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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늬비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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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9604
    작성자 : 하늬비
    추천 : 14
    조회수 : 1548
    IP : 175.196.***.86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5/05/11 01:44:00
    http://todayhumor.com/?panic_79604 모바일
    [븅신사바] 공포소설 -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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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알거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로드킬로 으깨진 야생동물을 정말 질리도록 본다. 아, 물론 나처럼 인적이 드문 국도를 주로 다니는 사람의 얘기다. 쭉 뻗은 동해안이나 자전거길 같은 데로만 다니면 그런 구역질나는 꼴을 자주 보지는 못 하겠지.


    “일단으은~ 기념사진이나 또 한 방, 찍을까요? 음음흠~ 넌 또 누구니?”


    내가 자전거의 페달을 멈춘 것은 오늘만 세 번째로 보는 로드킬 시체 앞에서였다.

    숲의 그림자를 뚫고 내리쬔 햇볕이 아스팔트 위의 작은 시체를 얼룩덜룩 물들이고 있었다.

    별 뜻도 없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전거 핸들의 거치대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타이어에 치여서 뭉개진 내장이 잘 보이도록 한 장. 찰칵.

    허공을 응시하는 까만 눈과 벌어져 있는 주둥이에 초점을 맞춰서 또 한 장. 찰칵.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내려다보니 처음 생각과 달리 들개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조금 작은데 너구리나 족제비도 아닌 것 같고. 머리모양이 꼭 여우 같은데 우리나라에 야생 여우가 있었나 하고 의아해하고 있을 때였다.


    “묻어줄 거예요?”


    여자아이의 목소리.

    아니, 바람소리였나. 어쩌면 바람결에 흔들리는 숲의 바스락거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수밖에 없잖은가?

    대낮이지만 이곳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다. 달리는 차와 스쳐지나간 지도 벌써 세 시간은 지났다. 아마 논밭이 이어진 평지와 산을 빙 돌아 올라가는 길로 나뉘는 갈림길에서였을 것이다. 날이 더워서 햇볕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다가는 일사병에 걸릴 지경이라 서늘해 보이는 산길로 들어온 것이었는데.

    기대했던 대로 산길은 선선했다. 아니, 계절에 맞지 않게 추워서 소름이 다 돋았다. 자전거로 오르막을 올라가느라 땀이 났지만 어느새 키 큰 나무들이 터널처럼 길의 양옆을 둘러싸며 그늘을 드리웠고, 마르지 못한 땀방울은 작은 얼음조각처럼 피부를 훑고 흘러내렸다.

    그렇다. 나는 지금도 터널처럼 그늘이 드리운 숲길 한가운데에 서있다. 이런 곳에 여자아이가 있을 리가 없는데.


    “묻어줄 거예요?”


    시야 가장자리에 희끄무리한 것이 있다. 오른쪽 눈꼬리보다 더 오른쪽 바깥에, 눈썹에 붙은 먼지나 망막에 떠오른 잔상 같은 무언가가. 그게 대체 뭔지 보려고 고개를 돌리려 했을 때 날카로운 아픔이 발목에 엄습했다.

    악!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려다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여우인지 들개인지 모를 그 짐승이 발목과 함께 질질 끌려왔다. 배가 터져서 내장이 흘러나오고 눈알은 흐릿해져 말라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주둥이가 어느새 내 발목을 깨물어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다.


    “미친, 이게 뭐야!”


    반대쪽 발로 걷어차자 여우는 힘없이 떨어져나갔다. 발끝의 감촉은 딱딱했고, 나가떨어진 후에도 여우는 주둥이를 힘없이 벌린 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역시 살아있다는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는다.


    “그러지 마요. 나쁜 아이 아니에요.”


    내가 어이없어하며 고개를 홱 들자, 마치 교차하듯 내 앞으로 빠르게 몸을 웅크리는 사람이 있었다.

    부엽토 냄새와 계곡에서 나는 물비린내, 그리고 여자의 냄새가 뒤엉켜서 콧속으로 훅 끼쳐들었다.


    “어제 저녁에는 내가 준 과자랑 참치캔을 잘 먹었어요. 쓰다듬어도 도망가지 않길래, 원래 사람이랑 살던 아이인가보다 생각했어요. 근데 오늘 아침엔 보이지 않아서 계속 찾아다녔는데, 그런데……”


    내 옆에 웅크리고 앉아서 여우의 시체를 내려다보는 여자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여자? 아니, 여자아이인가.

    정확히 몇 살 정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웅크리고 앉은 발목에 긴 생머리가 살짝 닿는 모습은 스물 살쯤 된 대학생처럼 보인다. 하지만 목소리라든가, 이따금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볼과 눈매는 그보다 앳된 중고등학생처럼 보이기도 한다.


    “발목 괜찮으세요? 피가 계속 나요.”

    “어? 응. 그렇지 않아도 발목양말이라…… 어, 이거 완전 피바다네.”


    피로 질척해진 양말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여자아이가 일어나서 가드레일 너머의 비탈 아래쪽으로 뽀르르 달려 내려갔다. 그 뒷모습을 보니 역시 조금 어린 건지도 모르겠다. 대충 열예닐곱 정도일까.

    비탈길을 다시 올라온 여자아이는 모아 쥔 두 손에 계곡물을 뜬 채였다. 그러고 보니 자전거를 타는 동안 줄곧 비탈 아래의 계곡과 나란히 달려오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내게 신발과 양말을 벗게 하고는 발목에 물을 끼얹었다.


    “나도 물 있어. 붕대도 있고.”


    내 MTB의 짐받이에는 ㄷ자 모양으로 바퀴를 감싸는 여행용 캐리어가 부착되어 있다. 자전거 수선도구에 물과 군것질거리, 여분의 스마트폰 배터리와 충전기, 갈아입을 옷 한 벌과 간단한 구급도구도 갖춰져 있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 원래 이런 것도 가지고 다녀요?”


    발목에 대충 압박붕대를 감는 내게 여자아이가 물었다.

    보통은 해외투어라도 하지 않는 한 이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지는 않겠지. 가방이 무거우면 달리는 맛도 안 나니까.


    “난 혼자 다니고 이상한 길만 찾아다니거든. 그래서 다쳤을 때 혼자 감당을 못하면 119 부르는 수밖에 없어.”

    “혼자 다녀요? 아저씬 친구가 없어요?”

    “아저…… 오빠라고 불러도 되는데. 그리고 친구 없는 거 아니야. 여행은 원래 혼자 다니는 게 제일 재미있어.”


    내가 딱히 사회생활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학창시절이든 대학교나 군대시절이든, 나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사람들과 아웅다웅하며 지내왔다. 항상 남의 눈에 띨 일 없이 살아왔다. 굳이 따지면 지금 여행의 행선지 중 하나는 지방에 사는 친구의 집이기도 하고.


    “사진은 왜 찍었어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었기 때문이었다. 벌써 세 시간째 사람 모습은 그림자도 보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거리낌 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으깨진 피투성이의 시체를 핸드폰으로 찍었다. 어떤 해괴한 짓을 하든지 그런 나를 봐줄 사람은 오직 나 혼자뿐이었다.


    “그건 그…… 무슨 이상한 뜻이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심심해서 그랬지. 며칠이나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심심해요? 혼자 여행하는 게 제일 재미있다면서요.”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것은 실은 이 여행을 하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던졌던 질문과 같은 말이었으니까.

    나는 대체 왜 이 짓을 하고 있는 걸까?

    물론 자전거를 전속력으로 달릴 때는 즐겁다. 흥이 올라서 힘껏 달리다보면 어느새 심장은 터질듯이 뛰고, 혈관 속 피를 흠뻑 들이마신 근육은 찢어질 듯 부풀어 오르고,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쥐어짜듯 페달을 돌리고 또 돌린다. 멈춰있는 세계와 바람을 등 뒤로 재치며 정신없이 달음박질친다.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고, 마치 나 자신이 이전의 나보다 한 차원 크고 대단한, 우월한 무언가로 변하는 듯한 순간.

    하지만 그렇게 달릴 수 있는 순간은 길지 않다.

    아침에 출발해서 네 시간쯤 달리고 나면 멈춰서 밥을 먹고 한 시간 정도 빈둥거린다. 그리고 다시 오후에 네다섯 시간 정도 달리면 슬슬 잠잘 숙소를 구하기 위해 허름한 모텔 같은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그렇게 하루에 아홉 시간정도 달린다면, 전속력으로 달려볼 기회는 길어야 한두 시간이나 될까?

    나머지 일곱, 여덟 시간은 그저 마지못해서 멍하니 페달을 내리밟을 뿐이다. 지긋지긋한 햇볕에 온몸이 지져지면서. 낙타 등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구릉에 넌더리를 내면서. 땀에 절어 쉰내가 나는 바지의 고무줄 때문에 허리를 북북 긁으면서.

    그런데 문득 그런 불만을 터트려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깨달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언제나 난생 처음 보는, 지명도 모르고 사람의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는 산속이나 논밭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뗏목 같은 기분. 새까만 우주공간에서 자전거에 올라탄 채로 발버둥 치듯 페달을 돌려대는 나만이 있을 뿐이다.

    주위의 경치 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 없지. 관광지? 엿이나 먹어라. 더 화끈하고 자극적인 거라면 모를까. 어, 로드킬 당한 동물 시체? 저건 좀 눈이 가는데.

    ……그런 얼빠진 자전거 여행을 나는 벌써 몇 년째, 몇 번이나 거듭해오고 있다.


    “사람이 싫은 거죠?”


    소녀의 목소리에 퍼뜩 어깨를 떨었다.

    마치 내 부끄러움을 형상화시킨 것 같은 여우의 뭉개진 시체를 내려다보는 소녀의 눈은, 조금 충혈 됐고 눈물 자국이 번져있었다.

    그 눈이 나를 향하며 가늘게 일그러졌다. 그것이 눈웃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시 소녀가 말했다.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혼자 다니는 건, 실은 사람이랑 같이 있는 게 더 싫기 때문이죠?”


    소녀는 눈물자국이 난 눈매와 볼을 손끝으로 비비며 훑어 내렸다.

    ……아니, 소녀인가? 얼굴을 매만지는 손가락들이 어쩐지 무척 요염하게 느껴졌다. 열예닐곱살 여자아이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락. 자라락. 쏴아아아.

    돌풍이라기엔 조금 모자란 바람이 산길을 둘러싼 숲을 흔들었다. 나뭇잎들이 비벼지면서 얼룩덜룩하게 투과된 햇빛이 몇 번인가 내 망막을 찔렀다. 나는 눈을 찡그렸다가 떴다. 소녀는 아까와 다름없는 요염한 눈웃음을 내게 짓고 있다.

    그런데 내 앞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것은…… 정말로 소녀일까?


    “나도 그렇거든요. 사람이 싫어요. 어쩔 수 없이 남들 앞에서는 웃으며 비위를 맞추지만 늘 먼 곳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어요. 내심은 가족이든 친구들이든 다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알아요. 아저씨. 오빠? 오빠도 나랑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소녀의 말이 조금은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남의 눈에 띠는 것을 피하며 살아왔다. 사람들과 어울렸던 것도 그저 그게 평범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남들과 함께 있으면 피로해지고 집에서 혼자 뒹굴거릴 때 재충전이 되는 성격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니 당치도 않다. 그런 게 가능할 리도 없다. 하지만…….


    “뭐, 어딘가 먼 데로 가고 싶었던 건 맞아. 하지만 그 정도는 누구나 생각하는 거잖아.”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거짓말이었다. 나는 누구나 그런 정도로 막연히 뛰쳐나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그것뿐이라면 그렇게 처참한 기분에 시달리면서도 계속 자전거 여행을 떠날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끝까지 시치미를 떼었다. 다행히 소녀는 내 말을 믿었다.


    “……그러네요. 내가 무슨 이상한 소리를 다 한담. 얘가 죽어버려서 너무 슬퍼서 그랬나 봐요.”


    배가 터진 여우의 시체를 내려다보는 소녀의 뺨에 다시 굵은 눈물이 흘렀다.

    소녀는 일어나서 눈물을 닦고는 멍하니 비탈 아래쪽에 있는 계곡을 내려다보았다.


    “저는 가족들이랑 같이 저 밑의 계곡으로 피서 왔어요. 근데요, 진짜 가족이 아니에요. 엄마가 2년 전에 재혼했거든요. 근데 새 아빠가 완전히 짐승 같은 새끼에요. ……무슨 얘긴지 알겠죠?”


    그야 대번에 알 것 같았다. 동시에 어딘가 현실에서 붕 뜬 듯한 소녀의 모습도 설명이 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안심도 됐다. 그저 오물처럼 구질구질하고 흔한 현실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으니까.


    “은근슬쩍 막 더듬고, 아닌 척하면서 더러운 말로 추근거리고 그래요. 근데 되게 교활한 새끼에요. 남들이 볼 때는 절대로 안 그러고 내가 그랬다고 해도 내가 예뻐서 그랬던 거라고 둘러대요. 으응. 그게 아니라 엄마는 아예 믿으려고 하지도 않아요. 친아빠가 사업 망해서 자살하셨거든요. 그 짐승새끼가 엄마랑 나 구해준 거래요. 그러니까 새아빠 말 잘 들어야 한데요. 여기로 피서 오자고 한 것도 엄마에요. 새아빠랑 좀 친해져보라고요. 진짜…… 엄마도 완전히 미친 것 같아.”


    나는 후우, 하고 한숨을 쉬듯 크게 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반쯤은 소녀가 들으라고 한 것일 뿐이었다. 어차피 흔한 얘기이고, 어차피 남의 얘기이니까.

    한숨을 들은 소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맥이 빠진 듯 멍했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윽고 점점 짙어진 그 표정은 조금 전에 웅크리고 앉아서 나를 마주볼 때의 표정으로 변했다.

    비웃는 듯한. 무언가를 자신만만하게 과시하는 듯한. 소녀답지 않게 남자를 유혹하는 눈빛.

    그러고 보니 새삼스럽지만 정말 예쁜 아이다. 이런 산속에서 갑자기 마주치면 혹시 여우가 둔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 친해지라고 온 피서인데 그 새끼는 이게 기회다 싶었나 봐요. 어젯밤에 엄마가 텐트에서 자는 사이에 차에서 나를 덮치려고 했거든요. 내가 그냥 당해줄 줄 알았나? 깡통으로 머리를 후려치고 소리 지르고 난리를 피웠죠. ……얘는 아마 그래서 죽은 거예요. 텐트 옆으로 온 이 여우랑 내가 같이 하루 종일 잘 놀았으니까. 그 새끼가 아침에 왠지 계곡으로 차를 끌고 내려와서 바퀴를 씻더라고요. 근데 거기에 피 같은 게 묻어있어서…… 얘는 사람이 옆에 와도 해칠 거라고 생각하질 않는 순한 애인데…… 그래서 계속 찾아다녔는데……”


    또 다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소녀는 유혹하는 듯 비웃는 듯한 눈빛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아니, 기묘한 것은 내 쪽인지도 모르겠다. 저 눈빛이 정말 남자를 유혹하는 그런 눈빛일까? 그저 괴롭고 힘들어서, 억지로 남을 비웃고 강한 척을 하며 있는 힘껏 견뎌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는 모습이 가장 섹시하더라는 어딘가의 미녀의 이야기처럼.

    ……뭐 그런 이야기도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 이 애를 묻어주고 싶어요. 오빠, 도와줄 거죠? 잠깐만 밑에서 뭐 좀 가져올게요.”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소녀는 가드레일을 넘어서 비탈길 아래로 사뿐사뿐 달려서 내려갔다.

    좌락, 좌라락. 쏴아아아, 하고 바람이 터널 같은 숲을 흔들었다.

    한 번 눈을 꾹 감았다 떠보니 로드킬을 당한 여우와 멈춰있는 자전거, 그리고 발목에 붕대를 감고 있는 나만 숲길 위에 덩그러니 서있었다.


    “……여우에 홀린 기분이라는 게 이런 거려나.”


    어느새 땀은 다 말랐지만 살갗은 서늘했다.

    어쨌거나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거의 끝난 거겠지. 소녀는 곧 삽이나 뭐 그런 걸 가지고 비탈을 올라올 것이다. 나는 걔랑 같이 여우를 묻어준 다음 뻘쭘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휙 돌아설 것이다. 그리고 그 후로 서로 다시는 만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처음부터 남남이었으니까.

    결국 얻은 것도 없고 잃은 것도 없는 셈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시간을 공유했던 결과가 대개 얻은 것도 없고 잃은 것도 없는 공허로 남았던 것처럼.

    나는 원래 그런 인간이다.

    뭐 그래, 혹시 다시 만날 일이 있다면 내가 이 일을 소재로 소설을 썼을 때 정도이려나. ……가만. 그러고 보니 내가 제일 최근에 소설을 썼던 게 언제였더라.

    문득 날카로운 비명과 고함소리가 상념을 방해했다. 날카로운 쪽은 소녀의 목소리였다. 그러니 우악스러운 남자의 고함소리는 아마 그 새아빠이려나.


    “니가 그런 거잖아! 아닌 척 하면 모를 줄 알았어!”


    소녀의 목소리는 제법 컸고, 뒤이은 ‘짜악’하고 따귀를 때리는 소리도 귀에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그리고 몸싸움을 하며 걷는 듯한 소리가 점점 더 내 쪽으로 가깝게 비탈을 올라왔고. 이윽고 가드레일 너머로 소녀의 머리가 살짝 드러났다. 머리채를 잡혀서 옆으로 고개가 꺾인 채였다.


    “어어, 참으시죠. 애를 그렇게 때리면 어떡합니까.”


    자전거와 여우를 내버려두고 두 사람에게 다가갔지만, 새아빠인 듯한 남자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소녀만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면서 “이 새끼를 떼어줘요! 좀 도와달라고요!”라면서 악을 썼다.


    “아저씨. 자기 딸이라도 요즘은 그렇게 애를 때리면 안 되는 거 모르세요? 와, 입술이 터졌네. 여자애를 주먹으로 팼어요?”


    일단 머리채라도 놓게 하려고 남자의 팔뚝을 붙잡았다. 남자는 그제야 나를 쳐다보았다.


    “이거 놔 이 새끼야!”


    남자는 다짜고짜 내 쪼인트를 걷어찼다. 악 소리와 함께 쓰러질 뻔 했다가 붙잡은 남자의 팔뚝에 매달려서 간신히 버텼다.

    매년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는 내 체력은 어쨌든 허약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 짐승새끼가 걷어찬 곳이 하필 여우에게 물려서 붕대를 감은 곳이라는 게 문제였다. 힐끗 내려다보니 내가 보는 사이에도 압박붕대가 피로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진짜 이런 개새”끼였다. ……아니, 여우새끼인가?


    남자를 향해 욕을 하다 말고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졌다.

    뾰족한 주둥이에 쫑긋 선 귀, 갈색 털. 소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채로 사납게 욕설을 내뱉는 남자의 머리는 사람이 아니라 여우의 것이었다.


    “우부부부부.”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털어보았다. 아. 그럼 그렇지, 역시 사람이잖아.


    “끼아악!”


    소녀가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며 새아빠의 눈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러자 새아빠가 두 손으로 눈을 감쌌고, 풀려난 소녀가 새아빠를 냅다 밀쳐버렸고, 새아빠가 허우적거리다가 비탈길 아래로 자빠지면서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가드레일 너머로 손만 뻗고 있었던 나는 어떻게 해볼 틈도 없었다.


    “오빠, 산 아래로 내려가요! 마을까지 자전거 좀 태워주세요.”


    나를 자전거 쪽으로 떠미는 소녀와 넋이 빠져서 비탈 아래를 내려다보는 나.


    “너네 새아빠 저거 괜찮은 거야?”


    대답은 새아빠 쪽에서 돌아왔다. 고통 때문이 아니라 정신이 나갈 정도로 완전히 빡돌아서 외치는 비명이 비탈 아래에서 울려 퍼졌다.


    “빨리 태워줘요! 가자고요!”

    “아니, 그러니까 내가 굳이 왜……”


    소녀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내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여우를 바퀴로 치어죽인 것 못 봤어?! 저 새끼한테 지금 잡히면 나 진짜 맞아죽을 거야! 정말 몰라서 물어, 요!”


    얘가 이런 애인 줄은 정말 몰랐는데. 멱살을 흔든다고 내 몸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티셔츠의 목깃이 프릴을 두른 것처럼 늘어질 정도는 되었다.


    “와 나 어이가 없어서……”


    얘를 마을의 파출소에라도 던져놓자고 생각하며 자전거의 안장에 앉았다. 소녀는 뭘 하는지 잠시 꾸물거리다가 자전거 짐받이의 캐리어 위에 걸터앉았다. 두 손으로 내 허리를 껴안는 것 같았는데. 그런데 나와 소녀의 사이에 뭔가 물컹하고 축축한 것이 끼어 있었다.


    “으악! 뭐하는 거야, 너 미쳤냐!”


    뒤를 돌아봤다가 경기할 뻔했다. 소녀는 가슴팍에 로드킬을 당한 여우의 시체를 껴안고 있었다.


    “야이 미친! 버려!”

    “싫어! 내가 묻어줄 거야!”

    “아 진짜 무슨……!”


    조금만 더 실랑이를 할 틈이 있었으면 시체를 빼앗아서 던져버렸을 텐데. 소녀에게 악을 쓰려고 뒤를 돌아본 내 시야에 가드레일이 개방되어 있는 비탈길을 타고 구형 봉고차 한 대가 기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그 새끼 차야! 빨리 가요! 가!”


    소녀가 내 뒤통수를 퍽퍽 때렸다. 뭐라고 욕을 해주고 싶었는데, 끼기기긱 하고 아스팔트를 긁으며 가속하는 자동차의 바퀴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냅다 페달을 밟고 말았다.

    두 사람과 한 구를 태운 자전거가 산길을 달려 내려갔다.

    터널처럼 길을 둘러싼 채 이어지는 숲. 아스팔트를 뒤덮은 그늘 위로 점점이 찍혀있는 햇빛의 알갱이들. 내리막을 달려 내려가고 있으니 짐과 사람 한 명을 더 실었어도 속도는 제법 빨랐다. 여름 같지 않은 찬 공기를 헤치며 숲을 달리는 기분은, 솔직히 상쾌하기는 했다.

    크락션을 빵빵 울려대며 치어버리려고 달려드는 봉고차라든가, 등 뒤에서 깃발처럼 펄럭이는 여우의 내장을 무시한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아하하……하. 이건 정말이지


    “왜? 여우한테라도 홀린 기분이라고?”

    “……너 지금 뭐라고 했냐.”

    “하다니. 뭘 해요.”

    “아니, 너 방금 여우에 홀렸다고……”


    거칠거칠한 털가죽의 감촉.

    입술이 얼어붙었다.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마치 입술과 입술 사이에 고드름이라도 맺힌 것처럼 입술이 차갑고 얼얼했다.

    빠앙! 빠아앙! 클랙션이 자전거의 바로 뒤까지 바짝 따라붙고 있었다.

    내리막길에서 더욱 가속하기 위해 휘젓는 두 다리를 멈출 수는 없다. 그리고 속도 때문에 조금만 흔들려도 자전거가 뒤집힐 지경이라 핸들에서 손을 뗄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소녀의 배와 내 등 사이에서 거친 털가죽이 꿈틀거리며 위로 기어오르는 것을 막거나 떨쳐낼 수 없었다.

    축축하고 물컹한 내장 점막의 감촉. 그리고 가까이에 붙어있기에 비로서 느껴지는 짐승의 누린내와 비린 피 냄새.

    작고 가는 개과 동물의 앞다리가 하나씩 내 어깨를 짚고, 소녀의 가슴과 내 등 사이에 끼어있던 머리가 비비적거리며 틈사이로 올라온다.


    ‘야, 야! 너! 나는 등 뒤지만 넌 앞이잖아! 알아차려! 그 시체를 던져버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의사를 전달할 수단도 없다. 등 뒤에서는 치어 죽이려고 달려드는 봉고차. 그리고 앞에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다가오는 내리막길이다. 그저 죽어라고 이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면서 마음속으로 외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야! 야아아! 너! 너 말이야, 너어! 너! 너! 너! 너! 너!’

    “……는 정말 있는 걸까? 여우에게 홀린 거라면 여자애도 정말 존재하는 거라고 장담할 수 없잖아.”


    소녀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여우에 홀린 기분이냐고 물었던 그 목소리. 그 목소리는, 내 어깨 위까지 기어오른 여우의 주둥이가 들썩거릴 때마다 들려왔다.


    “한 번 잘 생각해봐. 열심히 생각해봐. 대체 어디서부터 여우에게 홀렸던 걸까? 어디서부터가 진짜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인 걸까?”


    여우의 대가리가 바로 자신의 턱밑에서 지껄이고 있을 텐데. 그런데도 소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내가 죽을힘을 다해서 페달을 돌리는 동작에 이끌려서 좌우로 흔들릴 뿐이다. 소녀의 두 손은 내 허리를 감아서 쥐고 있지만, 그 손은 차가운 바람 탓인지 온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터널 같은 숲길이 이렇게 길었던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무언가에 튕겨져서 자전거로부터 하늘로 날아올랐다.

    짧지만 엄청나게 굵고 밀도 있게 압축된 순간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기처럼 허공을 부유하면서, 벽이나 자동차나 아스팔트 바닥에 단지 격돌하는 것만을 기다려야 하는 그런 순간. 그래도 자전거 사고를 당해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이 순간의 감각이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았다.

    나는 바닥에 처박혀서 데굴데굴 굴러갔다.

    어디에 어떻게 부딪혔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역시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다만 그런 것치고는 정신을 잃지도 않았고 바로 몸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야! 너 괜찮아? 대답 좀 해봐!”


    나는 허공에서 한 바퀴를 돌아서 ‘등부터’ 길바닥에 처박혔다.

    내 등 뒤에는 아직도 내 허리를 꼭 감아쥐고 매달려있던 소녀가. 나보다 훨씬 몸집이 작은 그 아이는, 그 무지막지한 속도에서 그대로 내 몸과 아스팔트 바닥의 사이에.


    “으아아아! 야! 대답 좀 해봐! 야아!”


    소녀의 두 손은 아직도 내 허리를 뒤에서 감싸 안고 있었다. 어쩌면 그게 좋은 의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두 손이 서로 꽉 맞잡고 있는 것뿐 두 팔은 모두 부러져서 문어처럼 흐물거리고 있었다.

    나는 짐승처럼 소리를 질렀다. 대체 이런 꼴이 되고도 어떻게 손을 놓치지 않고 있는 거야?


    “수아야! 수아야!”


    남자의 고함소리와 함께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내 망막을 후볐다.

    그제야 나는 주위가 헤드라이트 빛이 없으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둡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인가? 뭐야, 한밤중이야? 어, 언제부터?


    “수아야! 그 애를 놔주세요! 돈은 달라는 대로 드릴게요! 제발 제 딸을 놓아주세요!”


    헤드라이트 방향에서 달려온 것은 소녀의 새아빠였다.


    “무슨 헛소리야, 얘는 댁한테서 도망치려고……! 지금도 이 꼴이 되고도 날 껴안은 손을 안 놓고 있잖아…….”


    남자에게 보여주려고 소녀의 손을 쥐었다가 통통한 헝겊의 감촉이 만져졌다. 몇 번 만져보고 헤드라이트 빛에 비춰보니 압박붕대였다. 소녀는 등 뒤에서 내 허리를 감아 안게 한 채 압박붕대로 두 손이 묶여있었다.


    “뭐야 씨팔! 이건 내 발목에…… 씨, 씨이팔…… 뭐어야아…… 어, 없잖! 발목에느은!”


    발목에는 압박붕대가 감겨있지 않았다. 여우에게 물린 자국 같은 것도 아마 없겠지.

    수아를 풀어달라며 애걸하는 남자의 면상을 이마로 냅다 들이받아 버렸다. 남자가 뒹구는 동안 허리를 감은 소녀의 팔을 위로 들어서 벗겨내고 소녀를 헤드라이트에 비춰 보았다.

    허공을 응시하는 탁한 눈동자. 거칠고 딱딱한 피부. 아아.

    이건 틀렸다. 아니, 이미 죽은 지 한참은 지난 고깃덩어리다. 로드킬 당한 시체를 하도 많이 봐서 잘 알거든.


    “하……하하하……! 씨팔 뭐야! 뭐야고오! 여우냐? 여우새끼가 홀린 거냐고! 그렇구나, 너도 여우지 이 여우새끼야!”


    아무렇게나 내팽개친 소녀의 시체를 향해 네발로 기어가던 남자의 얼굴을 다시 냅다 차버렸다. 발가락이 뻐근했다. 이번에는 여우에게 홀린 상처 따위와는 다르게 진짜 어디가 부러진 건지도 모르겠다.


    “하하…… 하! 집어치워. 집어치우란 말이야! 이딴 개꿈은 집어치워! 이제 깨어날 거야! 이제 꿈에서 깨어날 거란 말이야!”


    헤드라이트가 가드레일을 비추고 있었다. 그 너머의 비탈은 얼마나 가파를까.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면 머리를 부딪쳐서 깜빡 정신을 잃을 정도로만 가팔랐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 깨어나면, 아 다행이다 하고 안심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고 나서 정말 개 같은 개꿈이었다고 욕을 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래. 그래도 중간까지는 재미있었네. 유치하지만 신나는 이야기였잖아.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이제 여기서 끝내버리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시꺼먼 가드레일 너머로 몸을 날렸다. 머리부터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정신을 잃지 못하면 무척 곤란할 테니까.




    ===========================================================

    작가의 한마디 : 기한이 일요일 23시까지인 줄 알았는데... 월요일 23시였군요. 머엉......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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