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에게는 일곱 살 터울의 누나가 있다.</font></div> <div><font size="3">갓난아이였을 때부터 병약했던 누나는</font></div> <div><font size="3">특히 기침이 심해서 돌봐 주는 이가</font></div> <div><font size="3">눈물을 쏟을 만큼 괴로워하곤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가 간신히 세 살이 되자 주위에서,</font></div> <div><font size="3">이대로 아이를 서울에 둔다면 병이 낫질 않겠다,</font></div> <div><font size="3">어딘가 따뜻한 지방으로 요양을 보내면 어떨까,</font></div> <div><font size="3">하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사랑하는 딸을 멀리 떼어놓는 일은 견디기 힘들지만,</font></div> <div><font size="3">기침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font></div> <div><font size="3">더욱 견디기 어려웠던 부모님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font></div> <div><font size="3">제주의 친척집에 보내기로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병은 제주의 따뜻한 공기를 접하자</font></div> <div><font size="3">서서히 저주가 풀리는 것처럼 나아졌다.</font></div> <div><font size="3">그런 누나가,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font></div> <div><font size="3">마침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날, 해가 지고 나서야 누나는 집에 도착했다.</font></div> <div><font size="3">건강은 완전히 되찾은 상태였다.</font></div> <div><font size="3">지긋지긋하던 기침병은 어디론가 사라졌다.</font></div> <div><font size="3">혈색도 좋고 머리카락에는 윤기가 돌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누나는,</font></div> <div><font size="3">집을 떠나 있던 게 14년은커녕</font></div> <div><font size="3">14일도 되지 않은 것처럼 익숙해졌다.</font></div> <div><font size="3">전학한 학교에 금방 적응했고</font></div> <div><font size="3">집과 붙어 있던 가게의 장사도 열심히 도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나와,</font></div> <div><font size="3">한 살 아래인 형과도 금방 친해졌다.</font></div> <div><font size="3">게다가 누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다웠다.</font></div> <div><font size="3">집으로 돌아와 또래의 친구들처럼 꾸미기 시작하자</font></div> <div><font size="3">그 미모는 한층 더 반짝임을 더하는 듯했다.</font></div> <div><font size="3">당시의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누나, 누나, 하면서</font></div> <div><font size="3">뒤를 졸졸 따라다닐 정도로 누나를 좋아했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와 형과 나는 틈만 나면 함께 놀러 나가기 바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오래 떨어져 지낸 탓에,</font></div> <div><font size="3">막상 돌아오면 어색해하지는 않을까,</font></div> <div><font size="3">혹시 만나서 다투기라도 하면 어쩌나</font></div> <div><font size="3">하고 남매의 우애를 걱정하던 부모님은</font></div> <div><font size="3">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가 돌아오면서 14년 동안이나</font></div> <div><font size="3">우리 집을 덮고 있던 검은 구름은 걷혔다.</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의 근심은 깨끗하게 사라졌다.</font></div> <div><font size="3">아니, 사라졌다고 생각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와 동생이,</font></div> <div><font size="3">여자와 남자로서 서로 좋아하는 일이 가능한가</font></div> <div><font size="3">하는 의문이 생기기 전까지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가 지나치게 아름다운 사람이었기 때문일까.</font></div> <div><font size="3">형은 그 아름다움에 홀려 이성을 잃고 말았던 걸까.</font></div> <div><font size="3">그래도 적당한 선에서 제동이 걸리는 것이</font></div> <div><font size="3">보통의 남매 사이 아닌가.</font></div> <div><font size="3">그게 분별이라는 것일 텐데.</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한 지붕 아래에서 살고,</font></div> <div><font size="3">철이 나기 전에 남매로서 익숙해지고,</font></div> <div><font size="3">이상한 표현이지만 남매로 만들어져 갔다면,</font></div> <div><font size="3">그리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러니 그것은 누나의 몸을 얽매고 있던</font></div> <div><font size="3">병이 저지른 못된 짓이다,</font></div> <div><font size="3">그런 식으로도 생각하게 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가 어렸을 때는 우리 가족에게서 떼어 놓고,</font></div> <div><font size="3">아름답게 자라자 시치미를 뚝 떼며 돌려보냈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병은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참으로 심술궂다.</font></div> <div><font size="3">병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깝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두 사람의 분위기가 이상한데,</font></div> <div><font size="3">아무리 사이좋은 남매라 해도 지나치게 친밀하지 않은가</font></div> <div><font size="3">하고 제일 먼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 이는</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의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러한 일에는 여자들 쪽의 눈과 귀가 빠른 법인지,</font></div> <div><font size="3">감이 좋은 직원 중에는 누나가 서울로 돌아온 지</font></div> <div><font size="3">반년쯤 지났을 무렵부터 이미 ‘어?’ 하고</font></div> <div><font size="3">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구석이 보였다고 한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물론 그렇게 생각해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무슨 망상이냐며</font></div> <div><font size="3">스스로를 꾸짖어 가슴속에 단단히 넣어두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러나 누나가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고</font></div> <div><font size="3">형과 사이좋게 지내는 세월이 흘러갈수록,</font></div> <div><font size="3">같은 지붕 아래에서는 한 명, 또 한 명</font></div> <div><font size="3">그러한 의혹을 가진 가게 직원들이 늘어 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봄이 오고, 장마철이 지나고, 여름을 맞이하고,</font></div> <div><font size="3">가을을 보내고, 겨울이 찾아오고, 해를 넘길수록.</font></div> <div><font size="3">아무래도 누나와 형은 지나치게 사이가 좋지 않은가</font></div> <div><font size="3">하는 의혹은 부풀어갈 뿐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아무도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font></div> <div><font size="3">의심의 대상이 대상이기도 하고,</font></div> <div><font size="3">의심하는 내용이 또 그런 내용이니까.</font></div> <div><font size="3">직원들끼리 쑥덕거리는 정도라면 몰라도</font></div> <div><font size="3">아니, 그 또한 잘못하면 이야기하는 상대방이</font></div> <div><font size="3">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었으니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따라서 모두 입을 다물었다.</font></div> <div><font size="3">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지나친 생각이다,</font></div> <div><font size="3">터무니없는 착각이다, 그런 것으로 해두자.</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결국 모르는 사람은 부모님만 남게 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또 한 사람. 나 역시.</font></div> <div><font size="3">아무것도 몰랐다.</font></div> <div><font size="3">우리 누나와 형은 사이가 좋다,</font></div> <div><font size="3">그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를 제일 먼저 우리 엄마에게 알린 사람은 바로 이웃에서</font></div> <div><font size="3">마찬가지로 큰 고깃집을 운영하던 식당의 사장님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우리 가게에도 자주 드나들어서 내가 늘 ‘이모’라고 불렀다).</font></div> <div><font size="3">가까이에서 두 사람을 보는 일이 많았던 이모의 귀에</font></div> <div><font size="3">우리 가게 직원들끼리 하는 얘기가 흘러들어 갔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모도 고민했으리라.</font></div> <div><font size="3">가게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의 깊게 살펴본 끝에,</font></div> <div><font size="3">그게 사실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는</font></div> <div><font size="3">얼마나 경악했을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이모가 작심을 하고 전한 말은,</font></div> <div><font size="3">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처음에는 부모님도 이모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font></div> <div><font size="3">줄거리는 따라갔지만 당황한 탓에</font></div> <div><font size="3">요점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러다가 비로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자</font></div> <div><font size="3">언짢은 농담이라며 물리쳤던 아버지는 이내</font></div> <div><font size="3">맹렬하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거니와,</font></div> <div><font size="3">터무니없이 불길하고 소름 끼치는 고자질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간신히 집에 돌아온 장녀와</font></div> <div><font size="3">나무랄 데 없이 자란 장남 사이에,</font></div> <div><font size="3">인륜에 어긋난 관계가 생겼다니.</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게다가 그 이야기를 오랫동안 곁에서</font></div> <div><font size="3">도움을 주고받았던 이모의 입에서 듣다니.</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가 이성을 잃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font></div> <div><font size="3">엄마도 마찬가지였다.</font></div> <div><font size="3">말도 안 된다, 쓸데없는 소문을 퍼뜨리면</font></div> <div><font size="3">가만 두지 않겠다며 이모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font></div> <div><font size="3">이제 앞으로는 서로 왕래하지 말자면서.</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때문에 누나와 형의 정도를 벗어난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font></div> <div><font size="3">어중간하게 방치되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즈음에는 한때의 분노에서 눈을 뜬 부모님도</font></div> <div><font size="3">그 선량한 이모가, 지어낸 이야기를 입에 담을 사람인지</font></div> <div><font size="3">의심해 볼 정도로 분별을 되찾을 수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가만 있자, 하며 서로의 눈을 마주 보니</font></div> <div><font size="3">누나와 형의 행동거지에 의심스러운 구석이</font></div> <div><font size="3">없는 것은 아닌 듯한 기분도 든다.</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모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고 싶다.</font></div> <div><font size="3">이제 와서 이쪽의 잘못을 인정하자니,</font></div> <div><font size="3">어떻게 첫발을 내딛어야 할지 모르겠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러는 사이에 이모의 가게가 이전하게 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우리 부모님과의 싸움이 원인이었는지</font></div> <div><font size="3">경영 악화로 인한 결과인지 모르겠지만,</font></div> <div><font size="3">이모는 가타부타 기별도 없이 가게를 접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날 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간이 탁자가 서너 개뿐인 작은 식당으로 시작해서</font></div> <div><font size="3">지금은 직원을 열댓 명이나 둔 가게로 성장하기까지</font></div> <div><font size="3">낮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해서</font></div> <div><font size="3">서로 돕고 격려하며 장사를 해왔던 이모가 떠나자,</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마음이 심란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던 부모님 앞에</font></div> <div><font size="3">누나는 머리를 숙이며 손을 바닥에 짚고 엎드렸다.</font></div> <div><font size="3">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전부 사실이에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기죽은 기색 없이,</font></div> <div><font size="3">그저 아련하고 슬픈 듯</font></div> <div><font size="3">고개를 숙인 채로</font></div> <div><font size="3">누나는 말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저는 그게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font></div> <div><font size="3">제가 동생을 좋아하면 안 되는 건가요.</font></div> <div><font size="3">동생이 저를 사랑스럽게 여겨 주면 안 되는 건가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구도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font></div> <div><font size="3">왜 다들 우리 사이를 나쁘게 보는 건지.</font></div> <div><font size="3">어째서 불쾌하게 여기는지.</font></div> <div><font size="3">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데.</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말에,</font></div> <div><font size="3">이번에야말로 부모님의 얼굴은 새파래졌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고백을 듣고 아버지가 엄하게 캐묻자,</font></div> <div><font size="3">형은 곧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font></div> <div><font size="3">자신은 나쁜 짓임을 알고 있었다면서.</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누님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font></div> <div><font size="3">아무래도 자신의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다고.</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렇게 되면 둘을 한 집안에 놔둘 수 없다.</font></div> <div><font size="3">당연하다, 갈라놓아야 한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처음에 부모님은 누나를 다시 제주로</font></div> <div><font size="3">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그러려면 사정을 털어놔야 한다.</font></div> <div><font size="3">그럴 수 있을까.</font></div> <div><font size="3">아니. 없다.</font></div> <div><font size="3">도저히 밝힐 수 없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허둥지둥하고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대소동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어쨌든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된다.</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은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 끙끙거렸다.</font></div> <div><font size="3">남몰래 무당을 찾은 것도 그즈음의 일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러다가 마침내 떠올린 해결책은,</font></div> <div><font size="3">형을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의 유학은 일사천리로 결정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고백이 있은 후로 두 달이 지나고,</font></div> <div><font size="3">하늘은 3월 한 달 내내 맑게 개어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font></div> <div><font size="3">형이 공항으로 떠나기 전날.</font></div> <div><font size="3">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가—목을 매달아 죽은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유서에는 사과의 말이 쓰여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전부 자신의 잘못이라면서.</font></div> <div><font size="3">용서를 바란다고 용서받을 수는 없을 것 같으니</font></div> <div><font size="3">자신은 원래 없었던 사람으로 치고 잊어주길 바란다며.</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날,</font></div> <div><font size="3">형은 처음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런 형을 끌어안으며 부모님도 함께 울었다.</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font></div> <div><font size="3">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고.</font></div> <div><font size="3">모두 무언가에 홀려서 무서운 일을 당한 거라고.</font></div> <div><font size="3">이제 지나간 일은 잊고 다시 평안하게 살아가자고.</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래도 형은 정해진 대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고집했다.</font></div> <div><font size="3">식구들은 물론이고 가게 직원들을 보기도 불편하니까.</font></div> <div><font size="3">2년이나 3년쯤, 이번 일이 자연스럽게 잊힐 때까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실제로 가게 직원들 중에는 그만두겠다는 이들이 많았다.</font></div> <div><font size="3">모두들 이제 지긋지긋하다며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는 그만두겠다는 사람들을 깨끗하게 떠나게 했다.</font></div> <div><font size="3">다른 가게의 일자리를 알아봐 주고,</font></div> <div><font size="3">이번 기회에 독립하겠다는 직원에게는</font></div> <div><font size="3">상응하는 돈을 챙겨 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일손이 줄어들면 장사 규모도 작아지지만</font></div> <div><font size="3">어떻게든 버텨서 이 상황을 이겨내고 말리라.</font></div> <div><font size="3">형의 말대로 나쁜 추억을 정리하고</font></div> <div><font size="3">잊어버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font></div> <div><font size="3">엄마는 몹시 고민한 끝에</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물건들을 없애버리기로 했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를 장사 지낸 후에 절에 맡겨서 공양을 부탁하고,</font></div> <div><font size="3">그다음에는 전부 태웠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렇게 어른들이 각각 마음의 정리를 해 나가는 가운데,</font></div> <div><font size="3">나만 홀로 남겨져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애당초 누나가 왜 죽었는지 나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font></div> <div><font size="3">아는 사실은 다만, 이제 누나의 모습은</font></div> <div><font size="3">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는 것뿐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거듭 안타까운 점은 누구에게도 “왜? 어째서?”</font></div> <div><font size="3">라고 함부로 입 밖에 내어 물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font></div> <div><font size="3">눈치 채고 있었다는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나는 점점 말수가 줄게 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 없다.</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불행하게도 당시 부모님은</font></div> <div><font size="3">나한테까지 신경을 써 줄 여유가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토대가 흔들리고 있는 가게와 집안을</font></div> <div><font size="3">일으켜 세우는 일만으로도 버거웠으니.</font></div> <div><font size="3">아직 어리니까 저러다가 잊어버리겠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런 나에게 형이 다가왔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죽음으로 형의 출국은 잠시 미뤄졌다.</font></div> <div><font size="3">그때 형은 나에게 비단보에 싼,</font></div> <div><font size="3">작지만 약간 묵직한 물건을 내밀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어머니는 누님의 추억이 남아 있는 물건을</font></div> <div><font size="3">남기지 않고 절로 가져가 버렸어.</font></div> <div><font size="3">그런 물건이 곁에 있으면 슬플 테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font></div> <div><font size="3">너도 하나쯤은 누님의 유품을 갖고 싶겠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것을 주마, 하며 형이 내민 비단보 안에서</font></div> <div><font size="3">자그마한 손거울이 나왔다.</font></div> <div><font size="3">꽤 오래된 물건인 것 같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님이 소중히 여기던 손거울이야.</font></div> <div><font size="3">몰래 넣어 두렴.</font></div> <div><font size="3">어머니한테 보여주면 가져가 버리실 테니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몰래 넣어두라고 해도</font></div> <div><font size="3">나로서는 어디에 보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형은, 우리가 비상금을 숨겨두던 다락에서</font></div> <div><font size="3">동그란 통을 꺼내 직접 거울을 넣어 주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러고는 내게 약속하게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font></div> <div><font size="3">누님 생각이 나서 슬퍼지거든 꺼내서 들여다봐.</font></div> <div><font size="3">절대로 아무한테도 보여 주어서는 안 된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우리는 손가락을 걸고 굳게 약속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이 일부러 거울을 내게 주며</font></div> <div><font size="3">숨겨 두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font></div> <div><font size="3">거울을 받을 당시에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지만,</font></div> <div><font size="3">내가 몰래 거울을 꺼내보는 일은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를 떠올리면 늘 눈물이 났지만</font></div> <div><font size="3">손거울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넣어둔 후로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는 점이</font></div> <div><font size="3">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font></div> <div><font size="3">물론 부모님에게도 일러바치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그저 잠자코 숨겨 두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로부터 3년의 세월이 흘렀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이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font></div> <div><font size="3">떠날 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다만 딱 하나, 달라진 점이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돌아올 때는 여자친구와 함께였다는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형은 그 여자와 결혼하겠다며</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께 허락을 구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은 순순히 승낙했다.</font></div> <div><font size="3">반대할 이유가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형은 정말로 누나를 잊었다.</font></div> <div><font size="3">그것은 나쁜 꿈같은 것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지금은 착한 아가씨와 사랑하며</font></div> <div><font size="3">가정을 꾸리려 하고 있다.</font></div> <div><font size="3">이렇게 기쁜 일이 또 있겠는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혼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font></div> <div><font size="3">집안에 밝고 흥겨운 분위기가 돌아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나에게는 장차 형수가 될 사람에 대해</font></div> <div><font size="3">마음에 걸리는 구석이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font></div> <div><font size="3">터무니없이 못생겼다는 점이 그랬다.</font></div> <div><font size="3">깜짝 놀랐다.</font></div> <div><font size="3">죽은 누나와는 딴판이었으니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도 언젠가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처럼 아름다운 미인에게 질려서</font></div> <div><font size="3">못생겼지만 성품이 착한 여자를</font></div> <div><font size="3">아내로 삼는 게 아닌가 하고.</font></div> <div><font size="3">그렇다면 다행이다, 다행이야.</font></div> <div><font size="3">오히려 그 점이 부모님을 더욱 안도하게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두 사람은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형수가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수는 조금 수다스럽다 싶을 만큼 명랑한 사람으로</font></div> <div><font size="3">만사에 쾌활하고 부지런했다.</font></div> <div><font size="3">덜렁대는 부분이 있어서 엄마에게 야단을 맞곤 했지만</font></div> <div><font size="3">본인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강바람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술술 흘려듣고.</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과 형수는 사이가 좋았다.</font></div> <div><font size="3">누가 보아도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왜냐하면 정말로 좋은 부부였으니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런데—.</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어느날 형이 내게 말했다.</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손거울을 돌려달라고.</font></div> <div><font size="3">결혼하고 한 달이 지났을까.</font></div> <div><font size="3">지금껏 나는 거울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형의 말을 듣고 겨우 떠올렸을 정도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갑자기 왜? 하고 나는 물었다.</font></div> <div><font size="3">어째서 누나의 손거울을 달라는 거야?</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리워서.</font></div> <div><font size="3">좀 보고 싶어서 그래—라고 형은 말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나는 딴청을 부렸다.</font></div> <div><font size="3">이유는 설명할 수 없지만</font></div> <div><font size="3">형에게 거울을 주면 안 될 것 같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러나 형은 내가 학교에 간 사이에</font></div> <div><font size="3">몰래 손거울을 꺼내 갔다.</font></div> <div><font size="3">다락에 넣어두었던 동그란 통을 살펴볼 필요도 없이,</font></div> <div><font size="3">형이 거울을 가져갔음을 알 수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수가 그 손거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수가 손거울을 닦고 있는 모습을 본 나는</font></div> <div><font size="3">깜짝 놀라고 말았다.</font></div> <div><font size="3">저게 왜 형수의 손에 있는 건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사랑하는 딸이라고 해도,</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는 좀처럼 딸이 평소에 사용하는 물건 같은 것에는</font></div> <div><font size="3">신경을 쓰지 못하는 법이지만 엄마는 다르다.</font></div> <div><font size="3">엄마 역시 손거울을 보고 첫눈에 누나의 물건임을 알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얘야, 그 손거울 어디서 났니?</font></div> <div><font size="3">남편이 주었어요. 오래된 물건인데 무척 예뻐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기뻐하는 듯 보이는 며느리를 갑자기 야단칠 수는 없다.</font></div> <div><font size="3">아무것도 모르는 며느리에게 과거의 일을 알게 할 수는,</font></div> <div><font size="3">더더욱 없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엄마는 형수 몰래 형을 불렀다.</font></div> <div><font size="3">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고,</font></div> <div><font size="3">안색을 바꾸며 화를 내는 엄마에게</font></div> <div><font size="3">형은 얌전하게 말했다고 한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무슨 생각이기는요, 어머니.</font></div> <div><font size="3">그 거울은 누님이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font></div> <div><font size="3">죽기 전에 누님이 막내에게 주었을 테지요.</font></div> <div><font size="3">막내도 유품이라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font></div> <div><font size="3">숨겨 두고 있었나 봐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 손거울을 내가 꺼내서 보고 있는 모습을</font></div> <div><font size="3">형수가 우연히 발견했다,</font></div> <div><font size="3">예쁜 거울이라고, 부러운 듯이 형에게 말했다고,</font></div> <div><font size="3">어차피 거울 같은 건 나에게 쓸모가 없으니</font></div> <div><font size="3">형수에게 준 걸 거라고, 형은 말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font></div> <div><font size="3">그 후에 엄마가 나를 불러서,</font></div> <div><font size="3">형이 이렇다던데 사실이냐고 물었다.</font></div> <div><font size="3">나는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font></div> <div><font size="3">엉엉 울 뿐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font></div> <div><font size="3">무엇이 형을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을까.</font></div> <div><font size="3">왜 거짓말이 필요했을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유는 알 수 없지만 기분이 께름칙했다.</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손거울 소동이 있은 후로,</font></div> <div><font size="3">형수는 이상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음식 취향, 옷 취향, 머리를 묶는 방식,</font></div> <div><font size="3">하나하나는 사소한 것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하지만 분명히 달라졌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어떻게 달라졌는가.</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수는,</font></div> <div><font size="3">누나와 비슷해졌다.</font></div> <div><font size="3">처음으로 그 사실을 알아차린 건</font></div> <div><font size="3">형수의 목소리 때문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저녁때였다.</font></div> <div><font size="3">가족들이 밥상 앞에 앉아 있을 때,</font></div> <div><font size="3">형이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font></div> <div><font size="3">그때 형수가 소리 내어 웃었는데—.</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누나의 웃음소리와 똑같았다.</font></div> <div><font size="3">나는 하마터면 밥그릇을 엎을 뻔했다.</font></div> <div><font size="3">옆에 있던 엄마는 정말로 젓가락을 떨어뜨렸다.</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는 펄쩍 뛰어오르듯이 고개를 들고</font></div> <div><font size="3">형수를 바라보았다.</font></div> <div><font size="3">부모님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형수는 날이 갈수록 누나가 되어 갔다.</font></div> <div><font size="3">행동거지, 어쩌다 하는 몸짓,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font></div> <div><font size="3">목소리와 말투. 별것 아닌 손짓까지도.</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 아이가 돌아온 거예요.</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런 말을 꺼낸 것은 엄마였다.</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와 내가 있는 자리에서</font></div> <div><font size="3">몇 번이나 그렇게 중얼거렸다.</font></div> <div><font size="3">아버지는 형수가 걷는 모습에 누나가 겹쳐 보였을 때</font></div> <div><font size="3">자신이 잘못 봤나 생각하던 참이라고 했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제야 나는 손거울에 대해서,</font></div> <div><font size="3">형이 거짓말을 늘어놓은 일까지 한번에</font></div> <div><font size="3">몽땅 털어놓았다.</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이로써 족쇄가 단번에 풀렸다.</font></div> <div><font size="3">문제는 바로 손거울이었던 것이다.</font></div> <div><font size="3">형은 왜 그 손거울을 형수의 손에 들려주었을까.</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대체 형수는 왜 누나처럼 변하게 된 걸까.</font></div> <div><font size="3"><br></font></div> <div><font size="3">그 이유가 궁금하신 형제자매님들은</font></div> <div><font size="3">미야베 미유키의 <흑백>을 읽어봐 주시길.</font></div> <div><font size="3">장타로 읊조리고도 굳이 여기서 끝낸 이유는</font></div> <div><font size="3">원작에 쓰인 결말의 애틋함을 각색 따위로는</font></div> <div><font size="3">도저히 제대로 옮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직접 원작을 마주하며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font></div> <div><font size="3">아울러 저는 이번에 연성하면서 다시금 깨달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이 ‘미시마야 시리즈’는 몇 번을 읽어도 역시 굉장하다고.</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