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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60507
    작성자 : 어벤젖소
    추천 : 6
    조회수 : 555
    IP : 124.137.***.7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10/24 13:49:52
    http://todayhumor.com/?lovestory_60507 모바일
    사랑에 관하여..... episod.3 그녀와 나의 거리 12시
    <div>사랑에 관하여 에피소드.1  http://todayhumor.com/?lovestory_60451</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사랑에 관하여 에피소드.2   </span>http://todayhumor.com/?lovestory_60453</div> <div><br /></div> <div><br /></div> <div>episod.3  그녀와 나의 거리 12시</div> <div><br /></div> <div><br /></div> <div>“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div> <div>“정말 죄송해요 지금 집 뺄 날짜랑 들어갈 집 날짜가 좀 안 맞아서 그렇게 됐어요.</div> <div>어차피 저는 밤에 일해서 낮에 출근하시니까 마주칠 일 없을 거에요 부탁 좀 드릴게요.“</div> <div>“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div> <div>“대신 이번 달 월세는 제가 반 낼게요. 죄송한데 제가 지금 출근해야되서 먼저 가볼게요”</div> <div>“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div> <div>그녀는 내말을 듣기는 했는지 재빨리 뒤돌아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div> <div><br /></div> <div>‘또각 또각 또각’</div> <div>복도바닥에 부딪히는 하이힐 소리만이 내 말에 대답했다. </div> <div>그렇게 나는 그녀와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 </div> <div><br /></div> <div>그녀는 저녁 8시에 출근을 하고 나는 아침 8시에 출근을 했다. </div> <div>그녀와 나는 한 집에서 살았지만 꼭 12시간만큼 떨어져있었다. </div> <div><br /></div> <div>그녀의 말대로 이 집에 이사온 이후로 첫 날 말고는 그녀와 마주친 적이 없었다. 주말에는 그녀는 아에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평일에는 저녁8시 이후에만 집에 들어가면 그녀와 마주칠 일이 없었다. </div> <div>어차피 6시에 퇴근이긴 했으나 야근이 많았고, 야근이 아닌 날엔 저녁을 먹고 들어가면 8시는 훌쩍 넘겼다. 그녀와 한 집에 산다해서 이전의 나의 일상과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div> <div>그녀가 내 집에서 자고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집에 들어갔을 때 희미하게 풍기는 향수냄새와 세면대 위에 빼곡한 여자 화장품밖엔 없었다. </div> <div>난 나의 일상대로, 그녀는 그녀의 일상대로, 서로 12시간 거리만 지켜주면 우리는 18평 아파트 하나와 하루 24시간을 공유할 수 있었다. </div> <div><br /></div> <div> 그렇게 그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평소와 다름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났다. </div> <div>회사에서 달력을 보다가 문득 이번주 수요일이 선거날일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선거날에는 출근을 안하기에 오랜만에 늦잠이나 잘까 생각했던 나는 그녀가 8시면 집에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집에서 자고 있으면 8시에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다. 나는 전날에 잠을 뒤척이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인사를 해야 되나? 아니면 평일이어도 공휴일이라 그녀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div> <div>그리고 다음날 나는 늦잠은 커녕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일단은 씻고 아침을 먹을까하다 평소에도 안먹는 아침이라 관두기로 했다. 그리고 시계를 보자 </div> <div>7시30분 </div> <div>나는 멍하니 앉아서 시계를 보았다. </div> <div><br /></div> <div>7시45분 </div> <div>이제 15분뒤면 그녀가 들어온다. </div> <div><br /></div> <div>7시50분</div> <div>이제 10분뒤면 그녀가 들어온다. </div> <div>그녀가 들어온다. </div> <div>나는 허겁지겁 옷을 입고 뛰쳐나가듯이 집을 나왔다. </div> <div><br /></div> <div>시계를 보니 8시 </div> <div>나는 일단 투표를 하자고 생각한 뒤 집 근처 투표소로 향했다. 투표소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나는 그 줄의 맨 뒤에 섰다. 평소 같았으면 긴 줄에 짜증이 났겠지만 오늘은 좀 더 길어도 웃으며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문득 오랜만에 나에게 온전한 24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div> <div>그리고 이 24시간이 혼자 쓰기엔 얼마나 사치스런 시간인지 알게 되었다. </div> <div>투표를 하고 난 뒤 나는 집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div> <div><br /></div> <div>그러다 허기를 느끼고 시계를 보자 11시50분 </div> <div>취업한지 3년, 나는 철저한 회사원의 몸을 갖고 있었다. 허기를 달래고자 가게가 많은 역주변으로 갔다. 그리고 뭘 먹을지 고민하며 이 가게 저 가게를 둘러보다 결국 패스트푸드점을 들어갔다. 원래 한식을 먹고 싶었지만 식당안과 밖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을 보자 왠지 혼자 먹을 자신이 없어졌다. 혼자 미지근한 햄버거를 씹고 있자니 혼자서는 순대국도 하나 못먹는 내 자신이 한심해 졌다. 그래서 오늘은 뭐든지 혼자하겠다는 결심을 했다.</div> <div>일단 혼자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것도 그동안 보고 싶었던 첫사랑에 관련한 달달한 멜로영화를 보기로 했다. 보통 연인들이 보는 이 영화를 혼자봄으로써 나는 세상의 편견에 작은 균열을 내는 독립투사가 되자고 생각했다. </div> <div><br /></div> <div>극장에 도착하자 2시 30분 </div> <div>4시30분 영화가 가장 빠른 영화였다. 나는 영화티켓을 끊으러 직원에게 갔다. </div> <div>“네? 한 장이라고요?”</div> <div>직원이 잘못말한거 아니냐는 듯이 물었다. </div> <div>“네! 한 장이라고요!”</div> <div>나는 니가 잘못들었다는 듯이 말했다. </div> <div>나는 표를 끊고 남은 시간을 뭐할까 하다 여름옷도 살 겸 극장 밑에 있는 백화점을 둘러보기로 했다. 나는 매장에 들어가자 </div> <div>“어서 오세요 손님! 뭐 찾으시는거 있으세요?”</div> <div>점원은 환한미소와 밝은 목소리로 나를 반겨줬다. </div> <div>“아 그냥 둘러보려구요.......”</div> <div>나는 어색한 미소와 우물쭈물한 목소리로 답했다. </div> <div>그리고 매장을 둘러보는 내내 나는 점원이 신경쓰였고 점원은 내가 신경쓰였다. </div> <div>결국 나는 제일 무난한 티셔츠를 하나 사고 나왔다. 뭔가 진이 빠진 나는 사람들은 어쩌면 타인과 벽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와 함께 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div> <div>그리고 나는 쇼핑백을 들고 영화를 보러 극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곧 나는 티켓팅한 직원에게 분노를 느꼈다. 중앙 한가운데의 나의 자리를 중심으로 컴퍼스를 돌리듯이 커플들이 앉기 시작했다. 영화가 시작했고 영화보는 내내 나는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주위에 커플들이 영화관람이 아닌 나를 관람하는 것 같았다. </div> <div><br /></div> <div>영화가 끝나자 6시 30분 </div> <div>나는 엄청난 피로감을 느꼈다. 동물원에서 스트레스로 죽는 동물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일단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생각보다 이르긴 하지만 너무 피곤했다. </div> <div><br /></div> <div>지하철에서 내리자 7시 20분 </div> <div>8시까지는 아직 40분이 남아있었다. 평소에는 역에서 집까지 10분이면 걸어간다. 나는 최대한 늦게 걷기 위해 역에서 집까지 걸음을 세며 걷기로 했다. </div> <div>하나 둘 셋 넷..........오백삼십삼 오백삼십사.</div> <div>역에서 우리집까지는 오백삼십사걸음이다 </div> <div><br /></div> <div>아파트 앞에서 7시 35분 </div> <div>일단 나는 아파트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그리고 내 집을 내가 맘대로 못 들어간다는 생각에 화가나기 시작했다. 나는 담배를 비벼끄고 성큼성큼 집으로 올라갔다. </div> <div><br /></div> <div>집 현관앞에서 7시 45분 </div> <div>나는 문고리를 세게 잡았다. 그리고 </div> <div>현관문에 귀를 댔다. </div> <div>문 너머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고요했다. </div> <div><br /></div> <div>“어 그래 지금 나갈거야”</div> <div><br /></div> <div>나는 미친듯이 뛰어 계단을 내려갔다 위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div> <div>나는 한번에 두 계단씩 순식간에 아파트를 빠져나왔고 아파트 뒤쪽으로 숨었다. </div> <div>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div> <div>그러나 곧 내 심장은 일상의 속도로 돌아왔다.</div> <div>숨을 고르고 나는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담배연기를 깊게 들이 마시고 내뱉었다.</div> <div>“아 오랜만에 뛰네.......” </div> <div><br /></div> <div>집 현관앞에서 8시 5분</div> <div>나는 열쇠로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섰다. 집안에는 그녀의 향수냄새가 강하게 베어있었다. 너무 열심히 뛰었는지 갈증이 느껴졌다.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다. 생수병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물을 마시고 있는데 냉장고에 쪽지가 하나 붙어 있었다. </div> <div>“카레를 너무 많이 해서요 출출할 때 드세요^^ ”</div> <div>나는 다시 냉장고 문을 열였다. 안에는 비닐랲으로 싸인 카레가 있었다. 카레를 보자 갑자기 허기가 밀려왔다. 나는 집에 있는 햇반을 전저레인지에 데웠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김치와 카레를 꺼내 식탁에 차렸다. 마땅한 그릇이 없어 그냥 가장 큰 대접에 햇반을 덜었다. 큰 대접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새하얀 햇반이 초라해보였다. 햇반위에 카레를 천천히 부었다 노르스람한 카레 붉은 당근, 초록의 피망, 등이 하얀 햇반위를 물감처럼 감쌌다. 나는 이제는 카레라이스가 된 햇반과 카레를 한입먹었다. </div> <div>“약간 싱거운데”</div> <div>소금을 약간치고 다시 먹자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그러나 허기가 진 채라 나는 카레라이스를 허겁지겁먹었다. 다 먹고나자 배가 불렀다. </div> <div>그리고 오늘 혼자 돌아다닌 일이 생각났다. </div> <div>나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 </div> <div>카레라이스가 이렇게 좋은 음식인 줄 처음 알았다. </div> <div><br /></div> <div>그 다음 날 나는 퇴근하기전에 마트에 들러 감자, 호박, 된장 등을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된장찌개 조리법을 보며 된장찌개를 끓였다. 혼자 살면서 대충요리는 해먹으며 살았지만 지금은 혼자살지 않기에 세심하게 신경쓰며 요리를 했다. 그동안 혼자 요리를 해먹으면 음식도 남고 좀 궁상맞아보여서 안해먹어 버릇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어제 알게 되었다. </div> <div>나는 내가 끓인 된장찌개를 식탁에 놓고 혼자 감탄하면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남은 된장찌개를 랲으로 싸서 냉장고에 넣은 후 식탁에 앉아 포스트 잇을 바라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쓸까 한참을 고민하다 그녀와 똑같이 쓰기로 했다. </div> <div>“된장찌개를 너무 많이 해서요 출출할 때 드세요^^ ”</div> <div><br /></div> <div>다음날 회사에서 돌아오자 그녀의 포스트 잇이 냉장고에 붙어 있었다. </div> <div>“너무 잘먹었어요^^ 근데 좀 짜네요. 짠거 많이 먹으면 몸에 안좋아요^^ </div> <div>아 그리고 오늘은 오믈렛을 만들었는데 맛있게 드세요^^ ”</div> <div>난 처음 그녀가 만든 카레가 생각났다. 그녀는 내 입맛보다는 약간 싱거운 입맛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div> <div>그 이후에 나는 그녀의 입맛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한식보다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양식을 좋아했다. 그리고 매운 음식은 잘 못먹었다. </div> <div>그에 비해 나는 한식을 좋아했고 매운 음식이라면 환장했다. </div> <div>그녀와 나는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었다. 그러나 서로의 입맛을 알게 된 이후로는 차츰 상대방의 입맛에 맞춘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div> <div><br /></div> <div>그녀는 카레, 오믈렛에서 매운탕, 김치찌개로 </div> <div>나는 된장찌개, 감자탕에서 파스타로</div> <div><br /></div> <div>그녀는 싱거운 음식에서 매운 음식으로</div> <div>나는 매운 음식에서 싱거운 음식으로 </div> <div><br /></div> <div>우리의 입맛은 점점 서로를 닮아갔다. </div> <div>그러던 어느 금요일 </div> <div>나는 그녀를 만나기로 결심했다. </div> <div>금요일 저녁 평소보다 한 시간 빨리 5시에 퇴근을 했다. </div> <div>집 근처 마트에 들려 대파, 팽이버섯, 쑥갓, 곤약, 등심 등 샤브샤브 재료를 샀다. </div> <div>한손가득 샤브샤브 재료가 담긴 비닐 백을 들고 현관 앞에 섰다. </div> <div><br /></div> <div>시계를 보니 6시 </div> <div>8시에 출근하는 그녀가 저녁을 먹기에 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div> <div>처음에는 벨을 누를까 생각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자는 생각에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 우연인 것처럼 </div> <div>나는 현관문을 세게 잡았다. </div> <div>그리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div> <div>집에 들어서자 달콤한 그녀의 향수냄새가 느껴졌다. </div> <div>나는 일단 샤브샤브재료를 냉장고에 넣기 위해 부엌으로 갔다. </div> <div><br /></div> <div>“그동안 고마웠어요^^ ”</div> <div><br /></div> <div>냉장고에 붙여진 쪽지가 보였다. </div> <div>나는 화장실을 가보았다. 빼곡했던 그녀의 화장품이 보이지 않았다. </div> <div>그녀는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떠났다. </div> <div>아직까지 그녀의 향수냄새가 코끝을 맴돌았다. </div> <div><br /></div> <div>나는 요리를 하기시작했다. </div> <div>양파를 썰고, 쑥갓을 다듬고, 샤브샤브 육수를 끓였다. </div> <div>내가 끓인 샤브샤브육수를 맛보았다. </div> <div>싱거웠다.</div> <div>식탁위에 샤브샤브육수와 재료를 차리자 식탁은 가득 찼다. </div> <div>나는 홀로 식탁에 앉았다. </div> <div><br /></div> <div>그녀가 내 집에서 나간 후</div> <div>나의 24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되었다.</div> <div>그리고 나의 18평 아파트도 온전히 나의 것이 되었다. </div> <div><br /></div> <div>샤브샤브 육수를 다시 맛보았다. </div> <div>무언가 빠진 듯 여전히 싱거웠다.</div> <div><br /></div> <div>--------------------------------------------------------------------------------------------------------------------------------------</div> <div>재밌게 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ㅎㅎ </div> <div>베스트는 못갔지만 여력이 되는 한 계속 올리려고요 ㅎ </div> <div>여러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신다면 더욱 더 열심히 ....ㅎㅎㅎㅎ </div> <div>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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