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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샹그릴라리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8-21
    방문 : 673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56339
    작성자 : 샹그릴라리
    추천 : 26
    조회수 : 2950
    IP : 116.34.***.21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8/21 12:17:41
    http://todayhumor.com/?panic_56339 모바일
    [펌] 쪽방
    이번 에피소드는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친구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원래 오늘 쓰려던게 아니거든..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방금전에 웹툰보다가 갑자기.. 급.. 아무이유없이.. 번뜩하고 떠올랐어..
     
    이 이야기는 엄청난 공포와 숨막히는 반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발설하면 내 신변에 크나큰 위험이 생기는........건 아니고..-_-;;
     
    그냥 까먹고 있었나봐..ㅋㅋ
     
    지금도 완벽하게 기억나는건 아니라.. 중간중간 구멍나는 부분은 내가 알아서 메꾸도록 할께..
     
    용식이가 국글링 입문 시절..
     
    그때 용식이는 두살 많은 누나와 어머니.. 그리고 친할머니와 같이 살았고..
     
    아버지는 일년에 반 이상을 배를 타는 생활을 하셨나봐..
     
    내가 질풍노도의 사촌기 시절을 겪을때 용식이를 알게 되었고..
     
    그때도 어렴풋이 배를 타는 아버지 이야기를 들었던것 같으니..
     
    꽤 오랜세월을 바다와 함께 보내신 셈이지..
     
     

    그런데도 생활형편이 많이 안좋았던건지..
     
    용식이는 항상 좀 지저분했고.. 도시락으로 싸오는 반찬들도 또래친구들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그런 아이였어..
     
    근데 그런 용식이에게도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입담이였어..ㅋ
     
    지금은 나도 수년간의 직장생활로 인해 말수도 좀 많아지고..
     
    보고서 쓰느라 글솜씨도 좀 나아진 편인데..
     
    그때 당시엔 입에 거미줄 치고 사는날이 더 많았었어..ㅋㅋ
     
    그래서..쉬는시간만 되면 용식이를 앉혀놓고 그때 당시 유행하던 만화책 이야기도 듣고..
     
    티비에서 방송했던 무서운 프로그램 줄거리도 듣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곤 했었지..ㅋㅋ
     
    물론 용식이가 이야기에 살을 좀 많이 붙이긴 했지만.. 말이야..
     
     
     

    그런 용식이가 아까 말한대로 국글링이던 시절..
     
    집에 세를 줬나봐..
     
    방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쪽방같은곳이였는데..
     
    용식이네 집이 아주 오래된 한옥집같은 곳이라 화장실이 마당한켠에 있었나봐..
     
    예전 드라마 보면 마당에서 등목도하고 그러잖아..
     
    바로 그런집이 용식이네 집이라..
     
    구석에 있는 쪽방 한켠을 세를 놓을수가 있었대..
     
    집안에 성인 남자라곤 아버지 한분뿐인데.. 그마저도 일년에 몇달밖에 집에 안계시니..
     
    젊은 아가씨한테 세를 주기엔 안성맞춤이였던거지..
     
    용식이가 이모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동네 작은 주점같은곳에서 일하는..
     
    소위 말하자면 술집 아가씨였던 셈이지..
     
    밤장사가 일찍 끝나는 날이면 용식이가 좋아하는 통닭도 사오고..
     
    낮에는 할머니 말벗도 해드리고.. 어머니와 언니동생하며 잘 따랐던 착한 아가씨였는데..
     
    용식이네 집에 세를 들어오고 몇달이 지난후에..
     
    이아가씨가 주점에서 궂을일을 하던.. 동네 건달 하나하고 정분이 난거야..
     
    용식이네 어머니도 말리고.. 아무리 아가씨 직업이 그렇다고해도..
     
    정분난 건달 자체가 워낙 개망나니인지라.. 동네에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대..
     
    쪽방같은 그 작은방에 거의 눌러살다시피 했는데..
     
    용식이네 아버지도 안계시니까.. 도와줄 사람이 없잖아..
     
    그러니.. 그 쪽방에서 사람죽는 비명소리가 나고.. 아가씨는 매일같이 멍을 달고 살아도..
     
    가족모두 방관할수밖에 없었대..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가정폭력이나 연인간의 치정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법구조가.. 큰 도움이 되질 못한거지..
     
    그러던 어느날.. 저녁도 안먹은 이른 시간에..
     
    또 그 쪽방에서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와 건달 놈이 내지르는 욕설이 뒤섞인 고함소리가..
     
    용식이네 집안에 쩌렁쩌렁 울려퍼지기 시작한거야..
     
    어머니는 용식이네 누나를 끌어안은채로 안방문을 걸어잠그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는데..
     
    한시간쯤 지났을까..?
     
    아가씨의 흐느끼는 듯한 비명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고 바깥이 조용하더래..
     
    그리고도 한참을 어머니는 밖을 내다볼수가 없었는데..
     
    쪽방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소리가 곧 대문쪽으로 이어지더래..
     
    그리고 그때.. 용식이가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아들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용식이 어머니가 맨발로 마당으로 나섰더니..
     
    용식이가 그 건달 아저씨를 올려다보고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는거야..
     
    근데 그때 용식이를 내려다보는 건달 아저씨 눈빛이..
     
    평상시와는 다르게 좀 이상하더래..
     
    기분이 묘해진 어머니가 용식이를 낚아채서 뒤로 숨기고는..
     
    애들 아빠 오면 더 큰 사단이 날거니까.. 아가씨 그만 괴롭히고 이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소리 지르니까.. 그 건달 아저씨가 조용한 목소리로..
     
    여기 더이상 볼일없으니 걱정마쇼.. 이렇게 지껄이고는 봇짐같은 배낭을 하나 짊어지고
     
    마당밖으로 유유히 사라지더라는거지..
     
     
     
    어머니는 한참동안 그 건달이 사라진 대문을 바라보다가..
     
    아까 용식이하고 마주보고 이야기하던 장면이 퍼뜩 생각이 나더라는거야..
     
    그래서 용식이를 돌려세우고 무슨 이야기했냐고 다그쳐서 물어보니까..
     
    용식이가 해맑게 웃으면서..
     
    아저씨가 치마두른것들은 절대 믿지 말라고 했다고.. 그 소리를 하더라는거지..
     
    기가막힌 어머니가.. 별 미친것이 다 있다고.. 중얼거리시면서..
     
    용식이한테 빨리 들어가서 손씻고 저녁먹을 준비하라고 호통을 치셨나봐..
     
    아저씨때문에 괜히 혼구멍이 난 용식이는..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에 손을 씻으러 갔고..
     
    어머니는 아가씨를 부르며 쪽방쪽으로 다가섰다고해..
     
    그리고 어머니가 쪽방 문고리를 잡아 돌린 그때..
     
    용식이가 앉아있는 수도꼭지까지 뭔가 후끈한 열기같은게 느껴지면서..
     
    비릿한 냄새가 훅하고 맡아지더라는거야..
     
    그 정체를 알수없는 열기에 용식이가 고개를 돌리고 쪽방 문을 바라보니까..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굳은체로 입을 벌리고..
     
    방안 한곳을 우두커니 쳐다보고 계시더래..
     
    그렇게 한참을 못박힌듯 서계시던 어머니가 그 자리에 주저앉더니..
     
    비명을 지르는데.. 용식이가 걱정되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까..
     
    그와중에도 오지말라고 하면서..
     
    절대 이쪽을 보지말고 할머니 모셔오라고 소리를 지르시더라는거지..
     
    평상시 보던 어머니의 모습과 너무 다른..
     
    흐트러진 그 모습에 용식이는 섣불리 다가설수가 없었대..
     
    그리고 마당이 소란스러우니까 할머니가 무슨일이냐며 마당으로 나오셨고..
     
    어머니가 주저앉아 계시는 그 쪽방문 앞으로 다가섰는데..
     
    할머니 또한 어머니와 같이 그 자리에서 허물어지듯이 주저앉고 마셨다는거야..
     
     
    두분은 한참을 부둥켜 앉고 이를 어쩌냐는 소리만 반복하셨고..
     
    시간이 꽤 지나고 나서야.. 쪽방문을 닫고
     
    경찰에 신고를 할수가 있었대..
     
     
    용식이는 그때 그 광경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는데..
     
    나중에 동네 사람들이 수근대는 소리를 들어보니..
     
    아가씨 목에 소주병이 꽂혀있었다고 하는걸 봐선 얼마나 참혹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더라는거지..
     
    경찰이 와서 사건이 수습되고.. 당연히 용의자로 지목이 된 그 건달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검거가 되었는데..
     
    그 도망치던 와중에 술을 먹어서 그런건지 어쩐건지..
     
    정신도 온전치가 못했고.. 건달 아저씨를 목격했던 주민 몇사람들 말로는..
     
    거지도 그런 상거지가 없을정도로 몰골이 말이 아니였다는거야..
     
    그리고 바다에 나가셨던 아버지가 돌아오시고..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 세를 놨던것이 오히려 큰 독이 되서 돌아온 셈이니..
     
    어머니는 아버지께 크게 꾸지람을 들으셨대..
     
    그 쪽방은 아버지가 그 후에 연탄을 쌓아두는 창고로.. 용도를 바꾸셨고..
     
    다시 배를 타러 나가셨는데..
     
     
    그 후로 용식이네 집에..괴이한 일들이 끊이질 않았다는거야..
     
    사건의 끝인줄만 알고.. 안심하던 가족들에게..
     
    그 이후부터 더 악몽같은 일들이 벌어지게 된거지..
     
     
     
     
     
    그렇게 한 여자의 짧은 인생이 마무리 된 그날 이후로..
     
    용의자가 잡히고 죄를 모두 자백했으니.. 사건도 일사천리로 종결이 되었대..
     
    워낙 동네에서 사고를 많이 일으키던 놈이라.. 용식이 어머니 말고도..
     
    증언할 사람들이 수두룩했던거지..
     
    그래서 그런지 사건이 일어나던날을 제외하곤..
     
    예상밖으로 용식이네 식구들을 귀찮게 하는일이 없었대..
     
    근데 사건이 종결되고 한달여쯤 흐른후에..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분이 찾아온적이 있었대..
     
    쪽방에 세들어 살던 그 아가씨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가족이 나타나질 않은거야..
     
    구청이나 기타 관할지역쪽을 통해 알아봐도..
     
    가족이 없었고.. 어쩔수없이 공고를 통해 가족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만거지..
     
    그러면서 넌지시.. 그래도 함께 지낸 정이 있으니까..
     
    상주로 장례만 치러주면 어떻겠냐고 운을 띄운거지..
     
    용식이 어머니도 처음엔 불쌍한 아가씨 넋이라도 달래줄 심산으로 승낙을 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가만히 듣던 할머니가 펄쩍 뛰면서 반대를 하신거야..
     
    귀신중에서도 제일 한이 깊은게 처녀귀신인데..
     
    어줍잖은 동정으로 상주 노릇을 했다간..
     
    은혜도 모르고 이집에 눌러살게 된다고 하시며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으시더래..
     
    상황이 그렇게 되니까.. 용식이 어머니도 어쩔수 없이..
     
    형사분을 돌려보낼수밖에 없으셨대..
     
     
     
    그리고 다시 몇달이 지난 어느날부터..
     
    두살많던 용식이 누나가 이상해지기 시작한거야..
     
    나이차이가 그리 크지 않으니까.. 누나도 그때 당시에 국딩이였는데..
     
    평소 개구장이 같던 용식이와는 다르게.. 그 나이치고 제법 의젓했던 그 누나가..
     
    어느날부터 자꾸 용식이 어머니 화장대를 뒤져서..
     
    립스틱을 훔쳐바르고..
     
    맞지도 않는 어머니 힐을 신고 마당을 여기저기 뛰어다니기도 하고..
     
    도저히 평상시 누나같지 않은 행동들을 하더라는거야..
     
    처음엔 그 나이때 여자애들이 겪는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냥 꼬마들이 하는 장난치곤..
     
    묘하게 요염하고 이질적인게.. 예삿일이 아니더라는거지..
     
     
    용식이 어머니가 처음엔 화도 내보고 달래도 봤는데..
     
    이게 점점 수위가 올라가더니.. 그 꼴을 하고 대문 밖에 앉아서..
     
    지나가는 남자들을 보고 알려준적도 없는.. 입에 담을수 없는 음담패설을 지껄이기도 하고..
     
    어머니와 같이 잠을 자다가.. 없어져서 보면..
     
    연탄을 쌓아올려놓은 그 쪽방에 들어가서 잠을 자고 있기도 하고..
     
    날이 갈수록 기행을 일삼는 수준이 진화하더라는거야..
     
    그렇게 되니까 동네에서도 용식이네집에 죽은 아가씨의 귀신이 들렸다..라는 소문이
     
    무성해졌고.. 가뜩이나 아버지도 집을 비운 상태에서
     
    어머니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만 갔대..
     
     
    용식이도 그쯤 겪은일이 하나 있는데..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고개를 숙이고 세수를 하고 있는데..
     
    수도꼭지 보면.. 쇠로 되서 형상이 일그러지게 비치는 부분 있잖아..
     
    별 생각없이 세수를 하다 그 쪽을 봤는데..
     
    용식이 얼굴이 비춰보이는 그 부분 뒷쪽에..
     
    웬 여자가 얼굴을 파묻은 상태로 쭈그리고 앉아있는게 보이더래..
     
    순간적으로 그 여자의 모습을 본 용식이가..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얼굴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 쇠를 통해 보이는
     
    여자의 모습을 굳은체로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그여자가 고개를 들고 입을 오물오물 움직이더래..
     
    차마 고개를 돌려서 그 형체를 확인할수가 없던 용식이가..
     
    온몸에 털이 곤두선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눈알도 굴리지 못하고 계속 쳐다보니까..
     
    글쎄 그 여자의 얼굴이.. 마치 진공청소기같은거에 빨려 들어오는것처럼
     
    원근법따위 무시하고 용식이쪽으로 스윽.. 다가오더라는거지..
     
    심장이 떨어져나갈것같은 공포를 느낀 용식이가..
     
    뒤로 벌렁 넘어졌고.. 그때서야 몸을 움직일수가 있었는데..
     
    넘어진 용식이 뒤로.. 그러니까 수도꼭지 쇠로 된 부분에 그 여자가 비춰보였던..
     
    그 구석에..
     
     
     
    용식이 누나가 킥킥거리며 쭈그리고 앉아있더라는거야..
     
     
    그리고 그때쯤 용식이 할머니가 원인 모를 피부병에 걸리셨었는데..
     
    병원에 가봐도 알레르기성 질환인것 같긴한데..
     
    원인을 못 찾겠다는 소리만 하더래..
     
    멀쩡하다가도 밤만 되면 가렵다고 여기저기 긁으셨는데..
     
    나중엔 부끄러운것도 잊으셨는지.. 아예 웃통조차 벗어버린 상태로..
     
    가슴 아래부분부터 벅벅 긁고 난리가 났었대..
     
    근데 종기가 생긴 자국이.. 가슴 아래부터 시작해서 배꼽 위까지
     
    길쭉하게 난게.. 모양새가 일정하더라는거야..
     
    용식이 누나는 그때도 정신이 반쯤은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했는데..
     
    어느날 저녁..
     
     
    마당에서부터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용식이네 집을 뒤흔들게 된거야..
     
    그 소리에 잠이 깬 어머니와 용식이가
     
    마당으로 나와보니까..
     
    누나가.. 쪽방에서 연탄을 가지고 나와서는..
     
    공병으로 내다팔려고 쌓아놨던 술병들을 내리치고 있더라는거야..
     
    또 어머니 화장대를 뒤진건지 어쩐건지..
     
    입에는 씨뻘건 립스틱을 바르고 손에는 까만 연탄이 범벅이 되어있었는데
     
    연탄이 부스러기가 될때까지 그 행동을 멈추지를 않더래..
     
    놀란 어머니가 입을 떡 벌리고.. 말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 연탄이 부스러기가 되서 없어졌는데.. 그때까지도 유리병을 내려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던 누나는.. 손 여기저기에 유리가 박히고
     
    피투성이가 된거지..
     
    피를 보고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온 어머니는.. 누나를 끌어안고
     
    오열을 하셨대..
     
     
    그리고 할머니도 뒤따라 나오셨는데.. 허공에다 대고 욕설을 하면서..
     
    머리검은 짐승이 어찌 이럴수 있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대..
     
    그 사건을 계기로 누나는 더이상 학교에 다닐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동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는 커져만 갔지..
     
    그리고 어머니와 친분이 있던 몇몇 아주머니들도 용식이네 집에
     
    왕래를 끊었고.. 그렇게 집안은 점점 어두워져만 가기 시작한거야..
     
     
    그러던 어느날.. 지금은 그런 분들을 많이 찾아볼수 없는데..
     
    그때만해도 절에서 시주를 나오신 스님분들이 종종 있었거든..
     
    용식이네 집에도 그런 스님 한분이 오신거야..
     
    어머니는 그날도 기행을 일삼는 누나를 붙잡고 애를 쓰고 있던중이였는데..
     
    스님이 오셨으니까.. 쌀통에서 쌀을 한바가지 퍼다 주신거야..
     
    합장을 하면서 고맙다고 하던 스님께서..
     
    반쯤 열려진 대문 사이로 쪽방을 뚫어지게 보시더니..
     
    혀를 쯧쯧하고 차시더라는거야..
     
    그리곤.. 불경을 읊으시면서.. 용식이 어머니보고 절에 한번 와달라고 부탁을 하시더라는거지..
     
    처음엔 동네에 퍼진 소문을 들으신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불교신자셨던 용식이 할머니가 그 이야기를 듣고..
     
    그 스님을 한번 만나뵈야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더라는거야..
     
    하는수없이 용식이 어머니는 스님이 적어주신 절의 위치를 알려드렸는데..
     
    누나를 혼자 두고 갈수가 없는지라.. 할머니 혼자 절에 찾아가게 된거지..
     
    그렇게 절에 간 할머니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셨는데..
     
    호주머니속에서 하얀 종이 하나를 꺼내시더래..
     
    그리곤 아무 말씀도 없이 그 종이를 쪽방 유리문 위에 붙여놓고..
     
    절을 두번 크게 하시더니.. 어머니와 용식이에게도 절을 하라고 시키더라는거야..
     
    아무도 없는 쪽방 문에 절을 하는게..
     
    영 내키진 않았는데.. 굳게 입을 다문 할머니에게서 뭔지 모를 비장함까지 느껴지는것이..
     
    꼭 절을 해야만 할것 같더래..
     
    그렇게 절을 하고 용식이는 어머니 곁에서 반쯤 잠에 취한 상태가 되었는데..
     
    잠결에도 어머니와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더래..
     
     
    그 내용이..
     
    할머니가 스님을 찾아서 절 입구로 들어서는데..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것처럼 그 스님이 마중을 나와 있더래..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쪽방 문이.. 나무로 된 재질인데.. 창문처럼 네모낳게 유리로 된 부분이 있나봐..
     
    완전 투명하게 보이는건 아니고.. 안쪽에 있는 물체의 실루엣만
     
    어느정도 보이는 그런 문이였대..
     
    근데 거기서 웬 여자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는데..
     
    딱봐도 산사람이 아닌게..
     
    천장에서부터 거꾸로 매달린 형태로 머리카락을 치렁치렁하게 늘어트리고 있더라는거야..
     
    그걸 본 스님은 필시 이집에 문제가 있다 싶었고..
     
    마당 넘어 보이는 풍경이.. 애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도 보이고 하니까..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래..
     
    그래서 잘 아는 분께 부탁을 해서 부적을 쓰고..
     
    그날부터 할머니가 오길 기다리셨다고 하더라는거야..
     
     
    그말을 하시며 할머니는 부적은 붙였으니까 됐고.. 내일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아침나절쯤에 제를 지내야 하고 그걸 일곱번 반복하면 괜찮아질거라고..
     
    어머니를 달래시더라는거지..
     
    용식이는 철없는 생각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제를 지내면 맛난걸 많이 먹을수 있겠다..
     
    그렇게 좋아라 하고 잠이 들었대..
     
     
    그리고 정말로 그날부터 딱 일곱번간의 제를 어머니는 정성을 다해서 지내셨고..
     
    누나도 조금씩 예전모습으로 돌아왔대..
     
    신기한건 집안을 감돌던 원인모를 눅눅한 기운도 그 이후로 점점 흐려져서..
     
    아버지가 돌아올때쯤에 다시 이웃들도 왕래하고..
     
    아무일 없던것처럼 지낼수가 있었대..

     
     
     
    그렇게 끔찍했던 어린시절을 보내고 무사히 자란 용식이는..
     
    중딩이 되었고.. 나와 친구들에게 자신이 겪은일을
     
    무용담처럼 해주었어..
     
     

    근데 마지막에 용식이가 한말에 우리는 모두 얼어붙고 말았지..
     
     
     
    우연찮게 용식이 어머니가 그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분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쪽방에서 생을 달리했던 그 아가씨의 시신이..
     
    글쎄.. 해부용으로 대학에 기증이 되었다고 하는거야..
     
    그러고 보니.. 용식이 할머니의 종기자국이..
     
    가슴에서 배꼽위까지 길게.. 마치 개복을 한것 같은 그런 모양새였던게..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듣던 우리한테는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느껴졌어..
     
     
     
     
    출처 : 네이트판 강사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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