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중간 수행 할 타이밍이 생겨서 한 2주간 조금씩 했다.<br>널널하게 일하고 있지만 그만큼 적게 페이를 받고, 또 그걸 감안해서 이런 짬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었으니, 아다리가 잘 맞았다 싶다.<br><br>가만 인생을 돌아보고, 세상을 보면, 사람은 노력을 해서 되는 것이 있고 아닌 것도 있다.<br>젊은이들의 많은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것을 보면 한국은 가혹한 나라다.<br>그 속에서 아둥바둥 잘 살아보겠다고 노력했지만 내가 느낀 것은 '아 드럽게 의미없네' 이런 감상뿐.<br>꼭 이런 현실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내가 불교를 접한 이유도 이런 의문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br><br>불교는 많은 의문점을 해결해준다. <br>불공평한 세상, 많은 생명의 죽음, 윤회, 불합리하다고 생각 했었던 것들은 다 이유가 있다.<br>마치 만능 키 처럼, 그래.. 다 이유가 있겠지..<br><br>이런 관점은 꽤나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믿음에 근거한 추측일 뿐이기 때문이다.<br>진실과는 다르다. 필터링 없는 추측은 과대망상이 되기 쉽다. 마치 광신도처럼..<br><br>한국 불교의 현실을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과 약간의 자기만족을 위해서 글을 싸재끼지만<br>이런 믿음이란 건 주저리 주저리 써봐야 혐오감만 든다.<br>강요하는 믿음은 삐끼마냥 버려지고 쓰래기처럼 보지 않나?<br><br>한참 한국 불교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들을 가지고 보다가, 별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닫고<br>순기능도 보고, 그냥 저냥 소 닭보듯, 객관적으로 보다 보니, 내 적의가 기독교를 바라보는 모습과 비슷해졌다.<strike><br></strike><br><br>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절에 가서 밥도 먹고, 절도 하고, 기도도 하고, 연등도 단다.<br>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품고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br><br>불교는 만능 키는 아니다.<br>내가 했던 나쁜 행동들과, 초딩때의 도둑질, 상처를 주는 비수같은 말들은 아무리 기도를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br>업은 내가 윤회를 벗어나는 순간까지 존재하고, 그 죗값이 치뤄지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는다.<br>살생을 했다면 상처와 짧은 수명을.. 도둑질을 했다면 재물의 손해를.. 거짓말을 했다면 믿음을..<br><br>왕좌의 게임을 보면 호빗으로 태어난 귀족을 누군가가 호빗이라고 놀리는데<br>그 호빗은 가난한 호빗보단 귀족인 호빗이 낫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br><br>업의 소멸은 댓가를 치루기 전까지는 없어지는 게 불가능하지만<br>그보다 압도적인 착한 일들로 덮어버리면 그나마 좀 낫다. 저 귀족으로 태어난 호빗처럼.<br><br>길고 긴 윤회는, 세상의 소멸과 생성이 얼마나 되었는지 가늠이 안 될 만큼 처음과 끝을 알 수가 없다.<br>착하게 사는 것 좋다. 하지만 부자로 태어나 남의 배우자가 탐나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하고,<br>박정희, 전두환 같은 삶을 살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나?<br>태어난 인성이 언제까지 착할 것인가?, 태어난 환경이 언제나 좋을 것인가?<br><br>윤회의 끝없는 지루함을 상상하다보면 정말 이런게 의미없고 한순간 무기력해진다.<br><br><br>불교에서는 빨리 이 윤회의 사슬을 끊으라 말한다.<br>위험하다고, 괴로움이라고, 하지만 보통 사람으론 이해가 가질 않는다.<br>똥통의 구더기를 밖으로 꺼내 놓으면 구더기는 다시 똥통으로 기어간다. 똥이 내 먹이라고 생각하니까. <br><br>그래서 차제설법이란 것이 있다.<br><br>안 믿어도 좋으니 착하게 살라, 나쁜 행동을 하지 말라..<br>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잘 말해준다.<br><br>그다음엔 불법의 이론들을 이야기해준다.<br><br>그다음엔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br><br>결국, 수행을 하란 소리다.<br><br>불교의 역사가 깊어서 좋은 장점은, 많은 단어들이 불교에서 차용되어 왔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쉽다는 것.<br>삼매라고 말하는 것은 보통 한 대상에, 한 끝에 집중함을 말한다.<br>삼매의 대상은 대략 30가지로 정해져 있다. 이것은 정해져있는 우주의 법칙같은 것이다. <br>물론 근접삼매까지는 뭘 해도 비슷하다고 하지만 본삼매라고 부르는 삼매의 대상은 정해져 있다.<br>그 외의 대상으론 삼매에 들 수 없다.<br><br>사마타 (삼매)가 중요한 것은 이루 말할수가 없는데<br>불교 이론학자들이 판타지적인 불교 세계관을 부정하면서 이런 것은 뻥이라고 이야기하는 신통력의 기반은 사마타다.<br>당신이 믿던 안믿던, 근접삼매를 성취하고, 본삼매, 2선정, 3선정, 4선정을 이루면 신통의 기반이 생긴다.<br>당신이 불교신자이던, 아니던 그것은 노력과 재능, 업의 여하에 따라 이룰수도 있다.<br>그럼 남의 맘을 읽고, 천리안을 쓰고, 소머즈, 텔레포트가 가능하다.<br><br>여기까지 간다는 것 자체가 그런 신통이 별 의미가 없는 상태가 되겠지만 삼매는 이렇게 어마무시한 위력을 지닌다. <br>오죽하면 '삼매의 깊이, 능력 등등을 알려고 하면 미쳐버린다'고 <br>붓다가 깊이를 알려고 하면 안 되는 네가지 주제에 대해 설명할 때 삼매가 언급될 정도다.<br><br>삼매가 되었다면 이제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된다.<br>위빠사나 수행이야말로 불교의 본질이다.<br><br>삼매를 이룬 힘으로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인데 이것은 삼매의 힘이 없으면 알 수가 없다.<br><br>처음엔 불상에 향 공양을 하고 그 마음을 분석해서 원인과 결과를 아는 수행을 한다.<br>의도가 있는 마음이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인과를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불교수행의 정수들을 배우면 된다.<br><br>위빠사나가 어느정도 되면 흔히 한국 전설들에 나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br>스님들이 탁발을 하러 갔다가 '저 아이부터 한국이 세계 바둑을 휩쓸 것이다.'(조훈현인가? 이창호였나?) 이런 것들..<br>이게 가능한 이유는 보통 원인과 결과를 아는 수행을 하다가 보면 숙명통이 생기기도 하는데(순수 위빠사나도 가능하다고 들었다.)<br>착 보면 딱 나온다고 한다지만 나는 모르겠다 (수행하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재미지다 소곤소곤..)<br><br>인생에서 수행할 기회가 많지 않고, 불교를 믿던 안믿던 가능하다곤 하니, 시간이 좀 되고<br>내가 뭔가 실천을 해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은 해서 나쁠 것이 없으니 접근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br>사마타 수행이 한번에 될 가능성이 한 5% 되니 하다가 안 된다고 상심하지 말고, 다음생을 위한 예행연습 한다고 쳐도<br>나쁠 게 없으니 수행이 조금 된다 싶으면 가까운 상좌부 불교센터에 가서 수행하면 좋을 것 같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