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사람이라는 거다.

의사도 사람이고 조무사도 사람이고 간호사도 사람이다

간호학적 이상이나 관점 신념들을 배우고 익히지만 사람이기에 처음부터 진짜 간호사가 되는 사람은 예외없이 예외이다.

짜증나는 환자는 뒤에서 욕도하고 술마시며 의사 뒷담도 깐다. 간호사 서로도 앞에선 웃다가 뒤에선 못하는 이야기가 없다.

솔직히 환자들 처음엔 무섭고 더럽고 냄새났다. 만지기도 싫었고 가까이 가는것도 거부감 들었다.

아픈 사람은 건강한 사람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준다.

육체의 아픔에 정신조차 천천히 말라가는 듯한 환자 옆에 있으면 내가 없는 느낌, 절박함따위가 느껴지고

그건 결코 즐거운 감정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다.

간호사란 이유로 아픈것도 눈치 보이고 환자들은 자기가 아픈데 간호사가 바쁜지 아닌지 관심도 없다.

직업이라 참는거지만 더러운꼴 보고 밥덩어리 삼키고 있자면 목에 매여서 숨이 턱턱 막힐때도 있다. 물론 식사시간은 짧으니 빨리 먹어야 함

그렇게 추하고 더럽고 짜증나는 일들을 겪으며 어느샌가 간호라는 깨끗하고 숭고한 이상은 저 멀리 있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우리는 간호사 이전에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런 단계도 간호사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간호사 이전에 사람이듯, 환자도 환자이기 전에 사람이니까

간호사이기에 환자를 돌보는게 아니라 사람이기에 사람을 대하고

그 방법으로 간호학을 쓰는 거라면

내 존재로 인해 그들이 살아있음을 믿고 발전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의 삶이 나의 삶과 마찬가지로 소중하고 아름다웠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조금은 환자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