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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2854
    작성자 : KFC`X-wing
    추천 : 16
    조회수 : 331
    IP : 61.101.***.191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08/08/31 18:01:35
    http://todayhumor.com/?panic_2854 모바일
    [소설] 그러던 어느날 1,2
     장래희망이 소설가 입니다. 틈틈히 남는시간마다 써내려가고 있는데 Joara에도 올려봤는데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미숙한부분 알려주시면 살이되고 뼈가될 것 같습니다.

     그날은 정말 더운날이었다. 지하철 에어컨에서 신선하고 시원한바람에 꽤 세게 불어오는 데도 그 안은 부채질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덥고 습기차는 가운데서도 광현은 몰려오는 졸음에 몸을 불편한 의자에 기대었다. 학교에서 앉던 나무의자보다 훨씬 부드러운 촉감이 그를 맞이했다. 등에 맨 가방이 걸리적 거리자 광현은 가방을 다리사이에 내려놓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몇분이 지나자 그는 달콤한 사탕이 피로의 늪에서 뇌에 묻은 피로를 덜어내는 것을 느꼈다. 

     1분.. 2분이 흐르고 지하철이 다음역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물흐르듯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소 소란스러워 졌지만 광현은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그가 피곤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을때 즈음 지하철의 에어컨이 꺼지자 사람들의 불만이 그를 늪으로 다시 밀어넣었다. 꽤 오래잔 것 같았는데 머리는 띵하고는 광현을 괴롭혔다.
    광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꺼내 엄지손가락으로 밀어 열었다.
    12시 20분..
    광현의 얼굴엔 5분밖에 자지 못한 짜증과 30분 일찍끝났다는 행복감이 겹쳐 나타났다. 집에 가면 30분 더 일찍 잘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30분 더 일찍오게된 이유가 머리속에 펼쳐졌다. 광현은 원하지 않았지만 눈을 감은기억이 없었음에도 뇌는 마치 퍼즐처럼 꿈속에서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나갔다.

     학원안은 싸늘했다. 절반이상의 아이들이 엎어져 잠을 자고 있었고 광현은 단지 10분 졸았을 뿐이었다. 아예 엎드려 잔것도 아니고 그로써는 꽤나 최선을 다해 깰려고 노력했다. 학원 선생님은 불같이 화를 내며 나에게 소리쳤다. 
     "공부 안할래? 그래서 수도권에 있는 대학이나 가겠니?"
    난 고작 17살일뿐인데. 좀 쉬엄쉬엄 해도 될텐데..
    문득 자신이 본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혼내면서 다른아이에게 잠을 자면 어떻게 되는지를.. 
    아이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나 혼자 실패자가 된 기분이다. 내 머리에서 무언가 꽉 막혀버렸다. 평소같으면 참고 넘겨 뚫어버렸을 테지만 오늘따라 그것은 만리장성 같았다. 그러자 쌓이고 쌓인 불만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광현이 가방을 싼다. 아이들과 선생님은 조용히 그것을 바라본다. 
     광현은 입과 가방의 지퍼를 동시에 닫아버렸다. 이미 귀는 막혀버린지 오래다. 무슨말을 하든 간에 지금은 일단 여기서 나가고 싶었다. 
    "너, 그상태로 나가면.. 부모님에게 전화 때릴거다."
    ....
    광현이 쾅! 하고 쎄게 문을 닫았다. 창문으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드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퍼즐조합이 끝나자 광현의 고개가 혼이 빠져나간 육체처럼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에어컨이 꺼진 지하철은 한창달리고 있는 엔진처럼 뜨거운 열이 대류했다. 광현은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번엔 아주 깊게 잠들고 있었다.  종점에 가까워 질 수록 올라타는 사람의 숫자는 내리는 사람비율에 비교할바가 못되었다. 
    광현이 있는 칸에 있는 사람들이 고작 7명밖에 남아있지 않을 때 즈음 광현이 내려야 할 목적지가 다가오자 그를 깨우기위함 이었는지는 몰라도 비릿하고도 강렬한 피냄새가 다시 광현을 늪으로 밀어내렸다.

     광현은 애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 문 앞으로 느릿느릿 걸어갔다. 하필이면 재수없게 피냄새냐마는 자신을 깨워준것만 하더라도 감사히 여겼다. 광현은 창문에 비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한쌍의 커플들이 서로 좋아 좋아 거리며 붙어있었고 한 아저씨는 한손에 소주를 든 채 잠들어 있었다. 자신과 같은 교복을 입고있는 여학생과 군복을 입은 군인이 1명 보였다. 그리고 흘끔흘끔 시계를 자꾸 쳐다보는 여자와 사람이 빠져나가 자리가 비자 누워서 PMP를 보는 남자도 있었다. 
     
     `다음역은 역곡, 역곡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 입니다.'
    왜일까? 꿈에서 맡았던 피냄새가 내 코에서 아른거렸다. 광현은 당연히 코피라도 낫겠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정신을 차리면 차릴수록 피 냄새는 짙어져왔다.
    덜컹!
    기차가 순간 덜컹거렸다. 나는 문앞에서 봉을 잡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들고있던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사람들은 기차의 덜컹거림의 마음속으로 의문을 제시했다. 
    "뭐야 대체?"
    pmp를 끼고있던 청년이 이어폰을 뽑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을때 즈음 다시한번 진동이 그들을 덮쳤다. 
    파직, 파직
    지하철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불구하고 광현의 귀에 고기가 잘리는 소리가 분명히 들려왔다. 광현은 자신이 타고있는 칸이 앞쪽 칸이라는 것을 생각해냈다.
    `사람이 자살한건가?`
    두번째의 덜컹거림과 동시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물론 pmp와 술에취한 아저씨 까지도 헐레벌떡 일어났다. 그들은 언제올지 모르는 세번째 덜컹거림을 준비했다.
    "자기야, 무서워."
    "걱정마, 설마 또 이러겠어?"
    덜컹!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하철이 덜컹거렸다. 사람들은 고작 놀래기만 했지만 광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광현의 얼굴은 창문밑을 향하고 있었었다. 그가 쳐다보던 창문에 피가 촥 튀긴것이었다. 
    "으아악!"
    "뒤로 물러서!"
    군인이 광현 뒤에 서서 광현을 자신의 뒤로 보냈다.
    파팟
    "꺄악!"
    지하철의 모든 전등의 불이 꺼지자 지하철 안은 여자의 비명소리로 잠시 메아리쳤다. 다행히도 지하철의 소리는 속도가 줄어들때의 특유의 소리로 다시 메워지고 있었다. 
    "대체 무슨일인거야?"
    "피..피.."
    광현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행히도 잠시 후 지하철의 불이 켜졌다. 잠시 어두웠던 거에 눈이 부셨지만 그들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지하철의 창문에는 검은색과 빨간색의 핏덩이로 페인트칠이 되어져 있었다. 
    그러는 사이 지하철은 역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지하철안은 침묵으로 가득찼다. 더이상 어느 끔찍한 상황도 지금 상황을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거의 온전한 시체가 없을정도로 역 안은 피와 살점이 뚝뚝 떨어지는 도살장으로 변해있었다. 더욱 믿을 수 없었던 것은 역 안에서 사람들을 도살한 것은 괴물도, 난입한 동물들도, SF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이럴수가.."
    이미 여자들은 연인의 품에, 자신의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상식으론 절대 일어날 리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결국 여학생이 바닥에 고개를 박고서는 위산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이곳은 전쟁터인가? 포탄에 찢어지기라도 한듯.. 한구만 봐도 구역질 나는 시체들이 몇십기가 넘어가니 상황이 얼마나 각박한지는 눈치챌 수 있었다.
    지하철의 움직이는 시간이 1/100초로 느껴지고 광현의 이성이 모래시계처럼 조금씩조금씩  사라져 갈때 그들은 한가지 사실을 눈치챘다. 
    사람들을 살육하고 입에 꾸역꾸역 넣을때는 언제고 그들이.. 점점 느려져가는 지하철을 조금씩 따라오고 있었다. 
    탕탕탕
    "기관사!! 그냥 이 역은 뛰어넘지? 빨리 가자고!"
    pmp남자와 군인은 필사적으로 기관실 문을 동네북처럼 두들겼다. 군인의 손이 큰북, pmp남자의 손이 작은북에서 나는 것과 같이 은근한 리듬을 자아냈다.
    "기관사! 문 좀 열어보세요!"
    "문!!"
    지하철의 속도는 이미 걸음거리 수준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사람들을 학살하고 뱃속에 집어넣은 폭도들은 벌써 출입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광현은 그들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눈동자는 피에 절여진듯 새빨갰고 흰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관사!!!!"
    pmp남자의 절규가 울려퍼지고 우리들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즈음 지하철은 기어가던 거북이 걸음을 멈추고는 폭도들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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