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버지께서 군 복무중</P> <P>15사단 하사초임시절 겪으신 일입니다.</P> <P>저는 개인적으로 무섭다기보단 쓸쓸하다고 느꼈습니다.</P> <P>군대용어를 모르는 분들은 이해가 안되실수도 있습니당;</P> <P></P> <P></P> <P> </P> <P> </P> <P>76년도경 판문점에서 미군장교가 나무 가지치기 하다가 도끼로 피살되고 얼마 지나지 않고 나서 있었던 일이랍니다.</P> <P>도끼만행 사건 이후 데프콘 3 발령났다가 한 2주? 3주 쯤 후에 부대 경계구역내 진지구축을 새로 하게 되었습니다.</P> <P>6.25때 매설된 지뢰지대를 공병들이 개척하고 개척지대 전방 철책선 근처에 매복진지 몆개 건설과 후방으로 이어지는 교통호 </P> <P>작업이였습니다.</P> <P> </P> <P>당시 참호선이 기존과는 다르게 적 전술과 흡사한 (개인호와 연결된 교통호를 따라 이동하면 분대장 진지->소대장 진지를 지나는...)</P> <P>방식으로 작업을 해야되서 작업량이 굉장히 많았답니다.</P> <P>개인호를 파고 그에 연결되는 교통호를 미친듯이 파대야 했다고 하시네요. </P> <P>아버지는 화기분대 분대장이였는데 3분대가 작업하던 지역에서 사람 유골이 나왔답니다.</P> <P>아마 묘지였던거 같은데 6.25때 포격으로 봉분이 싸그리 사라지고 해서 전혀 알수 없었다네요.</P> <P>교통호 작업중인데다가 매복진지와 가장 짧은 거리였기때문에 그 묘지를 우회해서 작업할수는 없었고 소대자은 유골을 수습한뒤에</P> <P>양지바른 곳에 이장하기로 결정했답니다.</P> <P>대충 좋은자리를 잡아 소대원들이 몰려가 땅을 파고 유골을 잘 누인다음 px서 막걸리 한말 받아와 대강 제사를 지내드렸답니다.</P> <P>그 사이 짬안되는 일병 두명은 계속 교통호를 파내려 가구요.</P> <P>유골을 묻고 병사들이 땅을 밟아 다지는 중에 '쾅' 하는 폭발음이 지근거리에서 들렸답니다.</P> <P>아버지나 소대장이나 소대원들이나 북에서 대포사격을 한줄 알았답니다. 얼마전에 사건도 그렇고 굉장히 긴장되는 상황이였으니까요.</P> <P>다들 신속히 땅에 엎드려 있는데 후속되는 사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P> <P>섬칫한 느낌이 들어 일어서보니 교통호 작업장 쪽 하늘로 시커먼 연기가 조용히 떠오르고 있었답니다.</P> <P>다들 정신없이 뛰어가보니 지금까지 작업하던 병사두명은 흔적도 없고 사방에 핏덩이,살점 조각,핏물에 젖어 씨뻘개진 흙더미만 보였답니다.</P> <P>교통호 작업하던 자리는 사방 3미터 넘게 흙이 둘러 파여져 있었답니다.</P> <P>그 흔적으로 봐서 매설되있던 대전차지뢰가 곡괭이나 삽에 찍혀 터진거 같았답니다.</P> <P>그 경황중에도 무전병이 대대cp에 연락을 했는지 헌병 백차랑 대대장과 참모부, 공병대 지뢰탐지반도 도착했고 </P> <P>소대장은 눈이 뒤집혀서 곡괭이를 들고 공병대 대위에게' 내 부하 살려내 ,내 부하 살려내 '라며 설쳐대고</P> <P>다들 울면서 살점들 주워 모으는데 두명 시체가 철모 두개에도 차지 않았었답니다.</P> <P></P> <P></P> <P> </P> <P> </P> <P></P> <P></P> <P>이런 사건이 있은 후 몆일뒤 작업은 계속됬고 거의 여름의 끝 쯤에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P> <P>그후 새로 완성된 매복진지 일부와 경계진지에 근무투입이 이루어 졌고 사망사고가 있었지만 병사들은 큰 동요없이</P> <P>근무를 섰답니다.</P> <P>그런데 대대 간부들은 야간당직시 근무지 순찰때 사고지점 인근 순찰을 굉장히 꺼리고 (마지못해 병사를 대동해서 순찰도는</P> <P>뭔가 쉬쉬 하는 그런 분위기 였다고 합니다.)</P> <P>결코 혼자서 순찰을 돌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였기도 하구요.</P> <P>당시 아버지는 갖 하사분대장으로 임관해서 온 거의 병사와 간부 사이의 짬찌끄래기 취급을 받던 터라 당직자격이 없었지만</P> <P>곧 대대본부 당직이나 중대 당직사관등 야간근무투입을 받기 시작했답니다.</P> <P>얼마후 당직사관 근무중 순찰코스가 사고가 났던 교통호 쪽이 걸리셨답니다. 세벽 2시쯤 그쪽 진지를 지나는 코스였는데</P> <P>온몸에 으스스 소름이 돋고 얼굴이 한뼘이나 부은듯 화끈거리고 바람소리도 엄청 크게들리고...머리가 곤두스더랍니다.</P> <P>얼른 순찰코스를 돌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바람소리에 섞여 무슨 말소리가 들렸습니다.</P> <P></P> <P>@*%( %(<a target="_blank" href="mailto:*@%시다" target=_blank><U><FONT color=#0066cc>*@%시다</FONT></U></A>...</P> <P>#%)%)(@(갑시다...</P> <P>이게 뭔소리지 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소총을 여기저기 겨누는데 바람소리 사이로 이런소리가 들리더랍니다.</P> <P>'분대장님 같이 갑시다...'</P> <P>'분대장님 같이 갑시다...'</P> <P>말끝이 흐려지는게 영락없는 귀신소리였습니다.</P> <P>환청이다. 환청이다 라고 스스로를 다잡아 봤지만 무서운선 어쩔수 없었고 병력들이 투입된 진지쪽으로 후다닥 뛰어가는데</P> <P>뒷덜미에서 말소리가 따라오듯이 '분대장님 같이 갑시다....' 가 계속 들리셨답니다.</P> <P>정신없이 뛰어가는데 누가 수하를 해서 퍼뜩 정신을 차리니 경계근무를 스는 병사들이였고 어느세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답니다.</P> <P>의아해 하는 병사들에게 나름 간부이고 지휘자인데 추태를 보일수는 없어 '니들 경계 잘 하나 한번 확인차 뛰어봤다' 라고 하셨고</P> <P>그날은 그렇게 흐지부지 지나갔지만</P> <P>당직 근무중 사고가 났던 지점 근처를 순찰을 돌때면 여지없지 환청을 들으셨답니다. 나중에는 밤만 되면 무서워 죽겠다고 하실 정도가 되셨고</P> <P>누구에게 말할 사람 하나 없이 혼자서 끙끙 앓으시다가 결국 부소대장에게 말했답니다.</P> <P>(쌍팔년도 군대 이전이고 간부든 병사든 군기가 엄청 강해 구타가 심했던 터라 이것도 되게 용기내서 말하신거라 하셨습니다)</P> <P>군기가 빠졌다고 정강이라도 한대 걷어차일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소대장이 '너도 그러냐...' 라며 측은하게 쳐다보더랍니다.</P> <P>부소대장이 말해주길, 다들 친한사이 아니면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었지만 비슷한 내용의 목소리를 들은 간부가 꽤 많았던 터이고</P> <P>사고 이후 몆달이나 대대 분위기가 무거웠던게 이런 귀신소리 때문이라는 겁니다.</P> <P>신기하게도 병사에게는 이런 환청이 안들렸다는 것이지요.</P> <P></P> <P>대대 간부들은 입단속을 철저히 하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보고 참고 견디었지만, 얼마뒤 대대본부 신임 소대장중 하나가 야간당직순찰중 실종되는</P> <P>사건이 생겼고 수색중 교통호 구석에서 엎어져 뻗어있는 신임소대장을 찾아내셨답니다.</P> <P>의무대에서 정신을 차린 소대장은 귀신을 봤다 ,귀신이 날 불렀다 등등 헛소리를 지껄였고, 아버지 말로는 대성산 호랑이로 불리는 대대장의</P> <P>2단 옆차리를 얻어맞고도 계속 귀신을 봤다고 울먹였답니다.</P> <P>야간 순찰을 돌던 중 '소대장님...같이 갑시다....' '소대장님 같이 가요...'라는 말소리가 들려 주변을 살피다가 푸른 눈동자 ? (인광이라고 해야되나;;)</P> <P>를 가진 사람 모양의 흐릿한 실루엣이 자기를 따라왔다는 거고 정신을 차리니 의무대였다는 거였습니다.</P> <P>다른 대대 간부들은 대대장에게는 크게 내색을 안 했지만 신임소대장을 동정하는 분위기였고 몆일뒤 어디서 말을 들었는지</P> <P>결국 대대장이 직접 야간 당직 순찰코스중 사고가 났던 교통호 인근을 돌아보기로 하였답니다.</P> <P>(아무도 대대장을 말리지 않으셨답니다.)</P> <P>첫날에는 아무일도 없었고 대대결산때 모든 간부들이 군기확립을 위해 엎드려 뻗치는 얼차려를 받았답니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무슨 헛소리냐는</P> <P>것이였죠. </P> <P>그러든중 누군가가 혼자 야간순찰중에 유독 환청이나 헛것을 보는 경우가 많다 라고 대대장에게 말을 했고 </P> <P>결국 대대장이 혼자서 야간 순찰을 돌게 되었답니다.</P> <P>그리고 대대본부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체 대대장이 뛰어왔다더군요. 다른 말은 안했지만 대대장도 뭔가를 보고 들은것 같았습니다.</P> <P></P> <P>이미 대대에는 c-xx 쪽 교통호 근처에 귀신이 있다, 간부들만 보이는 귀신이다 라는 소문이 쫘악 퍼졌고</P> <P>병사들의 가십거리중 하나가 되었습니다.</P> <P>위의 사건들이 계속되자 결국 대대참모부에서 그때 위령제도 지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뭐라도 한번 해야되지 않겠냐는 건의를 했고</P> <P>대대장 포함 모든 간부가 사비를 털어 결국 사고지점에서 굿을 하게 되었답니다.</P> <P>신기하게도 위령제 이후 환청을 들은 사람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고, 무엇인가를 보는 경우도 없었지만</P> <P>그 사고가 났었던 인근을 지날때 싸늘한 느낌은 결코 없어지지 않았다고 하시네요.</P> <P></P> <P> </P> <P>이 일이 있은 후 아버지께서는 귀신이나 영혼 같은건 있다고 믿으신답니다. </P> <P>자기 혼자 뭔가를 보고 들으면 그건 헛것이고 환청이 맞다, 그런데 여러사람이 비슷한걸 겪으면 그건 뭔가 실체가 있는거다...</P> <P>라고 말씀하시네요.</P> <P>그리고...</P> <P>그때 교통호를 파내려가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그 두 병사는 작업을 시킨 소대장이나 간부들이 원망스러웠던 걸까</P> <P>라는 생각이 아주 가끔 나신답니다.</P> <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