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옵션 |
|
팀장님은 제가 죽을 것 같아요??
팀장 시절에 팀원 중 A씨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하면서 회사에서 큰 실수를 한 후
(오래전에 쓴 글을 어느 분이 퍼오셨드라고요.ㅎ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37100 )
휴직을 하고 우울증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럴 때 있잖습니까?
평소에 괜찮다가 병원에서 어디가 아프다라는 말을 듣고
본인이 아프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진짜로 더 아파지는...
치료 초기의 A씨가 딱 그렇더군요.
거의 매일 통화하고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치료를 시작하고부터 더욱 심해지는 것 같은 느낌...
A씨가 전화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면서
'그래. 그렇다. 잘하고 있다.'
하고 전화를 끊고나면 저까지 우울해지는..ㅎㅎㅎ
그러던 어느날 밤, 전화기에 A씨의 번호가 딱 뜨는데
그냥 느낌이 좀 이상하더라구요.
전화를 받자마자 A씨가 하는 말
"팀장님은 제가 죽을 것 같아요??"
와~ 진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데...
"내가 만약에 가게되면 팀장님한테는 꼭 먼저 말하고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하더군요. 순간..
아~ 이 사람 많이 힘들구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면 나한테 말려달라는 거구나...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제가
"그래요. 혹시 그런 생각이 들면 제일 먼저 나한테 전화를 해요. 그리고 내가 갈 때까지만 기다려줘요."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또 뭐라고 했냐면...ㅋ
"치킨 먹을래요? 치킨"
ㅍㅎㅎㅎㅎㅎㅎ
치킨 두 마리(어떤 상황에서도 1인 1닭이 원칙이니까)하고 맥주 두 캔 사가지고
A씨 집에 가서 밤새 치킨 뜯어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죠.
말이 으찌나 많은지 귀에서 피나는 줄..ㅎㅎㅎㅎ
남자 둘이서 밤새 맥주 한 캔씩이 말이 됩니까.
하도 말을 많이해서 맥주 마실 틈도 없더구만요.ㅋ
그래도 시간이 흐를 수 록 A씨의 말투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더라구요.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속으로는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해가 뜰 때쯤 밍밍해진 맥주 한 모금씩을 마시고
저는 출근, A씨는 운동...
회사에 일찌감치 출근을 하는데, 참 이게 또 운명인지...
회사 2층 피부과에서 근무하는 간호가 A씨는 겁나 좋아했거든요. (역시 잘 생긴게 짱임)
그날 회사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간호사분을 만난겁니다.
둘이서 야금야금 연락을 주고 받는 듯하더니 갑자기 A씨가 연락이 안되서 걱정하더라구요.
우울증이라고 하지는 않고, 그냥 좀 아파서 쉬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분의 눈빛이 제가 힘들 때 저를 바라보는 제 아내의 눈빛이더라구요.
그래서 A씨에게 아침에 간호사를 만났는데, 이러이러하더라까지만 전해습니다.
둘이 잘되면 좋은지만 혹시라도 틀어지면 A씨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도 같아 내심 걱정도 했습니다...
만... 둘이 잘 되드만요. 역시 잘 ㅅ...ㅡ,.ㅡ;
그리고 3개월 뒤에 A씨는 밝은 모습으로 복귀했고,
지속적인 치료와 여친의 지극정성으로
3년 째에 접어든 지금은 우울증이었다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호전됐습니다.
일도 잘하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부터 드립도 막 날리고...
점심때면 여친이랑 밥먹는다고 헤헤 거리면서 내려가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이렇게 좋은 날이 계속되는 듯했는데...
이틀 뒤에 결혼합니다. 결혼해요...ㅋ
결혼선물로 TV를 직구로 사줬는데, 어제 도착했다면서
오늘 아침에 예비신부가 직접 인사하러 올라왔거든요.^^
둘이 나란히 서서 고맙다고 하는데... 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혼났네요.
시국이 시국인 관계로 가족들끼리만 조촐하게 식을 올린다고 해서
갈비탕 먹으러 못가지만...
부디 행복하길 빌며...
여러분! 역시 잘생긴게 짱입니다요~^^b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사랑밥 식당 공개전 드릴 말씀입니다. [89] | 칫솔과치약 | 21/08/10 13:11 | 5495 | 74 | ||||||
자세히 보면 gif [12] | 칫솔과치약 | 21/08/09 09:19 | 4208 | 36 | ||||||
사랑밥 식당 후원약정서. [39] | 칫솔과치약 | 21/08/06 11:15 | 5662 | 70 | ||||||
아내의 장점과 식당 상황... 그리고 감사합니다.. [38] | 칫솔과치약 | 21/08/03 15:08 | 7969 | 71 | ||||||
사랑밥 식당 7월 식단 그리고 기부금, 기부물품에 대한... [29] | 칫솔과치약 | 21/07/31 15:22 | 3194 | 85 | ||||||
사랑밥 식당 첫날 [56] | 칫솔과치약 | 21/07/28 18:50 | 8180 | 136 | ||||||
둘째 보내주고 왔습니다. [73] | 칫솔과치약 | 21/07/27 14:56 | 5980 | 131 | ||||||
태어나서 수학 시험지를 처음 풀어본 어느 초등학생 [11] | 칫솔과치약 | 21/07/25 16:16 | 8607 | 66 | ||||||
좋은 일, 좋은 일, 좋은 일, 나쁜 일 그리고 웃긴 일 [16] | 칫솔과치약 | 21/07/20 14:43 | 5030 | 55 | ||||||
공짜밥 주는건 아니지... [52] | 칫솔과치약 | 21/07/18 11:43 | 7739 | 109 | ||||||
아들과 아들친구 캠핑 중!!! 집에서... [34] | 칫솔과치약 | 21/07/15 23:50 | 7401 | 93 | ||||||
월급쟁이가 싫어하는 농담. [47] | 칫솔과치약 | 21/07/15 20:20 | 11055 | 58 | ||||||
기분 좋은 안전 문자 [6] | 칫솔과치약 | 21/07/15 11:34 | 8240 | 47 | ||||||
94년 그 뜨거웠던 날의 교무실 방화 미수 사건_노잼주의~ [21] | 칫솔과치약 | 21/07/14 11:59 | 5235 | 34 | ||||||
사랑밥 식당 메뉴 _ 사랑의 감자탕!!! [36] | 칫솔과치약 | 21/07/13 11:39 | 6644 | 65 | ||||||
고급스런 패브릭랩에 대한 알라딘의 답변! [59] | 칫솔과치약 | 21/07/12 17:43 | 9202 | 52 | ||||||
역시 인싸는 디테일임. [15] | 칫솔과치약 | 21/07/09 22:38 | 8396 | 61 | ||||||
일부 오유분들이 좋아하신다는 그것. [19] | 칫솔과치약 | 21/07/09 18:06 | 4510 | 35 | ||||||
신혼여행 중인 직장 후배의 카톡.ㅋ [10] | 칫솔과치약 | 21/07/05 17:17 | 10762 | 52 | ||||||
드.드등..등.......ㅉ...을... [25] | 칫솔과치약 | 21/07/04 02:38 | 6794 | 43 | ||||||
개랑 싸워 승리!! [17] | 칫솔과치약 | 21/07/01 12:53 | 7459 | 44 | ||||||
▶ | 우울증을 앓던 직장 후배가 했던 가장 슬픈 말. [54] | 칫솔과치약 | 21/07/01 12:41 | 8756 | 72 | |||||
급여 30% 삭감 > 원위치!!! [52] | 칫솔과치약 | 21/06/29 12:40 | 9672 | 73 | ||||||
식사 맛나게들 허십셔~^^ [7] | 칫솔과치약 | 21/06/28 08:06 | 4958 | 29 | ||||||
XX다방 누나들, 휠다방 민양 그리고 정양 이야기 (노잼주의~) [13] | 칫솔과치약 | 21/06/26 16:22 | 9978 | 34 | ||||||
아침부터 손가락욕 한 방 먹음. [25] | 칫솔과치약 | 21/06/25 14:48 | 8593 | 58 | ||||||
앙! 앙! 앙~ [16] | 칫솔과치약 | 21/06/23 15:51 | 5731 | 37 | ||||||
치킨타올이 떨어졌네용~ [27] | 칫솔과치약 | 21/06/22 14:14 | 9280 | 35 | ||||||
아이의 첫 카톡!! [33] | 칫솔과치약 | 21/06/20 07:23 | 9225 | 50 | ||||||
뿅!!! [14] | 칫솔과치약 | 21/06/16 06:04 | 6647 | 30 | ||||||
|
||||||||||
[1] [2] [3] [4] [5] [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