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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172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7
    조회수 : 3014
    IP : 121.170.***.74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1/04/17 20:47:50
    http://todayhumor.com/?panic_14172 모바일
    브금주의]이능(異能)



    bgm -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1악장








    그게 언제였더라? 내 몸속에 깃들여 그 능력을 발견했던 것이... 그렇군! 초등학교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5학년 때였던가, 6학년 때였던가? 성적이 오르지 않아 매일 부모님에게 야단맞던 나는

    어린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도대체 그놈의 공부란 게 무엇이기에 평소 나를 끔찍이도

    잘 대해주던 부모님이 그렇게 야단치게 되는 것인지. 너무나도 원망스러워서 뒤뜰에 나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내 눈앞에 영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험지를 받아 한 문제 한 문제 답을 맞춰 나가며 기뻐하는 내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그냥 상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또렷한 영상이었다. 해서 나는 영상 속에 나타난, 시험지의

    문제들을 나도 모르게 주의깊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기말고사 시험지를 받은 나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본 영상이 사실이었다. 내가 들쳐본 그 부분들은 시험지에

    적힌 문제의 답이 있는부분과 한치도 틀리지 않았다.

    나는 기쁨에 겨워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확인해 나갔다. 문득 영상속에 비친 내모습과

    시험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무서울 만큼 닮았다는 생각이 들자 흠칫했지만, 이제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기쁨이 그런 것을 잊게 했다.

    그래, 그때는 좋았다. 아니, 그 뒤 한참 동안도...

    영상은 내 마음대로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보이지 않는 일도

    있었고, 별것도 아닌데 나타나는 일도 있었다. 하여간에 나는 초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에서도 나는 내내 수석을 달렸다. 시험같이 신경을

    많이 쓰는 일에는 반드시 영상이 떠올랐고, 혹 영상이 나타나지 않는 과목이 있더라도

    그 과목만 공부하면 되니까 시간이 넉넉하여 항상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나는 차츰 내가 떠올리는 영상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능(異能)을 다른 사람들에게, 심지어 부모님에게조차 말하지 않고 나만의 비밀로

    간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능력이 나타나는 경우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곧 나의 의식과 관련이 있었다.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보고 싶은 것에 골몰해 있거나

    중요한 일에 생각을 집중을 하는 경우에만 그 영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에도 내가 집중을 하게 되면(무의식중에라도)그 영상은 떠올랐다.

    나는 의기양양했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뭔가 석연치 않은 것을 느낀 것은 고등하교에서였다.

    고등학교 때의 국어 선생님... 그분은 정말 예뻤다. 나는 사춘기의 소년들이 흔히 그렇듯

    짝사랑에 빠져들었다. 당시 나의 온 정신은 그 선생님에게 쏠려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유치한 일이었지만 당신의 나는 정말 심각했다.

    그 선생님의 호감을 얻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썼다. 비가 오는 날을 예측했다가, 미리 준비가

    되지 않아서 당황해 하는 선생님께 우산을 받쳐주기도 하고,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느닷없이-물론 우연인 것처럼 가장했지만-나타나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오히려 속만 탔다. 선생님은 처음에는 신기해 하면서 나를 대했으나

    내가 나타나는 횟수가 잦아지자 나를 조금씩 꺼려 하는 눈치였다.

    나는 괴로웠다. 그래서 5년쯤 뒤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선생님

    은 나의 미래에 등장하지 않았다. 10년 뒤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큰맘을 먹고 선생님의 미래에 대해 집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10년, 아니 5년, 아니

    1년 뒤에도 선생님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다.

    "돌아가시는구나!"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틀림없었다.

    예전에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의 미래를 본 적이 있었다. 바로 한 달 후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는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일 주일 후 그 강아지는 차에 치어 죽어버렸고

    그 이후로 미래에 대한 집중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에는 경우가 달랐다.

    그건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막아야 한다!"

    나는 눈을 감고 그 선생님의 죽음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 막연했다. 생각을 집중한다는 것도 뭔가 구체적인 형태를 가져야 한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죽음 같은 추상적 개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간단하게 심장 박동이

    정지하는 순간이라 생각하면 되었을 것을... 아무튼 그때의 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꼬박 사흘 동안 방에 틀어 박혀서 사람이 죽을 수 있는 오만가지 방법을 떠올리며

    그 선생님의 죽음을 예견하려 애썼고, 드디어 허무맹랑한 상상 끝에 답을 찾아냈다.

    선생님의 죽음은 학교에서 일어난 감전사였다. 고압선을 만져서 일어나는... 그리고 시기는

    내가 예견에 성공한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방학인데도, 더더구나 밤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학교로 달려갔다. 교무실은 숙직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불이 켜진 채 텅 비어 있었다.

    숙직 선생님에게 물어보려다가 의심받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냥 교무실 창문으로

    고개를 기웃거려 벽에 있는 일직표를 들여다보았다. 틀림없었다. 선생님은 밤에 숙직을

    하는 대신 낮에 일직을 하게 되어 있었고, 그 날짜는 바로 내일이었다. 시간이 없었다.

    '어찌하면 좋을까? 무슨 방법을 쓰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생님이 학교에 나가지 못하게

    막아야 해!'

    나는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무턱대고 내일은 학교에 나가시지 말라고 했으나 전화에서는

    되려 왜 그러냐며 나를 꾸짖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틀림없었다.

    그러고 보니 할 말이 없었다. 선생님은 성이 가라앉았는지 웃으시면서 내일 할 일이 많으니

    꼭 학교에 나가야 한다고 말하시곤 전화를 끊으셨다. 나는 한동안 전화기를 든 채 망연히

    서 있을 뿐이었다.

    나는 머리를 굴렸다. 구태여 이런 얘기를 남에게 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한다고 해도

    내게 손가락질만 할 것이 뻔했다. 나는 집으로 달려가 연장통을 들고 나왔다.

    전기에 감전되어 돌아가시게끔 그 선생님의 미래가 정해져 있다면, 학교의 전기를 끊어

    버리면 그만이 아니겠는가! 전주 위에 높이 매달린 고압선을 끊는 방법은 간단했다.

    새끼줄에 길쭉한 쇠막대기를 달아 휘휘 던져서 그 줄을 전선 위에 걸친다. 그리고 슬슬

    줄을 당기면 쇠막대기가 전선에 닿아 합선이 일어나고 전기는 끊어지는 것이다.

    나는 파파팍 소리를 내며 튀어 올라가는 불똥을 지켜본 뒤 득의 양양한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선생님은 이제 괜찮으실거야.

    그 다음날 그래도 석연치 않은 마음에 나는 느지막이 학교로 나가보았다. 그런데 교무실

    주위는 웅성거리는 사람들과 앰뷸런스의 나는 사이렌 소리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고,

    누군가가 흰천으로 뒤덮여 있었다. 바로 그 선생님의 싸늘한 시체였다.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이게 아닌데... 누군가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정전을 이상하게 여긴 선생님이 두꺼비집을 스스로 손보려 했는데 그 순간에

    복구반에 의해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던 것이라고...

    나는 두문불출하고 방에 틀어박혀 며칠을 괴로워했다. 내가 구태여 선생님을 살리기 위해

    전기를 끊지만 않았다면 선생님이 그 두꺼비집을 만질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어쩌면 내가

    선생님을 구하기 위해 행한 예지가 바로 선생님을 죽게 한 결과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이 모든 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일일지도... 즉, 내가 예지를 행하여 그에 반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 자체도 이미 운명적으로 정해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만일 그렇다면 나의

    예지는 도대체 무엇에 쓸 수 있다는 것이란 말인가!

    나는 그 다음부터는 절대 예지를 행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다른 사람이 소지하지

    못하는 힘을 가진다는 것, 처음에는 기쁘고 우쭐하기도 했으며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지만, 막상 그러한 일을 겪게 되자 내 생각은 근본부터 변해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힘이 점점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아아! 그러나 이미 그 힘은 나의 의식과

    무관하게 떠오르곤 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도 뇌리에 무서울 정도로 선명히 떠오르는

    것이었다. 이를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인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그 지긋지긋한 영상들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고교생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더 이상 시험문제를 미리 보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성적은 갑자기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쳤으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공부를 못함에서 비롯되는 매질, 질시, 꾸중...

    그보다는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공포가 가장 심했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낙제생으로 떨어져 버리고 거기다가 문제아로 몰려서 정학을 몇 번

    당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술...술에 취해 있으면 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공공연하게 수업시간에까지 담배를 꺼내 물게 되었다. 싸움...그것도 좋았다.

    닥치는 대로 싸웠고,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었다. 두들겨 맞는 순간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었으니까! 여자... 그것도 괜찮았다. 나는 좋지 못한 곳에 출입을 하기 시작했고, 곧

    그것이 일상사처럼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돈이 궁해졌다.

    나는 집에서 돈을 긁어내다 못해서 가끔 그 능력을 써먹기도 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미래를 보는 것을 무서워하는 내 마음 속의 공포가 나를 마지막

    순간에서 항상 배반하게 만들었고, 나는 항상덜미가 잡혔다.

    결국 나는 학교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 후에는 방구석에서 내내 뒹굴었다.

    괴로움... 아아, 이 괴로움...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부모님의 사고 ... 열차였다. 분명히 기차사고로 인해 전신이

    으스러져서 죽는 부모님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내가 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 본 것이 아니었다. 자다가, 아니 잠에서 막 깨어나는

    순간에 그 모습을 보았다. 그날 부모님은 외갓집으로 여행을 떠나시려는 참이었다.

    내게 그것은 마지막 발악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기를 쓰고 부모님을 따라 나섰다.

    절대, 절대 열차는 타시지 말라고... 부모님은 이미 못된 아들이 되어 버린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셨다. 나는 눈물과 땀까지 범벅인 채로 부모님 앞에서 목놓아 울었다. 그래서 결국

    부모님은 고속버스를 타고 떠나셨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만은 그 끔찍한

    미래의 영상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사고서식이 들렸다. 열차사고라고 했다. 이미 나에게는 감지된 사건이었으나 부모님을

    열차에 태우지 않았던 나는 안심했다. 다른 사람들이야 뭐... 그런데, 그 사망자 명단에

    부모님이 들어 있었다. 몇 번이나 확인해 보았다. 틀림없었다. 부모님은 왜? 무엇 때문에

    타고 가던 고속버스에서 내려서 열차를 타셨단 말인가? 나는 미친 듯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다. 슬프다는 생각보다는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럴 수가!

    원래 부모님이 사신 열차표는 사고 열차보다 두 시간 전의 표였다. 그런데 00고개에서 암반

    붕괴 사고로 길이 막히고, 그 때문에 그쪽 방향의 모든 고속버스 편이 두절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아, 그래서 부모님은 두 시간 후의 두절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아, 그래서 부모님은 두 시간 후의 기차를 서둘러 잡아타신 것이고, 결국은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었다. 역시 나 때문이었다. 내가 부모님을 만류하지 않았으면 부모님은

    두 시간 전의 기차를 타셨을 것이고 무사했을 것이다.

    결국 나의 이능(異能)은 부모님까지도 내 손으로 돌아가시게 만들어 버린 셈이었다.

    아! 나는 세차게 도리질을 했다. 만약 내가 부모님을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혹시 두 시간

    전의 기차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까? 나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무엇을 하선 하지 않건 간에 운명은 나를 가만 놓아두지 않은 것이 아닐까? 나는

    몇 달동안을 넋 나간 짐승처럼 방구석에 틀어박혀 지냈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 사악한

    운명, 날 가만 놓아두지 않는 운명에 저항하기로 결심했다.

    그 동안의 나의 행적을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나는 내 능력을 조심 스럽게, 그러나 마음껏

    발휘했다. 경마장에서 엄청난 돈을 거머쥐었고, 주식 시장에서는 평생 써도 다 못 쓸 돈을

    긁어모았다. 그것은 분명 나의 운을 팔아 얻은 보화였다.

    나의 첫사랑이던 선생님과 나의 부모님과 그리고 평범한 인간으로 남길 바랐던 나의 일생을

    이능에 팔아 넘긴 대가였다. 나는 향락과 탐욕 속에 파묻혔다. 무슨 변명이 필요 있으랴!

    변명은 필요 없었다. 내 주위에는 내 돈을 노리고, 또 엄청난 재수를 노리고 아부꾼들이

    파리 떼처럼 꼬여 들었다. 허나 그것이 뭐 어떠랴! 대신 나는 놈들을 철저히 증오했다.

    그리고 지금도 증오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행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하게 놔두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난 놈들의 말로를 훤히 알 수 있었다. 하나같이 추한 모습... 아아! 이들이, 그리고 내가

    조금이나마 세상의 종말에 대해 생각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젠 늦었다.

    어느 날 그 이능이 밤도둑처럼 나에게 덮쳐왔다. 은밀하고, 조심스럽고, 미처 나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나는 내 죽음을 보았다. 내일이었다. 차... 거대한 트럭이 덮쳐드는 순간 나의 심장은

    멎었다. 그리고 그 앞에 마지막으로 비친 펄럭이는 달력은 내일 날짜였다.

    그리고 그 이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마치 무엇에 씐 것처럼 그 이상의 영상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나의 죽음을 예견한 그 순간부터, 나의 이능은 어디로 숨은 듯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찾으려고 애를 써도...

    내 이능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 혹시 악마는 아니었을까? 나의 능력이 사라지게 된,

    그리고 내가 나의 종말을 알게 된 지금 이 순간, 나는 비로소 나의 잘못을 앍게 되었다.

    타인과 다른 능력, 그것은 자랑거리나 나를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미 여러 차례 경고를 받은 셈이었고, 그러면서도 나는 그 이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아아! 조금만 더, 조슴만 더 빨리 깨달았더라면... 그러나 지금에 와서 어떻게

    돌이킬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기로 작정하였다. 그 이능을 나는 모른다. 나의 이능을 악마가 준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사악한 존재가 준 것인지는... 어쨌즌 나를 파멸시키는 지금의

    이 지경에 빠뜨린 것은 그 이능이었고, 그 빌어먹을 운명이다. 나는 나의 죽음을 결코,

    나의 이능이 지배하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결코...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러나 이제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나의 앞에는

    수십 알의 수면제와 면도날이 놓여 있다. 푸르게 빛나는 칼날과 익살맞은 생김새로

    굴러다니는 알약들. 그렇다! 나는 오늘 죽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진다고 할지라도, 내일까지 살아있다거나 차를 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거부할 것이다. 그 빌어먹을 이능에게. 오늘, 나에게 주어진 내일이 아닌 바로

    오늘, 나 스스로 생을 마감함으로써 나에게 주어진 그 염병할 운명과 빌어먹을 이능에게

    복수할 것이다. 저항할 것이다. 왜 눈물이 이리 앞을 가리는지...나는 얼마나 불쌍한 인간

    이었던가!

    급한 환자였다. 동맥을 끊고 거기다가 수면제를 엄청나게 복용하여 몸이 쉴사이없이

    고통으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급하게 모는 앰뷸런스 안에서 한명의 구조요원이

    환자를 붙들고 있었다. 고통과 경직이 더불어 일어나고 손목을 묶은 끈이 풀리면서

    환자의 팔에 꽂은 수혈주사가 빠지고 피가 튀었다. 구명요원은 서둘러 환자를 다시 묶고

    주사바늘을 꽂았다. 그리고 얼굴에 튄 피를 닦아내기 위하여 앞에 걸려 있던 달력 종이

    한 장을 무심코 찢어내었다.

    요란한 굉음이 차도에 울려 퍼졌다. 미처 구급차의 사이렌을 보지 못한 대형 트럭이 구급차

    를 짓밟고 완전히 으깨는 그 순간, 차에서 떨어진 달력은 갑자기 정신이 들어 눈을 부릅

    뜨고 있는 이름 모를 환자의 얼굴 위로 팔랑거리며 덮이고 있었다.




































    출처


    이우혁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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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7 20:57:30  124.63.***.69  Alexai
    [2] 2011/04/17 21:04:48  121.166.***.91  아인소프
    [3] 2011/04/17 23:33:53  1.241.***.215  
    [4] 2011/04/17 23:35:05  211.202.***.143  
    [5] 2011/04/18 16:32:20  203.234.***.131  곧병장
    [6] 2011/04/18 19:12:40  21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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