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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2030
    작성자 : song
    추천 : 8
    조회수 : 1259
    IP : 118.38.***.23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12/12 21:00:10
    http://todayhumor.com/?panic_102030 모바일
    졸업 앨범 속의 얼굴
    옵션
    • 펌글
    <p> <br></p> <p> <br></p> <p>꿈을 꿨다.</p> <p> <br></p> <p> <br></p> <p> <br></p> <p>가족과 함께 어딘가로 여행을 가는 꿈이었다.</p> <p> <br></p> <p>여행지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호텔로 갔다.</p> <p> <br></p> <p>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쯤이었던 것 같다.</p> <p> <br></p> <p> <br></p> <p> <br></p> <p>하늘은 어둑어둑했다.</p> <p> <br></p> <p>왠지 모르게 나는 혼자서 방을 쓰게 된 것 같다.</p> <p> <br></p> <p>나는 방으로 들어갔다.</p> <p> <br></p> <p>그러자 거기에는 눈에 익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호텔 방이 우리 집의 내 방과 똑같았다.</p> <p> <br></p> <p>책상이나 침대도 완전히 같은 위치에 있었다.</p> <p> <br></p> <p>나는 언제나 방에 커튼을 쳐 놓는데, 그것마저 같았다.</p> <p> <br></p> <p> <br></p> <p> <br></p> <p>거기서 갑자기 장면이 넘어가 나는 침대 옆에 앉아 벽에 기댄 채 만화를 읽고 있었다.</p> <p> <br></p> <p>읽고 있던 책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p> <p> <br></p> <p>그러다 문득 왠지 모르게 침대 쪽이 마음에 걸려 시선을 돌리니, 침대가 반쯤 올라와 있었다.</p> <p> <br></p> <p>(내가 쓰는 침대는 접이식이라 한 쪽을 올려 소파처럼 쓸 수 있다.)</p> <p> <br></p> <p> <br></p> <p> <br></p> <p>[어라?] 하고 생각하고 있자니 올라온 침대 밑에서 무엇인가가 천천히 기어 나왔다.</p> <p> <br></p> <p>그것은 초등학생 정도 키의 사람이었다.</p> <p> <br></p> <p>머리는 길게 길러 허리까지 닿아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얼굴은 머리로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여자 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p> <p> <br></p> <p>상반신은 아무 것도 입지 않았다.</p> <p> <br></p> <p>여자 아이인데도 복근이 나뉘어 자리잡은 것이 눈에 띄었다.</p> <p> <br></p> <p> <br></p> <p> <br></p> <p>하반신에는 갈색의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고, 맨발이었다.</p> <p> <br></p> <p>그 아이는 침대 밑에서 나와 내 앞에 서서, 천천히 얼굴을 내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p> <p> <br></p> <p> <br></p> <p> <br></p> <p>그 순간 나는 엄청난 공포감에 사로잡혔다.</p> <p> <br></p> <p>마치 여자처럼 비명을 지른 것까지는 기억하고 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그 순간 의식이 꿈에서 현실로 돌아왔다.</p> <p> <br></p> <p>하지만 나는 눈을 감은 채로 정신을 차렸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눈을 뜨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p> <p> <br></p> <p>결국 어쩔 수 없이 눈을 떴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만 눈 앞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p> <p> <br></p> <p>[뭐야, 아무 것도 없잖아...]</p> <p> <br></p> <p>약간 맥이 빠졌다.</p> <p> <br></p> <p> <br></p> <p> <br></p> <p>공포심도 물러간데다 새벽녘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일어나기로 했다.</p> <p> <br></p> <p>결국 그 날은 아무 일 없었던 듯 지나갔다.</p> <p> <br></p> <p>다시 밤이 되고, 잠이 쏟아졌기 때문에 나는 침대에 누워 전날 밤의 꿈을 생각하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런데 왠지 침대 밑이 마음에 걸렸다.</p> <p> <br></p> <p>잠자리에 들어서도 계속 그것이 생각났기 때문에 과감히 침대 밑을 살펴보기로 했다.</p> <p> <br></p> <p>침대 밑을 뒤져보니 거기에는 초등학교 졸업 앨범이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마음을 놓고 앨범을 펼쳤다.</p> <p> <br></p> <p>그리고 그 곳에 있었다.</p> <p> <br></p> <p>꿈에 나왔던 여자 아이의 얼굴이.</p> <p> <br></p> <p> <br></p> <p> <br></p> <p>이름 부분은 어째서인지 검은 유성펜 같은 것으로 빈틈없이 칠해져 있었다.</p> <p> <br></p> <p>갑자기 공포심이 엄습해 나는 앨범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p> <p> <br></p> <p> <br></p> <p> <br></p> <p>다음 날 졸업 앨범은 쓰레기 소각장에 가져가 그대로 태워버렸다.</p> <p> <br></p> <p>그 여자 아이의 이름은 결국 알 수 없었다.</p> <p> <br></p> <p>왜 이름을 칠해서 읽지 못하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p> <p> <br></p> <p> <br></p> <p> <br></p> <p>친구에게 물어볼 생각도 해봤지만, 기분이 영 내키지 않았다.</p> <p> <br></p> <p>그녀가 누구인지는 결국 지금도 모른다.</p> <p> <br></p> <p> <br></p> <p> <br></p> <p>하지만 앨범 속에서 그녀가 짓고 있던 표정만은 지금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p> <p> <br></p> <p>모두가 웃고 있는 졸업 앨범 속에서, 그녀는 오직 혼자 무표정인 채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오직 한 사람.</p> <p> <br></p> <p>모두가 웃고 있는 가운데 혼자 무표정했던 그녀의 얼굴은 지금도 계속 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242?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242?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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