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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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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2160
    작성자 : VKRKO
    추천 : 28
    조회수 : 3190
    IP : 112.149.***.171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01/16 23:16:42
    http://todayhumor.com/?panic_92160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인형굽기
    <div>어느 여름날 이야기다.</div> <div><br></div> <div>그날은 이전부터 가려고 마음 먹었던 근처 신사를 찾았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나는 이상한 이야기를 듣거나, 이상한 걸 보는 걸 취미로 삼고 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날 역시 지인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따라 신사를 찾은 터였다.</div> <div><br></div> <div>지인의 말에 따르면 그 신사에는 대량의 인형이 안치되어 있다고 했다.</div> <div><br></div> <div>흔히 말하는 "인형신사" 라는 것이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리 유명한 신사가 아니라서, TV에 나온 적은 한번도 없었다.</div> <div><br></div> <div>근처라고는 해도 차로 한시간 반 거리다.</div> <div><br></div> <div>도중 산길로 들어서, 덜컹덜컹 흔들리는 차안에서 혼자 목적지를 생각하며 나아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신사에 도착해 차를 멈추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상당히 긴 계단이었다.</div> <div><br></div> <div>평소 운동부족 때문에 숨이 차올랐지만,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기묘한 고양감이 나를 사로잡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계단이 길면 길수록, 더 큰 즐거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계단으로 가려진 경치가 드러나고, 마침내 신사가 모습을 나타낸다.</div> <div><br></div> <div>훌륭한 기둥문을 지나, 눈앞에 건물이 나타난 순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귓가에 이상한 귀울림이 울려퍼졌다.</div> <div><br></div> <div>이런 기분은 난생 처음이었다.</div> <div><br></div> <div>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영감 같은 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감각은 진짜로 겁에 질리는 동시에, 반대로 의욕이 솟아오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div> <div><br></div> <div>무슨 의욕인지는 알 수 없지만.</div> <div><br></div> <div>재빨리 경내를 둘러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훌륭한 신사다.</div> <div><br></div> <div>상당히 넓고, 구조도 깔끔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역시나 거기에는 흔히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 인형</div> <div><br></div> <div>신사에 다 안치하지 못한 인형들은 마룻바닥에까지 깔려 있었다.</div> <div><br></div> <div>수많은 눈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찌르는 듯한 시선을 느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만큼 압권이었다.</div> <div><br></div> <div>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광경에 한동안 바라보고 싶었지만...</div> <div><br></div> <div>그럴 틈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면의 큰 건물, 아마 본전이겠지.</div> <div><br></div> <div>거기서 하카마를 입은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뛰쳐나왔다.</div> <div><br></div> <div>그리고는 홀로 근처 건물을 향해 달려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슨 일이 있는걸까?</div> <div><br></div> <div>경건하지 못한 일이지만, 내심 잘됐다고 중얼거렸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인형이 안치되어 있는, 남자가 뛰쳐나온 본전을 향해 달려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본전에서 또 사람이 둘 후닥닥 튀어나왔다.</div> <div><br></div> <div>그 중 한 사람을 잡아 무슨 일인지 물었다.</div> <div><br></div> <div>[바쁘니까 나중에 부탁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남자는 그렇게만 말하고, 또 후닥닥 인형들을 향해 사라져갔다.</div> <div><br></div> <div>도대체 무슨 일일까?</div> <div><br></div> <div>석연치 않은 얼굴로 잠시 서 있자니, 이번에는 본전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제대로 된 옷을 갖춰입은 신주 같은 사람이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인형을 치료하러 왔는가?]</div> <div><br></div> <div>나는 [아뇨, 그냥 참배하러 왔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다.</div> <div><br></div> <div>그러자 신주 같은 사람은 [그러면 돌아가시게. 안 좋은 말은 하지 않을테니.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 다시 오게나.] 라고, 조용히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슨 일 있습니까?]</div> <div><br></div> <div>과감하게 물어봤지만, 신주는 [관련되지 않는게 좋다네.] 라는 말만 남기고 본전으로 돌아갔다.</div> <div><br></div> <div>여기저기 이삿날처럼 소란스러운데, 왠지 나만 있어서는 안 될 곳에 덩그러니 놓여진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차피 인형이 도망갈 일도 없으리라.</div> <div><br></div> <div>여기서는 신주가 말하는대로 돌아갔다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 싶어 돌아설 때였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웅성대며 아까 세 사람에 더해, 두 사람이 더 나왔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관처럼 큰 상자를 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기묘한 일행은 본전 뒤로 사라졌다.</div> <div><br></div> <div>곧이어 신주도 나와 똑같이 본전 뒤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득 정신을 차리니, 나 역시 자연스레 본전으로 발걸음을 올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경고에 대한 공포심보다, 호기심이 더 컸던 탓이었다.</div> <div><br></div> <div>여기까지 오면 끝까지 가는 수 밖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본전 옆 길을 나아간다.</div> <div><br></div> <div>길은 나무가 무성해 어슴푸레하고, 이끼가 끼어있었다.</div> <div><br></div> <div>조금 나아가니 전방이 탁 트인 광장 같은 곳이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신주와 그 일행은 분주히 캠프파이어 장작 같은 걸 네모나게 쌓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한가운데에는 아까 그 관 같은 상자가 가장 튼튼해 보이는 나무토막 위에 놓여 있었다.</div> <div><br></div> <div>신주와 시선이 마주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혼이 날까 겁이 났지만, 딱히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작업에 계속 임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왠지 허락을 받은 느낌이 들어, 나는 나무그늘을 벗어나 광장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대와 불안에 안절부절 못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시야에 사람이 비쳤다.</div> <div><br></div> <div>신주도, 하카마를 입은 이도 아니다.</div> <div><br></div> <div>보통 할아버지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오른쪽 20m 정도 위치에 서서, 나처럼 신주와 그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실례합니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가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인형굽기라네.]</div> <div><br></div> <div>할아버지는 상냥하게 대답해주셨다.</div> <div><br></div> <div>[지금부터 인형을 구워 공양하는게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인형굽기... 입니까.]</div> <div><br></div> <div>따라오길 잘했다 싶었다.</div> <div><br></div> <div>재미있는 걸 볼 수 있을 듯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왜 이런 시기에?</div> <div><br></div> <div>나는 틀림없이 이런 건 연말에나 하는 것이라 여겼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오늘은 그저 여름날일뿐, 특별한 날도 아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주 보러 오십니까?]</div> <div><br></div> <div>할아버지에게 여쭸다.</div> <div><br></div> <div>[자주 있는 일도 아니란 말이야, 이게. 이런 시기에 하는 것도 드물고, 이렇게 큰 인형을 굽는 것도 처음이라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잠깐 뜸을 들이고, 할아버지는 입을 열었다.</div> <div><br></div> <div>[오늘은 특별하다네.]</div> <div><br></div> <div>한발 더 내딛어 보기로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특별하다니, 뭐가 말입니까?]</div> <div><br></div> <div>내 질문에,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표정이 흐려졌다.</div> <div><br></div> <div>잘못 물어봤나 싶었지만,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믿을 수 있는 이야기일지 모르겠네만...]</div> <div><br></div> <div>그런 이야기라면 당연히 대환영이다.</div> <div><br></div> <div>[실은 저 인형, 원래 본전 옆에 있는 창고에 엄중히 보관되던 것이라네. 하지만 오늘 이른 아침, 사흘만에 신주가 창고를 들여다봤는데 그 인형이 사라졌다지 뭔가. 신주랑 신사 사람들이 총출동해서 해가 중천에 뜰 무렵에야 겨우 찾아냈다네. 어디 있었을거 같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디에 있었습니까?]</div> <div><br></div> <div>[밝아질 때까지 아무도 깨닫지 못했어. 그것도 그럴게, 그 인형은 누가 올려둔 건지 본전 지붕 위에 있었으니 말일세. 신사 사람들도 다들 경악했다는구만. 인형이라고는 해도 마네킹 크기 아닌가. 성인 남성 크기의 마네킹을 높은 본전 지붕까지 올려놓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div> <div><br></div> <div>나는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장난치고는 손도 많이 갈 뿐더러, 저런데 올려놔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어찌 됐든 그걸 내리러 올라갔다네. 그런데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다가, 마네킹을 들었던 남자가 그만 미끄러져 마네킹이랑 함께 떨어졌다지 뭔가. 그 친구, 다리가 부러져서 바로 병원으로 실려갔다네. 계속 "인형이 물었어! 인형이 물었다고!" 라고 소리를 치더구만. 아무래도 위험하다 싶어 신주가 직접 나선걸세.]</div> <div><br></div> <div>[꽤 사정을 잘 아시네요.]</div> <div><br></div> <div>갑자기 믿기는 좀 그런 이야기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살짝 심술을 부려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매일 아침 여기를 산책하고 있거든. 마네킹을 내릴 때부터 계속 지켜봤다네.]</div> <div><br></div> <div>과연.</div> <div><br></div> <div>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이, 준비는 순조로이 진행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막 불을 붙이려는 듯 했다.</div> <div><br></div> <div>신주가 갑작스레 구령을 붙인다.</div> <div><br></div> <div>거기에 맞춰, 하카마를 입은 남자들도 일제히 주문 같은 걸 외우며 불을 들고 상자를 둘러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잘 보면 상자는 철사 같은 것으로 칭칭 감겨있었다.</div> <div><br></div> <div>첫번째 남자가 상자 네 귀퉁이에 있는 장작에 불을 붙인다.</div> <div><br></div> <div>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활활 타기 시작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뒤를 이어 두번째, 세번째, 끝내는 상자를 제외한 모든 장작에 불이 붙어, 격렬한 불기둥이 피어오른다.</div> <div><br></div> <div>50m는 족히 떨어져 있는 나에게까지 그 열기가 전해질 정도였다.</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신주가 한가운데 장작에 송진불을 던지듯 불을 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장작에는 나뭇잎이 끼어있어 흰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한가운데 상자 주변에서는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div> <div><br></div> <div>[우욱...!]</div> <div><br></div> <div>나는 무심코 코를 막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새인가,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짐승 냄새 같은 역한 냄새가 주변에 자욱했다.</div> <div><br></div> <div>신주와 그 일행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그 순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교오에에에에에! 캬아아아아아아아!]</div> <div><br></div> <div>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이 광장의 정적을 찢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와 동시에 상자가 덜컹덜컹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심한 이야기지만, 솔직히 나는 놀라 기겁할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도망칠까 싶었지만,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div> <div><br></div> <div>완전히 오금이 저린 듯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상자는 쾅쾅 안에서 소리를 내며 불길에 휩싸인다.</div> <div><br></div> <div>혹시 사람이 들어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div> <div><br></div> <div>처참한 광경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불은 활활 타오르는데, 상자는 덜컹덜컹 흔들리고, 신주와 그 일행은 소리를 높인다.</div> <div><br></div> <div>이윽고 비명은 말이 되었다.</div> <div><br></div> <div>[꺼내줘! 여기서 꺼내줘! 돌려줘, 돌려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말하고 있다...</div> <div><br></div> <div>설마 사람인가...?</div> <div><br></div> <div>아니, 그럴 리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애시당초에 저런 상황에서 사람이 말을 할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처음에는 "돌려줘" 인 줄 알았지만, 천천히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div> <div><br></div> <div>[돌려놔라, 돌려놔! 나를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에 돌려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상자는 여전히 덜컹덜컹 흔들리며 안에서는 쾅쾅 소리가 났다.</div> <div><br></div> <div>[너는 사람이 아니다!]</div> <div><br></div> <div>신주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너는 인형이다! 인형이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라!]</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하고는, 신주는 다시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아니야! 나는 사람이다! 돌려보내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상자는 더욱 흔들려, 불에 탄 구석 뚜껑이 내려앉았다.</div> <div><br></div> <div>아니, 거기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고 해야할까.</div> <div><br></div> <div>거기서 새까맣게 탄 손이 나와 미친 듯 흔들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갑자기 불이 약해졌다.</div> <div><br></div> <div>나는 혹시 불이 꺼지는 게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 났다.</div> <div><br></div> <div>신주는 뒤를 돌아보더니, 놓여있던 통을 들고 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통 안에는 물 같은 액체가 있었지만, 곧바로 술이라는 걸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짐승냄새 사이로 술 냄새가 감돌고 있었으니까.</div> <div><br></div> <div>신주는 술통을 들고 불로 다가가기 시작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리 알코올이라지만, 물이 잔뜩 섞인 술이다.</div> <div><br></div> <div>타오르기 어려울 뿐더러, 저렇게 끼얹으면 불이 꺼져버릴텐데...</div> <div><br></div> <div>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술을 끼얹어 불은 놀랍도록 타올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갸아아아아악! 이기기기기기기기기긱! 네노오오오옴! 아내와 아이를 만나게 해다오! 돌려보내라! 나를 돌려보내!]</div> <div><br></div> <div>[너는 사람이 아니다! 인형이다! 너는 너에게 돌아간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하고, 신주는 품에서 손거울을 꺼내 상자로 던져넣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하카마를 입은 남자들이 장작을 가운데로 넘어트리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신주는 통을 들고, 남은 술을 모두 상자에 퍼부었다.</div> <div><br></div> <div>불길은 지금까지 이상으로 맹렬하게 타올라, 거대한 불기둥이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갸아아아아악!]</div> <div><br></div> <div>그것이 마지막이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는 큰소리를 지르는 것도, 상자가 흔들리는 일도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리니 나는 땀투성이였다.</div> <div><br></div> <div>신주와 그 일행은 불이 잦아들 때까지 계속 주문을 외웠다.</div> <div><br></div> <div>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스스로도 부정하고 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확실히 어제까지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div> <div><br></div> <div>일상에서 그저 한걸음 내딛었을 뿐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것 뿐인데, 세상은 그 색을 달리 하고 있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 신주가 내게 다가왔다.</div> <div><br></div> <div>나는 딱히 몸가짐을 정돈하는 것도 없이 신주의 이야기를 들었다.</div> <div><br></div> <div>[일단 불제는 드려줄테니 따라오시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신주를 따라 본전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는 신주와 앞에서 걸으며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무래도 구면인 듯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본전에서 나와 할아버지는 간단한 불제를 받았다.</div> <div><br></div> <div>그 후, 망연자실이라고 해야할까, 정신이 빠져있는 상태였던 나에게 신주는 자세한 사정을 이야기해주었다.</div> <div><br></div> <div>[그 인형은 말이야... 오랫동안 사람으로 살아왔다네. 그 마네킹을 가져온 할머니가 말하길, 자기 딸이 소중히 간직했던 것이라더군. 딸과 손자는 사고로 죽어버렸는데, 그 마네킹만은 상처가 없었다는게야. 할머니는 유품이지만 기분이 나빠 우리 신사에 맡긴거고. 사고를 당했을 때도 차에 싣고 있었을 정도니, 분명 상당히 소중히 다뤄왔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아무 말 않고 이야기를 들었다.</div> <div><br></div> <div>[너무 감정을 이입하면, 점차 사람은 그 인형이 살아있는 존재라고 착각하고 만다네.]</div> <div><br></div> <div>그 다음 들은 말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인형도 마찬가지야. 너무 소중하게 대해버리면, 스스로가 사람이라고 착각해버리는게지. 왜냐하면 그들도 살아있으니까 말이야...]</div> <div><br></div> <div>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듯,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어느 여름 있었던 일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37"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37</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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