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3">친구와 내가 즐겨 다니던 길...그만큼이나 안락하고 아름다운 길이 또 있겠는가 생각하던 길이었다. </font>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우린 함께 점심을 먹고 시시한 농을 주고받으며 그 길을 여느날처럼 걸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물론 남들보기엔 시시할지라도 우린 짐짓 진중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서로의 어휘와 문장의 수준을 대결하듯 뱉으며 우린 그 길을 걷고 또 걸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익숙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것은 문제가 발생해도 곧바로 인지하기 어렵다는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처음에 난 친구녀석이 뭔가 나에게 장난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상당히 공들이고 정교하게 구성한 쇼를 내앞에서 실행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다.</font></div> <div><font size="3">발단은 약간의 바람소리 혹은 대기움직임..그런 감각이 얼굴주변에 와닿는것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 대기움직임은 내옆의 친구녀석의 정수리에서 발산된것이었다는걸 깨달은 순간 녀석의 눈이 불쑥 튀어나오는게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사람들중엔 눈을 쑥 내미는 능력을 가진 괴이한 경우도 있었으니 순간 이녀석이 혹시 그런 재주가 있나 했다. 그러나 녀석의 정수리를 보고 그것이 정말 물리적으로 녀석의 머리통에 눈알이 들어찰 공간이 부족하여 생긴 일임을 알게된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녀석의 머리에 왠 철근 줄기가 박혀들어가있었고 내가 보고있는 그 순간에도 그것은 매우 높은곳에서 떨어진 기세로 녀석의 한가운데를 관통중이었다. 그 짧은 순간 인간의 몸을 관통하는 소리가 그렇게 복잡하단걸 알게 되기도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한0.5초정도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동안 철근은 내 얼굴에 부려댄 대기의 움직임을 머금은채로 녀석의 눈알을 밀어내며 정수리에 박히면서 녀석의 목.그리고 등골 그리고 녀석의 항문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관통해내려가버렸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뿐이 아니었다. 그렇게 관통한 철근은 녀석이 주저앉지조차 못할정도의 기세로 땅에 쳐박혀버렸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녀석은 마치 꼬치구이처럼 꿰어져 땅에 박혀버린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보던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는..비명조차 지르지못했다.슬픔도 놀라움도 아닌 어떤 감정이 나를 지배했다.아니..아마도 그건 도저히 구제할길을 찾을수 없게된 친구녀석의 꼴을 보고 드는 혐오감.그것이었던것 같기도 하다.그리고 그런 감각을 순식간에 갖는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혐오하는,그것도 극한의 수위로 그렇게 하는 나 자신을 느끼는 그런 과정의 연속이 내 마음속에서 맹렬하게 발생하는 상황이었을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내가 왜 그를 혐오했는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 상황에서 그가 말을 했기때문이다. 살..려..줘...</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더 일찌기 파악했어야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위를 쳐다보니..마침 짓고있던 대형건물의 타워크래인의 걸쇠가 높이 보였다. 그리고 그 걸쇠에 부실하게 매달린 철근더미들이 마저 우수수 쏟아지려 하고있는것도 볼수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는 지금 친구를 연민하고있을때도 그를 혐오하고 있을때도 아니었다. 그 지역을 벗어나지 않으면 나도 그와 같은 꼴이 될것이다. 이미 충분히 많은 시간을 지체해버린것이다. 뛰어서 안전지대로..라고 생각하는 순간 순식간에 내 운명이 결정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는 녀석이 처음 느끼고 그 다음 느낀 경악의 감정이 무엇이었을지 그대로 알수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철근 더미들이 다시 쏟아지면서 내 목덜미에도 들이닥치고만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나는 뛰어가려던 자세였으므로 철근은 내 목덜미 뿌리부근에 처음 타격하여 그대로 내오른쪽 폐와 흉골을 뚫은후 그때 내딛은 내 오른쪽 무릎을 뚫고 그대로 수직 낙하하여 땅에 박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더 큰 문제는 그것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는것이다.두번째의 철근이 다시 내 등을 뚫고 내 엉덩이쪽으로 들어가 뛰는 동작으로 뒤로 뻗은 왼쪽 다리를 고정시켜버리고 다시 땅에 꽂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뒤에선 녀석의 비명이 들려왔지만 난 이제 고개를 돌릴수조차 없었다. 다만 친구녀석처럼 눈알이 튀어나오진 않은 모양이었다. 내 시야는 멀쩡했으니까.눈을 최대한 굴리며 주변상황을 체크해보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사람들의 절망에 찬 모습이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아니 뭐랄까..내가 아까 친구를 혐오했던것과 같은 혐오의 감정이 그들의 눈가에 있는것이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내가 직접 당하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인간이란 복구불능으로 파괴되고 약한것을 혐오하고 버릴뿐이구나..내 최후를 깨달은 내눈에는 쓰라릴정도로 눈물이 고였다. 이 상태로 이렇게 의식이 살아있을줄은 몰랐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구든 좋으니 어떻게든 고정당한 나를 풀어주기만 바랬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내 바람은 이루어진다. 바로 옆을 지나던 차의 운전자가 우리가 당한 상황을 보고 당황하고 또 마저 떨어진 철근을 피하려다 오히려 튕겨나간 철근을 피해 우리가 있는곳으로 돌진한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땅에 박혀있는 우릴 다시 그의 커다란 세단이 밀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구원이었는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렇다고도 할수있을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 차의 속도와 압력때문에 먼저 내 목덜미를 관통한 철근이 땅에서 뽑혔다. 그러나 내 엉덩이쪽을 뚫은 철근은 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신 내 엉덩이만 찢어져서 그 철근에서 놓일수있었다. 철근은 그대로 땅에 박혀있었고 나는 마치 핀에 찔려 벽에 박혀있는 종이가 찢어져 떨어지듯 철근에서 떨어졌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내 찢어진 몸에서 내장들이 흘러나오는게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자동차는 나를 격돌하면서 빙그르 회전하여 내 뒤의 친구에게 튄다. 친구는 매우 심한압력을 받은것 같았다. 자동차는 뒤집어지며 내 친구를 덮쳤는데 수직으로 꽂혀있던 그의 위에 다시 자동차의 본네트와 엔진이 든 차체가 박혀 올라갔다.그의 가엾은 머리는 자동차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내가 본 상황을 다시 묘사하는게 의미있을까..생전 처음 본 무시무시한 장면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 나는 그 친구의 목이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면서 자동차에 깔려 그의 머리통이 그의 몸통속으로 밀려 들어가는 꼴을 지켜보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 찢어진 주머니꼴로 허우적 대면서 그래도 그는 더이상 아프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그나마 다행인것은 내 고통도 오래가진 않을거라는점이다. 이제 곧 내 의식도 사라질 테니...</font></div></div></div>
그냥 상상입니다 상상!  안전 제일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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