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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450852
    작성자 : 릴케
    추천 : 1
    조회수 : 1389
    IP : 27.119.***.15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9/26 22:30:57
    http://todayhumor.com/?humordata_1450852 모바일
    [무도]나는 개칼이다 <6회>





    기타사랑도끼칼술 3

     


    윤민수 사범은 특이한 캐릭터로 가득 찬 고명관에서도 이단아였다.

     

    검도는 기세에서 밀리면 끝이야훈련은 그 기세를 가다듬는 시간이고훈련 중에 목소리 내지 않는 놈은 검도할 자격이 안 된 놈이야.”

     

    검력에 맞는 이 있는 거야유단자가 막도복 입고 다녀봐라지금 검도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냐유단자면유단자에 맞는 이 필요해.”

     

    기본이야기본만 지키면 검은 강해져체력훈련 빼먹지 말고후리기만 제대로 해도 기본은 갖게 돼 있어.”

     

    윤민수 사범이 훈련을 지도할 때는 관원들 표정부터가 달라진다기합을 지르지 않으면당장 불호령이 떨어졌고,빠른 머리치기 100번은 기본으로 하는 것이 윤민수 사범이었다도복은 또 어떠한가검력에 맞는 도복(싸구려라도 정갈하고날렵하게 차려 입어야 한다)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 하에 언제나 칼같이 줄 잡혀있는 도복으로 전신의 근육을 감싼다(그 몸은 도저히 40대라 할 수 없었다). 검은 어떠한가훈련이든연습이든 검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윤 사범과 한 번 대련을 하면몸 여기저기에 멍투성이가 되기 일쑤였다최민수였다폼생폼사, 4차원 캐릭터,남자의 가오’, 검에 대한 자부심... 고명관의 최민수였다(얼굴도 잘 생겼다몸은 또 어떠한가?). 우리관의 또 다른민수인 김민수와는 정반대 캐릭터였다(김민수 역시 제정신 박혀 있는 캐릭터로는 안 보인다. ‘그림을 그리는 놈이다이 한마디로 부연 설명은 생략하겠다난 어쩌다 이런 검도관에 들어 온 건지)


    2.jpg

     

    끼아아아아!”

     

    고명관 최대의 이단아 윤민수 사범이 울부짖고 있었다검에 살기가 묻어나오고 있었다잇달은 연타뒤이은 몸받음과 코등이싸움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상대의 검과 엇갈린 듯 보이더니윤민수 사범의 팔꿈치가 팽 돌아갔다뒤이어 허공을 가르는 죽도... 상대 대장의 검을 뿌리쳤다시합장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죽도.

     

    그쳐백 반칙!”

     

    (검도시합 중 검을 놓치면검을 놓친 이에게 반칙이 주어진다)

     

    상대 대장의 검을 뿌리친 것이다호쾌했다방금 전까지 소란스럽던 관중석이 조용해졌다상대는 향남 A팀의 대장그쪽에서는 큰사범으로 불리는 향남의 에이스였다.

     

    우라아아아-”

     

    적막을 메우려는 듯 윤사범 특유의 기합이 시합장을 가득 울렸다향남관 관중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줄무늬 도복 장난 아니다.”

    도복 멋지다...”

    큰사범님 밀리는 거 같은데...”

     

    도복부터가 튀는 윤사범거기에 시합장의 정적을 깬 방금 전의 기합스스로 정적을 만들고그 정적을 스스로 깬 것이다잔뜩 독을 품은 맹수의 울부짖음의 느낌아니상처 입은 늑대의 포효였다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작년에 이긴 상대였는데, 1년 만에 다시 만나 개인전에서 패배를 당했다자존심 강한 윤사범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러고 보니 단체전 준결승전에서는 중견으로 나왔던 것이 윤사범이 아닌가그런데 결승전에서는 대장이다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지금 윤민수 사범의 마음이 확실히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1.jpg

     

    '리벤지 (Revenge)...'

     

    본래 늑대기질을 가진 사내였다그 늑대가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자신의 이다그런데 한 번 이겼던 상대에게 그 검이 꺾였다검은 곧 수컷의 자존심이다수컷 중의 수컷임을 온몸으로 풍기던 윤민수 사범으로서는 오늘 중으로 그 자존심의 일부라도 되가져와야 한다는 절박감과...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민수형 좀 이상한데?”

     

    좋게 말하면 기합이 잔뜩 들어간 것이고기세가 올라가 있는 모습이지만어딘지 부자연스러웠다도장에서 보던 윤민수 사범이 아니었다손 대면 베일 것 같은 팽팽한 기세를 뿜어내는 모습본래 저 모습이 윤민수 사범이고도장에서의 모습은 기를 한 번 누른 모습이었을까아니면도장에서의 모습이 본래의 모습이고지금의 모습은 억지로 쥐어짜낸 모습일까어떤 게 정상인진 모르겠지만확실한 건 평소의 윤민수 사범이 아니었다.

     

    상대가 한쪽 무릎을 꿇고검을 잡는다굴욕이었을 것이다시합장 한 가운데서 검을 떨어뜨린다는 것만약 전장이었다면목이 떨어졌을 것이다상대도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중단세를 잡은 뒤 한 번 어깨를 움찔했다.

     

    이요오오오오-”

     

    불 같은 기세였다불과 불이 맞붙은 것이다2회 화성시 대회의 마지막 시합성인부 단체전 결승전의 대장전!불과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스스로를 불태워 상대방을 집어삼키겠다는 기세누가 검도를 정중동의 무도라 그랬던가불과 불이 붙었다.

     

    검을 비비거나 건드리는 사전 동작이나탐색전은 무의미했다상대방을 몸받음으로 튕겨버리겠다는 기세로 몸을 날린 두 검사(劍士)! 투기는 정직했다손목이나 허리 따위가 아니었다정직하게 머리를 노린 칼이 허공을 갈랐고,불꽃이 튀었다뒤이은 연타들은 실업팀 선수의 연타 연습을 보는 듯 했다정신없이 허공을 가르는 검그 검을 받아내고역습을 노리는 검한 차례의 칼춤이 끝나면뒤이은 몸받음윤민수 사범의 어깨가 상대의 몸을 밀치면상대는 검으로 맞받는다짧은 코등이싸움!! 검과 검을 맞대고 지리한 밀당이 이어질 듯 했지만오산이었다이들은 검도를 하는 게 아니었다(!?). 시시한 포인트 싸움이 아니었다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싶은 것이었다관중석이 후끈 달아올랐다.

     

    고명관 파이팅!!”

    향남관 파이팅!!”

     

    양쪽 관원들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사라졌다우직한 수컷들의 자존심을 검에 실어 맞부딪히는 투기의 향연장관중들은 압도당했다지리한 코등이싸움그런 건 없었다코등이를 살짝 맞대고 잠시 서로를 노려보던 이들... 보통의 싸움이라면대치 이후 전투였지만이들은 전투 후 막간의 대치를 가지고 있었다상대를 집어삼킬 기세내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라오늘 네 목을 딸 사내다!’ 무언의 외침이 여기까지 전해졌다심판이 그쳐를 말하기 전 윤사범이 몸을 뒤로 뺀다퇴격일까아니었다검을 빼듯 몸을 뒤로 물리더니 다시 왼쪽 다리에 힘이 실린다.

     

    '내가 물러난 것은 왼쪽 다리에 힘을 싣기 위함이다.'

     

    라고 말한 것일까퇴격 머리가 들어갈 줄 알았는데잠시 뒤로 몸을 빼더니 그대로 다시 몸을 날린다적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윤민수란 사내의 혼신의 일격이었다검은 호를 그리지 않았다검도는 직선운동이라고 해야 할까매가 상공에서 토끼를 향해 내리꽂듯뱀이 쥐를 낚아채듯 순간적으로 머리를 향해 날아가는 검뒤이은 손목의 스냅!상대는 돌발적이고저돌적인 윤민수 사범의 일격을 예상치 못했던 듯 보였다.

     

    머리!!!!”

     

    시합장 바닥을 꿰뚫을 듯 한 발구름과 울림윤민수 사범 특유의 포효!! 뒤이은 둔탁한 충격음’ 명징했다깨끗한 머리 한 점이 들어갔다동시에 3명의 심판이 깃발을 올렸다.

     

    우라아아아아아머리!!”

     

    마지막 존심까지 잊지 않은 윤사범반론을 재기할 수 없는 멋진 머리였다.

     

    우아아아!”

     

    윤민수 사범의 머리와 동시에 고명관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백하건데그때 난 시계를 봤다.

     

    버텨버티면 돼형 정도면, 1분 30초 정도야 우습게 버틸 거 아냐?’

     

    이대로 시간을 끌면윤사범의 승리다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말윤사범을 알고검도를 알고(?)있는 나로선 말해선 안 되는 말이었다아니다 떠나서 정직하게 투기를 겨루는 두 검사를 향해서는 내뱉을 수 없는 말이었다둘은 지금 시시하게 포인트 싸움을 하는 게 아니었다사내들의 싸움누가 강한지 확인하려는 것이다윤사범은 내 예상대로(!?) 움직였다.


    3.jpg

     

    다시 시합장 한 가운데서 검을 마주한 둘이들은 심판이 빠지자마자 바로 몸을 날렸다힘대 힘수컷대 수컷검과 검의 정직한 대결이었다죽도가 진검처럼 보였다허공을 가르는 검에는 살기가 충만했고이들은... 미련할 정도로 정직했고자존심이 강했다. ‘완벽한 승리’ 이 다섯 글자밖에 눈에 들어오는 게 없어 보였다.

     

    정신없는 연타와 뒤이은 몸받음거리를 재는 듯 선혁에 맞춰 검을 맞대고 있지만그건 튕겨나가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거리’ 이상의 의미는 없어보였다두 맹수가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한 쪽이 늑대라면다른 한 쪽은 상처 입은 호랑이였다상대를 잘못 봤다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이빨을 들이밀고 덤벼들 수 있는 맹수그게 늑대다그 늑대가 이빨을 들이밀고덤벼들고 있다.

     

    일격을 당한 호랑이향남의 큰사범은 조용히 중단세를 가다듬고 있었다.

     

    '부동심(不動心)...'

     

    몰렸음에도일격을 받았음에도시간이 등 뒤에서 쫓아옴에도 상대는 완벽한 중단을 보여주고 있었다.

     

    버텨뛰어들어가지마.”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상대의 중단을 보는 순간 어떤 위압감 비슷한 감각을 느껴야 했다움직이진 않지만그 안에서 맹렬히 타오르고 있는 상대의 투기가 언뜻 느껴졌다이 상황에서 중단을 잡고 딱 버티는 저 모습은 보통 검사가 아니었다. '그러니 이 자리에까지 섰겠지'라고 가볍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었다나를 알고 상대를 알고 있어야지만잡을 수 있는 자세이다상대는 민수형이 치고 들어올 걸 알고 있었다민수형의 성향을 안다고 해야 할까아니민수형이 남자라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시시하게 포인트 싸움을 하고, 1점에 목숨을 거는 검도가 아니라정직한 힘대 힘의 대결을 하고 있다고 두 사람 모두 납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금슬금 선혁을 앞으로 미는 윤사범... 슬폇 윤사범 도복 바지에 시선이 흘렀다뒷발... 왼발이 슬폇 바지 사이로 보이는 듯 하더니 바지 사이로 들어갔다무릎을 굽힌 것이다튀어나가려는 것이다! 0.2바지 사이로 잠깐 보였다가 사라진 왼발뒤이은 기합과 허공을 가르는 검윤사범의 몸이 용수철 튕겨나가듯 상대에게 날아갔다.

     

    머리!”

    손목!!”

     

    두 개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하는 바람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아니들린다고 느끼는 거였다(후리기 좀 하면죽도가 내는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이들의 검은 최소한 15년 이상씩 바람을 가른 검들이 아닌가?).

     

    '...'

     

    청아한 타격음그 타격음이 잦아들기 전에 심판의 깃발이 올라갔다민수형의 손목에 검이 꽂혔던 것이다.

     

    상대는 약 반 박자 뒤에 뛰어들었다아니거의 동시라고 해야 할까검을 보고검을 피했다고 해야 할까크로스 카운터분명 상격이 날 것이라 생각했는데(내 바람이 더 강하게 묻어난 것이지만), 윤사범의 검은 허공을 갈랐고,상대의 검은 윤사범의 손목에 꽂혔던 것이다.

     

    손목!”

     

    4.jpg


    상대의 존심과 심판의 외침들려있는 깃발이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각자 목과 가슴에 상대의 이빨이 한 번씩 꽂혀있는 상태피를 흘린 상태지만체급이 달랐고상황이 달랐다상대는 이미 기세가 오른 상태였고윤민수 사범은 한 번 기세가 꺾였다상처 입은 늑대와 호랑이승부의 무게 추는 기울 수밖에 없었다.

     

    우라아아아아아!!”

     

    다시 한 번 윤민수 사범의 기합이 시합장을 갈랐다자기 안에 스며든 패배의 기운을 날려버리 듯자신을 추스르기 위해서 내지른 기합이었다상대도 지지 않고기합을 토해냈다내장을 다 쥐어짜낸 기합두 사내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한 것이다이 자리에서 뒤로 도망갈 수도 없다다음 판이 끝이다상대를 죽이지 않으면내가 죽는다.칼날 위에 서 있는 두 사내.

     

    윤민수 사범이 가볍게 왼 팔목을 비틀고 있다순간 팔목에 찬 보호대가 힐끔 보였다.

     

    '엘보우...?'

     

    윤민수 사범은 엘보우다테니스 엘보우를 아는가테니스로 유명하지만팔과 어깨의 활동량이 많은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게 종종 찾아오는 게 팔꿈치 통증이다보통 테니스 엘보우엘보우라고 말한다내색은 안했지만, 4단 심사를 위해 몇 달 간 무리를 했고, 4단을 딴 뒤 얼마간 검도관을 쉬어야 했다수련을 하기 전 꼭 보호대를 차는 걸 우리는 모르는 척 한다팔꿈치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는 물론좋은 한의원이 있다면 먼 길 마다않고 찾는 게 윤사범이었다.

     

    손목 타격의 충격이었을까아니면기세를 잡았을 때는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있던 통증이 기세가 꺾이면서 비집고 들어온 것일까?

     

    바른 자세만 취하면 엘보우는 안 와.”

     

    웃으며 말했지만윤사범의 훈련량을 가늠해 본다면 엘보우가 안 오는 게 이상하단 생각을 했었다상처의 깊이는 늑대가 더 깊었다버티는 건 무의미했다연장으로 가면 필패다팔꿈치나 손목에 무리가 갔다면검의 힘은 반으로 줄어들었을 지도 모른다아니힘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다.

     

    ...버티는 건 무의미하다불과 30초 전까지만 해도 버티라고 외쳤던 나였지만이제 남은 건 온 몸의 힘을 끌어 모은 일격이다이쪽은 기세도 꺾였고몸도 성치 않은 상태다(내 자의적인 판단이다). 초반의 연타와 몸받음검을 뿌리칠 때의 기세, 1점 딸 때의 2번의 돌격, 1점 잃을 때의 1번의 돌격이미 체력은 다 했는지도 모른다윤사범의 어깨가 움직이지 않는가...

     

    살짝 올라가던 윤사범의 어깨가 조용히 가라앉는다호흡을 가다듬는다호흡을 들키면 지는 것이다... 베르세르크에서 이름 모를 엑스트라가 가츠의 검에 두 쪽이 나기 전 내뱉었던 대사흘려들었던 그 대사의 의미를 검도를 하면서 알게 됐다호흡을 들키는 건 죽음이다윤사범은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었다아직 희망을 버리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아직 윤사범에게는 30초가 남아있고그의 손에는 검이 들려져 있다.


    5.JPG

     

    검력 15년의 기력은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윤사범의 기세도 조용히 가라앉기 시작했다아니기세가 가라앉은 게 아니었다중단을 잡은 모습은... 도장에서의 그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나 보다 상대를 더 잘 아는 윤사범(검을 맞대고 있는 건 윤사범이 아닌가작년부터 벌써 3번째 검을 맞댄 상대지 않은가?). 윤사범은 평정을 찾았다정중동(靜中動검은 맞닿아 있지 않지만둘 사이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흘렀다아마 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칼들이 오가고서로 합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아니이미 상대의 머리나 손목을 향해 수백 번의 검을 날리고날아온 검을 되받아 쳤을 것이다보통의 싸움과 정 반대의 상황이었다탐색확인격돌이 아니라 격돌 뒤에 확인탐색이었다아니이건 탐색이 아니다윤사범의 앞발은 슬금슬금 앞뒤를 오갔지만왼발은 몇 번이나 움찔거렸다타이밍을 재는 것이다윤사범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포기하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자신의 방식대로 결착을 짓고 싶어 하는 것이다.

     

    점점 리듬을 타는 게 느껴졌다관중들이 두 사내의 검에 온 시선을 집중 하는 사이 난 윤사범의 왼발에 같이 리듬을 맞추고 있었다보일 듯, 말 듯 바지 사이에서 숨바꼭질 하는 왼발.

     

    '발꿈치가 사라지는 순간 시합은 끝난다.'

     

    ...순간이었다. 3번째 격돌 때보다 더 힘차게 왼발이 튕겼다동시에 쭉 뻗은 팔좌상단의 머리치기보다 더 길게 뻗어나가는 듯 보였다윤사범은 이번에도 머리를 노렸다.

     

    상대의 기세를 죽인다상대의 검을 죽인다이들의 싸움에서는 불필요한 과정이었다이들은 힘대 힘기세와 기세의 싸움을 원했지잔기술로 싸우길 거부한 것이다상대도 정직했다.


    6.gif

     

    ...시합장 바닥을 울리는 두 번의 발구름

    ...'머리'인지 '손목'인지 제대로 분간치 모를 두 사람의 괴성

    ...허공을 가르는 두 개의 죽도

    ...펄럭이는 심판들의 깃발

    ...환호와 낙담이 오가는 관중석

    ...멈춰버린 시계

     

    2회 화성시 생활체육 검도대회 성인부 단체전 결승전고명관 A팀 최종전적 4패 1대장전 2:1 고명관 윤민수 사범(4패배.

     

    그렇게 남자들의 승부는 모두 끝이 났다.

     






    펜더


    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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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26 22:37:17  119.71.***.15  주금의그림자  43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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