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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환상괴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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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5705
    작성자 : 환상괴담
    추천 : 17
    조회수 : 2728
    IP : 218.150.***.82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7/10/06 20:08:46
    http://todayhumor.com/?panic_95705 모바일
    [환상괴담]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 ... (1) (원작 : K12KB)
    구름이 바람에 실린 채 푸른 하늘 사이로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br>그 구름이 학교 운동장 벤치에 그늘을 넓게 만들었다.<br>그늘 속 나란히 앉은 두 남학생의 근처로 다가간다,<br>두 사람의 밝은 표정이 보인다, 마침내 말소리까지 들린다.<br><br><br>" 아, 경찰대학교는 개뿔. 경찰행정학과도 겨우 붙었네. 그나마 국립대라 다행이지,<br>사립이었으면 집에서 한 소리 들을 뻔 했어. "<br><br>" 너희 집 잘 살잖아. "<br><br>" 그러게 말이다. 좀 도와줘도 되는데 뭘 그리 하나 밖에 없는 아들래미 강하게<br>키우시겠다고, 내 힘으로 혼자 벌어서 학비 내고 밥 먹고 다 하라시잖아. "<br><br>" 평소에 효자 노릇을 했어야지. 모든 결과는 습관의 거울인거야. "<br><br>" 쩝. 너답다. 너다워. 어쨌든 기원이 너는 좋겠다? 서울대를 다 붙고? "<br><br>" 고마워. 하지만 서울대는 안 갈거야. "<br><br>" 뭐? 왜? "<br><br>" 더 중요한 업이 나에게 생겼거든. "<br><br>" 업? 업이 뭔데. 새끼, 또 철학병 걸렸네. "<br><br>" 영민아.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뭐라고 생각해? "<br><br>" 경찰대 붙는 거? 음, 약했나. 사법고시 합격? "<br><br>" 아니. "<br><br>" 하버드 수석졸업,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기, 미국 대통령 당선? "<br><br>" 전부 틀렸어. "<br><br>" 하~ 스핑크스 같은 새끼. 수능도 끝난 마당에 넌센스 퀴즈나 내고 말야.<br>아, 자살! 자살 맞지? 버러지 같은 놈들도 죽고 싶다, 죽고 싶다, 하면서<br>끝끝내 살아가잖냐. 그러니까 자살이 가장 어렵지. "<br><br>" 무서운 대답이네. 하지만 그것도 아냐. "<br><br>" 으, 속 터져. 답이 뭔데. 들어나 보자. "<br><br>" 대오각성. "<br><br>" 대, 뭐? 뭐라고 했냐? "<br><br>" 대오각성. 쉬운 말로 '득도'라고 하지. "<br><br>기원의 쌩뚱맞은 답에 영민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br><br>" 넌 어떻게 갈수록 애가 사이비 같냐. 내가 말한 건 다 평범한 수준이네. "<br><br>" 득도가 뭔지 알거야. 이른바 '깨달음'이지. 어제 난 완전히 결정했어. "<br><br>" 뭘? "<br><br>" 난 불교를 학문으로써 전공할거고, 내 인생의 가장 큰 '업'으로 여길거야. "<br><br>" 서울대도 갈 만한 네 성적이 아깝다! 등신아, 신앙도 적당히 가져야지! "<br><br>"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하지만 내 관심은 오로지 거기에만 집중되어 있어. "<br><br>" 하나님 아버지! 이 새끼를 구원해주소서, 아~멘. "<br><br>" 이미 내 인생의 진로는 결정된거야. "<br><br>" 와, 이 새끼 눈깔 보소. 대박 진심이네. "<br><br>" ... "<br><br>흘러가는 구름을 향해 시선을 멀리 둔 기원의 눈동자 너머로,<br>한없이 넓은 그의 포부를 읽어낼 수 있었다.<br><br>" 땡중 되는거야 네 맘인데. 하나만 묻자. 대리운전인지 대오각성인지,<br>그걸 이루면 뭐가 되는데? 신이라도 되게 해준대? "<br><br>" 진리. 이 세상을 관통하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게 되겠지. "<br><br>" ... 참, 별난 놈이다. 너는. "<br><br>ㅡ<br><br><br>ㅡ<br><br>" 너희 아버지 알면 어쩌려구 그래, 서울대 가라니까, 서울대가 아니면<br>아무데나, 너 좋으면 괜찮으니까 제발 사람 구실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지! "<br><br>" 어머니. 들어가세요. 날씨 추워요. 감기 드니까 나오지 마세요. "<br><br>" 네가 우리를 내팽개치고 간다는데 어떻게 내가 안 나와! "<br><br>" 따라오실거면 거기 가방이나 좀 들어주시구요. "<br><br>" 땡중 동영상 몇 개 보더니만 미쳐버렸구나! 너 어쩌려고, 돈은 있어? <br>밥은 어떻게 먹고! 아아아, 어흐흑ㅡ. "<br><br>'불효막심'.<br>네 글자가 머릿속에 떠오르자 기원은 씁쓸히 웃었다.<br>인생에는 많고 많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번뇌가 따라붙는 법.<br>상처주고 상처받고, 혈관처럼 서로 이어진 인연의 고리가 따뜻하고도 따가운 것.<br><br>' 죄송해요. 하지만 저에겐 이 길 밖에 없어요. 이해 받으려는 게 욕심인거죠. '<br><br>바닥에 앉아 통곡하는 어머니를 애써 외면한 채 집을 나서는 기원의<br>주머니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부산행 기차표가 달랑거렸다.<br>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치는 2월 어느 날이었다.<br><br><br>" ... "<br><br>불교에 귀의할 뜻 없이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온 지난 날들,<br>마치 헤어진 연인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불태우듯 하루하루의 기억을<br>기원은 버리고 또 버렸다.<br><br>마음아, 가벼워져라.<br><br>몸아, 홀가분해져라.<br><br>비워라, 비워라.<br><br>공허(空虛)로 가득 채워라.<br><br>ㅡ 편안한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br><br>어느새 기차는 선로 위를 달리고 있었고,<br>기원의 눈은 자신도 모르는 새 꼭 감겨 있었다.<br>그는 꿈 속에서 몇 해 전 혼자 찾아갔던 고성 폭포암에서의 기억을 만나고 있었다.<br><br>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야말로 '야단법석'을 떨었다,<br>장군 같은 기세의 주지 스님은 군중에 굴하지 않고 한 명 한 명 모두에게<br>똑똑히 각인되는 큰 목소리로 가르침을 이어갔는데,<br><br>수십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은 말이 기원의 등골을 타고 흘러<br>다시금 그를 찌릿찌릿하게 만들었다.<br><br>" 사람 몸 나기 힘들고, 불법 만나기란 더욱 어렵도다. "<br><br>그렇다.<br>사람이 태어나는 건 기적과도 같은 확률을 넘어 그리 된 것이다.<br>그런 기적 속에서 불법을 만나기란 얼마나 더 어려운가?<br><br>그 깨달음 이후 기원은 불교 서적을 읽어나가기 시작했고,<br>마침내 '상식'의 수준을 넘어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경지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br><br>기차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다.<br>기원의 마음은 공허로 메워지고 있었다,<br>허무로 채워지고 있었다.<br><br>하루를 일이라 하여,<br>칠 일이 주,<br>주가 모여 월,<br>달이 빙긋 눈웃음을 몇 번 치더니,<br>지구가 몇 번이고 스스로 돌고 태양과 춤을 추면 비로소 한 해.<br>한 해, 두 해,<br>해가 열 번을 지나 그간 얼고 녹던 땅이 다시 얼고 또 녹았을 때.<br><br>바스락,<br><br>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방금 밟고 지나간 자리 위로 검은 구두 하나가 올라섰다.<br><br>" 여긴가. "<br><br>제대로 찾은 모양이다.<br>고등학교 동창회 현수막이 걸려있는 한우 전문식당 앞.<br><br>' 많이 변했을까, 다들. '<br><br>영민은 신발을 벗어 정리해둔 채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안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br><br>" 와~ 영민아! 진짜 오랜만이다! "<br><br>살짝 어색할 것 같던 마음은 변하지 않은 얼굴, 변하지 않은 목소리에 곧장 녹아버렸다.<br>봄이 올까 싶은 겨울이 그렇게 물러나듯, 순식간이었다.<br><br>" 야, 너 하나도 안 변했냐? 페이스북이랑은 또 다르네. "<br><br>" 그래, 몇 년 만이냐. 대학 다닐 때 한 번 보고. "<br><br>" 와, 애들 다 온거야? "<br><br>" 몇 명 더 올건데 우선 앉아. 한 잔 받아. "<br><br>" 그래. 좋지. 오늘 아주 죽어보자. "<br><br>짠,<br>몇 번을 부딪친 잔이 다시 깨지기라도 할 듯 강하게 맞닿았다.<br>그 안에 담긴 소주가 찰랑거렸다.<br><br>" 크으으. 너 만나고 싶었는데, 서로 바빠서 연락하기 좀 그렇더라. "<br><br>" 그래, 알다시피 나 경찰 아니냐. 요새 정말 바빠. 인력을 늘려도 일이 안 줄어. "<br><br>" 그래 그래.. 너 경찰이지. 고생 많다. 짭새 새끼. "<br><br>" 까불기는. 확, 체포해버릴라. "<br><br>" 잡아가라, 얼마나 좋냐. 헬조선에서 유일하게 공짜로 밥 주고 운동 시켜주고,<br>나름대로 그 정도면 헤븐조선이지. "<br><br>" 헛소리는~... 잔 비었어. 잔이나 채워줘. "<br><br>" 어어어, 누가 한 명 온 거 같은데. "<br><br>" 다 지금 술 취해서 헤롱거리는데 오긴 누가 와. "<br><br>" 왔잖아아. "<br><br>" 으엑, 진짜네. 우리 동창 맞아? 무슨 도사가 왔어... "<br><br>" 영민아, 쟤 기원이 같은데. "<br><br>" 그 도사 이름 좋네에. 기원... 기원? 기원?! "<br><br>방에 들어와 호쾌한 웃음을 지으며 동창들을 바라보는 남자.<br>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 산에서 호랑이라도 잡다가 나온 듯한 풍모의 남자.<br><br>" 다들 오랜만이다! "<br><br>알아보는 사람은 알아보고, 가물가물한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릴 때,<br><br>" 야, 구기원! 새끼야! 너 살아있었구나! "<br><br>별안간 벌떡 일어난 영민이 비틀비틀 다가가 기원을 꽉 안았다.<br><br>" 너 불교 배운다더니 심마니가 된거야 뭐야? 꼴이 왜 이래? "<br><br>" 그렇게 됐다. 하하. "<br><br>" 완전- 도사가 되가지고. 뱀 몇 마리 잡아왔냐? 앉아. <br>다들 기억 안 나? 서울대 갈 줄 알았더니 스님 되러 간 기원이!<br>우리 학교 전교 1등! "<br><br>" 아ㅡ! 구기원! 진짜? 야, 너 어떻게 된 거야, 진짜 궁금했었는데! "<br><br>생각도 못 한 인물의 등장에 모두들 술기운도 잊은 채<br>다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br><br>육회 몇 접시와 소주 열댓병이 다시 들락날락거렸다.<br><br>" 안주도 못 먹고, 술도 못 먹고, 대체 왜 왔냐? "<br><br>" 너희 보러 왔지. 잘들 지내는구나 싶어서 기분 좋네. "<br><br>" 만족은 하는거야? "<br><br>" 살아있는 거 보면 가끔 웃고 지낸다는 말 아니겠어? "<br><br>" 야, 여전히 철학자네. 대단하네. 대국적으로 한 잔 하자! "<br><br>" 전부 잔 들어봐~ 기원스님께 한 말씀 들어보게. "<br><br>다들 잔을 들고 기원의 말을 기다릴 때 영민이 기원의 귓가에 속삭였다.<br><br>' 기원아, 나중에 따로 얘기 좀 하자. '<br><br>' 그래. '<br><br>덕담 한 마디 이후 잔이 오가고, 그 자리가 한 시간을 더 가서야 끝났다.<br>이미 고주망태가 되어버린 몇 몇은 대리운전을 불러다가 짐짝처럼 실려가고,<br>할 얘기가 남은 몇몇은 짝을 지어 저마다의 방향으로 흩어졌다.<br><br>깊은 새벽, 그때는 해가 떴었지만 지금은 달이 높이 떠있었다.<br><br>" 너, 앞으로는 어떻게 지낼거야? 스님이 되긴 된거야? 머리는 왜 산발이야.<br>난 처음에 무슨 거지가 들어온 줄 알았어. 아. 기분 나쁘게 들리겠구나. 미안. "<br><br>" 하하하. 전혀 안 나빠. 난 내일 다시 산으로 들어갈거야. 산에서 또 들어가야<br>갈 수 있는 동굴로 들어가서 마음을 다시 닦아야지. "<br><br>" 좋겠다. 아니, 외롭고 힘들겠지만... 뭔가 홀가분할 것 같네.<br>난 경찰이라 그런가, 요즘 좀 그렇다. "<br><br>흐려지는 말꼬리에 기원의 눈썹이 갸웃거렸다.<br><br>" 고민 있구나. 말해봐. "<br><br>" 아냐, 아냐. 경찰 일이란 게 다 그런거지. 신경 쓰지 마. "<br><br>" 괜찮아. 말해봐. 내가 어디 가서 그런 걸로 소문낼 것도 아니고. "<br><br>" ... 그래, 너는 말해도 될 놈이지. 너한테는 털어놓을 수 있겠어. "<br><br>기원의 따뜻한 말씨에 영민은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br><br>ㅡ<br><br><br>ㅡ<br><br>소매치기, 도둑놈, 길거리 양아치, 온갖 사회의 시정잡배들과 조우하면서<br>단 한 번도 쫄아본 적 없는 영민은 그야말로 경찰이 천직인 사내였다.<br><br>발에 땀나도록 뛰어 사건을 해결하고, 파출소로 돌아와선 다시 막내직원으로서<br>온갖 잡무를 도맡아하며 얻은 신뢰는 그에 대한 소문을 만들었고,<br><br>소문은 마침내 경찰서 내를 돌고 돌아 그를 본청 수사과로 발령나게 했다.<br><br>순경 임용 후 심사로 한 번, 특진으로 또 한 번, 5년만에 경사로 진급한 뒤<br>경위 승진 후보자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그였다.<br><br>장래가 촉망받는 수사과의 젊은 피.<br>그런 그에게 주어진 새 사건은 의문투성이의 '연쇄자살' 사건이었다.<br><br>언제부터인가, 관할 구역 내에 자살사건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br>그저 불황 탓, 사회 분위기 탓으로 돌렸으나 전년 대비 자살자 수가 2배 이상을<br>넘어가자 사태는 심각해졌다.<br><br>막노동꾼부터 대학교수까지, 남녀와 노소, 능력의 높고 낮음을 가림없이<br>자살자는 다양했고, 한 가지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br><br>'웃는 시체'.<br>연쇄 자살로 희생된 자들의 시체는 모두 기쁘게 웃고 있었다.<br>분명히 스스로 목숨을 끊었건만 헤벌쭉 웃고 있었다.<br><br>그러던 어느 날, 단서 하나가 포착된다.<br>증인 A, 증인 B, CCTV 1, CCTV 2,<br>짧은 목격담과 짧은 영상기록이 모자이크처럼 모이고 모여 하나의 사실이 되었다.<br><br>자살자들의 두번째 공통점.<br>그들은 죽기 전 '한 여자'를 만났다.<br>그리고,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br>대화를 나눈 사람은 스스로 자살하거나, 사라졌다.<br><br>CCTV에 포착된 인상착의와 얼굴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배 절차에 돌입하려던<br>어느 날, 상부의 지시가 내려졌다.<br><br>" 과장님, 무슨 말씀입니까? 수사를 끝내자니요. 이제 증거가 나오고 있는데요. "<br><br>" 영민아. 이건 좀도둑 잡아서 건수 하나 올리는 수준의 일이 아니야.<br>내 말 들어라. 참고로 더 윗선에서 압력 넣은거야. 우리 생각보다 더 큰 사건이야. "<br><br>" 우리 관할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이때 우리가 먼저 검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br><br>" 이 자식이, 과장한테 바락바락 소리 지르고. 짜식아, 나도 너 용감한 줄 알아!<br>나도 너 좋아해, 근데 임마, 이건 그냥 용의자 A만 잡으면 끝나는 그런 일이<br>아니더라니까? 이럴 줄 알았지, 자, 명함. 본청 국장이 직접 서명해놓은 명함이다.<br>만나볼 수 있을거야. 관외출장신청서 올리고 바로 다녀와. "<br><br>" 국장님만 설득하면 제가 그 여자 잡아서 감방 쳐넣어도 됩니까? "<br><br>" 그래. 사실 국장은 네가 올 줄 알고 있는 눈치야. 만약 이 사건 맡게 된다면<br>하나 충고, 충고라기보다는 부탁이지. 부탁하건데, 목숨 조심해. 잡범이 아냐. "<br><br>" 다녀오겠습니다! "<br><br>" 내 말을 듣기는 들은거냐, 저 자식... "<br><br><br>평소 올 일 드문 본청에 들어서자마자 경비원들이 영민에게 신분증과 방문 목적을<br>요구했다. 영민은 대답 대신 국장의 명함을 내밀었고, 경비원들은 미리 언질이<br>있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베이터까지 그를 안내했다.<br><br>국장실에 들어서자 국장은 영민의 공무원증에 적힌 이름 석 자를 보더니,<br>비서 직원에게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청한 뒤 방의 불을 끄고 모니터를 주시하게 했다.<br><br>" 자네가 용의자로 지목한 여자를 우리는 이미 50년 전부터 추적하고 있었어. "<br><br>" 50년이라구요? 국장님, 죄송하지만 그 여자는 많이 쳐줘야 삼십대 초반입니다. "<br><br>" 외양은 그렇지. 기막힌 건 일본은 200년 전부터 추적하고 있다네. "<br><br>" 예? "<br><br>" 그녀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행정상 몇 번이나 기록이 바뀌었고<br>지금도 다른 이름을 쓰고 있겠지만 일본에서 부르기를 '아카이 사쿠라', <br>우리는 그녀를 '홍벚꽃'이라 부르고 있지. "<br><br>" 홍벚꽃...? "<br><br>" 그래. 모든 게 의문투성이인 여자. "<br><br>" 우리 수사력에 포착되었으면 지금 감방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br><br>" 죄목이 뭐지? "<br><br>" ... "<br><br>" 그녀가 사람을 직접 죽이기라도 했나? "<br><br>" 겉으로 보기에는 전원 자살이죠. "<br><br>" 그래. 그녀는 사람을 자살에 이르게 하는 화술을 지녔네. "<br><br>" 화술이라구요? " <br><br>"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야. 최면도 아니고 환각도 아냐. '자살 당한' 사람들은<br>모두 제정신이자 스스로의 의지로 자살한걸세. 그녀의 설득에 의해서. "<br><br>" 설득이라고 하셨지만, 거기까지 파악되었으면 굳이 살인죄가 아니더라도 <br>그녀의 범죄를 입증할 수 있었을텐데요. "<br><br>잠시 정적이 돌더니, 국장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br><br>" 그녀를 취조한 건 한 두 번이 아냐,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평범한 인간은<br>버티지 못 할 수준의 강력수사를 감행했으니까. 결과? 전부 자살했어. "<br><br>" 경찰들도 당했단 말입니까? "<br><br>" 그녀를 담당하던 나의 선배, 그 선배의 동료, 그 선배의 선배, <br>그들보다 앞서 그녀를 담당하던 자와 팀원들, 그보다 더 앞선 자들,<br>무수히 많은 우리의 선배 동료들이... 자살 당했지. "<br><br>" ... "<br><br>" 행복에 겨운 새신랑, 쌍둥이 애 아빠, 냉철한 엘리트 수사관,<br>어떤 조건, 어떤 능력을 가진 그 누구라도 그녀의 설득 앞에선 무너지고 마는걸세. "<br><br>" 대체 무슨 설득을 하길래 자살한단 말입니까. "<br><br>" 녹음해본 적이 있었어. "<br><br>" ... "<br><br>" 그 설득, 녹음한 적이 있었어. 하지만, 녹음을 하기 위해 들었던 담당자가 죽었고,<br>그 녹음을 복구한 후 듣던 기술자와 동료 세 명이 각각 한 두시간을 전후로 자살했네.<br>우리는 그 테이프를 증거나 자료로 채택할 수 없었어. 결국 그 계획과 관련된 모든 <br>기록은 폐기되었네. "<br><br>" ... "<br><br>" 말을 잊은 모양이군. 그러니 누가 이 사건을 맡으려 하겠나? 혹시 자네가? "<br><br>" ... "<br><br>" 자네, 인사기록카드를 보니 지방에서 상당히 장래가 유망한 경찰관이던데. <br>적당히 경제사범이나 잡다가 간부로 승진해서 결혼도 하고, 후배들도 길러야지.<br>잘 생각해. 아무리 유능한 경찰관이더라도 목숨은 오직 하나뿐이야. "<br><br>" ... "<br><br>" 자네 관할에서 벌어지는 연쇄 자살 사건의 진범은 이 수사국장이 즉보해주겠네.<br>홍벚꽃. 그 여자가 범인이다. "<br><br>" ...홍, 벚꽃. "<br><br>" 그녀를 잡을 수 있다면 잡아봐. 하지만 잡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자네<br>관할 경찰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거야. 그녀는 애초에 인간이 아니니까. "<br><br>" 국장님. 감사했습니다. "<br><br>" 택시 불러놨으니 타고 내려가게. 자네 정도 열정을 가진 경찰관이라면 이런 사실을<br>듣고선 다리가 풀려서 제대로 걷지도 못 할거야. 삼일 밤낮 잠 설치겠군. 잘 가게. "<br><br>" ... "<br><br>벙어리가 된 듯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영민은 본부를 나와,<br>국장이 불러놓은 택시에 올라타야만 했다.<br><br>ㅡ<br><br><br>ㅡ<br><br>" 어떨 것 같아,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br><br>" ... 우선, 굉장히, 신기하네. "<br><br>영민의 물음에 기원이 조심스레 대답했다.<br>그러나 기원의 눈에는 오래 전 그의 눈에서 볼 수 있었던 총기가 빛나고 있었다.<br><br>" 오직 말로 사람을 자살에 이르게한다. 그 말이지... "<br><br>흠~, 으흠~ 거리는 추임새와 함께 생각에 깊이 잠겨버린 기원을 보며<br>영민은 입을 쩝쩝 다셨다.<br><br>" 미안하다. 내일 산에 들어가는 스님한테. 신경쓰지마. "<br><br>순간 기원은 별안간 박수를 크게 쳤다.<br><br>" 결정했어! "<br><br>" 뭘? "<br><br>" 산으로 가는 건 미뤄도 괜찮으니까 그 여자를 만나보고 싶어졌어. "<br><br>" 새끼야, 너 그러다 죽어. "<br><br>" 내가 깨우친 쪽이 진리에 가는 길이 맞다면, 홍벚꽃을 깨우치게 하지 못 할<br>이유도 없지 않겠어? 너 출근 시간 언제야? 가서 수사기록 좀 보자! "<br><br>" 완전 막무가내 아냐, 저 자식. "<br><br>자신의 만류에 답도 없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는 기원을 쫓아가며,<br>영민은 십 년만의 동창 상봉이 뜻밖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br><br><br><br><br>- 2화에서 계속.<br>원작 : 웃긴대학 K12KB '제 말 좀 들어보십시오'<br>오마주&리뉴얼 : 환상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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