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생활하면서 느낀점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군대로 모인다는거다.
보통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올라오면 다들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인다.
그러다 대학교를 그 수준이 점점 평균화를 이루고, 직장에 취업을 하게되면 그 수준의 비슷함이 극에 달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연,지연,혈연이 발생되는 것이다.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모여 있으니 능력으로는 평가가 불가해지고 결국 아는사람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있게 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얘기는 별론으로하고, 그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의 예외가 바로 군대가 된다.
군대는 진입문턱이 낮아서 학력제한도 거의 없다고 보면 무방하고( 물론 성적도) 건강한 신체를 가진 남자라면 지역상관없이
들어오는거다.
더구나 나이도 20대 초중반의 건강한 남자들이니, 통제가 안되는것은 당연지사.. 여기서 문제가 발생되는것이다.
바로 구타와 가혹행위(부조리)..
군대가면 신상면담이라는것을 한다. 근데 그걸 누가하느냐? 물론 주임원사님들이나 지휘관들도 하지만 분대장이나 초급간부들(소대장)이 주로 한다.
분대장이나 초급간부들은 누구냐.. 바로 저 위에 통제 불가능한 20대 초중반의 건장한 남자들이다.
결국 까놓고 보면 1~2살 차이나는 형이 그 동생의 성격이며, 집안사정이며 등등 모든면을 조사해서 그걸 자기가 판단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과연 20대 청춘이 그럴 정신상태가 되는가 이다.
나는 군생활하면서 이부분이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이라고 해서 갑자기 선임이 또는 초급간부들이
늦게 들어온 후임, 병사들보다 정신적으로 우월한 상태가 되어 그들을 올바르게 이끌수 있느냐 이다.. 물론 경험의 차이는 있겠지.
그 경험이 결코 옳은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기가 가진경험만으로 나때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이러다보면 그 부대는 구타와 가혹행위의 천국이 되는거지..
그들의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군생활의 경험으로는 전국의 각지에서 오는 다양한 성격의 남자들을 모두 컨트롤 할수가 없기 때문에
그 컨트롤 수단의 하나로 구타나 가혹행위(부조리)가 발생하는것이다.
지난번 어떤 분대장이 자신의 후임을 면담하기 위해 상담교육을 받았다는 글을 보았는데, 나는 정말 이래야 된다고 본다.
자신이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면 그 정신을 성숙하게 만들고, 군대라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것을 바꿀필요가 있다.
실예로..
내가 있던 부대는 따로 떨어져 있는 부대여서 P.X도 없고 거의 외부와 차단되어 있는 부대였다.
그래서 그런지 휴가복귀자들이 복귀하면서 반드시 과자를 한가득씩 사와서 함께 나눠먹는 전통아닌 전통이 있었다. 얼마나 훈훈하고 보기좋아..
근데 어느날 누가 지휘관과의 대화(쉽게말하면 마음의 소리 같은거?)에 휴가 복귀자가 먹을거 사오는게 부담된다고 썼다.
나는 처음에 이해가 안갔다. '휴가 복귀하면서 과자사와서 다같이 먹으면 좋은거 아닌가?' 그래서 내생각을 행보관님께 말씀드렸는데
행보관님이 버럭 화를 내셨다. 니가 그친구 입장이 되어 봤냐고, 얼마나 힘들고 부담이 되었으면 그런얘기를 했겠냐고..
나는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듯했다. 내가 좋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것이 다른이에게는 부조리고 가혹행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행보관님은 모두 일일이 병사들 집에 전화를 걸어(인원이 몇명안됐음.) 휴가 복귀시 간식사오는것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모든 병들이 같은 집안환경이 아닐뿐더러 이것이 점점 확대되어 비싼음식(예를 들어 피자, 치킨 같은.. 실제로 집안이 잘 사는 애가 한명 있었는데 그애는 외박복귀시에도 치킨같은걸 사왔음.. 부대원 전체가 먹을양을..)을 사오는게 당연시 될수도 있다고..
나는 그 사건 이후로 군대의 다양함을 인정했다.. 군대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오는구나..
얼마전 할머니를 모시는 형편이 어려운 이병 뉴스를 본적이 있다..
우리부대 지휘관의대화에 얘기를 했던 그 병사가 뉴스에 나올정도의 형편이 어려운 병사였던
아님 그냥 부대가 아니꼽고 성격이 못되서 주옥돼 보라고 그랬던.
내가 좋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다른사람도 당연히 그리 생각할꺼라고 생각했던 나의 짧은 생각을 바꿔야 했다.
결국 내가 하고싶은 말은 다른 사람을 지휘하고 이끌고 나가려면 그만큼의 능력을 갖춰야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것이 카리스마던, 상담능력이던..
솔선수범이란 단어가 괜히 있던 말이 아니다.. 위에 내가 언급한 행보관님도 항상 솔선수범하여 병사들의 모범이 되셨다.
나또한 그래서 내 생각을 바꿨는지도 모른다. 만약 지시만하고 자기는 일하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반발심만 더 커졌을지도..
자기의 생각대로 밑에 후임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해서 구타와 가혹행위를 일삼는 행위는 정신적 미성숙에서 오는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