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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oubc_167
    작성자 : 네샤
    추천 : 1
    조회수 : 905
    IP : 203.255.***.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0/10/01 02:20:37
    http://todayhumor.com/?oubc_167 모바일
    사연 하나 추가요.
    언젠가 그냥 심심해서, 병천에 나가봤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였습니다.
    병천 장날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뭐가 있을까? 하고 호기심에 장을 둘러봤습니다.

    평소에는 순대 거리에 차들 밖에 없었는데, 이 날은 장사를 하려는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차려져 있었습니다.
    신발도 팔고, 옷도 팔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뻥튀기도 팔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서, 뻥튀기 차가 오면 하루종일 뻥튀기 기계 옆에서 쪼그려 앉아서 구경하곤 했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계를 따라서 고개를 돌려보기도 하고, 집게 손가락을 펴서 빙글빙글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저씨가 자리에 일어나시면서 뻥이요~ 라고 외치면, 귀를 막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계를 보면서, 저게 언제 터질까? 그것만 생각하면서 조마조마 했습니다.
    기계는 빙글빙글, 가슴은 두근두근.
    마침내, 아저씨가 지렛대로 기계 뚜껑을 열어 젖히면, 뻥 소리와 함께 와! 하면서 그렇게 흥분하며 좋아했던게 생각납니다.

    귀를 막고 기다리다가 뻥! 하고 터지면, 제 가슴도 뻥!하고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또, 가슴에 총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왜 인지 모르지만, 그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대포 소리 같은 뻥소리에, 전쟁을 상상하기도 했고요. 생일 날 폭죽으로 쓰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옆에서 앉아 있으면, 얘야 좀 먹을래? 하시면서 아저씨가 따끈한 뻥튀기를 먹으라고 주시는데, 그게 일품이였다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염치가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는 그렇게 순수했고, 뻥튀기 하나에 좋아라 하며 행복해 했었는데,
    어른이 된 저를 보고 있자니, 나이만 먹었지 할 수 있는 건 없고, 해야 할 일은 쌓여있네요.
    요즘들어, 무척 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네요. 저 가을 타나봐요. 어쨌든,
    20대 중반을 넘은 나이로 푸념 한번 해봤습니다.

    한줄요약 :
    결론은 외로워서 가을 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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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8 00:03:19  66.249.***.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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