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br>너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br>그저 처음엔 같이 일하는 동료, 동생으로 대하려 했는데<br>서서히 그 마음은 커져만 갔다.<br><br>그렇지만 현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br>"내게 주어진 시간동안에 너는 날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에 나는 결코 너와 사랑할 수 없다."<br>라는 현실을...<br>전 남자친구와 좋지 않게 해어진지 얼마 안된 너이기에<br>새로운 사랑을 곧바로 시작하지 않을 거라는 건<br>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이니까...<br>충분히 저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br><br>그럼에도 불구하고 널 좋아하게 되었다.<br>너의 목소리가 좋고, 너의 눈동자가 좋고, 너의 말투가 좋고, 너의 몸짓도 좋고, 너의 전부가 좋다.<br><br>1순위가 너였음에도 불구하고,<br>약간의 츤데레 성향이 있는 나는<br><br>평소에는<br>너에게 좋아한다는 표현을 업무적인 이유로 포장을 하며 해줬다.<br>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br><br>가령 예를 들어, 너가 먹고 싶다고 한 걸 너에게 사주고 싶다면<br>"앞으로 다들 힘들테니까 내가 사는 거에요, 여러분. 그러니까 이거 먹고 다 같이 힘내서 잘 합시다."<br>라며 모두에게 같이 사주더라도 결국에 너에게는 너가 먹고 싶은 걸 사주게 되는 식처럼<br><br>네가 아프다면 걱정되고, 빨리 낫길 바라는 마음에 약과 밴드를 줄 때도<br>"아프면 일 못하니까 어서 먹고 나아." 라던가<br>"이렇게 다치면 일할 때 방해되니까 약 바르고 밴드 붙여." 라는 식으로...<br><br>하지만 마냥 이렇게 애둘러서 표현하지는 않았다.<br>두 번의 편지와 선물을 통해 진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적도 있었다.<br><br>결과는...<br>내게 주어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br>너는 처음 내가 봤을 때와 다르지 않게<br>연애 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 행동을 해서,<br>처음 내가 마주한 현실과 우려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br><br>퇴직 후 첫 날, <br>더 이상 널 볼 수 없는 슬픔에 잠겼지만<br>그래도 애써 "흔히 있는 일이다" 라던가 "만남이 있으면 해어짐이 있는 법" 이라는 식으로<br>너를 잊으려 무의미하게 티비에서 해주는 영화만 보았다.<br>그래도 그 슬픔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br><br>다음 날이 되었다.<br>"내가 너에게 했던 행동 중에 잘못한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br>나름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생각했는데...<br><br>중요한 걸 안했다.<br>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br>사실 너를 사랑한게 아니었다.<br><br>나는 그저 내가 그런 상태, 사랑에 빠지는 상태에만 만족했던 것이다.<br>그렇기에 평소에도 온전히 내 마음을 전하지 않았던 것이었다.<br>그렇기에 평소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던 것이다.<br><br>뭐, 흔한 남자들만의 착각이라고는 하지만<br>한때 잠시라도 너도 날 좋아했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br>그런 생각이 들 행동을 너가 내게 했었으니까.<br><br>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네게 했던 표현들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으니<br>평소 내가 네게 하는 행동과<br>은밀하게 주었던 편지의 내용이 달라서<br>널 사랑한다는 표현을 담은 편지와 선물은 거짓말로 느껴졌을 거라고 생각하고,<br>점차 내게 갖고 있던 미약한 호감마저 다 사라졌을테지.<br><br><br>이젠 내가 네게 말했던 마지막 말처럼<br>너가 행복해지기를,<br>언젠가 너가 좋은 남자 만나 이쁜 사랑을 하며, 받으며 행복해지기를 바랄 뿐이다.<br><br>그리고 언젠가 나도<br>너를 잊고... 아니 잊을 수는 없겠지. 여튼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될 때,<br>지금보다 더 솔직하게 그 사람에게 표현하는 내가 되길<br>은밀하게가 아닌 당당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내가 되길...<br><br>--------------------------------------------------------------<br><br>근데, 서로 사랑하는 사이의 알콩달콩한 글을 쓰는 연애게시판인데<br>이렇게 실패한 짝사랑 글을, 하소연을, 독백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네요.<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