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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792526
    작성자 : 왕눈이개구리
    추천 : 30
    조회수 : 4048
    IP : 1.237.***.186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12/04 15:43:07
    원글작성시간 : 2013/12/04 12:33:58
    http://todayhumor.com/?humorbest_792526 모바일
    (펌) 치악산에서 생긴 일 1
    대학 여름 방학 종강 파티 날 이었습니다. (잡설없이 본문으로 직행하는 이 단호함)
     
    여느 대학생들이 그러듯 저희는 종강을 핑계 삼아 술을 마셨고,
     
    술이 들어가자 '그럼 이제 방학 동안 우리 못보는 거임?' 이라며 겁내 서운한 척을 했고,
     
    그러다 보니 한 놈이 "그러지 말고 우리 내일 산이나 놀러 가자 다 같이" 라는 선동을 하기 시작 했고,
     
    술기운에 겁대가리를 상실한 녀석들이 "오올~~ 조아조아 산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이 역시 일품이지" 라는 주접으로 분위기를 상승 시킬때쯤.
     
    "그럼 미루지 말고 술먹다 내일 새벽에 바로 출발하자 한 2 3일쯤 어때?" 라는 피니쉬 블로우를 날림과 동시에.
     
    우리는 깊은 어둠의 산행을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본격 주접 등산기
    치악산에서 생긴 일
     
     
     
     
     
     
    새벽까지 꾸역 꾸역 술을 마시다 보니 한 녀석이 집에 가서 텐트를 들고 왔더군요.
     
    "야 이거 우리 아버지가 비싼거 라고 손도 못대게 하던 텐트야. 이거면 우리 넉넉히 잘수 있을거야" 라고 설레발을 쳤고 저희는 속으로 그래 저 녀석 집도 잘사니 텐트는 물어 보지 않아도 분명 고급 일거야 라는 생각으로 출발 했습니다.
     
    가진 돈을 긁어 모아 보니 근교 산에 갈만한 돈이 모아 지기에 우리는 조금 멀지만 그래도 가깝다고 할수 있는 치악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새벽까지 술 퍼 먹은 꾀죄죄한 모습으로 말이죠.
     
    당시에 등산화, 등산복 뭐 이런거 없었습니다.
    오직 믿을건 텐트 하나, 부루스타 하나, 코펠 하나
     
    등산화도, 등산복도, 스틱이나, 후레쉬나 그런건………..개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저희는 거지 꼴을 하고 쭐래쭐래 원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때 인원이
    남자 4(산적, 살살이, 남띵, )  과동기 여자 1 (화장빨) (당췌 애는 어디서 따라 붙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어쨋건 붙어 있었음)
     
    나머지 두 녀석이 더 있었는데 무언가의 일이 있어 하루 지나서 오기로 했습니다.
    알아서 찾아 갈 테니 잘 보이는데 가서 놀고 있으란 말과 함게 말이죠.
     
     
    올라가기 전에 산 아래쪽 슈퍼에서 올라가서 먹을 부식을 샀어요.
    돼지고기, , 마늘, 양파, 고추장, 된장 뭐 그딴 부식들을 구매한 후.
     
    라면 박스에 넣어 박스를 들쳐 업고 산을 올라 갔습니다.
     
    등산베낭이나 이런 폼 나는건 절대 없이.
    무슨 히말라야 트랙킹 짐꾼처럼 라면박스를 들쳐 업고 올라 갔어요.
     
    그때 이것 저것 부식을 사고 집에 갈 차비를 빼니 돈이 조금 남았었는데 산적 녀석이 자꾸 백숙을 먹고 올라 가자는 거예요. 돼지 같은 시키.
    그 녀석이 너무 강하게 우겨대니 다른 녀석들도 '그럼 먹고 올라갈까?' 라는 분위기가 형성 되면서 저희는 산아래 위치한 식당에서 백숙을 먹고 올라 갔습니다.
     
    백숙을 먹고 저희는 슬슬 산을 탔지요. 부식을 담은 라면 박스를 어깨에 걸쳐 메고.
    한 두세시간 정도 올라 갔을까요?
    사실 두세시간 올라 갔다고 해도 그닥 많이 가진 못했습니다.
    복장도 그랬고, 전날 술도 많이 마셔서 컨디션도 영 아니고 결정적으로 라면 박스 들쳐 메고
    가봐야 얼마나 올라 갔겠습니까?
     
    어느 정도 올라 가자 시냇물이 흐르고 그 건너 편으로 텐트를 펴고 놀기 적당할 만한 자리가 나타 나더군요.
    힘이 빠져 있던 저희는 그냥 그 자리에 자리를 잡기로 했습니다.
     
    근데 그 자리로 가려면 냇가를 건너야 하는데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물이 꽤 불어 있었습니다.
    못 건너거나 위험할 정도는 아닌데 무릎께 정도로 흘러서 정신 바짝 차리고 걸어야 할 정도로 말이죠.
     
    저희는 일렬로 서서 냇가를 건너 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뭔가 '첨벙'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앞서 가던 제가 "뭐야? 이거 무슨 소리야?" 라며 뒤돌아 보는데 또 무언가 '첨벙' 하고 빠지는
    소리가 들리 더라구요.
     
    제가 맨 앞에서 서자 뒤따라오던 아이들도 다 멈췄는데 뒤에서 다급하게 소리를 지릅니다.
     
    ", 뭐해 일단 빨리 건너가. 나 넘어 질 것 같단 말야"
     
     그래서 일단 후딱 건너 왔지요.
    그러고 나서 냇가 저 아래 쪽을 보니 뭔가 검은 비닐봉지 두개가 둥둥 떠내려 가더군요.
    그런데 물살이 워낙 세서 건지러 갈 생각은 꿈도 못 꿀 정도로 쌩~ 하니 ktx마냥 떠내려 갑니다.
    제가 녀석들 한테 물어 봤어요.
     
    ", 뭐가 물에 빠진거 같은데 저 흘러 내려 가는게 뭐냐?"
     
    그러자 짐을 들쳐 업고 온 산적과 살살이 녀석이 그럽니다.
     
    ", 몰라, 뭐하나 빠졌나 부지.  힘들어 죽겠는데 알게 뭐냐.  일단 뭐 좀 먹고 얘기하자"
     
    그래서 일단 저희는 텐트를 치고 밥을 하기로 했어요.
     
    저와 산적 녀석이 텐트를 치기로 하고 살살이와 남띵이 밥을, 화장빨은 여자이기에 페미니즘 사상에
    입각해서 쳐먹고 놀다가 잔소리하는 역을 맡기로 하고 움직였습니다.
     
    ? 쓰고 보니 뭔가 이상한데?
     
    뭐 기분 탓이겠죠.  암튼.
     
     
    산적녀석이 아버지 몰래 가져온 텐트는 돔 텐트 였어요.
    폴대를 응차응차 구부려서 만드는 당시 텐트는 대부분 그런 식이었죠.
     
    그런데 암만 폴대를 이리저리 구부려 봐도 텐트 모양새가 안 나오길래 제가 산적에게
    ", 이게 왜 텐트가 안서냐?" 라며 녀석을 쳐다 보니 녀석이 뭔가 아차 싶은 표정으로 서있는 겁니다.
     
    "….친구야….이거 포….폴대가 모자란다.  빠트렸나 보다. 어떻하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지으며 밥하는 아이들 쪽을 쳐다 봤더니 녀석들은 웬일인지 밥을 하거나
    고기 구울 생각도 하지 않고 둘이 멍하게 쳐다 보고 있더군요,
     
    ", 니네 왜 밥 안해? 고기라도 먼저 굽던지 빨리 뭐 좀 먹게"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살살이 녀석이 멍하게 저를 쳐다 보더니 그러는 거예요.
     
     
    "아까 물에 떠내려 간게…………쌀하고 고기 였나봐"
     
     
     
    그날 아마 제 평생 먹은 마늘 보다 더 많은 양의 마늘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먹을게 마늘 밖에 없었거든요.
     
    구워먹고, 삶아먹고, 쪄서먹고, 생걸로 고추장에 찍어서 먹고, 상추에 싸서 먹고, 깻잎에 싸서 먹고
     
    술 한잔 구운 마늘 하나,
    술 한잔 삶은 마늘 하나,
    술 한잔 생마늘 하나…………
     
     
    산적 녀석은 먹다 말고 점점 술이 오르자
    "시부랄우린 이미 사람인데 왜 단군 체험을 해야 하는 거냐~~~~"
    라며 울부 짖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엔 녀석은 사람보다는 곰에 더 가까운데........
     
     
    그렇게 점점 날은 어두워 지고 저희는 마늘로 주린 배를 채우고 점점 취해 갔습니다.
     
     
     
    산속에 밤이 그렇게 적막하고 무서운지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애들이 떼로 있다 쳐도 날이 어두워 지자 슬슬 뭔가 모를 공포감이 찾아 오더군요.
     
    일단 저희는 찌그러진 텐트로 철수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단군이 아니라고 계속 울부 짖던 산적 녀석이 자기는 개울 옆 그 술 먹던 자리에서 그냥 자겠다고 우기는 겁니다.
     
    ", 몰라 난 여기가 좋아 니 들은 저 찌그러진 텐트에 들어가서 자. 그지 같은 텐트 쉑히"
    라고 주사를 부리길래.
    뒤도 안돌아 보고 저희는 텐트로 들어 왔습니다.
     
    이미 저희도 술이 다들 꽤 취한 상태고 시간도 꽤 늦었고 일단은,  귀찮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저희는 "그럼 여기서 자 이따 추우면 기어 들어 오던지"라는 의리 라고는 쥐똥만큼도 찾아 볼수 없는 멘트를 남기고 텐트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때 텐트에 맨 안쪽부터
     
    - 화장빨 - 살살이 - 남띵 이런 식으로 누웠어요.
     
    분명 8인용 텐트 라던데 8인용은 개뿔, 스머프 전용 8인용 이라면 믿어 줄만한 크기 입니다.
    넷이 누웠는데도 자리가 빡빡 했거든요.
    밖에 있는 산적 녀석 까지 들어 온다면 저희는 칼잠을 자야 할 형편 이었죠.
     
    텐트에 들어가자 마자 살살이와 남띵은 코를 골더군요.
     
    저와 화장 빨은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니
     
    결국,
     
    그 나이때 놀러 가서 항상 하게 되는 귀신 이야기 까지 흘러 갔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웃기는 얘기를 해줘서 둘이 깔깔 대면서 얘기를 시작 했는데
    얘기가 진행 될수록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 지는 거예요.
     
    그쯤 되니 화장빨 겁 줄려고 이야기를 시작 했는데 점점 저도 기분이 이상해 지더군요.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장빨이 저한테 팔베게를 해달라 그러 더군요.
     
    갑자기 팔베게를 왜 해주냐고 물어 보니 너무 무섭답니다.
    일단 팔베개를 해주고 속으로
    ', 얘가 이렇게 많이 겁을 먹는걸 보아하니 내가 무서운 얘기를 참 잘해 줬구나'
    라는 찐따 같은 감동을 스스로 하며 흐뭇해 하고 있는데 얘가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너는 무슨 소리 안들려?"
     
    "? 무슨 소리? 난 못 들었는데"
     
     
     
     
    "아니 니 얘기 중간중간마다 니 뒤쪽에서 여자가 킥킥 대는 것 같은 웃음소리 못들었어?"
     
     
     
     
     
     
     
     
     
     
    출처 : 짱공유 (hyundc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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