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을 두고 참 많은 해석이 존재하는거 같습니다.
그만큼 감독이 준비를 잘 한 작품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많은 것을 감춰두었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여기에 동조해 한번 감상을 써보려합니다.
대부분 사실 관계, 또는 인과 관계를 만들어서 이해합니다만
(천우희와 일본인+일광의 관계, 굿장면 교차편집 등등)
저는 약간 다른 시선으로 봤습니다.
먼저 곽도원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은 우리와 참 비슷하게도 뒷담화를 즐깁니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말들을 나눕니다.
말이 오가면서 살이 붙고 점점 진실처럼 둔갑합니다.
연예인 뉴스를 보며 진실과 거짓사이에 방황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는 군요.
그러면 마을에 재앙을 가져오는 존재들을 봅시다.
크게 세 존재가 등장합니다. 일본인, 천우희, 일광.
영화시작할때 일본인이 지렁이 미끼를 낚시 바늘에 끼우면서 시작합니다.
일광도 미끼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미끼를 완전히 삼켰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일본인과 일광은 미끼를 던지는 존재들입니다.
천우희도 곽도원에게 돌을 던지며 접근하죠.
결국 셋 모두 선으로 보건 악으로 보건, 마을 사람들에게 미끼를 던지는 존재들입니다.
조중동이나 종편이 생각나는 군요.
미생이나 송곳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북조선TV로 변하기도 하죠.
여기에 걸려들면 세뇌수준으로 낚여있는 사람들을 보곤합니다.
또한 이 세명이 나타나는 모습, 이미지를 보면
그 이미지는 곽도원이나 마을 사람들이 기대한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주변에서 일본인이 고라니를 먹는다는 사실을 듣는 이후 부터
곽도원의 눈에 일본인이 고라니를 먹는 모습으로 보인다.
더욱이 부제가 악마라고 정의한 순간 부터 일본인은 악마로 변합니다.
일광은 처음부터 무당으로 소개받습니다.
영화 끝까지 여러 도구를 가지고 다니며 주인공이 보고싶은 모습(주인고의 조력자)으로 보입니다.
천우희는 위에 둘과 약간 다른데 곽도원에게 힌트를 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불탄 집에서도 그렇고 머리핀도 그렇고...
하지만 그런 천우희도 곽도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혼란하게 만드는 존재일 뿐입니다.
곽도원에게는 일본인, 일광, 천우희 모두 자신을 혼란하게 만드는 존재일 뿐이죠.
특히 천우희는 약간 선한 쪽, 일본인과 일광은 약간 악한 쪽을 표상하는데
사실 선과 악은 곽도원의 입장에서는 혼란일 뿐이죠.
신을 믿던 안믿던,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는 우리는 무엇이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겠다는 말밖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이던 악이던, 실체를 알 수 없을 때는 그 무엇도 아니고 그 무엇도 될 수 있습니다.(슈뢰딩거의 고양이인가??)
결국 곡성에서는 막연한 부모의 사랑, 희생, 인간의 나약함을 그린
아주 불친절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