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이 세상엔 당연한 건 없습니다. <br>당연한 건 없다는 말만 빼고요. <br><br>페미니즘이 당연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br>양성 평등, 계급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또 모를까. <br>현재 '페미니즘'이라는 기표로 운반되는 '기의'가 당연하다는 것은 제 생각엔 어불성설인 듯 합니다. <br>그런 명제가 성립한다면 시오니즘이나 세르비아 민족주의 같은 것도 당연한 것일 겁니다. <br>이 세상 모든 민족주의 중에 자기들 나름대로는 억압과 핍박, 눈물과 한이 서린 사연 없는 건 사실상 없으니까요.<br>(핑계 없는 무덤을 찾는 게 더 빠를 겁니다...)<br><br>당연하다고 못박고 시작하면, 모든 걸 그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맞추기 시작할 겁니다. <br>천동설에 맞추기 위해 행성들이 제멋대로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하는 태양계를 그려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br>그냥 천동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동설을 받아들이면 모든 행성의 궤도가 쓸데 없는 예외나 부가 설명 없이도 어떤 일관성을 갖고 움직이죠. <br><br>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페미니즘 자체가 '틀려먹은' 겁니다. <br>아니 그냥 좀 양보해서 현 세태에 안 맞는다고 해도 될 겁니다. (엎어치나 메어치나)<br>우리가 아는 페미니즘은 진짜 페미니즘이 아니다 이런 말장난도 좀 그만 하시고요. <br>일본 축구대표 1진하고 '진짜' 공산주의하고 '진짜' 페미니즘은 어떤 이유에선지 지구상엔 차마 발을 들이지 못하고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합숙훈련중이기라도 한 걸까요? <br>제대로 돌아가는 전체주의나 '착한' 전체주의는 없습니다. 전체주의 자체가 소수의 권력자를 제외한 모두에게 결국 악이기 때문이죠. <br>잘하면 박정희 유신 체제는 박정희라는 지도자?가 권력욕을 부리고 뻗대서 망한 거지 그런 체제 자체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거였다 라는 개소리도 가능할 것 같아요. 유신 체제 쥐어주면 잘도 권력욕에서 자유로워지시겠습니다. 이 글 읽는 분들이시라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으시겠어요? <br><br>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사기꾼들이 님들에게 제대로 된 암시를 건 겁니다. <br>"페미니즘이 나쁘게 보이는 인간은, 꼴마초에 가부장적이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잠재적 성범죄자다."<br>"페미니즘은 지적이고 온건하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사람에게만 이상적인 사상으로 보인다."<br>이러니 다들 겁을 먹고 쭈뼛거리는 듯 느껴집니다. <br><br>그냥 순수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대로 외쳐도 됩니다.<br> "페미는 나쁘다!" "지들 잇속만 챙기려 한다!" "사회에 별 도움이 안되는 족속들이다!!"<br>뭐하러 말을 빙빙 돌리고 무슨 궁색한 변론이 그렇게도 다채로운가요? <br><br>오컴의 면도날이라고 해서 그런 말도 있다잖아요. 말이 길어지면 구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br>(물론 이게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제 일상 경험 상으로도 변명이 구리면 말이 길어지긴 하더라고요. 경험담...)<br><br>아닌 건 아닌 거죠. 아닐 말로 지금의 여권 신장이 페미니즘 덕분인 줄 아시나 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br>물론 어느 정도 기여한 부분은 있을 것입니다만, 가장 큰 것은 양차대전, 특히 2차대전에서의 여성의 역할이었어요. <br>총력전 체제의 국가에서 사실상 총을 들 힘이 있는 남성은 모두 징집되었기에, 전장에 나간 남성들을 대신하여 '홈 프런트(가정 전선?)'라는 캠페인 하에 산업 역군으로서의 역할을 대단히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고 승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에, 어느 누구도 여성들의 잠재력을 우습게 볼 수 없게 된 것이예요. <br>(여성에게 제대로 된 행동의 자유를 선사한 1회용 생리대가 개발된 것도 이 시기였어요.)<br>아가리 파이터 몇몇이 페미 깃발 들고 설쳐댄 게 여권 신장의 주된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건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인식이라고 저는 생각돼요. <br><br>세상에 벼라별 도그마가 다 있지만 페미니즘 도그마만큼 웃기는 것도 없더라고요. <br><br>그냥 저는 평소 하던 대로 존 레논의 Imagine 가사나 흥얼거릴까봐요. <br><br>* 제 생각은, 당신이 양성 평등과 여성 인권에 관심이 있고 지지한다고 해서, 당신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자칭하는 뻘짓은 좀 참아달라는 거예요. <br>2차대전을 실질적으로 승리로 이끈 산업역군이었던 엄마들이 다 페미니스트여서 여권 신장에 기여한 게 아니잖아요. ㅉㅉ<br>왜 그딴 쓸모 없는 기호에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편가르기와 프레임 전쟁을 일으켜 잇속을 챙기는 짓거리는 그런 거 해서 밥먹고 사는 것들이나 하라고 냅두고, 우리는 그냥 상식선상에서 모든 인간의 평등을 위해 노력하자고요. 화이트 트래시든 흑인이든 여성이든 히스패닉이든, 모두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이지만 그 중에서 유독 여성만 '페미니즘'이라는 적대적 사상이 없이는 자유와 평등을 쟁취할 수 없다고 도대체 누가 단정지은 건지 모르겠어요. 왜 다들 그 입증된 바 없는 단정을 무슨 도그마처럼 무비판적으로 신봉하는 건지도요.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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