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안녕하세요.</div> <div>저는 덕후에요 (뜬금 덕밍아웃.)</div> <div>덕후에 집순이지요. 아주 무거운 덕후는 아니구요.</div> <div>그냥 평소 애니보고 만화보고 게임보고 종종 좋아하는 애니나 게임음악 있으면</div> <div>콧노래로 부르기위해 검색해보고 흥얼거리는 정도에요.</div> <div><br></div> <div>어릴적부터 아버지의 교육상... 쉬는날엔 자기 계발적인걸 하지 않으면 한심한 인간 취급을 받았었어요.</div> <div>거기에 드센 언니는 제가 게임을 하거나 만화만 보면 오타쿠라고 한심하다고 욕하기도 했었구요..</div> <div>엄마는 저랑 같이 만화파여서.. 제가 코난 빌려오고하면 같이보곤 했었지요 ㅋㅋㅋㅋㅋㅋ</div> <div>(고딩때까지도 티비틀어서 만화보면 엄마는 걍 쟤 또저런다 하고 말았었구여)</div> <div><br></div> <div>암튼 드센쪽이 아무래도 언니랑 아빠다보니.. 자연스럽게 커가면서</div> <div>만화나 게임은 몰래몰래 하게되었던것 같아요. 쉬는날은 뭔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엄청 제 스스로가 한심해보였구요.</div> <div><br></div> <div>혼자 자취를 하게되면서 추ㅣ미생활을 어느정도는 당당히 즐길수 있긴 했었지만... 역시나 쉬고나면 폭풍 자괴감이 들었었지요</div> <div>그래서 지금의 남편과 연애기간동안 제가 집순이에 만화,게임을 좋아한다는걸 조금 숨겼었어요.</div> <div>쉬는날 취미생활을 즐기다가 전화가오면 컴퓨터 소리들 다 끄고 뭐하냐 물어볼때면 공부하고 있었다 한적도 있구요 ㅋㅋㅋㅋㅋㅋ</div> <div>절 한심하게 생각할까봐 무서웠거든요...</div> <div><br></div> <div>그러다가 어느날 애니도 게임도 만화책도 다 재미가 없어진거에요!! (두둥)</div> <div>그래서 그냥 침대에서 하루종일 폰 만지작거리면서 자다가 일어나다가 했죠...</div> <div>아침에 오늘은 뭘할거냐고 묻는 남친의 말에 "북카페가서 커피한잔 하면서 책읽으려구요~" 라고 하고</div> <div>저녁에 또 뭐하냐는 남친의 말에 그냥 솔직하게 대답했어요.</div> <div>"너무 피곤해서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했어요~ 이불안에서 폰만지다가 졸다가 하고 있었어요" 라고..</div> <div><br></div> <div>한심하게 생각할까봐 걱정도 되는 한편.. 거짓말하는것도 그냥 좀 너무 바보같아 보였거든요 ㅋㅋㅋㅋㅋㅋ</div> <div>근데 돌아오는 남친의 말이 완전 심쿵이였어요.</div> <div><br></div> <div>"쉬는날은 집에서 뒹굴거리는게 최고지!!!!!! 최고의 휴식이네!"</div> <div><br></div> <div>진짜 별거 아닌말인데 ㅋㅋㅋㅋㅋㅋ 뭔가 열심히살아야한다는 묘한 강박감을 갖고있던게 한방에 해제되는 느낌이였어요.</div> <div><br></div> <div>그래서 안한심하냐고 물어봤더니 뭐가 한심하냐는거에요.</div> <div>평소에 열심히 일하고 쉬는날 쉬는게 뭐가 문제냐고. 그렇게 쉬는게 좋으면 쉬는거지. 라고....</div> <div><br></div> <div>그래서 제가.. "오빠 저 사실은..." 하고 덜컥 덕밍아웃을 했더니 웃더라구요 ㅋㅋㅋㅋㅋ</div> <div>"아 그게 숨긴거였어????? 알고있어" 라더니 ㅋㅋㅋㅋㅋㅋㅋ 저보고 "넌 덕후계에서 아직 튜토리얼도 못마친애야 내가봤을때" 라는거에요 ㅋㅋㅋㅋㅋ</div> <div>실제로 제 남편이 ㅋㅋㅋ 만화,애니,영화,게임 뭐 이런거 완전 섭렵하고 있거든요...</div> <div>"덕후앞에서 새내기가 주름잡네" 막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아무튼 그때 느꼈어요. 이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변하지 않아도 되구나 라는걸.</div> <div>무리해서 날 치장할 필요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것들을 해도 되는구나.. 하는걸요 ㅎㅎㅎ</div> <div><br></div> <div>재밌는건 제 남편도 절 보면서 같은생각을 했다더라구요.</div> <div>저랑 사귄다고 해서 무리하게 절 위한 시간을 빼는게 아니라, 그냥 자기 시간속에 제가 스며있더라고.</div> <div>게임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하고, 친구들 만나는것도 좋아하고, 집돌이고 한데</div> <div>보통 연애를 하면 어느것 하나를 포기해야했는데 저와 사귈때는 어느것 하나도 포기하지 않았는데 저랑 연애도 하고있더라는거에요ㅎㅎ</div> <div><br></div> <div>남편 일 특성상 프리로 하는 일이라 거의 집에 있는데요.</div> <div>제가 퇴근하고 오면 같이 저녁먹으면서 한시간-두시간정도 도란도란 이야기하다가 이후로는 각자 할거해요.</div> <div>주로 전 제방에 들어가서 애니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div> <div>남편도 방에 들어가서 게임을 하거나, 작업을 하거나, 거실에서 플스를 하거나..</div> <div><br></div> <div>그러다가 서로 생각나면 서로가 있는 공간에 가서 잠깐 얼굴보고..</div> <div>남편이 방에서 게임하다가 화장실가는 소리 들리면 제가 후다닥 나가서 괜히 얼굴한번 마주치고..</div> <div><br></div> <div>제가 잘때면 남편이 게임or작업하다가 나와서 한번 부등부등 해주고 다시 자기방으로 들어가고</div> <div>다른사람들한테 이런말 하면 그냥 다들 잘맞는 사람들끼리 잘 결혼했네 라고 해요 ㅎㅎㅎㅎ</div> <div><br></div> <div>우리도 종종 하는말이 어느 한명이라도 밖돌이(?) 였다면 엄청 피곤했을거라고 ㅋㅋㅋㅋ</div> <div><br></div> <div>음.. 어떻게 마무리하죠? ㅋㅋㅋㅋㅋㅋ</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와 제 남편은 서로를 위해 억지로 변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결혼까지 이어준것 같아요!<br>뿅!<br><br><br></span></div>