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페북에 썼던 글이라 반말체인거 양해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한 3년전인가 안산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할때였는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술자리가 길어져 밤늦게 전철을 타고 퇴근하다 그만 졸아버렸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금정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어야 했는데 일어나보니 수원; 이미 돌아가는 전철은 없는 시각...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예전에 수원에서 직장 다니던 기억을 더듬어 수원역앞에서 안산행 버스를 탔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그런데 이번에도 버스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br /></span></div> <div> <div><font size="3">아마 110번 버스였던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3">종점이 선부동쪽이었던 모양인데 안산에서 10년넘게 살면서 그쪽동넨 가볼일이 없었으므로... </font></div> <div><font size="3">기사 아저씨가 '종점이에요 내려요'하고 소리치자 </font></div> <div><font size="3">나처럼 버스에서 졸던 처자 하나가 화들짝 깨더니 </font></div> <div><font size="3">당황해서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아저씨 여기가 어디에요?' </font></div> <div><font size="3">불친절한 버스기사는 짜증난 목소리로 '종점이라니까 빨리 내려요'...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온통 눈으로 하얗게 덮인, 처음 보는 거리... </font></div> <div><font size="3">마침 아이폰으로 바꾼지 얼마 안된시점이라, 서툴게 지도 어플로 위치를 조회해보았다. </font></div> <div><font size="3">일단 큰길가로 나가야겠다 싶어 걸음을 옮기는데, </font></div> <div><font size="3">비몽사몽간에 버스에서 내린 아가씨가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지는가 싶더니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 같았다.</font></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안됐다는 생각에 얼핏 돌아보니 어쩐지 귀엽게 생겼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딱 아담한 사이즈에 안경도 쓰고 단발머리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생각해보니 저쪽도 버스에서 졸다가 종점까지 온거라면 어차피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야 할것 아닌가 싶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아직 덜 깬 술기운이었는지, 평소의 나답지않게 선뜻 말을 건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br /></span></div> <div><font size="3">'저기 혹시 버스에서 졸다가 못내리셨죠? 저는 나쁜 사람 아니구요 고잔동 oo근처에 사는데요. </font></div> <div><font size="3">큰길가로 가서 택시 타려고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 어느 동네 사세요?'</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밤늦게 길 잃은데다 넘어지기까지 한 상황에 처음 보는 남자가 말을 건네니, </font></div> <div><font size="3">잠시 경계하는듯한 눈치였으나 이내 승락하고 따라오기 시작한다. </font></div> <div><font size="3">조금 걸으니 그나마 눈에 익은 거리가 나오고... 다행히 지나가던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처음엔 어디 사느냐는 말에 대답을 않고 나보다 조금 더 간다고만 하더니, </font></div> <div><font size="3">따뜻한 차 안에서 긴장과 경계심이 풀렸는지 말문이 열리는 모양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3">얘기해보니 그쪽도 나처럼 전철에서 졸다가 수원까지 가버려서 110번을 탔고, </font></div> <div><font size="3">버스에서 또 졸다가 종점까지 왔다고... </font></div> <div><font size="3">아깐 정말 무서웠는데 집에 갈수있어서 다행이라고...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자초지종을 들은 택시기사 아저씨가 더 신이 나서 </font></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아이구 총각이 용기있게 대처했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둘이 잘해보지 그래? 딱 선남선녀구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br /></span></div> <div><font size="3">잠시 말이 없자, 아가씨가 묻는다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아이폰 쓰시네요? 아이폰 좋다던데 나도 아이폰으로 바꿀까....'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네 아이폰 좋아요....' '잠깐 봐도 돼요?'</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font><span style="font-size: medium; line-height: 1.5">'아, 저희집에 다 왔네요. 이만 내릴께요. 조심해서 들어가세요.'</span></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처음보는 여성에게 같이 택시타고 집에가자고 말할 용기로 연락처나 물어봤으면 좋았을 것을.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아니면 아이폰 보여달랠때 건네줬으면 무슨 메모라도 남겨줬을지도.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가끔 이렇게 추운 겨울날 생각나는, </font></div> <div><font size="3">난 이래서 안생기는구나 싶어지는 씁쓸한 기억.</font></div></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br /></font></div> <div><font size="3">ㅠㅠ....또르르</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