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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2087
    작성자 : song
    추천 : 14
    조회수 : 1625
    IP : 118.38.***.23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1/01/01 21:08:49
    http://todayhumor.com/?panic_102087 모바일
    지하실 문
    옵션
    • 펌글
    <p>(문법수정)</p> <p>내 아르바이트 동료 중에는 어두운 분위기의 여자 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p> <p> <br></p> <p>조금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으면서도 과묵한 느낌의 아이입니다.</p> <p> <br></p> <p>그다지 정이 가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p> <p> <br></p> <p> <br></p> <p> <br></p> <p>나는 그 아이와 둘이서만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이 좀 한가로울 때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p> <p> <br></p> <p>그렇지만 이야기를 나눠도 신이 나지 않았습니다.</p> <p> <br></p> <p>놀라울 정도로 서로 이야기를 나눌 화제가 없었습니다.</p> <p> <br></p> <p>취미가 전혀 겹치지 않는 것입니다.</p> <p> <br></p> <p>나는 스포츠를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녀는 스포츠에 전혀 흥미가 없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녀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나는 비디오 게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p> <p> <br></p> <p>음악의 취향도 완전히 달랐습니다.</p> <p> <br></p> <p>책을 좋아한다는 점은 같았지만, 좋아하는 책의 종류가 미묘하게 달랐습니다.</p> <p> <br></p> <p>나는 이과이기 때문에 도킨스나 로렌츠의 책을 좋아하지만, 그녀는 니체나 사르트르랄까...</p> <p> <br></p> <p>나에게는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의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만 독서는 우리들의 유일한 공통점이었기 때문에 끈질기게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p> <p> <br></p> <p>그러자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p> <p> <br></p> <p>[에도가와 란포는 좋아해.]</p> <p> <br></p> <p>[아! 나도 좋아하는데!]</p> <p> <br></p> <p>[쿄카는?]</p> <p> <br></p> <p>[아, 좋아해, 좋아해.]</p> <p> <br></p> <p>이렇게 슬슬 분위기가 풀려가기 시작했습니다.</p> <p> <br></p> <p>[무서운 이야기는 좋아하니?]</p> <p> <br></p> <p>[응, 그럭저럭.]</p> <p> <br></p> <p>[나도 좋아하지만 아직 내가 무서운 일을 겪어 본 적은 없어.]</p> <p> <br></p> <p>[나는 한 번, 굉장히 무서운 일을 겪은 적 있어.]</p> <p> <br></p> <p>[어, 그래? 들려줘, 들려줘.]</p> <p> <br></p> <p>[응, 괜찮지만... 귀신 같은 거하곤 상관 없고, 조금 기분 나쁠지도 몰라.]</p> <p> <br></p> <p>심술궂은 미소를 띄우며 그녀는 그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예상대로라고 말하면 실례겠지만, 중학교 때 그녀는 지독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고 합니다.</p> <p> <br></p> <p>그러던 어느 날의 방과 후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녀는 끈질기게 괴롭힘을 가해오는 아이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구교사의 지하실, 즉 구교사의 음악실에 뛰어들었습니다.</p> <p> <br></p> <p>상당히 기분 나쁜 곳이었다는 말에 잘도 그런 곳에 갔다고 생각했습니다.</p> <p> <br></p> <p>하지만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런 애매한 두려움보다는 현실적인 공포가 더 컸다는 것 같습니다.</p> <p> <br></p> <p>그리고 그녀는 거기에서 또 다른 방으로 통하는듯한 문을 발견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너무 뻔한 이야기 같아서 [진짜로 그런 문 있었던 거야?] 라고 장난스럽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p> <p> <br></p> <p>하지만 뭐랄까, 그 때 그녀의 소근소근 이야기하는 모습이 묘하게 무서워서 결코 끼어들 수가 없었습니다.</p> <p> <br></p> <p>어쨌거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녀는 흥미가 당겨 그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p> <p> <br></p> <p>열쇠는 잠겨있지 않았습니다.</p> <p> <br></p> <p>그리고 문 너머 저 편에는 지하로 더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습니다.</p> <p> <br></p> <p>그녀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그 계단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러나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문이 쾅 닫혔습니다.</p> <p> <br></p> <p>그녀는 깜짝 놀라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뻔 했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중간 정도까지 내려갔던 계단을 급히 올라갔습니다.</p> <p> <br></p> <p>하지만 문을 아무리 당겨봐도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p> <p> <br></p> <p>시험 삼아 밀어봤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p> <p> <br></p> <p>그녀는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쫓아온 아이들의 소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을 마구 두드리며 소리쳤다고 합니다.</p> <p> <br></p> <p>[그만둬! 나가게 해줘! 왜 이런 짓을 하는거야! 열어줘!]</p> <p> <br></p> <p>평소라면 문 건너편에서 욕설이나 상스러운 말이 날아왔을텐데, 어째서인지 그 때는 문 저 편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 문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두터운 문이었기 때문에 맞은 편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습니다.</p> <p> <br></p> <p>그렇지만 몸은 정반대로 와들와들 떨려오고 식은 땀이 옆구리를 주르륵 흘러갑니다.</p> <p> <br></p> <p> <br></p> <p> <br></p> <p>아이들의 괴롭힘이라면 어쨌거나 나중에는 나오게 해준다.</p> <p> <br></p> <p>그렇지만 이게 만약 무엇인가에 의해 멋대로 닫힌 것이라면?</p> <p> <br></p> <p>그리고 만약,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못한다면?</p> <p> <br></p> <p> <br></p> <p> <br></p> <p>문 건너편은 지하실이라고는 해도 반지하였기 때문에 창문이 있었습니다.</p> <p> <br></p> <p>그저 어둑어둑한 정도였지만, 이 방에는 전혀 빛이 들어오지 않아 컴컴한 어둠만이 가득했습니다.</p> <p> <br></p> <p>그 어둠이 또 그녀의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녀는 필사적으로 문을 치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p> <p> <br></p> <p>그렇지만 밖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p> <p> <br></p> <p>그녀는 잠시동안 쓸데 없는 노력을 하다가 계단을 내려가 지하실의 밑바닥에 앉았습니다.</p> <p> <br></p> <p>그러자 마음이 조금 안정되어 어떻게든 여기서 탈출할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녀는 문득 생각해냈습니다.</p> <p> <br></p> <p>문은 안쪽에서 잠구는 것이다.</p> <p> <br></p> <p>안쪽에서 열 수 없을리는 없다.</p> <p> <br></p> <p> <br></p> <p> <br></p> <p>밖에서 열지 못한다면 약간 곤란한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지금처럼 안에서 열 수 없다면 그것은 생사와 관련된 일이다.</p> <p> <br></p> <p>학교에서 그렇게 위험한 방을 만들어 뒀을리 없다.</p> <p> <br></p> <p> <br></p> <p> <br></p> <p>스스로도 의외라고 생각될 정도로 냉정하게 판단한 그녀는 다시 계단을 올라왔습니다.</p> <p> <br></p> <p>그리고 문을 손으로 만지며 열쇠를 찾았습니다.</p> <p> <br></p> <p>어째서인지 문에는 여기저기 튀어나온 것들이 있었습니다.</p> <p> <br></p> <p>그렇지만 열쇠 같은 것은 도저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런데 그 때, 그녀의 발에 무엇인가가 [콩] 하고 맞았습니다.</p> <p> <br></p> <p>설마...</p> <p> <br></p> <p>한 순간 무서운 상상을 해버린 그녀였지만, 과감히 발 밑을 살피자 그것은 손전등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마음이 놓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만약 이 손전등이 켜진다면 제법 도움이 될텐데.</p> <p> <br></p> <p>그녀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손으로 더듬어 스위치를 켰습니다.</p> <p> <br></p> <p>그러자 밝은 빛이 켜졌습니다.</p> <p> <br></p> <p>좋았어!</p> <p> <br></p> <p>그녀는 문을 손전등으로 비추어 보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런데...</p> <p> <br></p> <p> <br></p> <p> <br></p> <p>거기에는, 그 금속으로 된 문에는, 피투성이인 인간의 벗겨진 손톱이 여기저기 박혀 있었습니다.</p> <p> <br></p> <p>그리고 [살려줘...] 라는 글자가 피로 문 가득 써 있었습니다...</p> <p> <br></p> <p>여기까지 이야기하고 그녀는 드디어 나를 보며 웃었습니다.</p> <p> <br></p> <p>잠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p> <p> <br></p> <p>그리고 겨우 나는 한껏 잠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 그래서?]</p> <p> <br></p> <p>[그래서라니?]</p> <p> <br></p> <p>[아니, 그러니까...]</p> <p> <br></p> <p>가장 중요한 부분을 듣지 못했습니다.</p> <p> <br></p> <p>[아, 그 손전등으로 바닥을 비췄더니 백골 사체라도 찾았다고 말할 줄 알았어? 그랬으면 이 이야기도 훨씬 무서워졌겠지만 그런 건 못 봤어. 직접 겪은 이야기는 무섭다고 해봐야 이 정도야. 자... 그럼 슬슬 다시 일하자.]</p> <p> <br></p> <p>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p> <p> <br></p> <p>그런 뻔한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도대체 그녀는 그 안에서 어떻게 빠져나온 것일까요?</p> <p> <br></p> <p> <br></p> <p> <br></p> <p>그러나 그 날은, 아니 그 날뿐만 아니라 그 후도, 지금까지도 그녀와 다시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습니다.</p> <p> <br></p> <p>그녀는 그 날을 마지막으로 아무 인사도 하지 않고 그 아르바이트를 그만 둬 버린 것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아직도 그녀가 해 준 이야기는 내 머릿 속에 남아 가끔씩 의문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합니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201?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20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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