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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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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2251
    작성자 : VKRKO
    추천 : 44
    조회수 : 4241
    IP : 112.149.***.171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7/01/24 22:55:37
    http://todayhumor.com/?panic_92251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웃음녀
    <div>지금 당장 내가 겪고 있는 이야기다.</div> <div><br></div> <div>지난주 금요일, 오오무라라는 회사 선배가 죽었다.</div> <div><br></div> <div>직접 현장을 본 건 아니지만, 아파트 자기 방에서 자기 두 귀에 볼펜을 찔러넣은 채 죽어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오무라 본인이 펜을 손에 꽉 쥐고 있었기에, 경찰도 타살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곧바로 자살로 판단했다.</div> <div><br></div> <div>회사 사람들은 오오무라의 죽음을 꽤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자살이라고는 해도 부검은 필요한 것 같아, 아마 오오무라의 시신은 검시를 거친 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명확하게 죽은 이유가 눈에 들어오는데도 몸이 해부당해야 한다니, 안됐다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곧바로 장례식이 치뤄졌다.</div> <div><br></div> <div>회사 동료들은 과장을 선두로 다들 장례식장을 찾아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정말 급한 일이 있습니다.] 라고 과장에게 말하고 바로 돌아 나왔다.</div> <div><br></div> <div>주변에서 보면 부자연스럽게 느꼈으리라.</div> <div><br></div> <div>하지만 지금 나로서는, 장례식장이라는 눅눅하고 침묵에 찬 공간을 버틸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오무라와 나는 선후배 사이를 떠나, 사이가 꽤 좋았다.</div> <div><br></div> <div>서로 집이 어디인지도 알고, 자주 왔다갔다 할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였는지는 감이 오겟지.</div> <div><br></div> <div>3주 전 그날 역시, 오오무라는 퇴근길에 내 방에 놀러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캔맥주를 마시며 회사 동료들 뒷담화를 털어놓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둘 다 술을 마실 때는 대화만 하는 타입이라, TV나 음악도 틀어놓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내가 생각해도 우울한 풍경이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는 사이, 사뒀던 맥주가 다 떨어졌다.</div> <div><br></div> <div>나는 술 없어도 이야기만 재밌으면 됐다 싶었지만, 오오무라는 그래서는 만족을 못하는 듯 했다.</div> <div><br></div> <div>[야, 사러가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마지못해 하면서도 오오무라와 함께 아파트를 나왔다.</div> <div><br></div> <div>근처 슈퍼에서 술을 사올 생각이었다.</div> <div><br></div> <div>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오오무라가 능글능글 웃으며 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 저거 뭐냐, 저거?]</div> <div><br></div> <div>그가 가리키는 쪽을 보자,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늘어뜨린 여자가 장바구니를 들고 채소를 고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딱히 별다른 특색 없는, 흔해빠진 광경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만 하나 이상한 점이 있다면, 여자가 큰 소리로 웃고 있다는 점이겠지.</div> <div><br></div> <div>양상추를 손에 든 채, [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고 웃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것마저도 내게는 역시 별 특별할 거 없는 자주 있는 광경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저거. 웃음녀야.]</div> <div><br></div> <div>그 웃음녀라는 사람은 주변에서 유명한 사람이다.</div> <div><br></div> <div>언뜻 보기에는 극히 평범한 젊은 여자로, 어디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긴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하지만, 그 정도 가지고서야 이상하다고 할 것도 못 되겠지.</div> <div><br></div> <div>다만 웃음녀가 이상한 점은, 그 이름대로 언제나 웃고 있다는 점이다.</div> <div><br></div> <div>[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고, 살짝 공기가 새는 것 같은 웃음소리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식으로 조금 습기찬 느낌의 독특한 웃음을 뿌리며, 입가에는 침을 흘리고 있다.</div> <div><br></div> <div>그렇기에 다들 "웃음녀" 라고 부른다.</div> <div><br></div> <div>계산하는 아줌마도 "웃음씨" 라고 부르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단지 그것 뿐이다.</div> <div><br></div> <div>정신이 나간 것 같기도 하지만, 웃음소리만 빼면 딱히 다른 사람한테 폐를 끼치는 것도 아니다.</div> <div><br></div> <div>다른 사람들도 별로 신경쓰질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저 기분 나쁜 것을 봤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무시하고 말지.</div> <div><br></div> <div>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오오무라는 꽤 취해있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조금 놀려보고 와야겠다.] 라고 말하더니, 웃음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도 취해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어찌되었든 그런 오오무라를 말리려 들지 않았으니까.</div> <div><br></div> <div>[이봐, 당신. 뭐가 그렇게 웃긴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무뚝뚝한 어조로 웃음녀에게 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웃음녀는 대답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고 웃을 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봐, 대답해보라고. 세상이 이렇게 불경기다 뭐다 하고 힘든데, 뭐가 그렇게 즐겁다고 웃어대는거야?]</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그렇게 말했다.</div> <div><br></div> <div>아마 그것까지는 나랑 온갖 헛소리 늘어놓던 게 취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향한 것이라 생각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역시나 웃음녀는 [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고 웃기만 할 뿐, 아무 대답이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런 문답을 당분간 계속하더니, 오오무라는 돌아왔다.</div> <div><br></div> <div>[뭐야, 저녀석. 재미없게... 야, 이제 가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바구니에 과자랑 안주를 담고, 술이 진열된 선반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곧바로 맥주를 담기 시작했지만, 나는 맥주는 질렸던터라 츄하이나 좀 살펴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갑자기 오오무라가 [우왓!] 하고 소리를 질렀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보니, 오오무라와 웃음녀가 바로 가까이에서 마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여자 입에서 오오무라 얼굴로 침이 날아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음 순간, 오오무라는 양손을 내밀어 웃음녀를 밀어 넘어트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웃음녀는 비틀비틀 넘어져,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div> <div><br></div> <div>그런데도 [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는 웃음은 멈추질 않았다.</div> <div><br></div> <div>다른 손님이나 점원들이 멀리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도 거북했기에, 적당히 츄하이를 고른 뒤 오오무라를 끌고 허둥지둥 계산을 마쳤다.</div> <div><br></div> <div>웃음녀에게 사과할까 싶기도 했지만, 사정도 잘 모르는데다 내가 사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싶어 그만뒀다.</div> <div><br></div> <div>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오무라에게 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네가 술을 고르고 있는 걸 멍하니 보고 있는데, 귓가에서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리더라고. 놀라도 돌아보니까 바로 눈앞에 그 여자 얼굴이 있지 뭐야.]</div> <div><br></div> <div>그게 기분 나빠서 냅다 밀쳐버렸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잘 보니까 저 녀석...] 하고 무언가 덧붙이려 했지만, 도중에 웅얼거리더니 끝까지 말을 들려주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방에 돌아오고 나서, 우리는 또 둘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오오무라는 조금 전 일로 기분이 나쁜 것인지, 대화가 자꾸 끊겨 둘 다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대화가 끊길 때면, 오오무라는 두리번두리번 여기저기 쳐다보곤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는 사이 [야, 뭐 게임이라도 좀 하자.] 라고 오오무라가 말을 꺼냈다.</div> <div><br></div> <div>이 사람이 게임을 하자니, 웬일인가 싶었지만, 진삼국무쌍 3을 꺼냈다.</div> <div><br></div> <div>둘 다 금세 게임이 푹 빠졌고, 오오무라도 평소처럼 멀쩡해 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는 사이 막차가 끊길 시간이 다가와, 오오무라는 돌아갔다.</div> <div><br></div> <div>그때 이미 나는 슈퍼에서 있었던 일 따위 까맣게 잊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다음날부터 오오무라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선, 아무데서나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 자체는 딱히 이상한 게 아니지만, 출근 도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하려해도, 가볍게 손만 들 뿐 이어폰을 빼려고는 하질 않는다.</div> <div><br></div> <div>가까이 가보면 엄청나게 큰 소리로 듣고 있는지, 음악 소리가 다 새어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금 기분 나빴지만, 그때는 딱히 아무 말 않고 지나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오오무라의 행동은 점점 심해졌다.</div> <div><br></div> <div>점심 때 같이 밥을 먹자고 하려해도, 오오무라는 허둥지둥 이어폰을 끼고 혼자 어디론가 가버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끝내 업무 중에까지 이어폰을 끼는 상황마저 오게됐다.</div> <div><br></div> <div>그쯤 되자 누가 봐도 이상한 모양새였기에, 오오무라보다 더 선배인 사람이 화를 내며 따져들었다.</div> <div><br></div> <div>그러고 나서는 업무 중에 음악을 듣는 일은 없어졌지만, 대신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것도 [시끄러워!] 라던가, [아아아아아아아!] 하고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주변에서 아무리 주의를 줘도 그만두려 하질 않았다.</div> <div><br></div> <div>다들 기분 나빠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더는 보기 힘들어서, 나는 퇴근하고 오오무라를 불러 이야기하기로 했다.</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나와 이야기하는 걸 꺼렸지만, [떠들썩한 곳에서라면 괜찮아.] 라고 말하기에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왔다.</div> <div><br></div> <div>패밀리 레스토랑은 적당히 혼잡해서, 고등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최근 좀 이상한데.] 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나 스스로도 알고 있어.] 라고 말한 뒤, 이야기를 털어놓았다.</div> <div><br></div> <div>슈퍼에서 있었던 사건 이후, 문득문득 [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는 웃음소리가 들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에는 희미하게 들릴까말까 해서 환청인가 싶었지만, 점차 등 뒤에서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으로 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주변에서 음악이나 말소리 같은 게 들려올 때는 안 들리지만, 잠시라도 조용해지면 곧바로 [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고 웃음소리가 들려온단다.</div> <div><br></div> <div>지금은 주변이 살짝 시끄러워도, 그것보다 크게 웃음소리가 들려올 정도라고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가장 괴로운 건 밤에 잠을 자려 할 때.</div> <div><br></div> <div>자려고 불을 끄면, 방 전체가 울리듯 웃음소리가 덮쳐온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오오무라는 털어놓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이걸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저 녀석이, 저 녀석이...!] 하고 울 것 같이 반복하기도 했다.</div> <div><br></div> <div>끝내는 [그 여자한테 저주받은거야.] 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 여자, 귀신이 틀림없어!] 라고 외치기까지 했다.</div> <div><br></div> <div>내가 가장 먼저 생각한 건, 오오무라가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웃음녀는 귀신도 아닐 뿐더러, 조금 이상한 여자일 뿐이다.</div> <div><br></div> <div>그 증거로, 그 날 이후로도 나는 웃음녀가 슈퍼에서 쇼핑하고 있는 걸 몇번이고 봤었다.</div> <div><br></div> <div>실존하는 인간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웃음소리가 독특하고 기분 나쁘기 때문에 기억에 남았다던가, 오오무라가 그 여자를 밀친 죄악감 같은 것 때문에 망상이 생겨난 것이라 여겼다.</div> <div><br></div> <div>애시당초에 슈퍼에 무슨 귀신이 나오겠는가.</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해줬지만, 오오무라는 전혀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주" 라던가 "귀신" 이라던가 하는 말만 반복할 뿐.</div> <div><br></div> <div>나는 점점 초조해져, [그럼 같이 슈퍼에 가보자고.] 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오오무라가 말하는 게 어처구니 없어 화도 났고, 상대가 실존하는 인간이라는 걸 확인하면 망상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었거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오오무라는 격렬히 싫어했지만, 나는 오오무라를 강제로 질질 끌듯 레스토랑을 나와 그 슈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도 오오무라는 중얼중얼거리며 잔뜩 쫄아있었다.</div> <div><br></div> <div>겨우 슈퍼 앞까지 도착했지만, 오오무라는 [역시 싫어...] 라고 말할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절대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div> <div><br></div> <div>어쩔 수 없이 나는 [가게 앞 주차장에서 들여다보기만 하자.] 라고 제안했다.</div> <div><br></div> <div>오오무라는 [돌아갈래.] 라고 떼를 썼지만, 나는 그의 어깨를 단단히 잡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유리 너머로 가게 안을 바라봐도, 웃음녀는 없었다.</div> <div><br></div> <div>언제나 웃음녀와 우연히 만나는 시간은 이쯤이니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 나의 착오였다.</div> <div><br></div> <div>큰일났다 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기서 웃음녀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오오무라는 쓸데없이 웃음녀가 귀신이라고 믿어버릴지도 모르니까.</div> <div><br></div> <div>조금만 더 기다리면 평소처럼 쇼핑하러 올지도 모른다고, 나는 그를 달랬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중, 오오무라가 두 귀를 막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들려어... 들린다고오오...] </div> <div><br></div> <div>마치 아이가 흐느껴 울 듯, 콧물까지 질질 흘리면서 말한다.</div> <div><br></div> <div>[역시 나는 저주받은 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그게 웃음녀의 저주 같은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왜냐하면 [이햣, 이햐, 이햐, 이햣.] 하는 웃음소리는 나한테도 들리고 있었으니까.</div> <div><br></div> <div>목만 옆으로 슬쩍 돌려보니, 나한테 어깨를 잡힌 오오무라 바로 뒤에 웃음녀가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오오무라가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게,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집중했다.</div> <div><br></div> <div>안 그래도 웃음녀를 두려워하는 오오무라가,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 웃음녀와 마주치면 분명 사달이 날 터였다.</div> <div><br></div> <div>굉장히 긴 시간 같은 찰나가 흐르고, 웃음녀는 슈퍼 반대 방향으로 웃으며 떠나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떠나갈 때, 웃음녀는 내 쪽을 쳐다봤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때까지 웃음녀를 멀리서 지켜본 적은 있었지만, 그렇게 가까이서, 바로 정면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div> <div><br></div> <div>입은 빙그레 열려 있는데,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사이 나를 향한 두 눈에는 힘이 가득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무섭다고 생각한 건 웃음녀의 입 그 자체였다.</div> <div><br></div> <div>침이 입술 구석에 고여 거품이 일어나고 있는 그 입에는, 이가 없엇다.</div> <div><br></div> <div>그 후, 나는 제멋대로 도망쳐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것도 모른채 벌벌 떨고 있는 오오무라를 억지로 버스에 실어 혼자 돌려보냈다.</div> <div><br></div> <div>이미 나에게는 오오무라의 망상 따위 알 바가 아니었다.</div> <div><br></div> <div>그저 내가 본 것이 너무나 기분 나쁘고 무서워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날 이후, 오오무라는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다들 [저 녀석, 연말인데 땡땡이나 치는건가?] 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하도 무단결근이 심해서,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로 이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중 지난주 금요일, 오오무라가 죽었다는 걸 알게된 것이다.</div> <div><br></div> <div>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오오무라도 알아차렸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나는 확실히 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웃음녀의 [이햣, 이햐, 이햐, 이햣.] 는 웃음소리가 아니다.</div> <div><br></div> <div>가까이서 자세히 들은 그것은...</div> <div><br></div> <div>[있다, 있다, 있다, 있다.] 라고 말하는 소리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47"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47</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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