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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판단력비판을 통해 아름다움이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보편성을 갖게 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칸트는 우리가 이성적인 인식은 이론적 관심을 통해 인식이 가능하고, 윤리적인 문제는 실천적 관심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아름다움은 무관심을 통해 판단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칸트는 아름다움을 크게 두가지로 나눴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쁜 것을 봤을 때 아름답다고 느끼는 일반적인 아름다움과 거대한 자연이나 압도할 만한 건물 등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숭고미 입니다.
일반적인 아름다움(이하 아름다움)은 어떠한 관심없이 무관심한 관조를 통해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바보처럼 아무생각 없이 멍하게 바라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름다운 대상을 볼 때, 들을 때, 감각할 때 아름다움 이외의 이론적, 실천적 관심을 누르고 개별적인 예술품에서 보편적인 원칙을 찾으며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선험적 인식능력을 통해 개별 사물을 인식하거나, 보편적 도덕법칙에 따라 윤리 준칙을 만드는 것이 아닌 개별 사물에서 아름다움의 원칙을 거꾸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무관심하게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배고플 때 잘 그려진 사과 정물화를 보고 군침을 흘리는 것이 아닌 배고픔을 잊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혹은 멋진 몸을 가진 누드화를 보면서 성욕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그것이 칸트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인식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칸트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고도로 훈련을 받아서 생기는 취향이라는 것입니다. 며칠간 굶은 사람이 음식 정물화를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식욕과 무관할 수 없으며, 노동자계층의 노총각이 누드화를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때 성욕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죠. 철학자 강신주는 그런면에서 순수한 예술적 취향을 강조하는, 가장 칸트적인 예술가로 마르셀 뒤샹을 꼽습니다. 뒤샹은 변기를 샘이라고 이름 붙이면서 다른 일체의 관심을 끊고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자만 내 작품을 즐기라고 말한다고요. 변기를 보고 역함을 느낀다면, 불쾌함을 느낀다면 변기에 관한 일상적인 관심을 끊지 못한 것이니까요.
칸트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한계는 당시 철학의 끝을 볼 정도로 지적인 훈련이 되어 있는 교수계층이었던 칸트의 개인적인 한계라는 지적을 받게 됩니다. 부르디외는 이러한 칸트의 취향을 엘리트 계층의 서민들과 구별짓는 행위로 간주합니다. 예술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지극히 무관심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은 고도로 훈련받은 엘리트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민중이 예술을 여러가지 욕구와 지적 호기심, 윤리적인 카타르시스를 지닌 채 접한다고 해도 그것도 아름다움이라고 지적합니다. 칸트는 아름다움의 주관적인 성질 속에서 보편성을 찾아 미학이라는 학문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 한계에 다다른 것입니다. 부르디외는 칸트적인 아름다움이 보편적이지도 않고 유일한 미적 기준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름다움은 주체가 무관심한 관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라면 숭고미는 대상이 주체에게 무관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주체 내재적으로 무관심한 상태로 보는 것이 아닌 대상이 강제적으로 주체를 압도하여 다른 곳에는 일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순간! 그것이 숭고미 입니다. 끝이 안보이는 폭포,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 거대한 댐 앞에서 숭고미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처음 숭고미를 느끼게 되면 같은 대상으로 또 다시 숭고미를 느끼기는 어렵다는 것. 결국 일회적인 감정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뭔가 더 쓰고 싶지만 머리가 아파서 이제 그만
출처 | 철학 VS 철학 - 강신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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