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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2673
    작성자 : 공포는없다
    추천 : 12
    조회수 : 1589
    IP : 183.99.***.23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22/02/11 18:26:39
    http://todayhumor.com/?panic_102673 모바일
    해군괴담 (퉁퉁거리는 소리가 들려)
    옵션
    • 펌글
    사실 군 전역한지도 좀 됐고 기억도 더듬더듬한데 오늘 오랜만에 선임한테 연락와서

    같이 게임하면서 이야기좀 나누다가 괴담얘기가 나와서 생각난김에 적어봄 참고로 부사관 242기 전역임


    내가 탔던배는 PCC야. PCC는 주로 해상 초계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이지.

    근데 생각보다 배도 쪼만하고 생활환경도 좀 나빠서 다른 함대는 출동일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3함대는 얘기가 좀 달라

    애초에 예속 함정도 별로 없어서 북한 정보선이나 북한 어물운반선 같은거 떴다하면 바로 긴급출항 시켜서

    2주넘게 배를 띄워놓기도 하고 임무교대도 잘 안되고(배가 없어서..)


    하여튼 그때도 중국 정보선 접촉으로 우리 배가 긴급출항을 나갔을 때였어

    정보선은 목적이 말그대로 정보를 수집하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천천히 기동하면서 우리나라 함정이나 항공기 또는 관련 전력을 파악하는데

    이새끼들이 그날따라 안돌아가는거..

    함정인원은 서서히 미쳐가고 상황실에서 당직서는 사람들은 그냥 죽어나고 당직사관도 그냥 쳐 자고 그랬었음..


    암튼 이제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터라 경각심도 조금씩 없어지고 할때쯤 상황실에서 갑자기 퉁! 퉁! 거리는 소리가 나는거야

    소리가 얼마나 컸냐면 당직사관이 쳐자다가 놀라서 깰정도로 소리가 컸음

    뭐 암암에 부딪혔다거나 아니면 새대가리인 새한마리가 배에 부딪혔거나 혹은 파도가 쎄서 배에 부딪히는 소린가 싶었는데

    상황실 한쪽구석에서만 자꾸 그 소리가 나는거야.

    갑자기 전탐장이 누가 이시간에 작업이야!! 라고 개빡쳐하면서 그 옆에 격실로 존내 쫓아가는거..


    나는 그냥 신경안쓰고 레이더나 보고있었는데 옆 격실로 갔던 전탐장이 얼굴이 말그대로 하얗게 질려가지고 와서는

    당직사관한테 같이 옆격실에 가서 볼게 있다고 말까지 떨면서 얘기하는거임

    상황실에 전탐장이 자리비운것도 좀 그런데 당직사관까지 자리비우면 말이 안되니까 일지쓰던 수병을 보냈지


    역시나 수병도 마찬가지로 완전 하얗게 질려와서는 사람이 목매달고 자살을 했다고..

    쿵쿵거리는 소리는 파도때문에 배가 흔들려서 몸이 자꾸 격벽에 부딪히는소리였던거지


    근데 해군 출신이거나 현역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배에서 시체가 발견되면 보통 현장을 유지시켜야돼

    큰 배들은 냉동고 독도함 같은경우는 시체보관실에 시체를 보관할 수 있지만

    PCC같은 쪼만한 함정은 그럴 환경이 안되기 때문에 현장을 온전히 보전함


    당직사관은 멘탈 나가서 바로 함장님 콜때리고 함장님도 오셔서 보고 상황실 들어와서는 거의 주저 앉더라

    일단은 함대에 보고완료했고 다른 PCC(수리 중이던 배 긴급소집)랑 임무교대 해야되니까 바로 RTB한다고 했었지


    근데 문제는 아까 말했듯이 현장을 보존해야된다는거야.

    쿵쿵거리는 소리는 작지 않기 때문에 계속 들리는데

    이게 뭐때문에 나는 소린지 알아버리니까 당직서는내내 미쳐버리겠더라 진짜..


    쿵쿵거릴때마다 온몸에 털이 서는거 같고 난 실제로 보지는 않았지만 자꾸 상상되고

    의무병이 신상확인한 결과 병기병이었는데 평소에 같이 현문당직서면서 장난도 막 치고 친하게 지냈던 수병이었던거..

    완전 멘탈 나가서 내가 레이더를 보는건지 레이더가 나를 보는건지 지랄하다가 당직끝나고 교대하는데 다음 당직자들도 당연히 멘탈 나감..

    인계사항이 옆격실에 자살한 수병이 있는데 파도때문에 자꾸 흔들려서 벽에 부딪히는 소리나니까 참고하라는게 인계사항임..


    결국 여차저차해서 항에 복귀하고 의무대랑 헌병대에서 사람 몇명 오더니 시체 실어가고 함총원 한명씩 불러서 조사하고 그랬었음

    원인은 자세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군생활에는 문제없었고 가족한테 무슨일이 생겼었던거

    암튼 지금 생각해도 그 소리를 상상하면 오싹해지는데 왜 하필 출동 중간에 자살을 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

    그 이후로 나도 전역하고나서는 잊고살다가 최근에 생각나서 내가 제일 많이 들르는 미갤에 글 한번 남겨봄

    휴대폰으로 쓴거라 가독성 떨어지는점 양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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