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이라면 뒤로 돌아가시길 권합니다.
첫 주 '너의 이름은'에 이어서 이번 주 '모아나'로 이어지는
새 해 극장가가 애니메이션으로 굉장히 뜨겁네요-
저 역시 두 작품 모두 즐겁게 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먼저,
너의 이름은...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고전적인 소재와 신선한 연출의 조화가 훌륭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십수 년 전 에반게리온 시절에는 나름 덕후였으나 ㅡ.ㅡ;;;
요즈음에는 재패니메이션에서 멀어져 있는 제가 이렇게 말하는게 조금은 과장일지도 모르지만요;;;
- 사실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도 그다지 식견이 없는터라 ㅡ.ㅡ;;
일단 보는 맛이 훌륭합니다.
한 때는 만화가를 꿈꾸던 낙서쟁이였던터. 이른바 말하는 '작화가를 갈아 넣어' 만든 듯한 고퀄의 영상은 장난이 아니네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가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 진행의 템포라고 생각합니다.
너의 이름은이 사용하는 소재는 상당히 케케묵은 고전적인 소재입니다.
남녀의 영혼이 바뀐다거나- 실과 인연은 일본의 고전적인 소재이지요.
먼저 처음부터 시작되는 두 주인공의 영혼이 뒤바뀌는 기본 설정은 물론, 두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를 지루하게 나열하지 않고
일본 애니의 오프닝처럼 잔잔하다가 화려해지는 OST에 맞춰 빠르게 초반부를 진행해버립니다.
얼마나 빠른 템포인지 두 주인공이 서로 간에 감정을 쌓는 과정도 세세하게 표현치 않고 넘어가죠.
하지만 그에 반해 실과 인연 같은 익숙한 소재를 계속 던져줌으로
두 캐릭터 간에 표현하지 않은 감정들을 관객이 쉬납득하고 불만이 없게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빠른 초반 진행에 반해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다가갈수록 기억은 아련하게 잊혀지며 되려 멀어져버리는 감정 연출에는
굉장히 지대한 노력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뭐, 이러는 와중에 갑자기 혜성이 꽝!
저도 이 부분에서 살짝 당황을 했는데;;;;
- 시간이 어긋난 건 진작에 느꼈는데, 죽어버릴 줄은 몰랐거든요;;;;
여기에다가 황혼의 기적을 통해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만난 둘이 결국 과저마저 바꾸어놓는 대사건을 넣음으로
그저 서정적인- 어쩌면 상당히 밋밋하게 진행될 뻔한 이야기에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절정부가 지난 후에도 두 주인공은 여전히 서로를 알지 못하고 가슴 한 켠이 공허해 헤매임만을 반복하죠.
이렇게 일본의 서정적 정서에 관객을 집중시키는 것.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너의 이름은이라는 영화의 판타지적인 요소에는 빈틈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요소를 단순히 조미료 정도의 역활로 강한 맛만 더해주고
진짜 말하고자하는 서정적 그림움에 집중을 시킴으로 영화의 단점을 관객이 '신경쓰지 않게' 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두 주인공을 멀리에 두고 하늘을 가르는 혜성우의 모습이 그 둘을 이어주는 인연의 실타래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금주 개봉한 따끈따끈한 모아나 이야기를 이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스포일러가 포함되는터라 관람하실 분은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이번 디즈니의 신작 '모아나'에서는 새로운 여자 주인공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바로 건강미!
기본 설정에 대해서는 나무 위키를 검색해보고 알게 되었지만-
일단 배경은 폴라네시아로 모아나의 출신지인 모투누이 섬은 이스트 섬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모아나는 하와이어로 '바다'를 뜻한다고 하네요.
- 남주인공인 마우이 역시 하와이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모아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었던 '겨울왕국'과 마찬가지로
자발적이며 진취적인 현대 여성상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람직한 입술에 구릿빛 피부, 시원한 어깨와 통통한 꿀벅지의 소유자인 모아나는
그 동안 봐왔던 바비 인형처럼 말라빠진 미인상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ㅎ
모아나에서는 보다 여성의 진취적인 모습이 유독 눈에 띄는데요.
남성 캐릭터로 두드러지는 모아나의 아버지가 전통을 고집하는 지독한 보수주의자인 것과
남주인 마우이 역시 이기적이고 - 물론 이유가 있지만 - 자뻑이 심한데다가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
여성 캐릭터는 모아나는 미뤄두더라도
모아나에게 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는 할머니나 모투누이 섬을 떠나는 모아나를 돕는 어머니의 모습 역시 그러하고
오프닝에서부터 - 실제 폴라네시아의 신화인지는 모르겠지만 - 테 피티에게서 세상이 탄생하는 모계 신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전체적인 내용에서도 마우이는 - 물론 훌륭한 조력자이지만 - 그가 모아나를 나서서 이끄는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프린세스물을 기반으로 언제나 여성이 주인공인터라 항상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와 맞부딪히는데
- 모아나도 이 부분과 인종 차별에 대한 논란이 좀 있다고 하네요.
저는 디즈니가 긍정적인 성평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여성상을 캐릭터화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주토피아가 편견에 맞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말하고 있던 것처럼요.
모아나는 아는 누나가 시사회에 당첨이 되서 운이 좋게 한 발 앞서 관람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의 이름은 보다는 모아나가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 물론 취향차이겠죠?
모아나는 엔딩 크레딧에 쿠키 영상이 있다고 하던데- 저는 후다닥 나온터라 ㅠㅠ
이 핑계삼아 시간이 되면 3D로 한 번 더 관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