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본문의 표현에서 다소 혐오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몇몇 비속어들이 금지어에 걸려 특수문자로 필터링 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 <hr></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내 경험담 좀 들어보겠어?"</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어두운 골목길, 가로등이 허름한 벽돌 담을 비췄다. </font><font face="맑은 고딕" size="2">A는 오늘의 희생양 B를 앞에 두고 환하게 웃었다. </fon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5;">겁에 질려 벌벌 떠는 꼴을 보아하니 여차하면 소리라도 지를 기세였기에 A는 손에 든 칼을 들었다 놨다하며 건들거리는 모습으로 경고했다.</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 경고하는데 내가 참을성이 좀 없어서 말이야. 소리라도 질렀다간 그대로 꽥. 인줄 알으라고?"</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는 꼼짝없이 얼은채로 고개만 두어번 끄덕일 뿐이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좋아. 좋아... 아, 그리고 어차피 의견을 물어볼건 아니었어. 그냥 들어."</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A는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내가 초등학교 시절 말이야. 인터넷에 싸이코패스 테스트란게 유행했었다고?"</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A는 천천히 B쪽으로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물론 나도 해봤지. 그런데 완전 아닌걸로 나오더라고. 난 조금 실망했지. 왜냐하면 그 때는 싸이코패스란게 존나 멋져보이고 그랬거든? 뭐 어릴때야 별게 다 멋져보이고 그러잖아. 막 존나 무감정하게 칼 휙휙 휘두르고 응?"</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A가 자신의 손에 쥔 칼을 휙휙 휘두르며 B의 옆을 스윽 지나가자 B는 크게 두어걸음 물러서더니 부자연스럽게 떨기 시작했다. A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쫄기는. '아직' 찌를 생각은 없으니까 그렇게 부들부들 떨지 말라고. 어쨌든간에 그렇게 실망해서 길을 걷고있는데 말이야. 강아지 새끼가 한마리 나를 졸졸 쫓아오더라 말이야. 근데 시발, 기분도 꿀꿀한데 그 개○끼가 자꾸 내 다리에 앵기더라? 그래서 발로 한대 쎄게 걷어차줬지. 그랬더니 이 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날 물더라고. 당연히 졸라 빡쳤지. 안그러겠냐?"</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는 응답하지 않았다. A는 말을 이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내가 살던 집 근처에 공사장이 하나 있었거든. 그 개</fon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9.5px;">○</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끼 뒷덜미를 잡고 폐수 담아둔 드럼통에 집어 쳐넣었어. 고개를 내밀때마다 근처에 굴러다니던 쇠파이프로 꾹꾹 눌러줬지. 결국 그 좆만한게 꼬르륵 가라앉았거든? 기분이 좋았어. 개</fon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9.5px;">○</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끼 주제에 감히 개기긴 왜 개겨?."</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의 얼굴이 조금 괴기하게 뒤틀렸다. A가 말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 요상한 얼굴은 뭐냐? 내가 미친새끼같냐? 사실 맞아. 낄낄. 어쨌든 그때! 바로 내가 미쳤다는걸 알았단 말이지. 거 나중에 알아보니 싸이코패스 테스트도 알고보니 별로 신용도가 없는거더라. 나름 공부도 꽤 했던 놈이라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똑같은 개</fon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9.5px;">○</span><font face="맑은 고딕" size="2">끼부터 시작해서 길거리 고양이같은걸 수없이 잡아죽였지. 하루는 길거리 똥개를 하나 잡아서 안에를 좀 갈라보려 하다가 부모님한테 들켰지 뭐냐? 주먹으로 존나 쳐맞았어. 아직 안갈랐어서 다행이지, 갈랐으면 골프채로 쳐맞았을걸?"</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A가 칼을 휙휙돌리며 B에게 다가갔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때부터 좀 더 꽁꽁 숨겼지. 덕분에 그때 이후로는 누구한테도 들키지 않았어. 어쨌든 뭐그러다가 슬슬 그놈들 잡아죽이는게 질릴때 쯤 사람을 잡아보자 생각을 한거야. 일곱달 전인가? 처음 딱 여기서 한 놈을 잡아죽였는데, 딱 눈이 마주치자마자 아이고 제발 살려주십쇼. 하고 싹싹 빌더라고. 역시 개 고양이 같은놈이 아니라 그런가 딱 손에 칼든놈이 있으니 알아보더라? 뭐, 물론 죽였지만."</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A와 B 사이의 거리는 이제 3미터.</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근데 말이야. 사람을 죽이면 죽일수록 그것도 질리더라고. 몇달동안은 거세게 반항하는놈, 소리지르는 놈, 바닥에 엎드려 비는 놈, 뭐 별별걸 다 봤는데 처음엔 이놈은 어떻게 나올까. 그러면 어떻게 죽일까 하는것도 재밌었는데. 사람이 말이야, 점점 무감정해지더라고. 그냥 결국엔 목에다가 푹푹 끝. 게임하는 것처럼 되더라고."</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이제는 2미터.</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래서 이렇게 스토리 텔링을 만들어 봤다 이 말씀. 어때? 좀 죽여주냐? 사실 이런건 처음인데, 그냥 죽이는건 이젠 재미없으니까. 새로운 컨텐츠라도 넣어보면 어떨까 했지. 질려서 무감정해진다는게, 내가 그냥 살인기계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 나는 어디까지나 '쾌락' 살인마 이고 싶단 말이지. 그러니까..."</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동감이에요."</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침묵을 고수하던 B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B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덜덜 떨던 모습, 괴기하게 뒤틀린 모습 따윈 전혀 보이지 않았다. </font><span style="font-family:'맑은 고딕';font-size:small;line-height:1.5;">B가 성큼 다가섰다. A는 당황하여 칼을 휘둘렀지만 B는 슬쩍 상체를 젖히는 것만으로 피해내고 지금껏 뒤에 숨겨온 칼을 A의 배 한복판에 깊게 찔러넣었다. A가 빈 숨을 토해냈다. 잠시간의 정적을 A의 손아귀를 떠난 칼이 돌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메웠다.</span></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저도 어서 당신처럼 풍부한 감정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네요. 연기하는건 힘들거든요."</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는 얼굴 근육을 이리저리 꿈틀거렸다. 그 모습이 마치 억지로 웃으려 노력하는 듯 보였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흐힉..? 하히..? 이게 아닌데... 아! 하하하하하."</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는 괴상한 소리를 내다 웃음을 뱉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높음도, 낮음도 없이 그저 평탄하게 이어질 뿐이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웃음 이라는 거에요. 열심히 연습했는데 어떠신가요?"</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의 물음에도 A는 생전 처음 겪어보는 고통에 꺼억꺼억 숨을 내쉬며 바닥을 뒹굴 뿐 이었다.. B는 A를 잠시 지긋히 보더니 쓰러져 있는 A의 배에 꽂혀있는 칼을 밟아 찍어눌렀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 당신 이야기는 잘 들었어요. 저도 당신 이야기 속의 그 강아지들 처럼 당신의 배를 갈라보면 기분이 좋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궁금하네요."</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B가 마침내 미소를 완성했다. 하얗게 빛나는 그 미소는 너무나도 완전했다. </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