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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환상괴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2-03-20
    방문 : 679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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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87448
    작성자 : 환상괴담
    추천 : 25
    조회수 : 2847
    IP : 221.152.***.79
    댓글 : 196개
    등록시간 : 2016/04/23 18:43:24
    http://todayhumor.com/?panic_87448 모바일
    괴담자판기 환상괴담입니다. 단어를 입력해주세요.
    몇 개 뱉어놓고 시작할게요. 브웨에에엑~~~
     
    - 감자.
     
    오지 마을에 찾아온 우리는 불청객이었지만,
    다행히 그들은 우리를 따스히 맞이해주었다.
    그들이 제공한 쉼터와 식량을 먹으며 버티기도 미안해질 무렵,
    그들은 내 가방 속의 감자를 바랬다.
    감자를 주었다.
    다음 날, 그들은 가방을 바랬다.
    가방을 주었다.
    어제, 그들은 막내를 바랬다.
    막내를 주었다.
    그들은 이제 감자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 모양이다..
     
    - 물음표.
     
    뭐든지 네 말은 물음표로 끝났다.
    먹어도 돼? 해도 돼? 가져도 돼? 자도 돼?
    그 외의 어떤 마침표나 느낌표도 허락해줄 수 없어.
    그냥 그렇게 살아.
    죽어도 돼?
    아니.
    살아.
     
    - 정수기.

    정수기 앞에서 1시간 동안 서성이던 28번 고객님.
    당신은 물을 마실까 말까,
    예금을 들까 말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었군요.
    왜 하필 우리 은행 옥상에서 그런 선택을 하셨어요.
    수습하기 귀찮게.
    당신같이 대출 안 되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야.
    별스럽게.
     
    - 스트론튬.
     
    넌 속 보이는 남자야.
    늘 소원 들어주기 끝말잇기 같은 걸 하자고 조르고.
    기회만 주면 스트론튬. 해질녘.
    그렇게 날 취해놓고 어딜 가려고 그랬어?
    절대 안 보내줄거야.
    넌 속 보이는 남자라니까?
    지금 봐.. 자기.
    지금 자기 아주 잘 보여ㅡ.
    이게 자기 대장.. 이건 위.. 이건 뭘까, 조금 울긋불긋한데..
    아름다워, 넌 참 속 보이는 남자라니깐.

    - 포르쉐.
     
    지하주차장에서 포르쉐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까진 좋았다.
    뒷좌석에 누군가 코를 골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내 불금 저녁은 엉망이 되버렸다.
    돌아본 뒷좌석, 코골이를 멈춘 채 나와 눈을 마주친
     진흙투성이의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 간호사.
     
    사치코라는 간호사인데요, 왜 없냐구요.
    매일 나한테 주사를 놨어요, 복장도 이 병원 간호사들이랑 똑같았고,
    그 주사는 뭔데요 그럼,
    치료가 아니었어요?
    간호사가 아닌데 왜 간호복을 입어요,
    여기 간호사가 아닌데 왜 주사를,
    이상하긴 했어, 근데 왜 아무도 몰랐냐구요,
    왜 몰랐냐구요,
    나요, 몸이 이상해요,
    열이 나고, 잠을 잘 수 없어요,
    제게 뭘 주사했는지만이라도 검사해주세요,
    사치코,
    사치코라고 했다구요.
    CCTV 좀 봐요, 화질이 나빠? 그럼 좋은 CCTV를 달던가 이 개자식들아!
    그 년 어디 있어, 나, 나는 어떻게 되는건데!
     
    - 스토로마톨라이트.
     
    소청도인가, 아마 맞을거야.
    국내에서 스토로마톨라이트를 연구하려면 거기로 가야 한다나ㅡ.
    우리 그 이, 그런 걸 연구해보겠다고 떠나더니 결국 행방불명.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른 채 결국 작년에 장례까지 치뤘지.
    이상한 건 소청도에서 그 사람을 봤다는 이야기가 매년 들려와..
    이상한 일이지.
    이상한 거 하나 더.
    그 이는 사실 우리 집 증설한 현관 밑 깊은 곳에 묻혀있는데.
    무슨 소청도야.
    찝찝하게.

    - 해남이크누스 우항리엔시스.
     
    해.. 해남 뭐? 이 새끼가, 무슨 그딴 거 발자국 보러 해남까지 가?
    너 수학 다 풀었어? 너 저번 학기에 수학 몇 점 받았어?
    반에서 몇 등 했어?
    공룡 연구? 굶어죽고 싶어?
    맨~날 트리케라톱스가 어쩌고. 스테고사우루스가 어쩌고.
    야 이 자식아. 내가 너 공룡 책 사주고 한 건 유치원 때나 그러는 거지.
    공룡 영재고 뭐고 지금 이 시대에 공룡이 어딨다고 그딴 걸 연구해.
    방에 들어가.
    니 여름방학 과제는 공룡 말고 영어캠프 보고서로 할테니까
     우선은 그 전까지 수학부터 잡아놔.
    또 쓸데없는 소리!
    당장 들어가!
     
    - 작성자 농락보소
     
     모든 희망을 잃은 나는 점차 비뚤어졌고,
    익명의 힘을 빌려 누군가를 헐뜯으며 내 자존감을 달랬다.
    남의 격을 내려 나와 동등하게 떨어뜨리면 적어도 평등하단 느낌이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잘못 올린 짤방,
    어딘가 모자라보이는 여자아이.
    내게 앙심을 품은 그들은 그를 놓칠 리 없었다.
    rlm9933 : ㅋㅋㅋ 저따구로 생겼냐, 갖다줘도 버릴듯.
    qkqkfight : 작성자 딸내미 아님?? 닮았을거 같은데. 악플러 새끼.
     ...
    오십개가 넘는 노골적인 조롱과 비난 끝에 나는 무너져 내렸다.
    사진 속 장애를 가진 여자 아이는 내가 지키고자 했지만 실패한 내 모든 것,
    이젠 만져볼 수 조차 없는 내 딸이었던 것을..

    - 엘로임.
     
    엘로힘, 엘로힘-. 언제부턴가 나를 제외한 가족 모두 스스로를 라엘리안이라 칭했다.
    우리는 모두 설계된 존재이며 엘로힘이 그 증거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미칠 것 같았지만 이겨냈다. 나는 세뇌 당하지 않았다.
    창조? 진화? 아무 쪽이든 상관없어. 나는 태어났고 살아가는 걸로 족하다구.
    내 삶에 엘로힘이 끼어들 틈 따위는 없다고.
    기나긴 싸움 끝에 가족 모두 정신병동에 가둬버린 후 달리는 이 순간,
    라디오에서는 하늘을 가리는 비행물체에 대한 뉴스가 다급한 목소리로 보도되고,
    갑자기 햇빛이 점령하던 하늘 위론 먹구름이 떴는지 어둠이 스며든다.
    불길한 예감이 드는 밤.. 아니, 낮인데...
    설마.
    엘로힘...

    - 왜 나는 쿵쿵따를 안 해주나
     
     왜 나하고만 쿵쿵따 안 해줬어.
    결국 이런 모습으로 널 가지는데 이십년이 걸렸잖아.
    그때 쿵쿵따 한 번만 해줬어도 이십년은 빨랐을텐데.
    물론 그땐 박제는 아니었겠지.
    아무래도 살아있는 쪽이 좋은데,
    왜 너희란 족속들의 심장은 피가 돌 땐 그렇게 차가울까.
    환상괴담의 꼬릿말입니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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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6/04/23 19:41:16  223.62.***.82  물티슈차가웡  699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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