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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제인왓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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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31895
    작성자 : 메리제인왓슨
    추천 : 7
    조회수 : 979
    IP : 223.62.***.8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07/08 11:37:28
    http://todayhumor.com/?love_31895 모바일
    남자친구가 군대에 갔어도 저를 지켜주고 있나봐요
    남친은 군대에 입대한지 이제 일주일, 팔일 구일쯤 지났나봐요
    아직 남친에게서 제게 쓴 편지는 받지 못했고
    남친의 부모님이 받은 편지를 찍어서 보내주셔서
    필체 정도만 확인하고 잘 지내는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그동안 저는 손편지 하나 인터넷편지 셋을 보냈구요
    다치지않고 잘 적응하고 있는지 걱정 또 걱정이었죠

    그러던중에 오늘 새벽에 사고가 터졌어요
    12시 오밤중에 모르는 전화가 오기에 안 받았는데
    평소에 소원하던 아버지가 폭행을 당하셨다고 알리는 구급대원 핸드폰번호였던 거예요

    이웃집에 세들어 살던 쓰레기새끼가
    아버지 집에 무단침입을 해서 신고를 했는데
    알고보니 이새끼가 벌금을 체납해서
    경찰서 들어간감에 벌금을 전부 납부해야만 했답니다
    그거때문에 앙심을 품고
    다시 한번 아버지 집에 무단침입을 해서
    거실에 앉아 반주 한잔 하시던 아버지를
    다짜고짜 나무 막대로 죽어라 팼답니다
    아버지는 머리뼈 손뼈가 작살이 났구요
    천만다행으로 뇌손상은 없으세요. 의식도 살아계시구요
    뇌출혈은 있어도 뇌수술까지는 필요없을 거라고 하고...
    그런 이야기를 전해들은 게 오늘 새벽 2시

    급하게 채비를 해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친척오빠분이 감사하게도 병원등록 진료비납부 전부 해결해주시고 그래주셨어요
    오빠가 아버지 많이 다치셨지만 목숨이 위태로운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응급실와서도 너무 놀라지말고 울지말아라 라고 하셔서
    단단히 긴장하고 들어갔는데

    처음에 아버지를 못알아봤어요
    얼굴 절반을 피로 젖은 붕대로 꽁꽁 싸매고 있는데다
    나머지 절반조차 퉁퉁 부어서 도저히 아빠 같지 않은 거예요
    "여기 아빠야"라는 말에 충격받아서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눈물을 터트렸어요

    못본 사이에 아버지는 술만 드시고 식사는 안 챙기셨는지
    미라처럼 바싹 말라서 제가 건드려도 툭 부러질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사람을 곤죽이 되도록 팰 수 있는 건지
    그 새끼는 살인미수로 구금됐대요. 개자식
    상처가 어찌 심한지 가는 병원마다 의료진분들이 놀라세요
    어쩌다 이렇게 다치셨냐고, 교통사고라도 당했느냐고
    폭행이라고 대답하니, 기가 차서 혀를 차고는 범인은 잡혔냐며 걱정해주시더라구요

    새벽부터 지금까지
    사설구급차에서 10분쪽잠자고
    응급실대기실에서 앉아 잠깐 눈붙인거 말고는
    쉬지도 못하고 눈물만 주륵주륵 났어요

    길트러쉬가 너무 심했어요.
    알콜중독 아버지 곁에 계속 머무르고 있으면
    내 생명력 내 미래까지 전부 빨려먹히는 것 같아서 
    도망쳐나왔는데
    나 살겠다고 아빠를 버린거나 다름없으니
    아빠가 너무너무 미운데도 아빠가 불쌍해서 울었어요
    물좀줘 1/3컵만 따라줘 목이말라 하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남친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
    남친이 있었으면 아무리 얼마가 걸려도 택시비가 얼마가 나와도
    내가 원한다면은 단번에 달려와서 내 손을 잡아 줄텐데
    그렇게는 못한다더라도 메신저로 계속해서 괜찮다고 위로해줄텐데
    이런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남자친구가 제게 해줄 그럴 말들을 남친 말투로 속으로 상상하면서 버텼어요 괜찮다 괜찮을거야

    그런데 오늘 너무너무 마법처럼 기적처럼
    남자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너무 놀란거있죠 아무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그것도 오늘 아침에 어느때보다도 필요했던 순간에

    잘지내고있지 괜찮지 나는 괜찮아

    이말에 새벽내내 눈이 팅팅 붓도록 울던건 생각도 안 나고
    해벌쭉 웃으면서 응 괜찮아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괜찮아
    그러고는 그냥... 좋아서 너무 좋아서 웃었어요 힘이 나요

    남자친구 팀이 2등을 해서 3분통화가 허락된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어떻게 이런 타이밍이 있나요

    그래서 아 정말로 얘가 나를 지켜봐주고 있구나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어도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에 전화 끊고서 한참 울었어요 
    많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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