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저는 해안경비사단을 나왔습니다.</div> <div> </div> <div>6개월단위로 해안경계와 내륙훈련을 번갈아 하는 부대죠.</div> <div> </div> <div>해안경계로 들어가기전 2개월동안 야시장비와 모의훈련등 각종 교육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무렵 간부에게 교육을 받다 마칠 무렵, 잡담형식으로 들었던 짧은 이야기 입니다.</div> <div> </div> <div>주제는 "<strong>만약 우리부대내에서 간첩이 침투한 정황이 포착되어 추적수색중, 부상당한 간첩을 발견하고 먼저 총부리를 겨눈 상황에서 너는 그 간첩을 생포할것인가? 사살할 것인가?</strong>" 였습니다. 다만 현재 간부는 그 자리에 없고 사수부사수 일반병 두명만 있는 상황입니다.( 꼭 두분토론 같죠?)</div> <div> </div> <div>사살파와 생포파가 나뉜 가운데 그 간부가 말해준 답은 사살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 이유는<strong> "그 간첩이 심문때 침투경로를 자백하면 그 라인의 전우들 인생 다 조진다." </strong>였습니다.</div> <div> </div> <div>사살만 해도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으니 굳이 희생자를 만들지 말자. 라고 하더군요.</div> <div> </div> <div>잡담식으로 슬쩍 흘러간 이야기이고, 강릉무장공비 사건때 특수부대간첩과 일반병과의 전투결과로 미루어 보면, 저도 기회있을때 사살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때 그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div> <div> </div> <div>공무원의 고질적인 병폐를 제대로 보여준 일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그 당시 군에 소속되어있던 저는 그 말에 크게 의문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죠.</div> <div> </div> <div>"어?" 하는 의문이 생긴것도 제대후 몇년이 지나 문득 그 일이 떠올랐을때 이후부터이구요.</div> <div> </div> <div>집단 안에서 집단을 객관적으로 본다는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만, 요즘도 저는 가끔 저 일화를 생각하면서 "내가 혹시 내 집단의 입장에서 얘기하는것을 넘어 혹시 집단을 대변하고 있는 실수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나." 하고 되돌아보곤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