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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169
    작성자 : Wit-Dori
    추천 : 14
    조회수 : 2533
    IP : 124.80.***.133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6/08/21 12:05:25
    http://todayhumor.com/?panic_90169 모바일
    [단편] 허락받지 못한 곳
    옵션
    • 창작글
    <div style="text-align:left;"><img class="chimg_photo" style="width:268px;height:164px;" alt="numerous-bubbles-in--the-deep--water.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8/1471742074bcf7a01e68f7402c8c7599c619f5a485__mn719979__w1024__h640__f128816__Ym201608.jpg" filesize="128816"></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strong>허락받지 못한 곳</strong><br><br>『2016년,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전 지구적 지각변동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br>그중 가장 큰 변화는 태평양 지대에 있었는데, 태평양판이 침강하면서, 환패평양 지대에 있던 모든 섬과, 육지들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된 것이었다.<br><br>자연은 인간들의 세계 지도를 완벽하게 뒤바꿨으며, 그에 따른 대가는 수억 명의 사람들의 목숨이었다.<br><br>특히, 15000m 깊이의 해구로 변해 문명을 잠식시킨, 일본열도가 그 참혹함을 증명해주었다.<br><br>이 자연의 심판은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유대감이란 속성을 자극시켰다.<br>덕분에 모든 국가들은 정치, 경제, 군사 등의 이해관계를 극복할 수 있었으며, 단 6년 만에 다시 세계를 재건시킬 수 있었다.<br><br>그로부터 2년후, 문명은 다시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br><br>그에 따라 인류의 관심은 당연히 그 엄청난 깊이의 '심해'로 쏠렸고, 지구 내에 있는 또 다른 '우주'인 그곳으로 인류는 과학의 발걸음을 옮겼다.<br> <br> <br> <br> <br> <br>심해는 지구의 속살이라는 상징을 가진 만큼, 그 끝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br><br>허나, 인류의 지식의 시냅스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과학은 그보다 훨씬 더 깊었다.<br>인류는 마침내 저 심해 밑바닥에서의 파괴적인 수압을 이겨 낼 수 있는 초강도의 합금을 만들어 낸 것이다.<br><br>그 이후의 단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br> <br>바다 한 가운데에 정거장을 건설하고, 그 아래를 이어 1000m마다 연구기지를 건설하는, 그 과정은 흡사 식물이 땅속에 뿌리를 내리는 그 과정과 비슷했다.<br> <br>인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아무도 도달하지 못 한 그곳으로 빠르게 내려갔고, 마침내 그 호기심의 뿌리가 심연의 바닥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br> <br> <br> <br> <br> <br>-탐사 1일째-<br> <br> <br>"안녕하세요, 이번 탐사를 같이 하게 된 '이우혁'이라고 합니다."<br> <br>"아, 네 전 '주연'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한 달간 잘 부탁드립니다."<br><br> <br> <br>넵튠(Neptune) 프로젝트.<br>바다의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을 1000m마다 나누어, 각각의 구간에서 그 환경을 연구하는 인류의 도전적인 탐사 프로젝트.<br> <br>난 이 탐사 계획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 프로젝트의 본질과 가장 들어맞는 역할을 부여받았다.<br> <br>나의 임무는 수심 15200m, 15번째 플랫폼에서의 해저 연구였다.<br> <br>한 마디로, 지구상 가장 깊은 바다의 끝에서, 생태계, 화학 조성, 지질 활동 등을 관찰하는 선두의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br><br>인류 최초로 그 심해의 밑바닥에 도달한다는 것의 의미는, 내가 이 15번째 플랫폼에 자원하도록 만든 가장 주된 요인이었다.<br> <br> <br><br>해상 정거장에서 심해의 바닥까지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 시간들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br> <br>한 플랫폼씩 내려갈 때마다 완벽하게 달라지는 바깥의 풍경이, 그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중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한 것은 흰수염고래였다.<br><br>TV나 책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본다는 것은, 무언의 이질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br>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며 천천히 플랫폼 주위를 항해하는 그것의 모습은, 분명히 내가 알던 그것의 모습과 같았지만, 그 웅장함은 어떤 다른 매체에서의 그림자와도 비교가 안되었다.<br><br> <br> <br> <br> <br>생명체는 12000m를 선으로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후론 지독한 고요와 암흑만이 이어졌다.<br> <br>사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 심해의 밑바닥은 다른 용어로 불릴 필요가 있다. <br>왜냐하면, 이곳의 풍경은 윗세상의 그것과는 완벽하게 다르기 때문이다.<br><br>바닥엔 지구와 나이를 같이 할 정도의 암석들뿐이며, 빛은 단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br>또한, 그 지독한 어둠 때문에 이미 물은 원래의 푸른 색을 잃고, 기분 나쁜 검은색 만을 발하고 있다.<br><br>이런 풍경들을 종합해보면, '심연'이라는 단어가 이곳에 가장 잘 어울린다.<br> <br>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공허한 심연.  <br> <br> <br> <br> <br> <br>"이 교수님, 보급품은 6일 후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연구 작업은 미리 계획한 대로, 내일부터 진행하고요."<br><br>나의 이 사무적인 말투에, 그가 인간적인 말투로 답했다.<br> <br>"그렇군요. 내일부터 바쁜 하루하루가 이어지겠어요."<br> <br>난 그 불필요한 말에 따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br>한데, 그는 계속해서 그 삐죽 튀어나온 입을 움직여댔다.<br> <br>"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신념에 맞는 행동을 하는 법이죠. 그래서 그런데, 주연씨는 무슨 뜻을 가지고 이번 임무에 지원하게 되었나요?"<br><br>그 질문엔 왠지 모르게 답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br> <br>"인류 최초로 심해의 끝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번 뿐이라서요."<br> <br>그러자 그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입모양이 과장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br> <br>"아~그렇군요! '최초'라는 단어는 항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죠. 주연씨는 '최초'의 인간의 발자취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br> <br>(음...?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br> <br>"네...?"<br> <br>"아, 너무 깊게 생각 안 하셔도 돼요. 그냥 제가 연구하고 있는 이론을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인류의 기원과 심해 사이의 연관성이란 이론이요." <br> <br>(학자라는 사람들은 전부 다 지식의 괴시욕이란 것을 가지고 있나?)<br><br>그의 이론은 마치 빛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한다고 외쳐대는 미련한 과학자들의 그것 만큼이나 터무니없었지만, 난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그에게 답했다.<br> <br>"흥미로운 이론이네요."<br> <br>나의 이 영혼 없는 대답과 달리, 그의 말은 활기가 넘쳐흘렀다.<br> <br>"네, 무척 흥미로운 이론이죠. 인간이라는 종이 이 아무것도 없는 심해의 밑바닥에서 그 삶을 시작했다니. 아무튼간에 전 반드시 이 이론을 증명해 낼 겁니다!!!"<br> <br>똑똑한 사람이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그보다 위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순간 머릿속에 떠올랐다.<br> <br>(에휴...피곤한 사람을 만났네...)<br><br>이런 심연 속에서도 악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한숨이 절로 나올 뿐이었다.<br> <br> <br> <br> <br> <br>-탐사 2일째-<br> <br> <br>"제가 화학 성분 조사를 할테니, 교수님께서는 지질 조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br> <br>"그거야 쉽죠, 제 전공이니까." <br> <br>난 이 사람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br>활기가 넘치는 건 좋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 <br>'학자라는 사람이 어쩜 이렇게 경박스러울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정신 활동의 에너지를 그런 곳에 쓰는 것마저 아까워,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br>난 컨트롤 룸에 가, 해수 흡입 장치를 가동시켰다.<br> <br>이어서 둔탁한 것이 수중에서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br>그 소리에 맞추어 계기판의 게이지가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했고, 약 3분 정도 지나자 막대가 모두 초록색으로 차올랐다.<br><br>난 장치를 락다운시키고, 그대로 연구실로 향했다.<br> <br> <br> <br>연구실에 들어가자, 마치 해변의 파도처럼 요동치는 심해수가 눈에 들어왔다.<br> <br>(와아..진짜 투명하네...)<br> <br>마치 유리처럼 투명한 그 물은, 출렁거림이 없다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맑았다.<br> <br>바깥에 보이는 모든 검은 물들이 사실은 이런 순수한 색을 띠고 있었다는 사실에 한동안 놀라워 했지만, 난 이내 다시 연구에 집중했다.<br> <br><br><br>심해수의 표본 150ml를 뽑아, 성분 분석기에서 그 데이터를 산출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영어와 숫자로 이루어진 그 복잡한 데이터를 막힘없이 읽어내려가던, 나의 눈이 마지막 수치에서 멈춰섰다.<br> <br><br>[ 순도 100% 그 어떤 다른 분자도 존재하지 않음. ]<br><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음...뭐..뭐지..?)</div> <div style="text-align:left;"><br>바닷물은 물과 여러 성분들이 섞여 있는 생명의 수프와 같다.<br>즉, 그 안에는 반드시 이온이나 박테리아 같은 것들이 들어있어야 한단 말이다.<br> <br>그런데, 지금 내 눈 앞의 결과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br> <br>물 속에는 그 어떤 다른 성분도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순수한 물 그 자체만 있을 뿐이다.<br> <br>그러다 순간, 어떤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br> <br> <br>[ 이곳은 인류가 한 번도 오지 못 했던 미지의 장소이고, 그렇다면 상식을 벗어난 일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br> <br> <br>이런 생각이 들자, 방금 전까지의 의구심이 사라지며, 놀라움 만이 머릿속에 남게 되었다.<br>그 놀라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그 형태를 바꾸었다.<br> <br>(이토록 완벽하게 순수한 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br> <br>인류의 기술은 이제 자연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었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br> <br>그것은 인간이라는 오만한 종의, 헛된 망상이었던 것이다.<br> <br> <br> <br> <br> <br>"이 교수님, 지질 조사는 전부 끝마치셨습니까?"<br> <br>"네, 방금 전에 끝냈습니다. 그저 전부 다 화강암뿐이더라고요."<br> <br>"아, 네~"<br> <br>오늘의 계획을 다 실행했지만, 예상외로 시간은 꽤 많이 남아있었다. <br> <br>이 교수는 그 이상한 이론을 연구하러 자신의 방에 갔고, 나도 내 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br>모든 일을 마친 뒤에 이어지는, 승리의 휴식 만큼 달콤한 건 이 세상에 없다.<br><br>"아, 편하다~"<br><br>그렇게 서서히 감겨 오는 눈과 함께, 난 내 무의식의 세계로 하염없이 떨어져만 갔다.<br> <br> <br> <br>얼마나 잤을까, 무엇인가가 소용돌이치는 소리에 난 눈을 떴다. <br><br>서서히 밝아지는 나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내 방의 창문, 아니 그 밖의 풍경이었다.<br> <br>"뭐..뭐야 이게??!!!"<br> <br>심연에 어울리지 않는, 새하얀 색채가 창문 너머에서 너울처럼 일렁이고 있었다.<br><br>난 방을 급히 나오며, 이 교수를 불렀다.<br><br>"이 교수님! 큰일났습니다, 지금 밖에서..."<br> <br>그는 마치 나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br> <br>"지금 우리의 지식으론 설명하기 힘든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할 일은 그저 저것을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뿐입니다."<br> <br>그런 그의 말은 그 침착함 때문인지 몰라도, 이상하리 만큼 납득이 갔다.<br> <br>그의 말에 따라, 난 전경이 제일 잘 보이는 컨트롤 룸에 가, 그 이상한 현상을 기록에 남기기 시작했다.<br> <br> <br> <br><기록-심연의 안개><br> <br>1. 안개처럼 보이는 하얀 색채는, 스스로 발광하는 어떤 입자의 성질에 의한 것으로 파악됨.<br>2. 발광하는 입자의 크기는 상당히 미세할 것으로 예상됨.<br>3. 온도를 측정해 보았지만, 심해수의 온도와 그 어떤 차이도 보이지 않음, 대류 현상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아닌 듯함.<br>4. 약 6시간 동안 지속되던 안개는, 6시간을 분기점으로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함.<br>5. 안개가 걷힌 뒤, 이상한...물체가 관측됨...<br> <br> <br> <br> <br> <br>-탐사 3일째-<br><br> <br>"아니 어떻게..."<br> <br>"어쩌면...어쩌면 인류의 기원을 더 빨리 찾아 낼 수도 있겠군요!!!"<br><br>믿을 수가 없다. 안개가 걷히자 그 자리에 갑자기 생명체가 나타난 것이다.<br>발광하는 입자들의 흐름이 지나가고, 그 자취에서 생명이 탄생한다니...상식선에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br> <br>그 생명체들의 모습 또한 이곳 환경에 어울리지 않게 기괴했다. <br> <br>심연의 바닥, 그 날카로운 암석들 위로, 알 수 없는 해초 같은 것들이 바람에 흩날리듯 천천히 일렁이고 있었다.<br>회색빛의 그 해초는 마치 지상의 꽃과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br></div> <div style="text-align:left;">회색빛 줄기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칼날 같은 그 잎들, 무희를 연상시키는 그 칼의 춤에 내 머리는 하얗게 멈춰버렸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 <br>그러나 내게 더한 충격, 아니 공포를 불러일으킨 것은 따로 있었다.<br> <br>심연의 나무...<br> <br>회색빛의 앙상한 나무들이 그 단단한 암석들의 깊숙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br>그 나무들은 잎이 하나도 없었고, 몸통엔 군데군데 어두운 구멍이 나있었으며, 굵은 다섯개의 가지는 절규하는 사람의 손짓을 연상시켰다. <br> <br>그 기괴한 숲의 모습에 난 할 말을 잃었지만, 그는 그렇지 않은 듯하였다.<br> <br>"굉장해!!! 한 순간에 이런 복잡한 숲을 만들어 내다니, 역시 인류는 그 '생명의 안개'로부터 탄생한거야!!!"<br> <br>(지금 이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br> <br>순간, 교수라는 직업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그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br>이윽고 그런 그의 모습에,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br> <br>"제발 그 헛소리 좀 그만하세요!!! 우리는 심해의 밑바닥을 조사하러 온거지, 당신의 그 말도 안되는 이론을 증명하러 온 게 아니란 말입니다!!!"<br><br>그러자 그가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내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br> <br>"아, 죄송합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만..."<br> <br> <br> <br>우리는 모두 정신을 차리고, 그 미지의 숲을 관찰할 준비를 하였다.<br> <br>그 기괴한 숲은 다시 보아도, 패닉을 불러일으킬 만큼 공포스러웠다.<br> <br>난 애써 감정을 추스리며, '심연의 안개'를 기록한 그 일지에 이어서 '심연의 숲'이라는 일지를 작성해 나갔다.<br> <br> <br> <br><기록-심연의 숲><br> <br>1. 빛을 따로 비추지 않아도 관측되는 것으로 보아, 이것들 또한 발광하는 성질을 가진 것으로 추정됨. <br>2. 저 식물들은 광합성이 아닌, 일종의 화학 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추정됨.<br>3. 회색빛의 나무들은 모두 화강암 아래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 지질 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지 않나 추측해봄.<br>4. 회색 꽃의 칼날 잎은 총 6개로, 전체적인 모습은 정육각형의 형태를 띠고 있음.<br>5. 나무의 가지는 몸통의 60% 정도로 매우 굵으며, 간헐적으로 떨리기도 함.<br> <br> <br> <br> <br> <br>-탐사 4일째-<br> <br> <br>"뭐..뭐야, 설마 또...?"<br> <br>"이번엔 저 안개로부터 어떤 생명이 탄생할지 궁금해 참을 수가 없군요!!"<br><br>심연에 또 다시 안개가 피어올랐다. <br>분명 그때와 똑같은 현상이지만, 이번엔 그 크기와 색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었다.<br><br>범위는 이전보다 1.5배 가량 더 넓어졌고, 그 하얀 빛도 정오의 태양 만큼이나 밝았다.<br><br></div> <div style="text-align:left;"> <br>빛들의 황홀한 일렁거림이 내 눈 앞에서 아른거리자,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지며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br> <br>그것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적용되는 작용이었다.<br>그의 재잘거리는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통해, 난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br> <br>그렇게 그 빛나는 안개를 계속 쳐다보고 있자니, 눈이 아파왔다.<br>난 그 눈부심의 고통을 이기지 못 하고, 결국 눈을 감아버렸다.<br>그러자, 마치 환각이 풀리듯이, 다시 머릿속이 수많은 생각들로 차오르기 시작했다.<br> <br>그중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연구'였다.  <br> <br>(맞아, 지금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야!)<br> <br>파도처럼 밀려오는 의무감이란 감정에, 난 빠르게 컨트롤 룸으로 향했다.<br> <br> <br> <br>그 하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방에서 펼쳐지는 빛들의 향연이 날 맞이했다.<br> <br>난 바로 블라인드를 내리고, 해수 흡입 장치로 향했다.<br><br> <br>"그래, 이젠 저것의 정체를 알 수 있어."</div> <div style="text-align:left;"><br>난 장치를 가동시키는 버튼을 눌렀고, 그러자 게이지가 초록색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br> <br>이어서 무엇인가가 빨려들어가는 둔탁한 소리가 창밖의 물들을 거쳐, 방안의 공기를 진동시켰다.<br>난 익숙한, 그러나 불쾌한 그 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연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br> <br> <br> <br>연구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날 처음으로 맞이한 것은 그 빛나는 안개가 아니었다.<br> <br>날 마주보고 있던 것은...투명한 큐브에 갇혀 격렬하게 요동치는 뱀 한 마리였다.<br> <br>만일 과학에 인생을 바치는 사람이라면, 구 시대의 이론을 깰 수 있는 그 존재를 보고 환호성을 질러야 한다.<br><br>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난 그럴 수가 없었다.<br> <br>왜냐하면...왜냐하면 그 짧은 순간, 그것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br>아무것도 없는 검은색의 그 공허한 눈은 그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난 그 눈에서 알 수 없는 살기 같은 것을 느꼈다.<br> <br>온몸에 칼 같은 비늘을 두른 회색빛의 그 뱀은 날 죽일 듯이 노려보며, 자신을 구속시키고 있는 그 투명한 우리를 깨부시려 하고 있었다.<br><br>그 순간, 본능이 내게 내린 명령은 '도망'이었다.<br><br>분명히 이성은 큐브가 부서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두려움이 뇌를 차지한 그 시점에서 이미 내 몸의 통제권은 본능으로 넘어간 것이다.  <br> <br>그렇게 연구실을 뛰쳐나오자, 저 멀리서 달려오는 사람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흔들거렸다.<br> <br> <br> <br>"안개는...안개의 표본은요?"<br> <br>난 힘없이 손가락만을 움직여 내 뒤의 연구실 문을 가리켰다.<br> <br>그런 나의 모습과 상반되게 그의 표정은 너무나 밝았다. <br>아니, 그 표정은 이젠 밝은 것을 넘어서, 마약 환자의 그것 만큼이나 섬뜩하게 보이기 까지 했다.<br><br>그는 그대로 연구실로 뛰쳐 들어갔고, 다시 심연의 그 고요함이 낮게 깔려 왔다.<br> <br>난 힘이 풀려 더 이상 몸을 지탱하지 못하는 다리를 질질 끌며, 그렇게 내 방을 향해 나아갔다.<br> <br> <br> <br> <br>-탐사 5일째-<br> <br> <br>"도대체...무슨 일이..."<br> <br>"이건...이건 아주 완벽해!!! 내 이론은 틀리지 않았어!!!"<br> <br>믿을 수가 없다. <br> <br>그 빛나는 안개가 사라진 자리엔 이제 생태계가 만들어졌다.<br>3쌍의 날개를 펄럭이며 심해를 헤엄치는 새, 머리가 몸통만큼 거대한 사자, 그리고 머리에 칼을 달고 있는 사슴...<br>온갖 생명체들이 그 심연의 생태계 안에 모여, 우리가 있는 이 플랫폼을 노려보고 있다.<br><br>그런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그 공허한 눈과, 잿빛의 색채가 감도는 몸이었다.<br>그 기괴한 조화에 더해지는 살기어린 시선은, 나의 두려움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br><br>그렇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며 가만히 서있는 와중에, 환희에 찬 그의 말소리가 들려왔다.<br> <br>"다음번엔...다음번엔..."<br> <br>'다음'이라는 그의 말에, 난 그 끔찍한 미래를 추론해냈다.<br> <br>확실히 지금 상황에선 그의 이론이 내 지식을 뛰어넘는 진리와 같다.<br>그렇다면, 다음에 이어질 생명의 안개에서는...인간...이 나온다.<br> <br>그 미래의 풍경을 상상하자, 내 머리는 그대로 패닉에 빠져버렸고, 내 의식과 몸 사이의 커넥션도 그렇게 끊어져버렸다.<br> <br> <br> <br> <br> <br>이건...이건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느낌이 아니다.<br> <br>수십년간 연구한 내 이론이 '법칙'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br>그동안 날 무시하던, 한낱 소설가로 비하하던 모든 사람들에게 승리의 비웃음을 날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다.<br> <br>창문너머의 저 신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 황홀함에 현혹되는 것만 같다.<br> <br>모두가 사랑스런 미소로,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br> <br>평화롭다, 그리고 안락하다.<br> <br>저 멍청한 파트너는 아직도, 그 성스러운 안개가 땅속에서 나온 어떤 화학 물질들의 작용이라고 믿고 있겠지.<br> <br> <br>그러나, 그는 완벽하게 틀렸다.<br> <br>생명의 안개는 땅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어느순간 이 순수한, 태초의 물에서 탄생된 것이다.<br> <br>'무'에서 '유'로의 창조, 이것은 모든 생명들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론이다.<br> <br>그리고 이 이론의 아버지는 바로 나다.<br> <br>내가 제 2의 다윈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br>난 지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중 한 명으로 기록될 것이다.<br>그 힘든 수많은 상황들을 꿋꿋하게 이겨낸, 성인으로 기억될 것이다.<br><br>다음에 등장할 '생명의 안개'와 자랑스런 나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br><br>내일이 기대된다. 어서 빨리 이 지루한 새벽이 지나가기를.<br> <br> <br> <br> <br> <br>-탐사 6일째-<br> <br> <br>"교...교수님!!!"<br> <br>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와, 서서히 멀어지는 그의 실루엣.<br> <br>예상치 못 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교수가 기지 밖으로 나간 것이다.<br>다행히 잠수복은 인류의 기술이 집약된 초강도의 특수복이라 그가 처참하게 죽을 일은 없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br> <br>문제는 바깥의 상황이었다.<br>또다시 그 안개가 나타난 것이다.<br> <br>그런데 이번엔 이전의 안개들과는 완벽하게 다른, 그것이 나타났다.<br><br>창밖의 풍경은 완전한 어둠 그 자체였다.<br>심해수의 검은 빛보다 더 공허한, 어쩌면 색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그 안개는 마치 폭풍처럼 소용돌이치고 있었다.<br> <br>그 여파로 플랫폼 전체가 흔들리는 이런 상황에서,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 <br>그렇게 그 검은 안개에 잠식되어 가는 그를 바라보면서, 난 그저 멍하니 제자리를 지킬 뿐이었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 <br> <br> <br> <br>얼마나 지났을까, 기분나쁜 금속의 비명소리에, 난 문득 정신을 차렸다.<br> <br>"뭐...뭐야??!!!"<br> <br>난 이 플랫폼의 모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그 컨트롤 룸으로 빠르게 뛰어갔다.<br> <br>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적색의 긴박한 화면과 요란한 경보음이 내 눈과 귀를 때려댔다.<br> <br> <br>[ 14번 플랫폼과의 커넥션 파손. 14번 플랫폼과의 커넥션 파손. ]<br> <br> <br>"아..안돼..."<br> <br>이럴 수가 없다. 전 세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초강도의 연구 기지가 저런 소용돌이 따위에 부서질 리가 없다.<br>분명 시스템상의 문제일 것이다. 오류로 인한 시스템상의 문제...<br><br>나의 이 처절한 합리화를 무시하듯, 그 굉음은 계속 이어졌고, 난 서서히 절망의 늪으로 빠져만 갔다.<br> <br>그렇게 컨트롤 룸에서 의미없는 클릭질만 계속 하던, 나는 이내 마음을 다잡으며, 그 문제의 커넥션을 확인하러 가기로 결정했다.<br> <br> <br> <br>『합리화는 현실에 대한 도망일 뿐, 결코 진실을 이길 순 없는 법이다.』<br><br> <br>그곳엔 문장 하나가 나타난 모니터 밖에 없었다.<br>나의 한 줄기 희망을 짓밟는, 그 적색의 잔인한 문장...<br> <br> <br>[ 커넥션 파손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플랫폼을 봉쇄합니다. ]<br> <br> <br>난 심연의 바닥에 고립됐다, 그 검은 '귀신'의 안개에 둘러싸인 채로...<br> <br> <br> <br> <br> <br>-탐사 7일째-<br> <br> <br>'심연을 걷는 자들'이 나타났다. <br><br>잿빛이 감도는 그 인간의 형상들은 하염없이 걸어만 갔다.<br>초점 없는 그들의 눈은 계속해서 흔들렸고,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엔 좌절과 후회란 감정이 묻어 나왔다.<br><br>원형의 행렬에 이어지는, 처절한 비명, 절규, 오열의 하모니가 내 귀에 울려 퍼졌다.<br>그 끔찍한 고통의 선율에, 난 귀를 막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들의 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올 뿐이었다.<br> <br>그 소리를 계속해서 듣자, 마치 최면에 걸리듯 의식이 서서히 몽롱해지기 시작했다.<br></div> <div style="text-align:left;"> <br>어느순간, 눈 앞엔 그 밝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새하얀 빛만이 아른거렸고, 귀에선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 만이 맴돌았다.<br><br>그러다 갑자기, 어떤 회색빛의 문이 내 앞에 나타났다.<br> <br>난 쏟아지는 호기심에 그 문을 열었고, 문이 열리자 황홀했던 그 빛과 웃음소리가 한 순간에 사라져버렸다.<br> <br> <br> <br>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난 이 교수의 방에 서있었다.<br> <br>어리둥절해 하는 나의 시야에, 책상 위에 있는 그의 오래된 노트가 들어왔다.<br> <br>그 노트는 마치 그와 세월의 흐름을 같이 한 듯,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으며, 그 두꺼운 표지는 수많은 생채기로 얼룩져 있었다.<br> <br>난 천천히 그 책을 펼쳤고, 이어서 120이라는 숫자가 적힌 페이지가 나타났다.<br>고급스러운 만년필이 끼워져 있는, 그 페이지는 그의 유산의 마지막 장이었다.<br>그리고 그 끝은 품위 있는 필기체의 문장들로 장식되어 있었다.<br><br> <br><br>[ 성운에서 별이 탄생하듯, 인간도 심연의 안개에서 그 삶을 시작하리라. ]<br>[ 성스러운 생명의 안개는 신의 입김이니, 그것을 감싸는 자는 축복을 받으리라. ]<br>[ 우린 모두 신과 함께 영혼의 낙원에 도달해, 그 뜻을 세상 널리 퍼뜨릴지어다. ]<br> <br><br>그 현학적인 문장들을 보고 있자니, 실없는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br> <br>그의 이론은 완벽하게 틀렸다.<br>이곳은 인류라는 종의 부화장도, 영혼의 낙원도 아니다. <br> <br>심연의 인간들은 끊임없이 고통받고 있다.<br>사자의 회색빛 송곳니에 물어 뜯기고, 사슴의 비수 같은 뿔에 찔리며, 새의 칼날 같은 발톱에 뼈가 으스러지고, 살아있는 나무의 줄기에 온몸이 찢겨지며, 날카로운 꽃잎의 춤에 발이 잘리고 있다.<br> <br>그러나, 그들은 죽지 않는다. 계속해서 몸은 재생되고, 고통은 사슬처럼 이어진다.<br> <br>이곳은 영혼의 안식처가 아니다.<br>이곳은 죄지은 영혼들의 교도소, '지옥'이다.<br><br> <br> <br>일순간, 밖에서 이상한 소리들이 흘러 들어왔다.<br>그 소리는 고통의 수레바퀴에 구속된 그들의, 힘없는 목소리였다.<br> <br>"고통스러워...힘들어..."<br>"고통스러워...살려줘..."<br>"고통스러워...같이 가자..."<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지옥에 갇힌 망자들의 그 목소리를 계속 듣고 있자니, 후회, 슬픔, 분노, 동질감 등이 섞인 비참한 감정이 머릿속을 가득 메어온다.<br><br>그런 나의 눈에 그들의 실루엣이 더 선명하게 일렁인다.<br> <br>수많은 사람들의 결코 끊나지 않는 행렬, 그 어딘가에서 익숙한 얼굴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br>그의 표정엔 절망이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기쁨에 가득 찬,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br> <br>회색빛의 나무가 그의 팔을 뜯어가든, 칼의 춤을 추는 꽃이 그의 발목을 잘라버리든, 사슴의 뿔이 그의 몸을 관통하든, 그는 한결같이 천국의 미소를 지으며 그 행렬을 이어간다.<br> <br>자신만의 낙원에 빠져버린 그가 처량하게 느껴졌다. <br></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러나, 그 측은함 속에 섞여 있는 부러움의 감정을, 난 부정할 수가 없었다.<br> <br> <br><br><br><br>창문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이 점점 어두워져 간다. <br>익숙한 검은 일렁거림이 서서히 내게 다가온다.<br> <br>조금 뒤에 이어질 그 고통의 미래를 머릿속에서 지우기 위해, 난 살며시 눈을 감고 애써 미소를 지어본다. <br></div> <div style="text-align:left;">감정을 속이는 거짓된 그 미소를...<br> <br> <br> <br> <br> <br>[ 속보입니다. 어제 새벽 넵튠 프로젝트의 중심인 심해 탐사 기지가 파손되었습니다. <br>15번 기지와의 연락이 끊긴 것으로 보아, 가장 아래 플랫폼이 붕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수사대는 그 어떤 흔적도 찾아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br>현재, 전문가들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 비과학적인 연구 기지 실종 사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br><br> <br> <br> <br> <br>-끝-</div> <div> </div> <div> </div> <div> </div>
    출처 그림 출처 http://m.blog.daum.net/miro2000m/324
    Wit-Dori의 꼬릿말입니다
    이번엔 편하게 손과 머리가 가는 대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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