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align="left"><font size="2">안녕하세요. 은빛미리내(닉언죄ㅡㅜ)님이 진행하신 공게 릴레이 공포소설에 빠져서 쓰다가 길어지길래 중간 정리 해봤습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위해 약간의 내용과 진행 문체에 대한 편집이 있었습니다.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자신이 쓴 댓글이 고쳐진거에 대해서 언짢게 생각 하시다면 그점에 대해서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ㅠ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래도 최대한 댓글 쓰신것을 안건드리려고 했어용...;;;</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리고 맞춤법, 오타도 나름 교정해봤습니다. 잘 다듬으면 잘짜인 소설 하나 나올 것 같군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아, 중간에 내용의 흐름을 완전 방해하는 글은 넣지 않았습니다.(<strike>죠죠러가 있는건 느낌탓이겠지</strike>)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원글은 </font><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best_1259727" target="_blank"><font size="2">http://todayhumor.com/?humorbest_1259727</font></a><font size="2"> 입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한적한 시골 마을.<br>조용하던 이 마을에 큰 사건이 벌어졌다.<br>바로 뒷산에있는 공동묘지의 묘지들이 파헤쳐진 것.<br>오래된 묘지들부터 근래에 만들어진 묘지까지…….<br>어떠한 이유 에선지는 몰라도 모든 묘지들이 파헤쳐져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74개라…'</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마을 이장은 파헤쳐진 묘지를 보며<br> 깊은 생각에 빠졌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파헤쳐진 묘지의 수가 10년간 유동인구가 없던 마을 주민수와 동일 했기 때문이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파헤쳐진 자국을 보면 동물의 소행이라고 할 수 없을정도로 삽이나 곡갱이 같은 도구의 흔적이 있었고, 열려진 관속은 하나같이 텅 비어 있었다.<br>이러한 작은 마을에 일어난 심상치 않은 일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언제 폐간 되도 전혀 이상하지않을 작은 신문사에서 일하던 기자 성지영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br>그녀는 파헤쳐진 무덤에 대한 진실을 캐기위해 선배 정갑수와 함께 취재하기로 마음 먹고 사건이 일어난 마을로 향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서울에서 불과 3시간 거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시골 모습은 마치 과거로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했다.<br>기와집이 즐비해있는 마을 골목을 걸어올라가자 저 멀리 유독 눈에 띄는 기와집이 보였다.<br>평소 화끈한 그녀의 성격대로 걸음을 재촉하는 지영을 잡은건 갑수의 손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뭔가 이상하지 않아? 마을 입구에서부터 지금까지 노인을 못 봤어."</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그도 그럴 것이 보통 시골이라하면 노인들이 많은 곳 아닌가.<br>지영은 잠시 생각에 빠져 마을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세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하나, 둘, 셋……."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20대에서 30대로 보이는 청년 6명. 그게 전부다.<br>그 때 지영이 가려던 그 기와집에서 누군가 나왔다.<br> 허리가 굽어진 노파였다<br> 노파는 흐릿한 눈으로 둘을 쳐다보더니 지영이 다가가려 하자 황급히 문을 닫았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십년째 대문 밖을 나서 본 적이 없는 분이에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br>아까 지나친 청년중 하나 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자세히본 청년은 아주 마른편이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광대뼈도 튀어나오고 옷사이로 나온 팔다리는 앙상하기 그지 없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하지만 눈빛만은 날카롭게 지영과 갑수를 쏘아 보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여긴 무슨일로?"</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청년의 말투는 단호하고 차가웠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안녕하세요, 저는 신문사에서 나온 정갑수 기자입니다. 이쪽은 성지영 기자. 파헤쳐진 묘지가 있다고 해서 취재차 오게 되었습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갑수는 웃으며 인사를 건냈지만, 청년은 기분 상한 표정으로 경고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별 일 아니니 그냥 가시는게 좋을거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취재요청을 단칼에 거절하는 청년.<br>하지만 이런 일이 기자생활하면서 한 두번 겪은 일이었던가? 갑수는 한번 더 취재요청을 하려고 입을 열려고 했으나 어느 새 다른 청년들이 빼빼 마른 청년 주위에 모여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와 성지영을 적대적인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br>뭔가 이상한 느낌에 그는 일단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흐음…"</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의 낮은 한숨에 지영은 되려 밝은 투로 말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왜요 정선배~ 뭐 냄새라도 맡았어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아니 그게 아니고 아까 그 청년들 말이야…. 다들 깡마르지 않았어? 몇몇은 옷속에 붕대같은걸 하고 있더라고… 으음? 저게 뭐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가 가르킨 방향은 마을 저수지 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곳에는 천조가리 같은것이 둥둥떠 있었고 저수지가 가까워질수록 그들은 그것이 무언지 확실히 알수 있었다.<br>천쪼가리가 아니라 죽어서 물에 반쯤 잠겨 떠다니는 두루미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 때문인지 두루미들만 잠긴 물 주변만 피로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때 한쪽에 서서 뭔가를 보던 지영이 소리쳤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아악…! 서…선배!"</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저수지 옆 커다란 나무 기둥 뒤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고 있었다.<br>갑수는 주먹만 한 돌을 집어들고 나무로 다가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아…악……."</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또 다른 청년 한 명이 물에 흠뻑 젖은 채로 드러누워 신음하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이, 이봐요. 뭐야 당신. 다… 다쳤어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청년은 고개를 번쩍 들고 갑수를 쳐다봤다. 청년의 얼굴에는 갓 난듯한 생채기가 가득했다. 그는 쇳소리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당신 누굽니까… 왜 여기 있어요. 빨리 나가요. 나가… 나가… 여기 있으면 안 돼… 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무슨 일입니까?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갑수는 청년을 흔들면서 질문을 던졌지만 청년의 눈은 점점 빛을 잃어갈 뿐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이봐요, 정신차려요. 나는 취재하러 나온 기잡니다. 무슨 일인지 말해준다면 할 수 있는 뭐든지 돕겠습니다. 이봐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러자 청년은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더니 갑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시…시체가…살아있어요. 무덤… 시체…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회광반조라 했던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마지막 힘을 다해서 말을 한듯, 청년의 눈은 감기고 숨소리는 점점 옅어져만 갔다. 갑수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일어나 지영이 서 있는 쪽을 돌아봤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때 갑수는 보았다, 아니 느꼈다고 하는게 더 어울리겠다.<br>어느새 잿빛으로 뒤덮힌 하늘을 비추기라도 하듯, 무엇이 하늘이고 물인지 그 경계선을 알 수 없는 저수지에 무언가가 있다.<br>기자의 본능일까, 갑수는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렸다.<br>갑자기 터진 플래쉬에 놀란 지영은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선배… 이 사람…숨을 안 쉬어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남자를 흔들어보던 갑수는 그의 주머니에서 철자가 틀린 메모를 발견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1974년, 그 때 모든거시 시작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자리에 주저앉은 지영을 억지로 일으킨채 정갑수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그 곳을 벗어나기로 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차…차 까지만 걸어봐"</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죽음을 바로 앞에서 본게 충격이 컸던 듯, 지영의 다리는 풀려있었다. 이대로는 취재하러 다니기 힘드니 일단 차로 가서 지금까지 봤던것을 정리할 생각이었다.<br> 하지만 곧 그들의 눈에는 멀리 자신의 차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마을 남자들이 들어왔다.<br>불안한 예감이 든 갑수는 방향을 틀어 한 손에는 지영을,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 플래쉬를 킨 채 오래된 창고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들이 창고에 도착하자마자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입춘이 지난지는 좀 됐지만 아직 겨울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기에 창고 안은 꽤 쌀쌀했다.<br>갑수는 오들오들 떠는 지영의 어깨에 입고있던 자켓을 걸쳐주었다. 싸늘한 기온 탓도 있지만 사건이 주는 긴장감도 한몫 하리라.<br>자신은 살인사건이나 여러 강력범죄 취재를 숱하게 해봤지만 아직 신입인 성지영은 이런 사건이 처음일 터였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베테랑인 자신도 처음 겪는 사건이다.<br>정갑수는 담배를 빼어물고 생각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청년들만 보이는 마을, 모르는 눈치인 이장, 그리고 10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던 노파...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그랬다. 노파가 있었다. 10년동안 나오지않았다면 그전에는 외출을 했을 수도 있다는 소리.<br>그 노파라면 아까 숨진 청년의 품속에서 발견된 74년부터 시작되었다던 노트의 메모 내용을 알 수도 있지않을까?<br>갑수는 빗속에 행여 망가질까 자신의 카메라를 지영에게 맡기고 간단한 필기도구만 챙긴채 창고를 나섰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지영아, 나 아까 그 노파에게 빨리 갔다올게. 기다리고 있어."<br> "선배! 나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지영은 갑수를 따라나서려했지만 아직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였다.<br>그녀는 빗속으로 사라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정갑수-</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씨발 21세기에 휴대폰 안터지는데도 있나?'</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br>지영은 조금전 청년의 죽음을 목격한 뒤로 얼이빠져 지금은 쓸모 없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그놈 핸드폰이라도 확인하고 올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하지만 이미 노파가 살던 집이 보였다.<br>집이 가까워 질수록 노파의 집은 아까와 다른 모습이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마루와 기둥에 피가 튀어 있었고 마당에도 빗물에섞인  피가 있었다.<br>상당한 양이 였다. 비릿한 냄세와 앵앵거리는 파리들은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어??!!'</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갑수는 덜컹거리는 소리에 몸을 숨겼다.<br>문이 열린 것이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는 수풀사이로 집을 살폈다.<br>집에서 나온것들은 사람이였지만 행동은 뭔가 부자연스러웠다.<br>나온사람은 네명… 좀전에 청년들처럼 깡말랐고 저마다 연장을 들고 있었다.<br>그들을 살펴보니 눈은 뻥 뚫린듯 검고 퀭했다. 그리고 개들이 냄새를<br> 맡듯 고개를 들썩거리며 킁킁거리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미 어둠이 깔린, 한적하다 못해 당장이라도 공포영화의 희생자가 될 것 같은 이 분위기.</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몸을 숨긴 갑수의 이마와 등엔 빗물인지 땀인지 모를 물줄기가 흐른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마치 냄새를 맡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 갑수는 몸을 움츠리며 휴대폰으로 녹화를 하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지영에게 벗어준 자켓 탓인가, 그는 몰려오는 한기에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도대체 이 마을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저들은 누구고 저 피는 누구의 것인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74…74…'</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녹화하던 그 때 갑수의 머리에 헤드라인 하나가 스쳐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1974년 시골 살인 사건. 마을 고아원 원장이 논두렁에서 둔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 목격자 없음. 원장의 부인은 행방불명. 중학생 딸은 원장의 친척에게 입양.’</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2년전 가십거리라도 가져오라던 부장의 지시에 ‘40년전 오늘’이란 기사를 썼던 그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래 어쩌면…”</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바로 그 때 휴대폰이 울렸다. 빗 소리 속에서도 너무나도 또렷하고 힘차게 휴대폰이 울렸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어떤 새끼야!”</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4명의 남성들은 어둠을 향해 외쳤고 갑수는 뛰기 시작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무 뿌리에 걸려 구르고…….<br>휴대폰만은 손에 꼭 쥔 채 어디로 향하는 길인지도 모르는 수풀을 헤치며 뛰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얼마나 뛰었을까, 쫓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정갑수는 휴대폰을 켜보았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선배.. 밖에 선배에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선배.. 지금 문 두드리는 거 선배 맞아요? 왜.. 말이 없어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누가 드ㄹ어 오ㅏㅅ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연달아 날아온 지영의 문자가 화면에 떠있었다. 갑수는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거는 내내 그의 머릿속은 온갖 불안한 생각들이 뒤엉키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누가 들어온거지? 누가..? 니미,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통화음이 가긴 갔지만 계속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안내음이 그를 괴롭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혹시하는 마음에 휴대폰을 보니 통화권 이탈 표시가 떠있었다. 갑수는 마음이 급해졌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전화기는 어떻게 울린거지? 잠시 통화 되는 구역에 서있었던걸까?'</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지영이 숨어있던 창고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였던것 같다.<br>하지만 지금 턱까지 숨이 차오르게 달렸는데도<br> 창고는 보이지 않았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분명 이방향이였는데...'</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는 가쁜 숨을 내쉬며 호흡을 정리했다.<br>오는길은 그리 멀지 않았기에 분명히 외우고 있었다.<br>혹시나 지영의 비명소리 같은게 들리지 않을까<br> 귀기울여 봤지만 그런 소리는 커녕 바람소리도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말그대로 적막했다. 자신이 밟고 있는 풀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분명 길을 외우고 그대로 돌아나왔건만 그의 앞에는 처음 보는 길이 놓여져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어디서부터 길을 잃은걸까?<br>정갑수는 연결되지 않는 통화버튼 누르기를 포기하고 적막함 속에 귀를 기울였다.<br>그 때 나무 사이에서 희미한 발소리가 들려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누구야!"</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두려움에 속삭이듯 외치자 자그마한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br>첫날 보았던 노파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그 애기씨는 놔두고 가라카이. 뭐하러 외지사람이 와서 이 사단을 만드는교?"</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애기씨...? 지영을 말하는 것인가?<br>갑수는 정신을 차리고 노파에게 질문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제 후배에게 무슨 짓을 한겁니까?"</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노파는 대답이 없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대답해 보라고!! 지영이는 어디있어???"</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노파는 아무말 하지않고 갑수를 등졌다.그리고 천천히 숲속으로 걸어갔다.<br>갑수는 멀어져 가는 노파를 붙잡으려 했지만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br>걸음을 뗄 수록 고통은 심해져갔고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울려펴지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오지마.오면 죽여버릴…….'</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허억....!"<br>갑수는 튕기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br>'꾸...꿈?'<br>주변을 둘러보자 낯선 방안이였다.<br>어디서부터 꿈이였을까? 내가 언제 잠든거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정신이 들어유?'<br>젊은 목소리의 남자 목소리가 들리는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30살쯤 되어보이는 젊은 남자가 갑수를 바라보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누구..?'</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요 마을 이장 김덕춘이라구 해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이장이라구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마을 이장과는 일면식은 없지만 통화는 한번 했었다.<br>목소리로 어림잡아도 60대이상이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런데 이렇게 젊어보이는 사람이 이장이라니..<br>정갑수는 황당하다는듯이 입을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저기, 이장님....."</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는 이장을 부르고서야 곰곰히 생각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내가 왜 여기서 기절을 한거지? 아니 잠 들었던가? 지영이는 같이 오긴 한 건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은 갑수는 머리를 어지럽히는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차근차근 이장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이장님. 제가 잠든건지 기절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 쓰러져있었습니까?"</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반나절쯤 더 됐쥬? 아마?"</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그럼 혹시 제가 여기 찾아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장은 물을 내밀며 말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아녀유~ 서만산 입구 쪽에 쓰러져 있는 댁을 지가 델고 온거유. 힘들어서 혼났구먼. 그런데 쓰러져 있음 클나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장님은 어린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정감가는 말투를 자연스럽게 쓰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감사합니다. 근데 혹시 제 주위에 다른 사람은 없었습니까?"</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글씨? 없던디유? 글구 동네에 산짐승에 물려 죽은 사람이라도 나오면 보통 찝찝한게 아니여유. 그래서 후딱 들쳐업고 왔쥬."</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장의 말에 갑수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환상이고 꿈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날도 늦었는데 여기서 묵고 가유. 5만원만 받을텐께 저녁도 한 상 들고 가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장이 내미는 물그릇을 받아 내려놓은 갑수는 어찌된 영문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대체 그 노파는 뭐고 또 이장은 어떻게 그 숲속에서 나를 발견해서 집에 데리고 온거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찝찝한 마음에 이장의 숙박 제의를 거절하면서 무심코 전화기를 본순간, 지영에게 했던 여러번의 통화기록이 눈에 들어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그리고 지금의 시각도. 이 두개의 사실을 확인한 순간, 그는 확신이 들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이건 꿈이 아니다.<br> <br> "이장님. 저에게 무슨짓을 한겁니까?"</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응? 무슨 짓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갑수는 급히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지영에게 걸었던 통화기록의 마지막 시각과 지금 시각의 차이는 불과 1시간밖에 되지않았다. 그런데 이장은 반나절도 더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br>휴대폰을 내밀며 통화기록을 보여주니 이장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가고 있었다.<br> 갑수는 그런 그의 표정을 보며 불안한 생각이 확신으로 바뀜을 느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다, 당신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나랑 같이온 여자는 어딨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목소리를 깔며 말하자 이장의 미간은 심하게 일그러졌고 눈빛은 떨리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지금 일어나고 있는일들…그 쪽이 생각하는만큼 그렇게 간단한 일이아니여……더이상 알려고 하지마…."</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갑자기 목소리를 깔며 말을 낮추는 이장. 그 모습이 섬짓해보였지만 갑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알았으니 지영이는 어딨어? 그 여자만 보내주면  그냥 떠나주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그 여자는……흠…."</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뭐야 그 반응은? …만약 혹시 그 아이가 잘못 되기라도 하면 당신 가만 안나둬."</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금방이라도 죽일듯이 노려보는 그의 눈빛에 굳어있던 이장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듯 보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저수지쪽으로 가보슈."</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못이기는척 툭 던지는 이장의 말 한 마디에 갑수는 서둘러 저수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그는 저수지쪽으로 뛰어가면서 핸드폰을 확인했다. 다행히도 발신표시가 뜬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발신표시를 확인하자마자 갑수는 자신이 강력범죄를 취재하면서 친해진 오진명 형사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 마을에 벌어진 사건은 일개 기자인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사건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오형,내 말 들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어어~ 갑수 어쩐일이야?<br> "다른 말 필요없고 여기 xx시 xx마을인데.."</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갑수는 오진명 형사에게 마을 위치를 알려준 후,혹시 몰라 주변에 떨어진 각목하나를 들고 뛰었다.<br>아까 우리를 쳐다보던 남자들이 계속 거슬렸다. 혹시 그놈들이…?<br>저수지가 가까워오자 갑수는 두려운 마음이 일었으나 지금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를 지영을 생각하면 하찮은 감정일뿐이었다.<br>이윽고 도착해보니 자신이 그녀에게 걸쳐줬던 자켓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자켓을 주워들고 보니 그 주위의 흔적들에 눈길이 갔다. 굉장히 수상쩍은 발자국들.<br> 그리고 시선으로 그 흔적의 끝에 다다르고 보니, 매우 수상한 흉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br> 더욱 수상한 건 환하게 불빛이 켜져 있었다는 것. 더 지체하지 않고 갑수의 발걸음과 촉은 그 집으로 향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뭐냐 이 마을은 도대체?'</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잠시 심호흡. 그리고 시간 확인.</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8시 25분, 저수지 옆 수상한 흉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행여나 모를 일에 대비해 간단한 메모를 하고서 문 손잡이를 돌렸다. 동료를 찾아야된다는 마음이 더욱 그를 재촉하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철그럭- 끼이익-</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문을 열고 들어서자 낡은 집 특유의 곰팡이 냄새가 풍겨왔다.<br>여느 티비나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흉가는 어둡고, 서늘하고, 무서움이 느껴졌다.<br>각목을 쥔 손이 살며시 떨려왔지만,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br>그 때, 갑수는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보고 집어 들었다.<br>그에 손에 들려있는 건 낡은 신문 한 장.<br>시선으로 '기적의 저수지! 전국민이 주목…!!'이란 헤드라인이 달린 신문이었는데… 해당 작성 기자가 다름아닌 '갑수' 자신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밖에서 보면 환했지만, 안에 들어와보니 어두운 흉가.<br>바닥엔 자신이 썼던 신문 기사.<br>갑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직도 꿈에 있는건지, 아니면 무언가에 홀린건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일단 주머니에 구기듯 신문지를 넣은 갑수는 건물 안을 미친듯이 헤집기 시작했다. 여러 정황이 혼란스러웠지만 일단은 지영이 먼저였다.<br>예전에 교회였던듯, 흉가 안에는 부서진 예수 십자가상과 넘어진 단상, 길다란 나무벤치가 어지러이 흩어져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지영은 어딨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건물 내부를 샅샅이 뒤져봐도 성지영의 모습은 보이지않았다. 헤집을수록 자욱히 먼지만 피어오를뿐이었다.<br>그러던 그의 눈에 단상 옆 작은 예배실로 보이는 방이 띄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철컥철컥</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서둘러 달려가 문고리를 돌렸지만 잠겨있었다.<br>여기다. 여기에 있다. 그의 촉이 강하게 말하고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쾅쾅쾅.</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야 성지영. 내 말 들리냐?"<br>강하게 문를 두드려봤지만 아무 응답이 없다. 갑수는 문에 귀를 대보았다. 희미한 숨소리가 들려온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아 씨팔..엿같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갑수는 자켓을 어깨에 단단히 덧대고는 문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강한 몸통박치기.</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쾅! 후두둑…….</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다행히 문짝이 낡은 덕분인지 쉽게 부술수 있었다.<br>급히 일어나 안쪽을 살펴보니 한쪽 구석에 지영이 쓰러져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얌마! 야! 정신 좀 차려봐!"</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황급히 지영을 일으켜보니 홀린듯 넋이 나가 있었다.<br>초점없는 눈은 반대편 벽을 보고 있으나 갑수의 다그침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좇됐다…일단 나가자 지영아"</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지영을 끌다시피 밖으로 나온 순간, 저수지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허우적거리듯 버둥거리며 걸어 가는게 보였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저게 뭐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비가 온 탓인지 뿌연 물안개에 가려져 잘 안보이긴했지만 실루엣에 팔다리가 있는걸로 봐서는 사람이 확실했다. 하지만 움직임은 어딘가 비정상적이었다.<br>분명히 앞으로 걷고 있는것 같은데 팔은 뒤로 걷듯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었다.<br>이윽고 그것이 시야 확보까지 되는 거리에 다다르자 갑수는 욕지기가 치미는 것을 간신히 추스를수 있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뻥 뚫린 눈에 썩어 문드러진 양 뺨, 앙상한 팔다리…그리고 내장이 조금 튀어나와 있는 찢겨진 배.</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우욱, 큭……."</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그러고보니 아까 저수지 근처에서 만난 청년이 숨지기 직전, 시체가 살아있다고 한 헛소리가 생각났다. 아니, 이제는 헛소리가 아니다.<br>갑수는 한손에는 지영을 끌어안고 한손엔 각목을 쥐었다. 저 정체불명의 생물이 달려들기라도하면 있는 힘껏 대가리를 빠개어 버리리라.<br>하지만 다행히도 그것은 갑수가 있는 곳까지 오지는 않았다. 그것은 힘겨운 걸음을 걷더니 두루미가 떼죽음 당한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리고는 와르르 주저 앉더니 두루미의 피가 섞인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br>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br> 앙상한 몸은 그대로였지만 자잘한 생채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배에 난 상처도 아물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쪽은 재생이 안된듯, 그대로였지만 다른 부위는 마치 애벌레가 허물을 벗듯 오래된 피부가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br> 이 놀라운 광경에 정갑수는 한동안 넋이 나가있었다. 이제 현실에서 이루어질만한 광경이었던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이제는 사람이 형상이 갖추어진 그것이 어디론가 사라지자 그는 급히 아까 주워든 신문지를 펼쳐보았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1974년 3월 24일……."</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날짜를 확인한 그는 품속의 자신의 취재노트를 펼쳐보기시작했다.<br> 1974년 3월 24일.<br>자신이 햇병아리 시절, 처음으로 지면에 실렸던 기사였다.<br> "기적의 저수지. 전 국민이 주목. 세포재생에 탁월한 성분 검출. 평균연령 100세 시대 더이상 꿈은 아닐것……."<br> 그랬다. 어떤 화상 흉터를 입은 사람이 길가다 저수지 근처에서 멱을 감았는데 흉터가 한달도 안되서 나았다는 소문이 퍼져 그 기사를 쓰기에 이른것이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실제로 한 연구진이 저수지 물을 퍼다가 조사했었는데 세포재생에 도움되는 물질이 있지만 상처에 영향주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발표했던게 생각났다. 그저 작은 동네의 해프닝정도로 끝난 일이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팔락팔락.</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그러다 바로 다음달 취재내용에 눈이 갔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1974년 시골 살인 사건. 마을 고아원 원장이 논두렁에서 둔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한달도 안되어서 같은 마을의 기사를 두개나 쓴 것이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 '이 마을 정체가 뭐지?'</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br><font size="2">갑수는 이 마을의 세 번째 기사가 될지 모르는 눈앞의 광경을 노트에다 메모하고는 지영을 안아들고 빗속을 헤치며 마을 외곽으로 걷고, 또 걸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네 여기 까지네요.무지하게 깁니다- -;; 초스압 ㄷㄷ..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당.</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여러 분께서 릴레이 작업한거라 설정이 좀 틀어질 수도 있었지만 꽤 흥미진진하게 이어나가지더군요.</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이후부터 댓글로 내용 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요새는 공게에 글쓰는 재미로 사는거 같네요. 공게 흥해라 ㅎ</font></div><font size="2"> </font> <div align="left"><font size="2"> </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