았다. 대로(大路)만을 위한 빛이 새어나가 구석을 밝히는 일이 전무함에도 미하일은 골목 쪽에서 용케 낮게 엎드린 포니를 찾아내었다.
     “ 저 친굴 어떻게 생각해?” 갑작스럽고 경황없는 말에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 미하일의 핏줄로 미치광이의 피가 흐른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늘 그렇듯 대처하기 고단하다. 그녀는 적당한 대답을 찾지 못했고 그래서 대답하지도 않았다.
      미하일은 대답도 듣지 않고 지저분한 골목에 들어섰다. 두 팔을 양껏 벌려 두 건물의 벽을 짚고 서니 두 건물 사이로 들던 노을빛이 막히어 흩어진다. “이봐, 비렁뱅이 친구.” 거적때기를 두르지 않은 송장마냥 쓰러져 있던 포니는 의외로 금세 답했다.
      답이 골목 밖으로 새나가는 일은 없었고 애플블룸은 그래서 듣지 못했다. 그저 미하일이 허리에 손을 얹거나 삿대질을 하는 걸 보고 막연하게나마 대답을 추측할 뿐이다.
      “아니, 같이 식사나 하자니깐?” 그녀는 쏘아줄 말을 잔뜩 준비했으나 실지로 쓰지는 않았다. 미하일이 거지를 붙잡고 왜 이러나. 대체 무슨 까닭으로 이러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애플블룸이 그의 소맷자락을 물어 당기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래요. 무느라 발음이 부정확해도 물음은 오탈자 없이 전달되었다.
      그녀가 아무리 밀고 당겨도 미하일은 꿈적하는 법이 없었다. 고개를 낮추니 저문 햇빛이 흐르던 대로 다시 흐르고 잔웃음이 미미하다. 그는 그것으로 충분히 떳떳했다. “그냥, 저 친구가 보이는데 불쌍하잖아.”
      애플블룸은 다시 어지러웠다. 그는 그녀가 알기로 이렇게 감상적인 이가 아니었다. 내일이 되기도 전에 오늘의 친구를 죽이는 냉혈한은 아니더라도 생면부지의 거지에게 동전 몇 닢 던져주는 것 외의 선행을 하진 않더니만 무슨 바람이 불었나. 아니면 언제 저렇게 되기라도 할까, 고난과 좌절이 두렵나. “무섭나요?” 그녀는 왜 그녀가 곧바로 말을 내뱉었는지 알지 못했다. 왜 그런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이왕 말을 한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보려 해도 무슨 말인지는 그녀도 몰라 그러지 못했다.
      그녀도 모르는 것을, 미하일은 알고 있다. “아니.” 애플블룸은 더 묻지 못했다. 미하일 역시도 더 답하지 않았다. 하나가 몰라 대화는 이어질 수 없었다. 말이 사라진 자리에 침묵이 임했도다.
      질척이고 끈적거리는 괴이한 음성이 낮게 돈다. 네모난 벽돌의 사이의 균열로 흐르던 소리는 둘의 발을 타고 올랐다. 날 내버려두게…… 애플블룸은 우짖는 흐느끼는 기이한 음성을 들었다고 생각했다. 저리로, 꺼져. 더러운 골목바닥에 배를 깐 수말의 핼쑥한 얼굴과 마주하고 그 생각은 더욱 커졌다.
      한시라도 더 그 흉측한 것을 보고 싶지 않았으나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헐고 바랜 남루(襤褸)를 걸친 포니의 모습은 연민 따위가 아닌 무언갈 불러일으켰다. 지극히 그리운 향수와 닮았다. 빛 없는 음습한 틈이 그러한 냄새를 진하게 풍긴다. 태어나고 죽을 때의 향이다. 길고 길게 뻗어 목 주위에서 맴돈다.
      그녀는 미하일의 건조한 목소리를 듣고서야 묘한 감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왜. 으슥한 곳 가서 사실 네놈이 저녁거리다, 이럴 것 같아?” 비렁뱅이는 말이 없었다. 미하일이 아무리 말을 던져도 머무르게 두지 않아 공허했다. 거지는 그 자체로 거지여서 어떤 말도 받지 않고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애플블룸은 그 현묘한 존재가 끝없다고 생각했다. 미하일의 생각은 그와 다른 듯, 굴하지 않고 왈왈거렸다.
      “제발 다물어주게나.” 탁한 갈색의 어스 포니의 얼굴에 균열이 일어 입과 같다. “시끄럽게 굴지 말게.” 그의 얼굴에 없던 것이 피어났다. 그는 부탁하며 벌벌 떨었다.
      석벽 같던 이의 돌연한 공포가 즐거워 미하일이 다시 웃는다. 이 세상에 없는 웃음을 거지가 어떻게 여길지 애플블룸은 그것이 궁금했으나 따로 묻거나 하지는 않았다.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울리면 울릴수록 수말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찌그러들다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하. “시끄러우면 어쩔 건데?” 호호, 낄낄, 헤헤…… 그것들은 청자의 머리에서 울렸다. “부탁일세. 난 쫓기는 몸이야.” 어두움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 그가 말했다. 웃음이 가까워질수록 그는 뒤로 물러났으나 무를 수 있는 세상에는 끝이 있었다. 그는 찬 벽에 기대어 죽은 눈알을 돌려 빌었다.
      인간의 어깨는 좁혀지지 않는다. 미하일은 우스웠다. 형무소와 애플블룸이 그에게 붙인 껍데기의 속에서부터 꿈틀거리는 웃음이었다. 세상 안으로 들어가려는 위장을 가죽째로 벗겨내고 나오는 것이다. “쫓겨?” 딱딱한 말도 그에게는 한없이 즐겁다. 비렁뱅이에게서 나온 것은 모두가 그러했다.
      “그래, 그래.” 미하일이 관심을 보이는 듯하자 그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갈기가 날릴 때 나온 말니가 사방으로 튄다. “누가 당신을 쫓아. 누러니 해진 넉넉한 옷가지로 가리고 이런 비린내 나는 틈에 엎드려 있는데, 어떻게 찾는다고 그래?” 눈이 혼탁하다.
      “스크툴루는.”
      턱은 벌린 채 떤다. 눈은 뜬 채로 푼다―한참이나 멍청하게 있던 그가 온몸을 떨며 흔들렸다. 벽에 머리를 찧기도 하고 바닥을 차기도 하며 그는 숨 쉬는 것을 괴로워했다. “미안하네, 정말로 미안해.” 광태를 지켜보던 둘은 적절한 반응을 찾지 못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한다.
      “이제와 그래도 안 사줄 건데.” “내가 정말로 미안하네. 당장 도망가게.” 미하일의 표정이 보기 싫게 모인다. “도망가?” 나는 더 이상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없다…… 하는 말은 그가 싫어하는 말이고 남에게 닿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입을 다물었다.
      스스로를 후란이라 한 사내가 벌떡 일어나 미하일을 머리로 밀었다. “내 실수야. 당장 가야 하네.” 미하일이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버틴다. 그는 나지막하게 까닭을 묻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버틴다.
      “왜 그렇죠?” “내가 다 미안하네. 어서, 어서 가야 해.” “왜 가야 하죠?” “몰라야 이로워.” “아뇨, 알아야겠는데요. 후란 씨. 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간단하게 알려줌세. 내가 책 한 권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이걸 노리고 있어.” “그것?” “스크툴루.” 꾸준히 답하는 후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말하면 안 되지만 이미 말했으니 속절없다. 후란은 그 이름을 욕하듯 연신 불렀다. 그를 미치광이 보듯 하는 애플블룸도 그를 불렀다. “그게 대체 뭐길래?” 골목에서 빠져나와 가로등빛을 받아 그는 비틀거렸다. 밝은 것이 귀찮은지 눈만 끔벅인다. “로레노미콘엔 우리 같은 것들이 감히 알아선 안 될 지식이 많다. 이때까지 잘 위장했는데, 당신들 덕택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자기 이름 말하는 걸 들었을 테니 곧 오겠지.” 눈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포니는 기침이 심했다.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흠될 일이 아니다. 처음 보는 이의 처음 듣는 말은 기괴해서 다른 세상의 말인 것만 같았으나 이 세상의 말이었다. 무엇과 무엇도 세상의 하늘에서 헤엄치는 것들이었다. “하늘의 파편, 밤의 주인…….” 후란의 말은 어슴푸레 저무는 땅거미를 따라 흐트러졌다.
     

     

     

     

     

     

     

     

     

     

     

     

     

    3506字.

    베끼기야 했지만 호러는 못 쓰므로 이것도 호러가 아님. 긴장감이나 두려움 같은 건 재현하기 힘들어요.

    어째, 시간이 갈수록 점점 저하되는 기분.

    불가필의 꼬릿말입니다
    一福一毒
    팬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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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26 14:30:04  180.50.***.136  식은피자  95054
    [2] 2013/01/26 14:37:54  121.179.***.58  스크툴루  290088
    [3] 2013/01/26 14:38:50  115.41.***.11  RD.  318577
    [4] 2013/01/26 15:06:59  175.214.***.244  트와일책벌레  315564
    [5] 2013/02/19 13:05:26  203.237.***.76  PinkiePie  87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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