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212/45f400d215c4dcfcc32188363412ed29.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br></p><p></p><p> 그을린발은 몸을 돌려 발광하는 주테카를 부여잡았다. 주테카는 그</p><p> 의 손을 뿌리치고 허공으로 달려갈 기세였다. 그을린발이 비틀거릴 </p><p> 때 그를 돕는 손길이 나타났다. 반대쪽에서 주테카를 부여잡은 쵸지</p><p> 는 주테카의 머리에 대고 계명성을 내질렀다.</p><p> </p><p> "주-테-카-! 안-싸-우-면-죽-는-다-!"</p><p> </p><p> 주테카의 난동이 멈췄다. 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짓누른 채 쵸지를 </p><p> 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쵸지는 한쪽 눈을 찡긋하고는 주테카의 팔 </p><p> 하나를 붙잡아 아래로 내렸다. 그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p><p> </p><p> "그러니 싸우자고."</p><p> </p><p> "싸워? 왜?"</p><p> </p><p> 쵸지는 자신이 잘못된 이유를 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p><p> 알고 있는 가장 확실한 이유를 댔다.</p><p> </p><p> "정의를 위해."</p><p> </p><p> 주테카의 눈에 불꽃이 피어났다. 그 모습을 보자 그을린발과 론솔피</p><p> 도 조금 침착하게 되었다. 쵸지의 말에 공감해서가 아니라 어이가 좀 </p><p> 없었기 때문이지만. 주테카는 물에 젖은 주먹을 들어올리곤 그것을 </p><p> 바라보았다.</p><p> </p><p> "정의를 위해?"</p><p> </p><p> "그래."</p><p> </p><p> 주테카는 철저를 움켜쥐었다.</p><p><br></p><p><br></p><p>(중략)</p><p><br></p><p></p><p> 주테카가 두 팔을 좌우로 던지며 울부짖었다.</p><p> 쵸지에 비하면 주테카의 나날은 확실히 투쟁의 연속이다. 정의 구현</p><p> 의 사명으로 가슴을 불태우며 먼지투성이 바람을 벗삼아 온세상을 누</p><p> 벼온 세월의 끝에서, 그는 이제 가장 큰 정의의 완성에 도전하고 있</p><p> 었다. 사람에게 통치받을 사람의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사람 아닌 </p><p> 것에 의해 사람이 죽는 판국이라면 정의는 한낱 광언에 불과하다. 그</p><p> 런 일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센범 폭포에 던져져도 수면을 부글부</p><p> 글 끓이며 타오를 그 일편단심을 일개 폭우가 꺼트릴 수는 없다. 젖</p><p> 은 깃털을 꼿꼿하게 세워 뭐라 말할 수 없이 흉흉한 모습이 된 주테</p><p> 카는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레콘을 보며 철저를 집어던졌다.</p><p> </p><p> "이것이 정의다!"</p><p> </p><p> 핑핑 돌며 날아간 정의가 돌진하던 레콘의 다리를 강타했다. 우지끈 </p><p> 소리가 나며 레콘은 공중제비를 넘었다. 부러진 다리로 경험하는 추</p><p> 락은 끔찍했다. 레콘은 살벌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주테카는 그쪽</p><p> 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떨어진 철저를 집어들고는 성큼성큼 걸</p><p> 어갔다.</p><p> 주테카가 보기에 사악한 용의 농간에 놀아난 죄밖에 없는 자들의 목</p><p> 숨을 앗는 것은 정의가 아니었다. 그는 다가오는 모든 레콘을 옆으로 </p><p> 치워놓았고 어떤 레콘의 목숨도 끊지 않았다. 하지만 앞을 막는 것은 </p><p> 무엇이든 때려부수겠다는 듯이 물구덩이를 철벅철벅 걸어가는 주테카</p><p> 의 모습은 사라티본 부대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세상에 정의</p><p> 가 사라졌음을 슬퍼하는 이들이 그 모습을 보았다면 샘솟는 생의 의</p><p> 지에 전율할 것이다.</p><p><br></p><p>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 8권 중에서..</p><p><br></p><p>=======================================================</p><p><br></p><p>간략히 설명하자면 주테카라는 캐릭터는 '정의' 덕후죠.</p><p>3m의 신장과 반인반조(鳥)의 모습을 가진 거인 종족인 레콘은 몸의 비중이 물보다 커서 물에 빠지면 그대로 가라앉습니다.</p><p>때문에 천성적으로 비합리적인 공수증을 가지고 있고, 몸이 물에 젖는 것만으로도 심하면 정신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죠.</p><p><br></p><p>사실 클라이막스에 가까운 이 장면은, 반쯤 진지하고 반쯤은 정의 덕후를 이용한 코믹적인 장면이랄 수도 있습니다만.</p><p><br></p><p>아...</p><p>왜 이렇게 '정의'를 말하는 저 대목에서 못 견디게 울컥하는 걸까요...</p><p></p><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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