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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Y-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2-10-16
    방문 : 1730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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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89430
    작성자 : -Y-
    추천 : 13
    조회수 : 1978
    IP : 183.97.***.96
    댓글 : 15개
    등록시간 : 2016/07/20 18:27:03
    http://todayhumor.com/?panic_89430 모바일
    그들이 살아가는 카페] 1. 네코마타
    옵션
    • 창작글
    NEKOMATA.png
     
    딸랑.
     
    오늘 첫 손님이다.
     
    평소와 같이 인사하고, 평소와 같이 차를 우리겠지.
    항상 첫 손님은 그 회색 옷을 입은 노 신사다.
     
    우선 얼 그레이를 꺼내 놓을까 했지만
    의외로 이 가게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손님이었다.
     
     
    “어서오세요. 원하시는 자리에 앉아주세요.”
     
     
    인사를 드렸다.
     
    그 후, 점장님과 짧은 아이 컨택이 이루어졌다.
    점장님이 메뉴판을 꺼내는 동안 그녀를 자세히 보았다.

    흰색 하늘하늘한 원피스에 키는 한 160정도 일까.
    길고 검은 생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여성이다.
     
    다른부분은.... 앉아있어서 잘 안보이는데..

    톡.

    점장님이 바를 치며 흘깃 쳐다보았다.
     
    어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런부분은 일반인과 다를것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 온 이상 그녀는 ‘일반’이 아니다.
     
    자세히 보았다.
     
    무언가, 등 뒤로 보였다.
     
    꼬리인가.
     
    희미하게 두개의 꼬리가 보인다.
    머리에도 고양이의 귀인가.
     
     
    “차는 오늘의 차만 있는건가요?”
     
    “네. 처음 오신 분만의 메뉴입니다.”
     
     
    우리 카페만의 특징이다.
     
     
    “그럼 오늘의 차와 크랜베리 스콘 하나 부탁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스콘을 꺼내며 점장님께 속삭였다.
     
     
    “네코마타네요. 꼬리가 2개고, 고양이 귀가 보여요.”
     
    “그런가요.. 그럼 ‘이야기’를 준비해 볼까요.”
     
     
    포트를 올렸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부글거리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잔잔한 이 곡은 카페의 이름이기도 하다.
     
    clair de lune.
     
    드뷔시의 달빛이다.
    창 밖의 저 달을 보며 듣는 음악은 각별하다.
     
    탁, 하며 포트가 꺼지는 소리에에 문득 정신을 들어보니
     
    점장님은 찻잎을 어느샌가 꺼내오셨다.

    언제나 겪는 일이지만 익숙하지 않다.
     
    오늘의 차는 홍차인 듯 하다.
    은은한 바닐라 향기가 퍼졌다.
     
    "무슨차인지 아시겠나요?"
     
    점장님은 살짝 웃으며 물어보았다
     
    홍차에 바닐라 향, 이걸로 알만큼 나는 차에 능하지 않다.
     
    요새 내가 마신 브랜드에서 바닐라 향이면 트와이닝 정도일까..

     
    점장님은 고개를 저으셨다.
     
    마음이 읽혔다.
     
    점장님은 바 위에 스콘과 함께 새하얀 찻잔을 올렸다
     
    "오늘의 차는 루피시아의 '유메'입니다."
     
    "바닐라 향과 은은한 로제향이 각별한 홍차이지요."
     
    그러고보니 그런 회사가 있었다.
     
    네코마타여서 일본 회사인건가?
    나는 언제나 점장님의 선택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한모금 차를 마셨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점장님은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 가게는 ‘일반’ 사람은 오지 못한다.
    그리고 또한 종업원도 '일반'이 아니다.
    점장님의 ‘오늘의 차’는 마신 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게 만든다.
     
    나또한 처음 왔을때 마셔본적이 있었다.
     
    그때의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다.
     
     
    "있잖아요."
     
    "네."
    “아빠가 고양이에요.”
     
    “네?”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아니고
    아빠가 고양이로소이다라니.
    정말 놀라운 전개에 말을 잃어버렸다.
     
     
    “그것도 슈퍼고양이에요.”
     
     
    게다가 슈퍼고양이란다.
     
     
    "슈퍼고양이라...."
     
    점장님은 후후, 하곤 웃었다.
    이런쪽이 통하는건가.
     
    "고양이 주제에 말도 하고 그 와중에 캣닙은 밥보다도 더 챙기고.."
     
    "어이없는 아빠입니다."
     
     
    달칵, 하더니 내 앞에 새하얀 찻잔이 놓여졌다.
     
    점장님은 나를 살짝 바라보며 웃었다.
     
    감사히 잘 마시겠습니다.
     
    살짝 마셔보니 무심코 감탄사가 흘러나올정도의 향이었다.
     
     
    "어떻게 만나게 되신건가요?"
     
    은근슬쩍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진행자의 역할은 나로썬 도저히 무리인 일이다.
    역시 이런 부분은 점장님의 역할이다.

     
    “어렸을 때의 일이에요.”
    “제가 1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아름답고 상냥하신 분이었다는 말을 들었죠."
     
    "물론 얼굴도, 아무것도 기억나진 않지만.”
     
    “그리고 나서 아버지랑 같이 살았어요.”

     
    이때의 아버지란 진짜, 피가 이어진 아버지를 말하는 것이겠지.

     
    “그런 시간도 잠깐, 아버지는 빚에 쫓기게 되었고 결국 저는 그 집에서 살 수 없게 되었죠.”
    “그리고 고아원에 보내졌어요.”

     
    그리고 그녀는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곤 점장님에게 맛있네요, 하곤 웃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미소에 답하지는 못했다.
     

    “10살 쯤이었나. 그때 샛노란 꽃밭으로 여행을 갔었어요. 정말, 아름다운 꽃밭이었죠.”
     
    문득 창밖을 보니 푸른 하늘과 샛노란 꽃밭이 보였다.
    과연 눈이 부신 아름다움이다.
     
     
    “그곳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어요. 저는 하루 종일 꽃밭을 뛰어다녔죠.”
    “그리고 해질녘이 되어도 그들은 오지 않았어요. 또, 저는 버려진 거죠.”
     
     
    붉은 색으로 물든 하늘과 꽃밭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속에선 쓸쓸함이 담겨있었다.
    점장님의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때 였어요. 고양이 한 마리가 튀어나왔죠.”

     
    “나는 슈퍼고양이란다. 그렇게 말했죠.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재미있는 고양이네요”

     
    점장님은 살짝 웃으셨다.

     
    “그렇죠.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그곳에서 뛰어놀았어요. 한밤이 될때까지. 그리고 밤이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았죠.”
     
    “아. 버려졌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울컥했죠. 그때 아빠가 말했어요.”
     
    “나는 슈퍼고양이니 너의 아빠가 될 수도 있다고.”
     
    "그리고 '아빠'는 아빠가 되었어요.

     
    창밖은 은하수가 빼곡하게 박혀있었다.
    어둡지만 차갑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빠와 함께 저는 꽃밭 옆의 작은 집으로 갔어요. 그곳이 아빠의 집이였죠.”
     
    “고양이면서 돈도 벌어왔죠. 아빠덕에 지금 대학교도 어찌어찌 다니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까지 전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해요. 과거를 잊고 아빠와 함께 지낸 시간이 행복했다고 전 생각했어요.”

     
    그녀는 차를 한모금 마시며 잠시 말을 멈췄다.

     
    “오늘까지라는 것은.. 오늘 어떤 일이 있었나보군요.”

     
    점장님의 그 말과 함께 음악도 멈췄다.
    틱 틱, 거리는 시계의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2주일 전 쯤, 집으로 편지가 한통 왔어요. 저를 만나고 싶다는 말이 적혀있었죠. 발신인은 아버지였어요.”

     
    아버지와 아빠라..

     
    “빚도 전부 갚았고, 그날을 언제나 속죄하고 있다는 말이었어요.”
     
    “전 당연히 거절했어요. 저에겐 이미 아빠가 있으니.. 그런데 아빠는 저에게 말했어요. 꼭 가야만 한다고.”
     
    “그리고 뭐.. 대판 싸웠죠. 그래도 아빠는 가야만 한다고 말했어요. 아빠는 저와의 시간이 즐거웠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을 점장님 또한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빠는 그저께 집을 나갔어요. 언제나 어떤 일이 있어도 외박한 적 한번 없었는데..”
     
    “오로지 만나러 가라. 한마디 뿐이었죠.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오늘이 그 날이에요.”
     
    “저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요. 아빠가 날 피하는데 아빠 곁에 계속 있는 건 민폐이지 않을까요."
     
    "어차피 아빠는 저와는 타인마저 아닌 그런 괴물...”
     
    “그건 아니에요.”

     
    점장님은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대답했다.

     
    “확실히, 그것 만은 아니에요.”
    “아시나요? 괴물은 원래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는 존재예요.”
     
    “정말 아무런 마음 없이 그가 당신의 아빠를 10년 넘게 자처할 수 있었을까요.”
     
    “더 이상 그는 괴물이 아니에요. 타인도 아니구요.”
     
     
    “그가 누군지는 잘 알고 있잖아요?”

     
    그리고 정적만이 흘렀다.
     
    점장님이 이렇게 이야기 중에 이렇게 열을 내는 모습은 처음이다.
     
    가족과 관련된 일 때문일까.
     
    커피 머신 옆의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녀는 사뭇 진지한 모습이었다.
     
     
    “뭐, 만나보고 당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게 그가 떠난 이유잖아.”

    아.
     
    무심코 말해버렸다.
     
    그녀도, 점장님도 얼빠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잠깐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그리고 그 둘은 왜 인지 몰라도 살짝 웃었다.
     
     
    “그러게요. 제 선택이죠. 겨우 이런 일로 고민하다니. 바보같네요. 제 자신이.”

     
    그녀는 달칵 소리와 함께 찻잔을 내려놓았다.
     

    “감사드려요. 역시 뭔가 말하고 나니 편해지네요. 그런데 왜 말하게 된 걸까..”
     
     
    점장님은 후후, 하곤 웃었다.
     
     
    “차가 없는 대화는 달 없는 하늘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창밖은 어느새 잔잔한 어둠이 깔려있었다.

     
    “그만큼 차와 함께 하는 대화는 각별해요. 그 분위기에 이끌리신 것 아닐까요?”

     
    그녀는 그 말을 듣곤 차를 한잔 마셨다.
     
    역시 맛있군요. 하곤 웃었다.
     
    이번엔 점장님은 그 웃음에 대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찻잔은 비었다.

     
    “감사드려요. 이렇게 맛있는 차와 함께 많은 얘기를 들어주셔서.”
     
    “아뇨. 저야말로 감사드려요. 제 차를 좋아해주셔서...”

     
    나는 말로는 하지 않고 조용히 목례로 감사 표시를 했다.

     
    “그럼, 오늘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네. 나중에 또 와주세요~”

    “아.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딸랑 소리와 함께 그녀는 이 곳에서 떠났다.
     
    시간은 역시 1분 정도 밖엔 흘러있지 않았다.
    참 신기한 능력이다.
     
    달그락 거리는 찻잔을 닦고 있었다.
     
    문득 그녀와 점장님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가 다시 이 가게에 올 수 있을까.

     
    “점장님.”
     
    “네?”
     
    “아까 손님 어땠어요? 다시 왔으면 좋겠나요?”
    “뭐.. 단골 손님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법이죠.”
    “그런가요..”

     
    뭐,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어긋나지 않게 마무리 짓는 일이겠지.

     
    “그럼 오늘은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은 좀 일이 있어서.. 아저씨도 안 오실 것 같네요.”
    “그렇네요.. 그럼 오늘 수고하셨어요~”
    “네. 그럼..”
    “저기..”
     
     
    점장님은 나가려는 나를 잠깐 불렀다.

     
    “내일도... 나와 주시는 건가요?”

     
    점장님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찻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물쭈물거리며 찻잔만 매만지는 모습에 문득 웃음이 흘러나왔다.

     
    “네. 당연하죠. 그럼 내일 뵈요.”

     
    그 말에 점장님은 환하게 웃었다.
     
    내가 오지 않을리가 없는데 말이지.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딸랑 소리와 함께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떴다
     
    다행히 제대로 도착한 듯 하다.

    “정말 멋지긴 하네.”

    나는 샛노란 꽃밭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아. 자네도 알겠는가? 정말 멋진 꽃밭이지.”

    뒤에서 한 건장한 중년 남성이 걸어왔다.
     
    느긋해 보이면서도 한켠으론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러게 말이네요.”

     
    역시 이 곳에 있었나.

     
    “그런데 말이야. 자네는 누군가?”
     
    “아 그냥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그럼 잡아먹어도 상관 없는걸까.”
    “내일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말이죠. 뭐 여튼 10년 넘게 캣닙 잘 먹고 살지 않았습니까.”
     
    “뭐 그렇긴 하지.”

     
    역시 요괴는 요괴다.
    내가 누군지도 대충은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럼 자네는 왜 여기에 있지? 조용히 갈 길 가게 내버려 두지 않겠나?”
     
    “아. 그건 좀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 오랜만에 친구가 생길 것 같거든요.”
     
    “그건 좋은 일이네 그래. 내 딸도 그렇게 친구 좀 사귀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 떠나시는 거죠?”
     
    “알아주는 사람도 다 있구만.”
     
    “여튼 그래, 그 애는 결국 인간이야. 나와 함께라면 결국 점점 그 세계와는 멀어진다네. 자네도 알고 있지 않은가?”
    “결국 이 세계에 와버린 자네라면 ,알겠지?”
     
    “예, 뭐.”

     
    꽤나 많이 아는 고양이다.
     

    “역시 슈퍼 고양이로군요.”
     
    “그래, 나는 슈퍼고양이이지. 그 아이의 아빠가 되어줄 수 있는 슈퍼고양이라네."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야. 그래.. 이제 원래대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언제까지 아빠가 ‘슈퍼’를 붙일 수 있겠는가.”
     
     
    “그렇게 헤어지게 되는 것이라네. 아빠가 더 이상 ‘슈퍼’를 못 붙이게 되어도 그들은 인간이니까 상관 없어.”
    “어쨌든 그들은 타인이라도 될 수 있지 않은가.”
    “우린 그게 안된단 말이네. 그저 우린 괴물이 되어버려.”
    “어찌 부녀가 하는 말이 똑같네요.”
    “그 아이도 깨닫게 될 나이라네. 이제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건 그녀가 결정할 일 아닌가요?”
     
    “아니. 그건 상식 아닐까. 그 아이는 결국 인간이라네."
     
    "자네와 같은 인간이고, 자네와는 다른 아직 저쪽 세계에 있는 인간이라네.”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인간이라네."
    “그래도..”
    “자네는 그 아이에게 자네처럼 되라는 건가!”

     
    그는 내 말을 끊고 소리쳤다.
     

    “다신 다른 인간과 연을 맺을 수 없어. 그런 인생을 살라고? 그건 너무나도 이기적인 것 아닌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 세계로 와버리면 다신 저쪽 세계와는 연결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없을것이다.
     
    그저 입을 다물 수 밖엔 없었다.

     
    “그래도 그녀의 선택이 더 중요해요.”

     
    돌연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봤고, 그곳엔 점장님이 있었다.

     
    “그리고 당신은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어요.”
     
    “당신이 선택하라고 했으니, 그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요?”
     
    “그리고 이 세계에도 저희 같은 인간은 있기 마련이죠. 저도 물론 그녀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하.”

     
    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니 도망치지 말아요.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이세요.”
     
    “그녀가 저쪽을 선택하던, 이쪽을 선택하던.”

     
    점장님은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둘은 한동안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하하하. 내가 졌네. 전부 자네들 말이 맞아.”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앉았다.
     
    그 뒷모습은 왠지 쓸쓸해보였다.
     
    그때의 그녀처럼.
     

     
    “이 세계를 고르던 저 세계를 고르던 그건 그 아이의 마음이겠지.”

     
    그렇게 말한 그는 어느새 고양이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사실 말이야. 난 두려웠던 것일지도 모르네. 다시 또 버림받는 것을.”
    “또 소중한 사람이 나에게서 떠나가는 것은 싫단 말이네. 그래서 내가 먼저 떠나려고 했지.”

    “내가 없어진다면 결국 그 아이는 이 세계에 오지 않을 테고”
     
     
    그렇게 말한 그는 은하수를 보고 있었다.
     
    어느새 은하수가 떠오른 걸까.
    그때와 같이 따뜻한 은하수였다.
     
    은하수를 보고 있자니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던 이 한가지만 알아주세요.”
     
    “당신은, 훌륭한 아버지입니다.”
     

    돌연 바람이 불어 노란 꽃이 흩날렸다.
     
     
    “하하. 정말 최고의 칭찬이라네.”

     
    그리고 그는 웃었다.
    멀리서 타박 타박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놀라 그곳을 쳐다보았다.
    점장님과 나는 서로를 잠깐 바라보곤 그에게 말했다.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일 시간이 온 것 같군요?”
    “뭐, 당신은 결코 괴물도, 타인도 아니라는 말이죠.”

    “‘아버지’로써 어서 마중 나가시죠.”

     
    “딸이 이 오밤중에 들어왔는데, 설교 한마디는 해야 하지 않겠나요”
     
    "그러게 말이야. 한마디하고 와야겠어."

     
    조용히 고맙네, 하고 그는 나긋이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뛰어갔다.
    쓸쓸해보였던 괴물의 모습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었다.
     
    그곳엔 그저 아버지의 모습만이 있었다.
     
     
     
    점장님과 나는 그 자리를 떴다.
    고요한 밤하늘 아래 함께 길을 걸었다.
     
    그들은 행복한 재회를 나누는 참일까.


    “저기, 오늘 일 있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네?”
     
     
    아.
    그러고보니 그런 소리를 했었던가.

     
    “아.. 저기…”

     
    그녀는 약간 화가 난 듯 나를 바라보지 않고 흥흥댔다.
     
    그 모습에 또 무심코 웃어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쳐다보며 쏘아붙였다.

     
    “지금 웃을땐가요! 전 혼자 남아서 얼마나 쓸쓸한데..”

     
    그녀는 혼자 뭐라 중얼거렸다.

     
    “뭐 여튼 오늘은 봐드리죠. 좋은 일을 하려고 한거니까..”
    “알아줘서 고맙습니다.”

     
    그러면서 웃는 그녀에 잠깐 얼굴이 붉게 화했다.
     

    “그런데 오늘 왜 그를 만나러 갔나요? 신기한 일이네요..”
    “그냥.. 변덕입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점장님은 어떻게 오신건가요? 아무 말도 안하고 나왔는데."
     
    "후후, 당신이 문을 열었을때 밖의 풍경이 잠깐 보였죠. 그 노란꽃밭을요."
     
    문이 열릴때 밖의 풍경도 보였었나.
     
     
    “어..어쨌든 그녀는 이쪽 세계에 들어오게 되겠죠?”
     
    “뭐, 그렇겠죠. 그건.. 이제 어쩔 수 없죠. 그녀의 선택이니.”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약간 풀이 죽어보였다.
    잘못 말했나싶었지만 그녀는 이내 다시금 웃었다.

     
    “그러니까 저희가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는 거에요!”
    “좋은 생각이네요 하하.”

     
    대나무가 흔들리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이제 우리도 함께 일 한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이제 격식은 내려놔도 되지 않을까요?”
     
    “네?”

     
    너무 갑작스러워 놀랐다.

     
    “뭐 당연한 거 아닌가요? 아, 우선 자기소개부터 다시 확실히 해야할까요.”
    “‘유’라고 불러주세요. 그 세계에서의 이름은 잊어버렸고 이 세계에선 그렇게 불리니까요. 나이는 21살이구요.”

     
    21살?

     
    “아 난 ‘유랑’이라고 불러줘. 이름도 비슷하네.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없어서 요전번에 아저씨에게 작명을 부탁했지.”
    “아 나이는 23살이니까. 잘 부탁해. 유.”

     
    유는 이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21이라니.
     
    21에 저런 분위기를 내는 사람도 있었단 말인가.
     
    정말 대단한 세상이다.

     
    “하. 저도 반말 쓸 겁니다! 전 점장이니까요.”
    “그러면서 존댓말 쓰고 있네.”

     
    한동안 서로 쳐다 봤다.

     
    “후후, 그만두죠. 유랑씨. 전 뭐 상관없어요. 원래 존댓말이 더 익숙하기도 하고.”
    “그래. 어쨌든 오늘 고마웠어. 유”
     
    “뭘요.”

     
    잠깐의 대화가 멈췄다.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요.”

     
    유는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내일 또 봐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반응을 할 틈도 없이 세찬 빛에 눈을 감았다.
     
    눈을 뜨자 그곳은 내 방이었다.

     
    후.

     
    별에 별일도 있군.
    오늘은 많은 일이 있었다.
     
    ‘유’던 네코마타의 이야기이던

     
    여튼 지금은 자도 되겠지.

     
    옷도 안 갈아입고 몸을 침대로 날렸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것 같은 걸.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

     
     
     


    출처 오랫동안 쓰려고 마음먹었던 글입니다.

    이제야 써보네요.

    1주일에 한번은 힘들지라도 2주일에 한번은 꼭 이 시리즈를 올리고 싶습니다.
    -Y-의 꼬릿말입니다
    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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