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mbed height="18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422" src="http://player.bgmstore.net/o1YJb" allowaccess="null" allowfullscreen="null"></embed><br /><a target="_blank" href="http://bgmstore.net/view/o1YJb" target="_blank">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o1YJb</a></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strong><font color="#ff0000"> [2ch] - 이 세계로의 문</font></strong></div> <div><br /> </div> <div>건축법 때문인지, 5층 이상의 건물에는 엘리베이터를 무조건 설치해야 하는 것 같다.</div> <div>그렇기 때문에 내가 살던 고속도로변의 맨션에도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한 개 있었다.</div> <div>나는 6층에 살았기에 언제나 엘리베이터를 탔다.</div> <div> </div> <div><br />계단으로는 내려가는 것이라면 몰라도 올라오기는 꽤 힘드니까.</div> <div>하지만 아무리 힘들다해도 요즘 나는 계단으로만 다니고 있다.</div> <div>대학교 강의가 없던 어느 평일 오후, 나는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오려고 방을 나섰다.</div> <div> </div> <div><br />1층까지 내려가기 위해 나는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div> <div>엘리베이터는 꼭대기 층인 8층에 멈춰 있었고, 누군가 타거나 내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div> <div>나는 내림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오기를 기다렸다.</div> <div> </div> <div><br />열린 엘리베이터 문 안에는 중년의 아줌마가 한 명 있었다.</div> <div>아마 8층의 거주자일까.</div> <div>그간 몇 번 보았던 사람이었다.</div> <div> </div> <div><br />나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div> <div>1층의 버튼은 이미 눌려져 있었다.</div> <div>4층에서 한 번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택배 배달하는 형씨가 탔다.</div> <div> </div> <div><br />3명 모두 1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div> <div>하지만 엘리베이터는 갑작스럽게 3층과 2층 사이에서 멈춰서고 말았다.</div> <div>순간적으로 중력의 무게가 느껴진다.</div> <div> </div> <div><br />나를 포함해 엘리베이터 안의 3명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div> <div>무엇일까.</div> <div>고장일까?</div> <div> </div> <div><br />정전은 아닌 것 같다.</div> <div>엘리베이터 안의 조명은 여전히 켜진 채다.</div> <div> </div> <div> <br />[무슨... 일일까요.]</div> <div>내가 중얼거리자 아줌마도 택배 기사도 고개를 갸웃거린다.</div> <div> </div> <div> <br />잠시 기다려도 엘리베이터는 움직이지 않았다.</div> <div>택배 기사가 행동하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br />그는 도움 버튼을 눌렀다.</div> <div>하지만 대답이 없다.</div> <div> </div> <div> <br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div> <div>택배 기사의 의문은 나의 의문이기도 했다.</div> <div><br /> </div> <div>아마 실제로는 몇 분 흐르지도 않았을 것이다.</div> <div>그렇지만 막연한 불안과 초조를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div> <div> </div> <div><br />다들 안절부절하기 시작할 무렵, 엘리베이터는 갑자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div> <div>아줌마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다.</div> <div>나도 너무 갑작스럽다보니 조금 놀랐다.</div> <div> </div> <div><br />그러나 무언가 이상하다.</div> <div>눌려져 있는 것은 1층 버튼 뿐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엘리베이터는 올라가고 있었다.</div> <div>4층을 벗어나 5층, 6층...</div> <div> </div> <div><br />그리고 7층에서 멈춰 문이 열렸다.</div> <div>나는 멍하니 열린 문 너머를 본다.</div> <div>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div> <div> </div> <div><br />[뭔가 불안정한 것 같네.]</div> <div>아줌마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말했다.</div> <div> </div> <div><br />[계단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div> <div>[그것도 그렇네요.] 라며 택배 기사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div> <div> </div> <div><br />당연하다.</div> <div>아줌마가 하는 말은 틀린 점이 하나도 없다.</div> <div> </div> <div><br />지금은 운 좋게 문이 열렸지만, 다시 내려가다 멈추면 아예 갇혀버릴지도 모른다.</div> <div>정말 운이 나쁘면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div> <div>나도 이 믿을 수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두 사람과 함께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했다.</div> <div> </div> <div><br />하지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div> <div>엘리베이터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확실이 맨션의 7층 같다.</div> <div>하지만... 매우 어둡다.</div> <div> </div> <div><br />전등이 하나도 켜져 있지 않다.</div> <div>빛이 없는 것이다.</div> <div>통로 안 쪽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둡다.</div> <div> </div> <div><br />역시 정전인가?</div> <div>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상하게 엘리베이터 안은 여전히 밝았다.</div> <div>동작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해도 엘리베이터는 어쨌거나 움직이고 있다.</div> <div> </div> <div><br />정전일리가 없다.</div> <div>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div> <div>위화감을 느끼며, 나는 문득 7층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에 눈을 돌렸다.</div> <div> </div> <div><br />뭐야, 이건...</div> <div>하늘이 붉다.</div> <div>아침놀인가, 저녁놀인가.</div> <div> </div> <div><br />하지만 지금은 오후다.</div> <div>게다가 하늘에는 태양도 구름도, 아무 것도 없었다.</div> <div>어쩐지 오싹해질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붉은 색이었다.</div> <div> </div> <div><br />이번에는 시선을 땅으로 돌려본다.</div> <div>암흑이었다.</div> <div>고속도로나 빌딩의 윤곽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div> <div> </div> <div><br />맨션처럼 전혀 빛이 없다.</div> <div>게다가 평상시에는 귀가 아플 정도로 들려오던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div> <div>무음이다.</div> <div> </div> <div><br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div> <div>거기다 움직이는 것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div> <div>뭐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눈 앞의 풍경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div> <div> </div> <div><br />단지 하늘이 매우 붉었다.</div> <div>적과 흑의 세계였다.</div> <div>한 번 더 뒤를 돌아본다.</div> <div> </div> <div><br />여전히 엘리베이터 안은 변함 없이 밝게 불이 켜져 있다.</div> <div>내가 생각하는 사이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려고 했다.</div> <div>어떻게 하지...</div> <div> </div> <div><br />결국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남았다.</div> <div>이번에는 별로 이상한 움직임 없이, 엘리베이터는 얌전히 1층까지 내려왔다.</div> <div>열린 문 너머는 평소의 1층이었다.</div> <div> </div> <div><br />사람들이 다니고, 차가 달린다.</div> <div>온갖 생활 소음이 들리는 평범한 오후다.</div> <div>익숙한 일상이었다.</div> <div> </div> <div><br />나는 안도했다.</div> <div>이제 괜찮다.</div> <div>나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div> <div> </div> <div><br />마음이 가라앉자, 아까 먼저 내린 두 사람이 신경 쓰였다.</div> <div>나는 계단에서 두 사람이 내려오길 기다렸다.</div> <div>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내려오는 사람은 없었다.</div> <div> </div> <div><br />15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내려오지 않았다.</div> <div>계단을 내려오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릴리가 없다.</div> <div>나는 몹시 무서워져서 밖으로 나갔다.</div> <div> </div> <div><br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div> <div>그 날 이후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어도 탈 수가 없다.</div> <div>지금은 다른 맨션으로 이사를 했지만, 어디를 가던 계단으로만 다닌다.</div> <div> </div> <div><br />계단은 어쨌거나 건물에 붙어 있으니 다른 세상으로 가버리지는 않을테니까.</div> <div>하지만 엘리베이터는 다르다.</div> <div>나는 지금도 그것이 이세계로의 문이 열렸던 순간이라고 믿고 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