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늘 제 선택을 지지해 주시는 부모님 덕에, 철학과에 지원하는 것에 대한 마찰은 없었습니다.</div> <div>어릴 적부터 제 꿈은 국어나 사회교사였습니다.</div> <div>철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지요.</div> <div>그전까지 저는 어느 누구도 존경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어린 학생이었는데,</div> <div>어쩌면 평생을 믿고 따를 것 같은 선생님을 뵙고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div> <div>학교 특성상 철학과 관련된 과목은 3학년 때 배우는 '윤리'밖에 없었기에 따로 공부를 했습니다.</div> <div>책을 읽고,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가고, 앞에서 말씀드린 그 선생님과 대화를 하며</div> <div>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아집을 버리려 노력하고, 가끔은 제 바닥을 보며 울기도 했습니다.</div> <div>3학년이 되었고, 윤리를 배우며 생각했습니다.</div> <div>이 길로 가면, 어쩌면 배는 고플지 몰라도 마음만은 만족하며 살 수 있겠구나.</div> <div>그리고 무척 놀랐습니다.</div> <div>꾸준히 간직해온 꿈보다 한순간 폭풍처럼 밀려온 철학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요.</div> <div>조금 과장하여 한순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철학과를 선택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div> <div>주변인들이 걱정하는,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정말로</div> <div>철학을 공부하다가 제 바닥의 끝까지 보았기 때문입니다.</div> <div>소위 말하는 '천재'에 속하지 않는 범인으로서 솔직히 많이 두려웠습니다, 두렵습니다.</div> <div>하지만 일단, 시도는 해보려 합니다. 대학 생활 내내, 원해서 시작한 공부에 몸을 맡겨보려 합니다.</div> <div>부모님은 사범대에 붙었음에도 철학과에 가는 것에 좀 아쉬워하시더군요.</div> <div>저 또한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신 선생님을 뵌 것으로 인해 교사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div> <div>교직이수라는 좋은 기회도 있으니, 더욱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지요.</div> <div>철학자들의 철학을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제 철학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div> <div>유학이나 대학원을 가게 될지, 교직이수를 통해 임용을 볼지 제 미래는 확실치 않습니다.</div> <div>어쩌면 전혀 다른 길로 갈 수도 있겠지요. 혹은, 바람이 되어 자유로워질 수도요.</div> <div>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저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div> <div>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도 각자의 기준에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