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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7685
    작성자 : 크리스마스
    추천 : 26
    조회수 : 3704
    IP : 124.57.***.6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8/01/11 23:48:51
    http://todayhumor.com/?panic_97685 모바일
    (엽편) 두 명의 아내
    옵션
    • 창작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집에 두 명의 아내가 있었다. 그녀들은 서로 자기가 나의 아내라며 진짜가 누구인지 판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체형, 말투, 습관, 입고 있는 옷, 눈 밑에 있는 작은 점, 어느 것 하나 다른 것 없이 똑같았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용화된 안드로이드를 가지고 고약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속에서 쓴 웃음이 흘러 나왔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은?”
     
    “917.”
     
    “917, 학교 동아리에서.”
     
    그럼 우리가 결혼한 날은?”
     
    “2011728일 토요일.”
     
    “20117월 마지막 토요일.”
     
    그녀들의 기억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아주 미세한 정도였다. 나 역시 모든 것을 완벽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진짜 아내가 누구인지 찾을 수 없었다.
     
    곤란한데, 이거.”
     
    그녀들은 서로에게 욕을 하며 싸우고 있었다. 진짜 아내가 누구인지 간단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한 나는, 그녀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한 명씩 이 집에서 나와 같이 살아보는 건 어때? 가짜는 진짜만큼 나와의 생활이 익숙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하면 진짜가 누구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녀들은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 했지만, 곧 나의 제안을 수용하였다.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총 2주일간 그녀들과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1주일씩 그녀들과 생활하며 진짜 아내를 판단하가 위해 노력했다.
    특별히 생활이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했으며, 저녁에 돌아와 같이 식사를 했다.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고, 주말에는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놀러갔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두 명의 아내를 내 앞에 둔 채 고민했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나는 그녀들 중 진짜 아내를 찾아냈다.
     
    고마워요, 여보. 당신이 나를 찾아낼 줄 알았어요.”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나는 가짜 아내를 집 밖으로 쫓아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한동안 들렸지만, 곧 경비원에 의해 저지당했다.
     
    그동안 너무 무서웠어요. 당신이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어쩔까 하고.”
     
    내가 당신을 몰라볼 리가 없지.”
     
    나는 나의 진짜 아내와 키스를 했다. 그동안의 불안감을 해소하듯 침대에 누워 그녀의 목과 가슴을 아기처럼 빨았다. 그녀는 앙증맞은 신음소리를 내며, 나의 바지에 손을 집어넣었다.
    나는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아 내 위에 올렸다. 어느새 내 위로 올라온 아내가 내 바지를 벗기며 야릇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몇 번의 격렬한 움직임 끝에 우리는 하나가 되어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내 품에서 아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잠들어 있었다. 내가 머리를 쓰다듬자, 아내는 강아지처럼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3년 전 아이를 낳은 뒤부터 관계를 가지지 않게 되었다.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허리 오른쪽에 있는 스티커를 떼어 내었다. 거기에는 유명 안드로이드 메이커 회사의 상표가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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