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는 보통 공을 세운 군주, 그 중에서도 특히 재조(再造)의 공이 있는 군주에게 한정적으로 붙여주는 묘호입니다.<br />여기서 말하는 재조를 해석하면 다시 짓다, 다시 이르다란 의미인데 원칙적으로는 무덤에 들어갈 뻔한 나라를 관짝째로 끄집어내서 부활시킨 군주 정도라면 받는 묘호입니다.<br /><br />조선의 경우에는 꽤 많은 임금들이 조(祖) 묘호를 받았는데 대충 배경을 밝혀보면 다음과 같습니다.<br />소스는 조선왕조실록...<br /><br /><br />1. 세조<br /> 신하들: 저희가 협의해본 결과 신종, 예종, 성종이 좋을 듯합니다.<br /> 예종: 우리 아버지가 이룩한 재조의 공덕은 만백성이 아는데? 세조로 하면 안됨?<br /> 신하들: 세종이 이미 있는데 세조는 좀...<br /> 예종: 뭔소리임? 한나라에도 세조와 세종이 같이 있었잖음? 뭐가 안된다는건데?<br /> 신하들: 전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소신들의 불찰이옵니다.<br /><br />한줄요약: 전하께서 까랍신다.<br /><br /><br />2. 선조<br /> 신하들: 난을 다스린 전고가 있으니 조라 일컫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br /> 광해군: 우왕ㅋ굳ㅋ<br /> 정언 이사경: 송나라의 사례를 보니 북송이 망하고 남송이 되었음에도 고종이라 썼습니다.<br /> 홍문관: 저희가 예기를 살펴보니 조로 올려도 상관없을 듯한데 은나라를 중흥시키니 군주에게 중종과 고종, 한(촉)의 소열황제, 진의 중종, 당의 숙종, 송의 고종의 경우에도 재조의 공이 있으나 조라고 일컫지 않습니다.<br /> 예조: 논의를 해보니 부자가 대를 이었을 때는 종이라 썼고, 조가 종보다 높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건 대신들 모두 동의하므로 조라 일컫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br /> 대신들: 세조 대왕께서는 선양받아 중흥시켰으니 조가 맞습니다만, 대행 대왕께서는 재조의 공덕이 있지만 대를 이어 수성하였으니 종이 맞습니다.<br /> 광해군: 그래 내가 졌다, 그냥 선종이라 쓰자.<br /><br />결국 신하들의 논리에 GG쳤지만 광해군은 내심 불만이 많았고, 자신의 생모를 추숭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 끝에 기어코 선조로 추승해버립니다.<br /><br />한줄요약: 내가 무릎을 꿇었던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br /><br /><br />3. 인조<br /> 신하들: 재조의 공이 있으니 조로 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법을 검토해보니 덕을 지켜 업을 높였으니 열조가 어떨런지요?<br /> 효종: 열조? 남당의 서지고가 열자 썼잖아? 아, 왜 기분나쁘게 열조임? 어디 설명 좀 해봐.<br /> 신하들: 한의 소열황제도 있습니다만, 남당의 일이 떠오르신다니 인자로 바꾸겠습니다.<br /> 효종: 굳<br /><br />한줄요약: 전하께서 싫답신다.<br /><br /><br />4. 순조<br />원래 헌종 재위 시절에 순종으로 묘호를 올린 상태.<br /><br /> 지돈녕 이학수: 홍경래의 난이 있었는데 그거 막았고, 서학하면서 나라 위태롭게 만드는 놈들 싸그리 잡아서 안정시켰습니다. 재조의 공훈이 있으니 조로 올리는게 어떨런지요?<br /> 철종: 좋네.<br /><br />사실 철종이 순조의 직계가 아닌데 양자로 들어가 왕통을 이은 거라 권위 세우기 위해 추숭함.<br /><br />한줄요약: 걍<br /><br /><br />5. 영조, 정조<br /> 원래 영종, 정종이란 묘호를 가졌는데 고종이 대한제국을 수립한 직후 직계항렬에 있는 선조님들 다 조로 추숭해버림. 게다가 이건 태조 이성계 때도 비슷한 걸 했기 때문에 정당성이 있는 행위.<br /><br />한줄요약: 가오가 안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