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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30506
    작성자 : 으컁킁컁
    추천 : 8
    조회수 : 2062
    IP : 121.172.***.81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9/09/01 22:09:15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0506 모바일
    소나기 처럼 찾아온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 3
    1편 -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0176





    다사다난 했던 날은 뒤로하고 모처럼의 휴일이 찾아왔다

    그녀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늘어지게 잘수 있는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이 될꺼라 생각했다

    핸드폰이 신나게 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전화가 온것 마냥 진동은 쉴새 없이 울렸고

    무시하고 자려고 해도 전화인지 문자인지 알수가 없어

    결국 몸을 일으켜 세워 핸드폰을 확인했다

    확인 하는 도중에도 쉴 새 없이 핸드폰이 울려댔다

    전화는 아니었고 카톡이 울려대고 있었다

    어떤 정신 나간 녀석이 카톡을 울려대나 싶었지만

    역시나 그녀 였다

    대충 내용은 이러했다


    '주임님 이거 어떻게 해요? ㅠㅠ'

    '저번에 주신 자료 어디서 찾아요?ㅠ'

    '왜 카톡 안봐요!'


    아.... 내 평화로운 주말...

    요즘 그녀 때문에 내 업무도 제대로 못했는데

    일요일 아침부터 날 괴롭히다니 거 참...


    '뭐야 전에 알려줬잖아'

    '까먹었어요 ㅜㅜ'

    '자료실에 있다 그랬잖아'

    '뭐가 너무 많아서 못찾겠어요'

    '일단 다른거 하고 있어봐'

    '하던건요?'

    '일단 다른거부터 하고 있으라고'

    '네..'


    망할

    왠지 사고쳤을꺼 같은 느낌이 팍팍든다

    월요일날 수습하려면 끝이 없어 보이니

    빨리 가서 도와주는게 월요일이 평안할듯 한데

    갈아입을 옷도 딱히 없고

    저번에 주문했던 택배에서 옷을 찾아 입었다

    20분 거리의 회사를 터벅터벅 걸어 30분이 걸렸다

    도착하니 자료실에 불이 켜져 있었고

    역시나 했던 그녀가 자료 뭉텅이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하얀 바탕에 꽃무늬 원피스

    이쁜 구두에 화장도 곱게 했지만

    왜 인지 울상이다


    "뭐야 너 왜 여깄어"

    "아! 깜짝이야! 주임님이 왜 여깄어요?"

    "니가 사고 쳤을까봐 와봤지 임마"

    "사고 안 쳤거든요!"

    "내가 다른거 부터 하라고 그랬잖아 왜 다 어질러 놨어"

    "어제 최대리님이 이거 빨리 끝나면 오늘 집에 빨리 가도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끝나고 데이트 하러 가시려고 이렇게 입었구만"

    "맞아요... 근데 이거 너무 할게 많아요"

    "그니까 딴거 부터 하라고 그랬잖아"

    "주임님이 올줄 알았나 뭐... 알바생이 하기에 너무 많아요"

    "그러게 대충 카톡 보니까 양이 꽤 많던데 누가 시켰어?"

    "최대리님이요"


    아 그 망할 최대리 알바생한테 일을 다 짬때린게 분명하다

    그러니까 만년 대리에 맨날 혼나기만 하는게 당연하다


    "내가 할꺼 걸러줄테니까 그것만 하고 끝내자"

    "진짜요? 그래도 돼요?"

    "그럼 이거 다 하고 가든가"

    "안돼요 저 약속 늦어요"

    "그럼 어제 나한테 말을 해놨어야지 이것아"

    "피... 어제 그냥 가놓고..."

    "가기 전에 말했으면 됐잖어"

    "정신 없었단 말이에요! 그리고 퇴근한 사람 부르기도 좀..."

    "그래놓고 쉬는날에 카톡을 신나게 울려대냐?"

    "아..."


    둘이서 옥신각신 했지만 자료는 차근차근 정리 해뒀다

    알바생한테 일을 떠넘기든 말든 관계는 없지만

    중요한 일을 고작 알바생에게 떠넘기다니

    덕분에 쉬는날을 망친 대가로 최대리 일은 그대로 두었다

    옆에서 그녀가 혼나면 어떡하냐고 난리였지만

    되려 내가 화낼 입장이다

    최대리 일을 제외하면 쉽고 간단한 일이었다

    난장판인 자료실도 정리하고 시계를 보니 11시 반

    점심도 먹기 전이다


    "일단 끝났고 넌 이제 자료실 들어가지 마라"

    "최대리님이 뭐 시키면요?"

    "들어갈일 있으면 나 부르고 넌 들어가지 말고"

    "엥? 왜요?"

    "니가 저기 난장판으로 만들어 놔서 그거 정리하느라 허리 아프다 이것아"

    "열심히 찾느라 그랬단 말이에요오..."

    "알았으니까 들어가지 말라고 괜히 다치지 말고"

    "오~ 걱정해주는거에요?"

    "불끄고 나와 집에 가게"

    "우...씨..."

    "어허 요것이 점점 말투가 사나워지네"

    "주임님 때문이에요"

    "그게 왜 나 때문이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유치한 말장난이 계속 됐다

    티격태격 대면서 서로 어린애 마냥 굴었지만

    경비아저씨에게 점잖게 인사를 드리고

    문 밖을 나오는 순간

    누군가 내 팔을 확 끌어 안았다


    그녀였다


    "주임님 저 점심 사줘요~!"

    "아니... 야.. 너 남친 만나러 간다며"

    "에이~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요"

    "밥은 니가 사줘야지 내가 너 때문에 출근도 했는데"

    "알바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요~ 우리 순대국 먹으러가요"

    "알았으니까 이것 좀 놔"

    "순대국 사주면 놔줄게요 ㅋㅋㅋㅋ"

    "너 남친 있다며 빨랑 놔 이것아" 

    "헤헤 괜찮아요~ 어? 지금 얼굴 빨개진거?"

    "너 때문에 열받아서 빨개졌다 왜"

    "으~ 진짜, 암튼 저 집 맛있대요 빨리가요"

    "최대리가 그러디? 아니 고만 잡아 당기고!"

    "사줄때까지 안놓을꺼에요!"




    으컁킁컁의 꼬릿말입니다
    Adieu, ché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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