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 나는 제주에 산다.</div> <div>서울에 볼일이 있어 일을 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이야기이다.</div> <div> </div> <div>내가 타는 항공사의 비행기들만 딜레이 되는 상황이었다.</div> <div>탑승이 30분 지연되는 상황이었지만 대부분 여행을 가는 즐거움으로 사람들의 기분은 설레여 보였다.</div> <div>나역시 아리땁고 친절한 승무원을 본다는 것에 설레고 있었다.</div> <div> </div> <div>2. 비행기에 올라타 자리를 찾아 앉았다.</div> <div>역시 승무원의 아름다운 미소가 날 기분 좋게 했다.</div> <div>게다가 옆자리에는 뽀얀 피부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앉았다.</div> <div>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제대로 쳐다보지는 못하고 흘끔 쳐다보다 용기내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div> <div>항공 테러범으로 의심받을 만한 외모를 소유한 내 옆자리에 앉았다는 것만으로 그녀는 왠지 기분이 좋아보이진 않았기에 차마 말을 걸수는 없었다.</div> <div> </div> <div>3. 그 사이 비행기는 출발하기 시작했다.</div> <div>천천히 활주로로 이동하는데 마치 톨게이트에 늘어선 자동차들의 모습처럼, 활주로 앞에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들을 보았다.</div> <div>앞 비행기가 뜨고 나면, 조금 이동했다 멈추고. 기다리다 한참후에나 비행기가 떴다.</div> <div>공항사정이겠거니 하며 침착하게 있었지만...조금 짜증이 나는건 어쩔 수 없었다.</div> <div> </div> <div>기다림에 지쳐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만, 잠을 잘 수 없었다.</div> <div>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이 많았는지 기내에는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div> <div> </div> <div>노련한 승무원들은 우는 아기들이 있는 곳에 다가가 음료를 먼저 챙겨주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div> <div>no.4 clear까지만 말하는 인원으로는 역부족이었다.</div> <div>아마 no.56 clear 정도는 돼야 우는 모든 아이들을 신경 쓸 수 있을 듯 했다.</div> <div> </div> <div>4. 노래 들으려 챙긴 이어폰은 고장나고 심심해서 창밖도 보고, 기내의 조그만 모니터도 보며 심심함을 쫓았다.</div> <div>모니터에는 현재 비행기의 위치가 나오고 있었다.</div> <div> </div> <div>어느새 무안을 지나, 제주도 앞에 다가가고 있었다.</div> <div>평상시라면 대략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div> <div>제주도가 보였다. 그런데 건물들이 작게 보이는 것이 아닌 구글 지도로 보는 것처럼..제주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div> <div>모니터를 보니 고도는 1000미터. 왜 하강을 안하지? 좌회전 유턴만 하면 바로 제주 공항인데??</div> <div>생각하는 찰나 비행기는 우회전 유턴을 하고 다시 육지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div> <div>그렇게 10분을 올라가다 중국쪽으로 또 10분을 날았다.</div> <div>아마, 공항 사정상 바로 착륙을 할 수 없어, 하늘을 배회한 듯 하다.</div> <div>이럴거면 모니터 보여주지 말지...괜한 배신감이 들었다.</div> <div> </div> <div>5. 원래 공항보다 북쪽으로 10분, 서쪽으로 10분 가량을 날아간 상황.</div> <div>비행기는 여전히 서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div> <div>곧 제주 공항에 착륙하니, 안전벨트를 메고, 의자 등받이 원래대로 돌리란다.</div> <div>'아직 15분은 가야 도착할것 같은데??벌써?? 에이..전문가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비행기니까 15분만에 갈 수 있나보다.' 생각을 했다.</div> <div> </div> <div>그때. 뒷자리 아기가 매우 울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기를 달래려 했지만 좀처럼 울음을 멈출줄 몰랐다.</div> <div>그렇게 5분여가 흘렀다. 여전히 모니터상의 비행기는 제주도 북서쪽의 해상에 있었다.</div> <div>애기는 계속 울며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었다.</div> <div>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애기엄마는 벨트를 풀더니 아이를 안고 일어나 달래기 시작했다.</div> <div>애기의 울음 소리는 줄었지만, 다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깜짝 놀란 승무원의 소리였다.</div> <div>'이제 곧 착륙합니다. 위험합니다.'라며 달려가. 아이 엄마를 앉히고 벨트까지 손수 채워준 후, 다시 본인의 자리에 앉았다.</div> <div>아기 울음 소리는 점점 거세졌다.</div> <div>그대로 5분이 흘렀다. 여전히 제주도는 보이지 않는다.</div> <div>아기는 곧 경기를 일으킬 것 같았다.</div> <div> </div> <div>6. 다시 5분이 흘렀다. 드디어 제주도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div> <div>점점 땅과 가까워지기 시작하며 드디어 바퀴가 지면에 닿았다.</div> <div> </div> <div>그 순간, 아직 속도도 줄지 않았는데...</div> <div>갑자기 사람들이 벨트를 풀고 일어나 짐을 꺼내기 시작한다.</div> <div>예상보다 오랜 비행시간 때문이었을까. 사람들이 답답했는지 모두 일어난다.</div> <div> </div> <div>놀란 승무원</div> <div>'위험합니다. 앉아주십시오'를 외쳐대기 시작했다.</div> <div>그러나 들리지 않는지 앉는 사람들은 없었다.</div> <div>항상 밝은 미소를 띄고 있던 승무원이 포효하기 시작했다.</div> <div>'위험하니, 모두 앉으세요!!!!!!!!!!!!!!!!!!!!!!!!!!!!!!!!!!!!!!!!!!!!!!'</div> <div>그제야 사람들이 모두 앉았다.</div> <div> </div> <div>드디어 비행기가 멈추고 승무원이 말했다.</div> <div>'넘버원 클리어'</div> <div> </div> <div>7. 비행기는 멈추었으나, 또 버스를 타고 게이트까지 이동을 해야 한단다.</div> <div>사람들이 모두 지쳤다는걸 알았는지. 우리 비행기 옆엔 네대의 버스와 두대의 계단차량이 대기하고 있었고.</div> <div>처음으로 비행기 뒷문까지 열린걸 볼 수 있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