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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1409
    작성자 : 호스
    추천 : 10
    조회수 : 1673
    IP : 121.166.***.11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11/04 13:46:19
    http://todayhumor.com/?panic_91409 모바일
    [픽션] 군대에서 있었던일
    옵션
    • 창작글
    (이 글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은 허구이며, 시간, 장소, 지명등은 실제와 관계가 없습니다.)





    웹서핑을 하는 도중 신문기사를 봤다

    도 넘은 헬리콥터맘.."우리 아들 삽질 그만 시켜요"


    헬리콥터맘들은 유치원 선생님에게 아이들 소식을 전달 받듯이 군 간부들에게 입대한 자녀의 생활상을 보고받고 있다. 자녀의 인생은 엄마의 것일까? 그 답은 엄마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군내의 생활을 밴드로부터 보고받는것을 부정적으로 그려낸 기사였다.



    나는 저 기사를 보고 내가 군대에 있을때의 일이 떠올랐다



    저런게 그때도 있었다면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군 내 체력검정에 떨어져본 경험이 있던 나는, 이번에는 절대로 휴가를 짤리지 않겠다며 

    일과 후 어둑어둑해질때쯤 당직사관에게 야광밴드를 차고 구보허락을 받고 부대 근처를 뛰고 있었다

    한참을 뛰는데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보니 번호 287 우리 부대용 닷지 차량이었다.

    부대에서 꽤 떨어진 곳에 왜 멈춰있나 가까이 가보니 운전석엔 아무도 없고 뒷칸에서 욕하는 소리만 나고 있었다

    "야 씨발 좆됐다 아 미치겠네"

    "하.. 이 븅신새끼는 진짜"

    내가 아는 목소리였다 최00 상병 애들 굴리고 괴롭히는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놈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사람은 김00 하사 말리는척은 하지만 괴롭히는걸 누구보다 재미있어하는 놈이었다

    내가 무슨일인가 가까이 가자 그제서야 알아챈 김00 하사는 욕을 하며 나보고 꺼지라고 하였다

    그순간에 나는 이미 보았다. 시체와 같이 핏기 하나 없는 새하얀 손 우울해보이는 얼굴 이00 일병이 쓰러져 있는걸

    이00 일병은 관심병사였다. 집안사정에 문제가 있다고만 기억을 했지 정확히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알아보지도 않았다.

    이00일병은 항상 둔했다. 아침 도수체조도 일병이 되고서도 틀리고 장비점검 절차도 외우질 못해서 혼나기를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00 일병이 진짜로 찍히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다. 우리 부대는 일병부터는 일을 제대로 못하면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하였다. 이00 일병이 그 일을 페이스북으로 얘기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며칠 뒤 감찰실에서 폭언폭설한 사람들을 소환했다.

    이00 일병이 앞장서서 누가 어떻게 나에게 폭언을 하였는지 한명한명 얘기하였고, 그 이후에 타부대 전속을 하기로 예정되었다.

    처벌수위를 정하는건 이주정도 계속됬고, 부대장이 뭐 어떻게 잘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낮은 처벌을 받았다

    영창에 갈거라며 불안에 떨던 애들은 모두 휴가 이틀, 삼일정도의 처벌을 받았고 가장 앞장서서 욕을 한 최00 상병은 휴가 5일을 짤렸다.

    그리고 이00 일병은 스포츠관리병이라는 군 내 헬스장 관리 보직을 받기로 되어있었지만

    계속 미뤄지다 그 자리는 중령의 아들이 가게 되고 이00 일병은 우리 부대에 계속 남아있게 되었다

    그게 확정된 날 점호끝나고 최00 상병은 이00 일병의 자리로 가서 한마디 말을 했다

    "니 군생활은 내가 최선을 다해 좆되게 만들어 줄게"

    그리고 모든 후임에게 이00 일병에게 욕을 하도록 시켰다. 심지어 이제 갓 부대에 들어온 이병에게도

    이00 일병에게 욕을 하고 침을 뱉게 시켰다. 이00 일병의 관물함에 샴푸와 치약을 짜놓고 옷을 개놓은 곳에는

    흙과 벌레를 퍼서 뿌려놨다. 배식할때 이00 일병에게는 맛있는 반찬을 주지 못하도록 제한했으며 잘때 얼굴에 물을 뿌리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도를 넘었었지만 이미 부대 내의 분위기는 이00 일병에게 최악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폭언 폭설을 하던 상병장들은 모두 부대 내를 주름잡는 실세들이었고, 간부들과도 친분이 있었다.

    상병장과 친분이 없던 간부들도 부대사람들을 배신한 '배신자' 이00일병을 싫어하였다.

    간부들의 묵인 하에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차갑게 식어있는 이00 일병을 발견하였다

    사인은 호흡곤란이었다. 군대에서 천식이 생겼다는 이00 일병의 말을 거짓말로 생각하고

    최00 상병은 담배 다섯개비를 꺼내 한번에 끝까지 피면 이제 안괴롭힌다고 유혹을 하였다

    단 한번 빨아들인것만으로 이00 일병은 속에 있는 모든걸 쏟아낼듯 끊임없이 기침을 했고

    엄살이라고 생각한 최00 상병이 방치한 사이에 이00 일병은 차갑게 굳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이00 일병은 죽고 만것이다.

    나는 재빨리 올라가 숨을 쉬는지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해보았지만 이미 몸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곧 당직사관이 왔다. 김00 하사가 보고를 한 것이었다.

    새파랗게 질린 당직사관이 와서 차갑게 굳어있는 이00 일병을 보았다

    그리고는 굳은얼굴로 핸드폰으로 부대장에게 보고를 했고 부대장은 삼십분만에 도착했다

    그 사이에 이00 일병의 몸에서 악취와 함께 여러 분비물이 나왔다 모두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부대장은 주변에 서있는 당직사관, 김00 하사, 나, 최00 상병,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00 일병을 차례로 보고는

    한참을 생각하다 한마디 말을 하였다.

    "덮자"

    그러자 차갑게 굳어있던 모두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다

    모두는 어떤방식으로 죽었다고 할지 열띤 토론을 벌였고 자살로 마무리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원래도 호흡곤란으로 죽었으니 밧줄로 목을 매는게 좋겠다 이00 일병의 군화끈을 빼서 목에 걸어 상처를 내자

    사인은 점점 구체적으로 만들어졌고 

    모든 사후처리가 끝나고서는 부대장이 조용히 대대장에게 보고하였고 어떻게 말을 했는지 아니면 진짜 속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시결과 자살로 판명되었다.  

    이00 일병이 관심병사가 된 이유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살게 된 것이었고

    아버지 마저도 군입대 얼마후에 가출하여 실종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군내, 군외 모두 이00 일병의 자살사건에 관심있는 사람은 없었고,

    부대 내의 대부분은 죽은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뭐라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 조용히 전역하였다

    사실 나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이00일병이 작성한 유서를 봤다

    그 전부터 죽을 생각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00 일병이 괴롭힘 당했다는건 부대내의 사람밖에 모른다

    이런 일상들이 모두에게 공개되었다면 저렇게 덮을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마마보이가 되는것이 죽는것보단 나을것이다






     

    유서의 내용엔 최00상병에 대한 욕과

    의아하게도 내 욕도 적혀져 있었다

    '이00 병장. 폭언폭설 찌른거 너인거 다알고있어 개같은년아'



    (이 글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은 허구이며, 시간, 장소, 지명등은 실제와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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