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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26736
    작성자 : 데트르
    추천 : 8
    조회수 : 2588
    IP : 175.127.***.19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8/03 02:49:27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26736 모바일
    돛단배 그녀 - 1
    옵션
    • 창작글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돛단배.
     
    바람이 내가 있는 방향으로 불면, 나에게 다가오고
     
    그 바람이 강해져 나를 지나치기도 하며,
     
    지구를 한바퀴 돌아 다시 나에게 다가오기도 하는 돛단배.
     
    돛단배와 같은 그녀의 이야기이다.
     
     
     
    지금으로 부터 상당히 오래전 과거의 일이다.
     
     
     
    아버지와 굉장히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항상 무섭고 강해 보이기만 하시던 아버지께서
     
    전화 통화를 하시다가 나에게 눈물을 비추셨다.
     
    통화를 하든, 내 앞에서든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상상도 할 수 없던
     
    아버지의 눈물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버지의 약한 모습이라곤 일절 볼 수 없던 나는
     
    아버지의 삶의 무게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답답해진 가슴을 안고 베란다로 나가
     
    보름달이 살짝 되기전의 달님을 보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아버지의 약한 모습에 당황을 한 나는
     
    내가 지금 느끼는 당혹감이나 감정에 대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감정을 이야기 하기에는 룸메이트 형, 동생도 부적절 했고
     
    다른 가족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도 않았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생각과 지금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는 사람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이 든게 돛단배라는 어플이었다.
     
    랜덤채팅 어플인 돛단배에 대해서 건너건너 들어보긴 했지만
     
    딱히 관심이 없었었다.
     
    모르는 사람하고 하는 대화가 재미가 없을 뿐더러 진심이 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1회성이자 소모적인 대화를 나누기에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플을 다운 받고
     
    쪽지를 날렸다.
     
     
    "아버지 우는거 본적 있어?"
     
     
    이렇게 쪽지를 띄워 놓고 기다리는데
     
    나에게 여러 쪽지들이 하나 둘 씩 쌓였다.
     
    호기심에 열어보니
     
    xx살 남자 라든지, 어린 여자 구해요 라든지 등등
     
    기타 저질스러운 쪽지들이었다.
     
     
    이런 쪽지들을 보고
     
    웃음이 피식 나왔다.
     
     
    "이런 어플로 진지한 고민 상담해보려는 내가 병x이지 ㅋㅋㅋㅋ"
     
    어플을 지우려는 순간
     
    답장이 도착했다.
     
    "응... 당황스럽더라"
     
    바로 돛단배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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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8/03 08:45:43  175.199.***.245  hellion  195739
    [3] 2019/08/03 13:46:10  116.45.***.26  하쿠코  14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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