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문득 마음내키는 대로 드라이브를 나섰다.</div> <div><br></div> <div>도중에 산길 같은 길이 있었는데, 거기로 접어들어 달리는 도중 엔진이 멎었다.</div> <div><br></div> <div>당황한 나머지, 나는 벼랑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고 보닛을 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름대로 정비 지식도 있고, 꾸준히 점검도 받아왔던 터다.</div> <div><br></div> <div>배터리 때문인가?</div> <div><br></div> <div>아니면 발전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연료 펌프나 벨트가 끊어졌나, 꼼꼼히 살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여기저기 점검해봐도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때, 갑자기 어딘가에서 [뭘 하는거야?] 라고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귀로 들린다기보다는, 머릿속에 직접 말하는 듯한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큰일났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두리번대고 있는데, 차를 세운 곳 옆에 있는 대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div> <div><br></div> <div>대나무 숲 안쪽에서 엄마와 작은 아이가 손을 잡고 이리로 걸어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반쯤 투명해서, 한눈에 봐도 사람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또 머릿속에 직접 목소리가 들려온다.</div> <div><br></div> <div>[뭘 하는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목소리였다.</div> <div><br></div> <div>어떻게 해야할까 당황한 나머지, 나는 그만 보닛 안을 비추고 있던 LED 라이트를 그쪽으로 비췄다.</div> <div><br></div> <div>젠토스의 500루멘짜리 고조도 라이트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귀신인 듯한 모자가 분명히 "우왁! 이게 뭐람!" 이라는 표정을 짓더니 슥 사라져버렸다.</div> <div><br></div> <div>보험회사에서 찾아오기까지 1시간 가량, 정말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나중에 정비소에 차를 맡겼지만, 아무 문제 없다는 결과가 돌아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귀신에게 강렬한 빛을 비추면 물러간다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38"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38</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