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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으앙쥬금ㅜ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12-07
    방문 : 9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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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059
    작성자 : 으앙쥬금ㅜ
    추천 : 19
    조회수 : 1759
    IP : 211.168.***.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1/20 10:52:38
    http://todayhumor.com/?panic_63059 모바일
    [펌][BGM] 악령,혹은 다른것..??
    <div><embed style="width: 316px; height: 128px" height="128"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16" src="http://player.bgmstore.net/Q89I0" allow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Q89I0"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Q89I0</a></div> <div> </div> <div> </div> <div>웃대의 초록환타님 작품입니다.</div> <div> </div> <div>"저기요, 잠깐만요-"</div> <div>"네?"</div> <div>지민이 고개를 돌리자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자가 자신에게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div> <div>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참석한 장례식에서 마악 오는 길이었기에, 검은 정장이 생소해보이지</div> <div>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무언가 틀렸다. 한눈에 보아도 단단하고 우람한 팔다리가 드러났다.</div> <div>조폭인가? 지민은 겁이나는 것을 감추려고 일부러 어깨에 더 힘을 주었다. 누가 뭐래도 남자아닌가.</div> <div>"무슨 일이죠?"</div> <div>"저어..."</div> <div>사내는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순박한 얼굴이었다. 짙고 굵은 눈썹이 유난히 새카맸다.</div> <div>헌데 전체적으로 둥글넓적한 얼굴상에 비해 입술이 아주 얇아 기묘한 느낌을 주었다.</div> <div>"혹시, 령의 존재를 믿으십니까?"</div> <div>지민은 속으로 혀를 찼다. 이 같은 사람에게 귀중한 귀갓길의 30초를 빼앗기다니.</div> <div>"아뇨, 죄송합니다."</div> <div>무시하고 그대로 걸어가려는 찰나, 강한 아귓손이 그의 어깨를 움켜잡았다.</div> <div>"아악! 왜, 왜이래요!"</div> <div>"죄송합니다. 부디 잠시만, 잠시만 제 애기를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div> <div>지민은 몸을 빼내려 발버둥쳤다. 사내는 순순히 지민을 놓아주었다.</div> <div>그대로 달아날까, 하다가 지민은 사내의 건장한 체격을 보고 자신의 형편없는 달리기 실력을 가늠해보았다.</div> <div>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자 체념은 빨리왔다. 어차피 시시한 종교 개론 나부랭이일 것이다.</div> <div>1분정도만 들어주다가 빨리 가버리는게 상책이다.</div> <div>"령이요? 귀신을 말하는 건가요?"</div> <div>"귀신이라뇨, 그런 잡스런 사령들이 아니라. 품격있는 령을 아느냐고 말씀드린 겁니다."</div> <div>"아.. 그래요? 저는 령이고 귀신이고 모릅니다. 교회도 안다닌다구요"</div> <div>"그렇습니까..."</div> <div>사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민은 깜짝 놀랐다.</div> <div>그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너무나도 가엾게 보였던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의 표정에 이토록</div> <div>살아서 그에게 어필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그래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div> <div>"그래요, 그 령이 대체 뭡니까?"</div> <div>"글쎄요, 령은 혼입니다."</div> <div>"... 혼과 령의 다른 점이 무어입니까?"</div> <div>사내는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도무지 덩치와 맞지 않는 행동거지였다.</div> <div>"죄송합니다. 현세인에게 이 말은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알아듣기 힘들것입니다.</div> <div>귀한 시간을 오래 빼앗는 것 같아 미안하군요. 그럼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div> <div>지민은 손목시계를 슬쩍 보았다. 2분여가 지나가고 있었다.</div> <div>어두컴컴한 골목에서, 그것도 고인의 상을 치룬 뒤라 매어진 흰색 조건이 아직도 팔에 달린 채로</div> <div>사이비 종교의 예찬을 듣는 것은 정말이지 엿 같은 일이었다.</div> <div>하지만 무어랄까... 지금 앞에 있는 사내가 자신에게 허튼짓을 하려고 한다는 느낌은 없었다.</div> <div>"질문을 바꾸어 하도록 하지요.</div> <div>...당신은 수호령의 존재를 믿습니까?"</div> <div>지민은 잠시 멍해졌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이다. 영혼의 존재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을 제쳐두고</div> <div>수호령이라는게 과연 자신 따위에게 붙어 있을까?</div> <div>"글쎄요... 수호령이라... 그런게 있다곤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만"</div> <div>"그렇습니까. 하지만 영적인 존재에 대한 것은 생인이 느끼기 힘든것이니까요.</div> <div>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요. 예기치 못한 행운이나 커다란 재앙을 우연찮게 피하게 된 적은 없습니까?"</div> <div>지민은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 그것이 있었다.</div> <div>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거대한 재앙을 우연찮게 피하게 된 경위를 그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div> <div><br />지민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었다.</div> <div>대학교 MT 때, 과 선배들은 담력체험이라며 번지점프를 강제로 시켰다.</div> <div>고도가 높은 곳이었다. 담약한 남자애들이나 여자들은 죽어도 못하겠다며 고개를 도리질쳤고</div> <div>선배들은 그 모습을 보고 고민끝에 가장 먼저 뛰는 사람에게 취업자리를 우선적으로 알선해주겠다며</div> <div>꼬드겼다. 그래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무슨 용기였을까, 지민은 손을 들어 저요! 라고</div> <div>크게 외쳤다.</div> <div>선배들의 독려와 격려주를 한잔씩 받아마신 지민은 벌게진 얼굴로 점프대 위에 섰다.</div> <div>아래에는 선배들과 동급생들이 올망졸망 모여 위를 쳐다보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div> <div>분홍색 티를 입고 있던 류경이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이런 터무니없는 용기의 발현은</div> <div>그녀의 시선을 받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div> <div>아무튼 지민은 안정장비를 매고서 점프대 끝에 가 섰다. 그리고 뛰어내리려는 찰나,</div> <div>갑작스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점프를 하면 로프줄이 휘어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다.</div> <div>안전요원이 지민을 제지했고, 곧 나아지겠거니 하며 기다리는데, 바람은 잦아들기는 커녕</div> <div>더욱 요란스럽게 기승을 부렸다. 삼십여분을 기다린 끝에 도로 땅으로 내려온 아이들에게</div> <div>지민은 집단 야유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민이 내려오자마자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div> <div>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다시 올라가라는 선배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찰나에,땅에서 대기하던</div> <div>안전요원의 무전기로 통화가 들려왔다.</div> <div>"칙- 중간 로프부분에 흠이 있다. 성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div> <div>아까 뛰려던 남자 손님 점프했으면 그대로 곤죽될뻔 했어. 또 이런 애기는 하지말고,</div> <div>괜히 겁주지 말고 빨리 보내"</div> <div>지민과 학과 일동은 충격으로 굳어졌었다.</div> <div> </div> <div>"만약 그때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이렇게 애기하고 있지 못했겠죠"</div> <div>"그렇군요..."</div> <div>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사내의 얼굴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담겨있었다는 건 지민의 착각일까?</div> <div>"그렇다면, 다른 일은 없었나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뭔가 기묘한 행운이라던가요"</div> <div>"아, 있었어요. 그게 그러니까...."</div> <div> </div> <div>지민은 류경에게 대쉬하지 못했다. 아니, 안했다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div> <div>분명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류경은 입학 당시부터 선배들과 동급생들, 복학생들</div> <div>뭇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학교 내의 여신이었다.</div> <div>연극 배우가 꿈이라고했다. 그녀가 리허설을 할때에면 극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과 학생들도</div> <div>방청석을 빼곡히 매우곤 했다.</div> <div>긴 생머리에 여우눈, 흰 피부에 작은 입술은 그 자체로 하나의 미였다. 그녀가 살짝 웃어보이는 눈웃음은</div> <div>단연 여학생중 독보적이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남학생들의 대쉬가 끊이는 법이 없었다.</div> <div>연모하긴 하지만 뛰어들어 쟁취하기에 자신은 너무 초라하다고 지민은 생각했다.</div> <div>그러던 어느 날이었다.</div> <div>연극 표가 하나 들어왔다. '피가로의 결혼' 이었다.</div> <div>두장을 공짜로 얻은 지민은 표를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누굴 데려가야 하나,</div> <div>이런 로맨틱한 연극을 남자동기와 보는 것은 죽어도 싫었다. 차라리 쓰레기통에 처박고 말지...</div> <div>고개를 절레절레 휘젖던 그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요번 피가로의 결혼은 정식 콩쿨수업을 걸친</div> <div>해외파 극단의 공연이었다. 매매가가 적어도 30만원은 하겠지. 암표로나 팔아볼까...</div> <div>하다가 지민은 하릴없이 표를 여자 후배에게 넘겼다. 후배는 털털하고 활동적인 여자였다.</div> <div>왠만한 남자보다 더 친한. 어쨋든 남자랑 가는 것보다야 낮지 않은가.</div> <div>"선배, 이걸, 나랑, 같이.. 보러가자고?"</div> <div>"쓸데없는 상상하면 죽는다"</div> <div>지민은 피곤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경고했다. 후배는 낄낄거리면서 표를 잽싸게 주머니에 구겨넣었다.</div> <div>계집애가, 물건 다루는 태도 하고는...</div> <div>공연 날, 라포드 극장 앞에서 기다리는 그에게 문자가 한 통 날아왔다.</div> <div>'오빠, 나 사정 생겨서 못 갈 것 같아.<br />그대신 내 동기중에 한 명 보낼게.<br />극작과 애니까, 연극만 잘 보고 밥이나 먹여서보내'</div> <div>지민은 당황해서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전화는 꺼져있었다. 똥 밟았다고 생각하며</div> <div>초조하게 담배를 찾았지만 없었다. 안절부절못하며 생각에 잠겼다.</div> <div>알지도 못하는 여자와 '피가로의 결혼'을? 그것만큼 웃기는 코미디도 없겠군.</div> <div>결국 욕먹을 각오를 하고 집에 가려는 찰나, 작고 하얀손이 그의 갈색 트렌치 코트 끝자락을 잡았다.</div> <div>"저기..."</div> <div>"으,응?"</div> <div>"혜림이랑 연극 보러오신 선배분 아니세요?"</div> <div>아, 그녀였다. 신류경. 왜 그녀가 여기서 내 코트를 잡아당기고 있을까.</div> <div>일순, 그녀의 크고 검은 눈에 의문이 담겼다.</div> <div>"아니세요?"</div> <div>"아,아니. 맞아. 어.. 그럼, 드, 들어갈까?"</div> <div>이런 얼간이 같은 놈. 속으로 자신에게 욕을 퍼붙는 찰나, 그녀가 쌕 웃음을 지어보였다.</div> <div>아, 아름답다. 아름답다.</div> <div> </div> <div>"류경이와 같이 연극을 보고 급속도로 가까워졌지요. 저는 후배가 제가 류경이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div> <div>알고 일부러 꾸민 일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니더라구요, 후배가 극작과 애들한테 주라면서</div> <div>자기 친구에게 준 것을, 류경이가 다시 전해받은 모양이에요. 뭐...</div> <div>행운이라면 행운이죠. 그 덕분에 지금은 캠퍼스 커플이니까요"</div> <div>"그랬군요. 정말 두근거리는 이야긴데요"</div> <div>지민은 스스럼없이 사내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 사내에게 친밀감을 느낀다는데에</div> <div>당황했다.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처음보는 사람에게 그것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에게 이처럼</div> <div>주절주절 늘어놓다니. 이제 그만 해야겠다.</div> <div>"저.. 이제 그만 가야.."</div> <div>"저, 이지민씨"</div> <div>갑자기 사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민은 그처럼 순해보이던 얼굴이 이렇듯 암중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div> <div>놀라고, 상대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데에 한번 더 놀랐다.</div> <div>"제 이름을 어떻게 아는거죠? 잠깐, 당신. 이상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div> <div>대체 정체가 뭡니까?"</div> <div>"그런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지민씨, 제가 지금 당신에게 상기시켜드릴게 있습니다.</div> <div>당신, 동물을 죽이지 않았어요?"</div> <div>"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div> <div>"아뇨. 당신은 동물은 죽였어요. 작은 동물이요. ... 검은 고양이, 기억 안납니까?"</div> <div>지민은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div> <div>"그건.. 그건 사고였어요. 고의가 아니었다구"</div> <div>"지민씨, 당신은 살리고자 했으면 충분히 그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을 겁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지민은 자취생이었다. 전라도에 사시는 부모님은 농사를 지었고, 풍족하진 못해도 매달 생활비를</div> <div>부쳐주었다. 자취방은 더럽고 작았다. 그 조그만 방에 믿어지지 않을만큼 딱정벌레며 노린재따위가</div> <div>발견되곤했다. 그의 방은 인접한 도심 숲 속에 잠겨있는 낡은 연립주택에 속해 있었다.</div> <div>지민은 밤을 설쳤다. 대략 일주일 전부터 밤마다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고양이 소리가 끊이질 않았기</div> <div>때문이었다. 그것은 그들에게는 사랑의 세레나데였으나, 지민에게는 아기가 우는 듯한 소름끼치는</div> <div>소음에 불과했다. 연립주택따위에 경비가 있을리도 없다. 그는 쉼없이 그 소리에 시달려야 했다.</div> <div>끼야아아아욱, 끼야아아아옥. 끼야웅, 꺄웅.</div> <div>공부를 끝내고 두시 경에 잠에서 깬 그는 마른 신경에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에 야구 배트를 챙겨들고</div> <div>빌라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검은 고양이는 무너진 야트막한 담벼락 위에서 꼬리를 아래로 살랑거리며</div> <div>계속해서 구애의 소리를 내었다. 녀석은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것에 너무도 빠져든 나머지,</div> <div>지민이 힘껏 휘두른 야구배트가 자신의 작은 두개골을 박살낼때까지 미동없이 앉아있었다.</div> <div>작은 고양이의 울음이 멎고 나서, 지민은 정신을 차렸다.</div> <div>부서진 고양이의 머리에서 뇌와 뇌수가 흘러나왔다. 원망스런 노란 눈은 지민을 무섭도록</div> <div>노려보고 있었다.</div> <div>"제길, 제기랄..." 그는 야구 배트를 가지고 서둘러 집으로 뛰어들어왔다.</div> <div>덜덜떨며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div> <div>"끄야욱.. 끄악! 끄욱,끄욱"</div> <div>지민은 심장이 차갑게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고양이 소리였다. ...아까완 달리 힘없고 가느다란.</div> <div>짐작컨데, 지민의 일격이 놈을 일거에 죽이지 못하고 반 죽음 정도의 상태에 처하게 만든 듯 했다.</div> <div>지민은 떨면서 이불을 더욱 꼭 여몄다.</div> <div>고양이의 덜 죽어간 비명소리는 새벽 네시까지 계속되었다. 지민은 한숨도 자지못했다.</div> <div>놈은 뇌가 보이는 상황에서, 두대골안에 뇌가 외부의 찬 공기와 접촉하는 상황에서</div> <div>지옥의 두시간을 보냈으리라. 그리고 결국 간 것이다. 죽은 것이다.</div> <div>이제는 고양이 울음이 들리지 않을 것이다.</div> <div> </div> <div> </div> <div>"제기랄! 어떻게 당신이 그런 것 까지 알고있는거지? 정말로 기분.. 나쁘군.</div> <div>대체, 당신 뭐야? 뭐냐구?"</div> <div>"진정하세요 지민 씨. 전 당신을 비난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저도 충분히 알아요.</div> <div>그건 우발적인 사고였죠. 당신은 지극히 후회하고 있습니다.</div> <div>다만 제가 하고싶은 말은, 당신은 한 생명을 되살릴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거에요.</div> <div>그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div> <div>사내는 진심으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거짓없이 담백한 표정이었다.</div> <div>자신도 모르게 지민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div> <div>"흑, 흑.. 크흑. 제길... 고양이가 죽어서 제가 편했다는 생각은 마시죠.</div> <div>그 녀석이 죽어서 울음소리가 안들렸다고.. 흑, 제가 편하게 잤을 것 같습니까?</div> <div>오히려 더 악몽이었습니다. 전 일주일을 뜬 눈으로 지새웠어요"</div> <div>사내는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그래요, 이제- 내가 당신에게 기회를 주려합니다.</div> <div>자, 질문하지 마세요. 어차피 당신은 이해하지 못합니다.</div> <div>지금부터, 당신이 사는 집으로 뛰어가세요. 한숨도 쉬자마십시오. 절대로 쉬어선 안되요.</div> <div>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뒤를 돌아보아선 안됩니다.</div> <div>지민씨, 부탁입니다. 제 말대로 해주세요."</div> <div>사내는 다시 한번 그 강한 아귀손으로 지민의 손을 강하게 잡고 힘차게 악수를 했다.</div> <div>지민은 어리둥절한채 인상을 찡그렸다. 그것을 끝으로, 사내는 골목길담벼락을 지나 사라졌다.</div> <div><br />갑자기 추워졌다.</div> <div>지민은 그렇게 느꼈다. 풍채좋은 사내가 마치 온유한 온기를 불어오고 있었던 것처럼,</div> <div>그가 사라진 골목은 한겨울처럼 찬기를 띄었다. 입김이 나오려 한다.</div> <div>그때였다.</div> <div>아기 울음소리다.</div> <div>... 고양이 울음소리다.</div> <div>지민은 무작정 골목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div> <div>미친듯이 달렸다. 얼은 빙판길에서 미끄러졌지만 지민은 생각할 겨를 없이 미친듯 기어 일어났다.</div> <div>그의 귀 바로 옆에서 고양이 울음이 들리는 까닭이다.</div> <div>"으힉, 으히이이이..."</div> <div>지민은 흙투성이가 된 옷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div> <div>그 기묘한 울음은 마치 바로 옆에서 그 참극이 되풀이 되는 것처럼 지민의 귀속에 생생히 들렸다.</div> <div>슬픈 울음소리, 섬뜩한 울음소리.</div> <div>그리고 그 자신이 고양이의 작은 머리를 내려치던 잔인할만큼 단순한 파격음- 꽈드득!</div> <div>"으흑, 으흐흐흐흑"</div> <div>지민은 달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집까지는 십여분 정도 남았을 것이다.</div> <div>그가 울기 시작한 까닭은, 이제 뒤에서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따라 달리는 발자취도 들리는 까닭이다.</div> <div>사박, 사박 하는 걸음이 아니었다.</div> <div>지르르륵, 지륵 지륵</div> <div>포대자루 끌리는 소리처럼, 대갈터진 고양이가 몸을 질질 끄는 소리처럼!</div> <div>가로수를 수없이 지나쳤건만 집은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div> <div>원래는 그렇게 왕래하는 사람이 많던 거리가 마치 모두 약속이라도 한듯이 고요하고 조용했다.</div> <div>그 정적 사이로 아기 울음소리는 보채는 것처럼 그를 끈질기게 따라붙었다.</div> <div>지민은 돌부리에 걸려 다시 한번 넘어졌다.</div> <div>그는 자신도 모르게 뒤를 흘끗 보고 말았다.</div> <div>어둠 속이었다. 달리고 있었다. 캄캄해서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핏발이 서있는 고양이의</div> <div>눈만이 섬뜩할만큼 크게 따라오고 있었다. 자동차의 헤드랜턴만큼 큰 눈이었다.</div> <div>지민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이제 집 대문이 보였다.</div> <div>그는 미친듯이 집 도어를 열고 들어가 문을 잠궜다. 문을 잠그기가 무섭게, 고양이 울음소리가 멎었다.</div> <div>"으아아악!"</div> <div>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문에서 돌아서는 순간.</div> <div>지민은 창문을 꽉 채우는 고양이의 핏발선 노란 동공을 마주하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div> <div> </div> <div> </div> <div><br />"정말이야 엄마, 집에, 우리집에 귀신이 쫓아 왔다니까?"</div> <div>엄마는 걱정스런 눈초리로 지민을 쳐다보았다.</div> <div>"그래, 나도 두손 두발 다들었다. 평생 그런거라곤 질색하던 애가 이게 왠 꼴이래니, 응?</div> <div>너 접때 엄마가 굿한다고 했을때 그렇게 잔소리 하더니"</div> <div>"그거랑은 틀리다니까! ... 엄만 몰라, 그 고양이 눈깔, 고양이 눈깔...</div> <div>...여기 유명한 무당이랬지? 맞지?"</div> <div>지민은 와락 다가들며 어머니의 손을 붙들어 잡았다. 어머니는 뜨악스런 표정으로 말없이 쳐다볼 뿐이었다.</div> <div>색동옷을 입은 나이든 여자가 싸리문을 통해 나타났다.</div> <div>여자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그대로 모자에게 오더니 그대로 지민의 뺨을 후려쳤다.</div> <div>기겁하는 어머니와 얼결에 얻어맞은 지민은 화도 내지못하고 무당을 쳐다보았다.</div> <div>"쯧, 그러게 괭이 새끼는 왜 죽여? 특히 검은 괭이는 예부터 저승사자 손주라고 그랬어.</div> <div>그 영물을 죽여? 허, 참.. 쯔쯔"</div> <div>놀라서 커다래지는 어머니의 눈과 이제 살았다는 지민의 표정이 대조적이었다.</div> <div>"제발 좀 살려주세요. 저도 그거, 그냥 죽인게 아니라고. 그렇게 좀 전해주세요. 네?"</div> <div>무당은 코웃음을 치더니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div> <div>"됐어, 돌아가!"</div> <div>"네?"</div> <div>지민은 거의 발작할 기세로 벌떡 일어났다.</div> <div>"제,제발.. 제발 좀 살려주세요"</div> <div>무당은 지민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div> <div>"늬 애미를 잘두어서 살아있는 거여. 느이 애미에게 감사해"</div> <div>"네?"</div> <div>"너, 괭이 새끼 따라오던 날, 왠 남자 만났지?"</div> <div>지민의 머릿속에 순식간에 덩치의 사내가 스쳐지나갔다.</div> <div>"그게 니 수호령이다. 일찌감치 죽어야 할 니놈 명줄 붙잡고 뻗팅겨 준게 그 령 덕분이라 이거여"</div> <div>지민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div> <div>"그처럼 헌신적인 영도 드물것이다. 하물며 검은 괭이 영에서 핏줄을 지켰음에야 말할 것도 없지.</div> <div>집안 사람들 영혼들이 참 맑고마. 넌 재수가 참 좋은줄 알아야 돼"</div> <div>무당은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축객령을 내렸고 지민은 어머니에게 기대다 시피 점집을 빠져나왔다.</div> <div>어머니는 말이 없었다. 지민도 심신이 지쳐 무슨 말을 건넬 처지가 아니었다.</div> <div>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창가에 머리를 괴고 말이없는 지민에게 어머니가 지갑에서 사진을 빼어내</div> <div>내밀었다. 지민은 가만히 사진을 받아들었다.</div> <div>... 그 사내였다. 짙은 눈썹의 풍채좋은 남자.</div> <div>그 사내가 어머니에게 어깨동무를 두르고 있었다. 아직 학생처럼 보이는 어머니.</div> <div>"니 외가 삼촌이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했지.</div> <div>대학교까지 붙어불고서 나 대학보낸다고 물건팔기 시작한 사람이야.</div> <div>알고보니 지역 건달 눈에 들어서 건달 노릇을 하고 있었단다.</div> <div>그때는 오빠가 왜 그랬나 참 싫었지. 그런데... 이 애미가 지금 생각해보니.</div> <div>가난한 집안에서 돈 좀 벌어보겠다고 뛰어든 짓이 아니었나 싶구나."</div> <div>지민은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물었다.</div> <div>"전 한번도 몰랐어요. 왜... 알려주지 않으셨어요?"</div> <div>"그 사람, 손 씻겠다고 했다가 칼침맞고 죽었어. 이런 애기... 넌 알 필요가 없는 것들 아니냐..</div> <div>헌데.. 그 사람을 네가 보았다니. 도무지 난..."</div> <div>그 말을 끝으로 어머닌 손으로 얼굴을 감싸셨다.</div> <div>눈썹 짙은 남자는 내 삼촌이었댄다.</div> <div>길에서 마주쳤던 그 인연이, 날 살린 것으로 여겼는데 틀린 말이었다.</div> <div>엄마의 학생 시절부터 직접 폭력의 전선에 뛰어들어 집안을 뒷바라지 한 것처럼,</div> <div>그는 죽어서도 엄마의 아들인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일까.</div> <div><br />나는, 뒤돌아보지 말라던 말을 한 뒤에 했던 말이 생각났다.</div> <div>경자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언제나 네가 가장 큰 희망이었다고.</div> <div>어머니 이름, 김경자.</div> <div>나는 이 말을 어머니에게 전해주어야할까, 그렇지 않을까-</div> <div>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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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4/01/20 12:10:59  175.223.***.112  보고싶은내맘  411730
    [3] 2014/01/20 15:28:44  58.124.***.145  거뿐이  271511
    [4] 2014/01/20 15:38:59  14.36.***.244  agapenor  239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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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4/01/20 20:03:36  124.50.***.33  갱플神  33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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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노래좀 찾아주십셔 ㅠㅠ 으앙쥬금ㅜ 14/01/28 10:43 1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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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래좀 찾아주세요 ㅠ 으앙쥬금ㅜ 14/01/27 15:10 1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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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년생 부터 아는 노래 ㅠㅠ 으앙쥬금ㅜ 14/01/27 12:56 3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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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BGM] 저승으로 가는 버스.. 으앙쥬금ㅜ 14/01/20 17:51 18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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