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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ovie_74620
    작성자 : 한유적
    추천 : 5
    조회수 : 1525
    IP : 220.71.***.22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5/27 18:38:30
    http://todayhumor.com/?movie_74620 모바일
    [감상문][스포]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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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 감상문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마블 영화를 딱히 챙겨보진 않는다. 영화를 한창 보던, 일주일에 한 편은 무조건 보던 재작년의 어느 계절에도 마블 영화를 자의로 선택해서 본 적은 없다. 지인과 함께 보러 가면서 보게 된 영화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정도.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는 단 한 편도 본 적 없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영화를 보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곳은 많이 있다. 온갖 커뮤니티와 위키, 유튜브 등을 통해서 대략적인 이야기 흐름은 파악하고 있었다. 영화 한 편 한 편의 완성도로도 최소한 평작 평가는 듣는 영화들이 거의 십 년 동안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꾸준히 나온 것이다. 그 거대한 세계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었다. 꾸준히 정보들을 주워들으면서, 언젠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몇 영화들은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참에, 십 년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한 번 마무리할, 대작이 등장을 예고했다. 그것이 이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다.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 호평이었고, 볼 거라면 스포일러를 무조건 조심하라고 경고해왔다. 좋아 이 영화는 직접 보자. 그래서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

    다른 영화에서 주연 혹은 비중이 큰 조연을 맡던 배우들이 한 영화에 모였다. 플레이 시간은 2시간 29분. 스무 명에 가까운 이 배우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일 것인가. 영화를 보기 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 바였을 것이다. 이전의 '어벤져스' 시리즈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마블에서 이미 증명해왔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많은 히어로들이 적절한 비중으로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

    #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긴장감도 훌륭했다. 어떻게든 영화 한 편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넣기 위해 고생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이긴 했다. 시작부도 그렇고,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과정도 그렇고, 생략되고 축약된 것들이 눈에 띄었다. 거슬리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

    결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히어로 영화를 보러 왔다는 것은, 히어로가 이기는 영화를 보러 왔다는 것과 의미가 다르지 않다. 다만 예외였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경우에도, 초점이 악당과의 대결이 아니라 영웅 간의 대립이었으므로, 배드 엔딩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하나의 절대악과 싸우는 것인데, 결말은 (일단은) 패배로 끝났다. 정말 신선한 반전이었고 기대치 않은 결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개연성 없는 결말은 바라지 않는다. 느닷없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나타나거나, '사실은 이랬던 거였어' 따위의 (만화 '블리치' 같은) 억지 설정을 바란 건 아니다.

    결말은 마음에 안 드는데, 영화의 완성도에서는 딴죽을 걸 수 없다는 게 기분 나쁘다. 나쁜 영화라는 건 아니다. 마음에 안 드는 영화라는 것도, 아마도 아니다.

    #

    이 영화는 자막의 오역 논란이 굉장히 심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를 오독할 수 있는 치명적인 오역 하나는 미리 접하고 보러 갔다. 영어를 정말 못하는 내가 봐도, 몇몇 장면은 어색해 보였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더 검색해보니, 자막이 뜻을 왜곡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대로 나온 경우도 꽤 있었다. 이 영화의 최대 오점이다.

    #

    나로서는 마블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미리 접한 정보가 많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마블 영화를 본 적이 없거나, 혹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영화 한 편 한 편의 완성도도 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마블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하는 드라마' 영역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도 그렇다. 결말은 악당의 승리이지만, 이것조차도 히어로들의 승리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한 등장인물을 통해 언급되었고, 올해와 내년에 개봉하는 다른 마블 영화들과 이 영화의 후속작을 통해 진짜 결말을 드러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고 있다. 그것이 좋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과연 마블은 이 퀄리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중요한 순간에 삐끗해서, 이전까지의 좋은 기억들조차도 퇴색시키지는 않을까?

    #

    재미있었다. 마블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챙겨봐야 할 영화다.

    한유적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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